[프랑스, WHITE] 앙리 부르주아 (Henri Bourgeois) 상세르 레 바론 2010 by NeoType

안녕하십니까, 네타입니다.
최근 꽤나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군요.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이 아닌 아스팔트는 이글이글~한 날씨가 계속되어 아직 초복도 되지 않았는데 무슨 날씨가 한여름 맞먹게 덥고 습기차군요. 이번 주말에는 그나마 비가 와서 조금은 선선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제 곧 눅눅한 장마철이 시작될 것 같으니 지내기 힘든 날씨가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기에는 와인도 일반적인 레드 와인보단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화이트나 스파클링 와인이 땡깁니다. 물론 레몬 쭉~ 짜넣고 얼음 가득 채운 시원한 진 토닉도 좋지만 요즘은 새콤하고 단맛이 적은 화이트 와인을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드는군요. 오늘 이야기하는 와인도 바로 이러한 시기에 마시기 좋은 와인 중 하나로 프랑스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프랑스 북서부 루아르(Loire) 지방의 화이트 와인인 상세르(Sancerre), 그 중에서도 앙리 부르주아(Henri Bourgeois)라는 생산자가 만든 앙리 부르주아 상세르 레 바론(Les Baronnes) 2010년입니다.

단순히 프랑스의 화이트 와인...이라고 했지만, 프랑스의 와인 생산지는 지역별로 개성이 뚜렷하고 각자의 엄격한 기준에 맞춘 다양한 와인을 만들기에 그냥 뭉뚱그려 화이트 와인이라 칭하기엔 다소 무성의한 느낌이 드는군요. 흔히 프랑스의 와인은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와인이 유명하고 남부의 론(Rhone) 지방이나 북동쪽 독일과 맞닿은 지역인 알자스(Alsace) 지방, 그리고 "샴페인"으로 유명한 샹파뉴(Champagne) 지방이 언급되지만 이 북서부의 루아르 지방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실제로 국내에 수입되는 프랑스 와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보르도, 부르고뉴, 론 지방의 와인이고 이 루아르 지방은 그 가짓수도 많지 않은 편입니다.

그러나 이 루아르 지방의 와인들도 엄연한 프랑스 와인 생산지의 와인인 만큼 오랜 세월에 걸친 역사가 있고 이 지방에서 양질의 와인을 생산해 온 유명한 생산자와 그 밭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상세르를 말하기 이전에 간단히 이 루아르 지방의 와인을 정리해볼까 싶군요.

인터넷 검색으로 긁어온 지도.(..) 크기가 좀 크니 클릭하면 크게 나옵니다.

한 마디로 루아르 지방은 프랑스 북서부에 길게 뻗은 루아르 강 일대를 가리키는데, 프랑스 서쪽 대서양에 연안한 낭트(Nantes) 지방에서부터 프랑스 중부에 이르기까지 거의 1,000km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입니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루아르 강을 따라 유럽의 왕족과 귀족의 별장이 많이 세워진 것으로도 유명한데, 루아르 지방의 와인은 바로 이 루아르 강을 따라 와인을 운반하기 쉬운 점도 있었기에 와인생산지로 발전할 수 있었다 합니다. 이 지방은 상대적으로 북부에 위치한 지역 특성상 서늘한 기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레드 와인도 생산하긴 하지만 주로 산도가 높고 신선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고 있고, 이 루아르의 화이트 와인들은 보르도나 부르고뉴의 와인들에 견주어 밀리지 않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훌륭한 평을 받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 루아르 지방도 수많은 지역으로 나누어지지만 크게 구분하면 위의 지도의 아래쪽에 쓰여있는 것처럼 낭트(Nantes), 앙주&소뮈르(Anjou and Saumur), 투렌(Touraine), 중부(Centre) 네 지역으로 구분됩니다. 그러나 각각의 지역의 와인들은 저도 아직 제대로 마셔본 것이 적고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것도 꽤나 제한적이기에 저도 그저 책에서 본 지식 밖에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군요. 그나마 국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루아르 화이트 와인의 종류는 부브레(Vouvray), 푸이 퓌메(Pouilly-Fume),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상세르(Sancerre)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부브레는 투렌 지역의 "부브레"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상세르와 푸이 퓌메는 중부 지역의 동명의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화이트 와인의 총칭입니다.

이 지역에서 사용되는 화이트 와인용 포도 품종은 주로 슈냉 블랑(Chenin Blanc)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샤르도네(Chardonnay), 믈롱 드 부르고뉴(Melon de Bourgogne) 등이며, 이 중에서 주로 많이 쓰이는 것이 슈냉 블랑과 소비뇽 블랑이라 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투렌 지역의 부브레는 슈냉 블랑 100%로 만들어지며 스위트 타입부터 드라이 타입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상세르 및 푸이 퓌메는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들어집니다. 여담으로 이 소비뇽 블랑을 푸이 퓌메 지역에선 "블랑 퓌메(Blanc Fume)"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는군요.

상세르, 푸이 퓌메 등의 지역을 포함한 "중부 지역"이란 이 루아르 전체 지역의 중부 지역이란 뜻이 아니라 프랑스의 가장 중앙 즈음에 위치해 있기에 중부 지역이라 부른다 하는군요. 지도에서 볼 수 있듯 상세르 지방은 루아르 강을 기준으로 좌측, 그리고 강 건너편은 푸이 퓌메 지방으로 이 두 지역의 화이트 와인이 특히 유명하지요. 상세르와 푸이 퓌메의 와인은 주로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들지만 푸이 퓌메 지역에 속한 푸이 쉬르 루아르(Pouilly-sur-Loire) 지방에선 소비뇽 블랑에 특유 품종인 샤슬라(Chasselas)를 블렌딩해 만들기도 한다 하는군요.

다시 와인으로 돌아와서...
즉, 오늘 소개하는 와인인 앙리 부르주아 상세르 레 바론이라는 긴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이 라벨만을 보고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지요. 우선 "상세르"라는 와인의 이름으로 이 와인은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상세르 지방에서 만든 소비뇽 블랑 100% 와인이고 "앙리 부르주아"라는 생산자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레 바론"이란 포도밭의 이름이라는 것이군요. 프랑스의 와인은 포도종이 명시되지 않고 지역명이나 생산자 등만 나와있는 것이 많기에 프랑스 와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지역과 그 지역의 특성, 이름 있는 생산자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앙리 부르주아는 이 루아르 지역에서 10대째에 걸쳐 와인을 만들어 온 유서 깊은 생산자이며 주로 이 상세르 및 푸이 퓌메 지역에서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저는 아직 앙리 부르주아의 가장 기본급이라 할 수 있는 이 레 바론밖에 마셔보지 못했기에 차후 푸이 퓌메나 상세르의 상급 와인들도 하나 둘 마셔보려 합니다.

흔히 상세르를 포함한 루아르 지방의 화이트 와인은 오랜 세월 숙성시켜 마시기보단 짧게는 1~2년, 길어도 3~4년 사이에 신선할 때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는군요. 전반적인 루아르 지역은 서늘한 기후를 나타내고 이에 따라 산미가 느껴지는 신선한 와인이 많고, 무거운 풍미보단 과실 자체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작은 오크통 대신 대형 오크통이나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숙성시키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만큼 숙성감이 느껴지는 묵직한 맛 대신 가볍고 상큼하게 마시기 좋기 때문에 이 상세르는 요즘 같은 더운 시기에 살짝 차게 해서 마시면 아주 맛이 좋지요.

잔에 한 잔 따랐습니다.
색상은 약간 연녹색이 돌 정도로 젊고 신선한 느낌이 들고 잔에 따라두는 것만으로도 소비뇽 블랑 특유의 상큼한 풀향이 한가득 퍼지는군요. 입에 한모금 가득 머금고 가볍게 굴리면 느껴지는 산뜻한 산미가 청량감을 주고 뒤이어 나타나는 소비뇽 블랑의 구즈베리(Gooseberry) 향이라고도 하는 상큼한 과실 풍미가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목구멍을 넘긴 후 찾아오는 약간의 쌉싸름함이 입안을 깔끔하게 해주는 느낌이라 더 없이 산뜻하고 더 없이 청량감이 느껴지는 여름철의 와인이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최근에는 이 소비뇽 블랑 품종이 세계적으로도 많이 재배되고 특히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이 유명하고 칠레나 기타 여러 지역에서도 품질 좋은 소비뇽 블랑 와인이 많이 생산되지만, 이 상세르는 그야말로 오크향을 배제한 깔끔한 과실의 풍미가 살아있는 느낌이라 그냥 이 와인만을 마시고 있어도 상당한 만족감이 느껴지는군요. 와인의 질감 자체는 가벼운 편이지만 입안에서 퍼지는 진한 과실향과 혀에 감겨드는 맛이 입과 코 안쪽, 목구멍까지 풍성함이 가득 차는 느낌입니다.

이 앙리 부르주아 상세르 레 바론의 수입사책정 소비자가는 5만 9천원이고 구입처에 따라 4만원 후반대에도 구입 가능하지요.

무더운 여름철이라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나지만 때로는 시원하고 깔끔한 화이트 와인 한 잔 즐겨보는 것도 또다른 상쾌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RED] 체사리 아마로네 (Cesari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2007 by NeoType

안녕하십니까, 네타입니다.
정말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오랜만이라고 밖에 할 수 없군요. 본사로 옮기고나서 아주 정신 없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벌써 여기로 온지 한달이 휘딱 지나갔고 요즈음은 여기저기 여러 매장에서 와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기에 저도 이렇게 집에서 느긋히 쉬는 것도 2주 만이로군요. 한동안은 또 정신 없겠지만 모처럼 쉴 수 있는 주말이 되어 평소 못했던 일들이나 하며 푹 쉬어야겠습니다.

요즘은 정말 술을 마실 여유가 별로 없군요. 아니, 정확히는 회식처럼 일로 마시는 일이야 더러 있지만 평소처럼 친한 사람들을 만나 좋아하는 술을 마시거나 집에서 느긋하게 와인이나 위스키를 한잔 하는 등 즐겁게 마시는 시간을 내기가 참 힘듭니다. 앞으로 점점 일에 익숙해지고 직장에서의 제 자리가 확고해지면 어떻게 될진 몰라도 이것이 사회생활에 적응해가는 것이 아닐까 싶군요.


모처럼 오늘은 어제 저녁에 땄던 와인을 하나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탈리아의 아마로네(Amarone)라는 약간 독특한 종류의 와인으로 그 중에서도 체사리(Cesari)라는 상표의 아마로네, 그 중 2007년입니다.

정식으로 쓰자면 체사리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Cesari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이름 참 깁니다. 줄여서 그냥 "아마로네"라고 부르는 종류의 와인으로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Veneto) 주의 베로나(Province of Verona), 여기에서도 발폴리첼라(Valpolicella)라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이 지방만의 특색있는 와인입니다.

단순히 "특색있는 와인"이라고 말하자면 뭔가 딱 와닿는 것이 없기에 오늘은 이 아마로네에 대해, 그리고 이 베네토 지방의 와인에 대해 전반적으로 가볍게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지도를 한 장 가져와서...
그림에서 색이 들어간 지역이 바로 베네토 주이고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바로 베로나 지역이지요. 발폴리첼라는 이 베로나 지역에 속한 지역 중 하나이며 이 베로나 지역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는 발폴리첼라 외에도 바르돌리노(Bardolino), 그리고 소아베(Soave)가 있습니다.

단순히 정리하면 이탈리아 베네토 주의 와인은 크게 발폴리첼라, 바르돌리노, 소아베 세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 가장 유명하고 이 세 지역의 와인은 각각 독자적인 특색이 있기에 대략적인 특성을 알아두면 이해하기 쉽지요.

먼저 소아베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대부분 화이트 와인입니다. 사진은 역시 체사리 상표의 소아베 클라시코 2009년.
이곳에서 생산하는 화이트 와인은 매우 질감이 가볍고 산뜻한 산미가 느껴지는 신선한 종류가 많습니다. 소아베의 화이트 와인들은 오래 숙성시키기보단 신선할 때 바로 마시는게 좋은데 기본적으로 이탈리아 북동부의 특유 품종인 가르가네가(Garganega)를 중심으로 트레비아노(Trebbiano)라는 특유 품종, 그리고 일부 샤르도네(Chardonnay)를 블렌딩하기도 합니다. 상표에 따라 가격차가 있지만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소아베 클라시코의 경우 약 1~3만원 내외에 구입 가능합니다.

이 체사리의 소아베 클라시코는 가르가네가 50%에 트레비아노 40%, 샤르도네 10%의 비율로 만들어진다 하며 이름 그대로 "소아베 클라시코"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잔에 따르면 신선한 레몬이나 라임 껍질의 산뜻한 향, 약간의 꽃향이 부드럽게 퍼지고 한 모금 머금으면 살짝 새콤하면서 단맛이 없는 깔끔한 맛이 나기에 정말 가볍고 신선한 와인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흔히 화이트 와인은 생선과 어울린다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 소아베는 특유의 새콤함이 있기에 생선회나 초밥 등의 음식과는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군요.

이밖에도 소아베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다양하나 이에 대해선 차후 소개할 일이 있겠지요.

다음으로 바르돌리노 지역의 와인, 사진은 역시나 체사리의 바르돌리노 클라시코 2009년입니다. 가격은 약 2만원.

이 바르돌리노 지역의 와인들은 주로 레드 와인이 생산되며 이 지역의 와인은 마치 프랑스의 보졸레 누보와도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보졸레의 와인들처럼 오래 보관하기보단 신선할 때 바로바로 마시기 좋고 와인의 질감 자체도 레드 와인이지만 매우 가볍고 부드러운 것이 많지요.

이 지역의 와인에 주로 쓰이는 품종은 꼬르비나(Corvina), 론디넬라(Rondinella), 몰리나라(Molinara)라는 이탈리아 특유 품종에 가끔 산지오베제(Sangeovese)나 바르베라(Barbera) 등의 품종을 블렌딩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꼬르비나 등의 세 가지 품종 자체가 매우 가벼운 질감을 가진 품종들이며 와인 역시 오래 숙성시키는 것을 전제로 만들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바르돌리노의 와인들은 잔에 따르면 반대쪽이 훤히 비춰질 정도로 밝은 색상이 돌고 향긋하면서 질감이 부드럽고 마시기 쉬운 와인이 많습니다.

위 사진의 체사리의 바르돌리노 클라시코 역시 꼬르비나, 론디넬라, 몰리나라 세 가지 품종의 블렌딩이며 이 와인은 잔에 따르면 마치 장미꽃이 연상될 정도의 풍성한 꽃향기가 특징적입니다. 향기 자체가 잔에 따라두는 것만으로 방 안에 풍성하게 퍼지기에 마시기 전부터 기분 좋은 느낌이 드는데, 와인의 질감은 신맛이 적고 떫은 맛이 없어 입안에서 매끄럽게 넘어갑니다. 개인적으로 이 와인은 다른 음식과 함께 마시기보단 약간 차게해서 이 자체만을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보는군요.

마지막으로 발폴리첼라 지역, 와인은 마찬가지로 체사리의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2010년입니다. 가격은 2만 9천원.
이 발폴리첼라 지역의 와인들은 위의 소아베와 바르돌리노에 비해 좀 더 다양한 종류의 와인들이 있고 가격 역시 둘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하는 아마로네 역시 이 발폴리첼라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지요.

일단 발폴리첼라 지역은 바르돌리노의 동쪽에 맞닿은 지역으로 역시 바르돌리노처럼 꼬르비나, 론디넬라, 몰리나라 등의 특유 포도품종이 쓰여 주로 레드 와인을 생산하고 기본적인 와인의 성질은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대신 발폴리첼라의 와인들은 바르돌리노에 비해 좀 더 강한 인상의 레드 와인이 많고 좀 더 숙성감이 강한 편이지요. 이곳에서 생산하는 레드 와인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스위트 타입인 레치오토(Recioto), 위의 사진에 나온 발폴리첼라 클라시코(Valpolicella Classico), 그리고 발폴리첼라 리빠소(Ripasso), 마지막으로 오늘 소개하는 아마로네(Amarone)입니다.

먼저 레치오토는 "귀"라는 뜻의 "Racie"에서 따온 이름으로 포도송이의 "귀" 부분에 해당하는 상단부의 포도로 만드는데, 이 부위는 상대적으로 햇빛을 잘 받아 포도알이 잘 익어 당도가 높기 때문이지요. 양조 방식 역시 독특한데, 이 부위의 포도알을 모아 건조실에서 포도를 오랫동안 말려 당도를 높게 끌어올린 후 이를 이용해 농축된 당도를 가진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데 바로 이것이 레치오토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생산량이 적고 방식 역시 까다롭기에 제법 가격대가 있는 편이지요. 아직 저는 이 레치오토 종류를 마셔보지 못했기에 언젠가 이 종류를 한 병 구해보고 싶습니다.

이제 드라이 타입으로 넘어와서... 발폴리첼라 클라시코의 경우 바르돌리노처럼 꼬르비나 등 세 가지 품종이 쓰이지만 블렌딩 비율에서 산미가 있고 탄닌감을 가진 꼬르비나의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바디감이 있고 가벼운 산미를 가진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물론 바르돌리노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이 발폴리첼라 클라시코는 일반적인 까베르네나 메를로 등을 이용한 레드 와인에 비해 바디감은 가볍고 마시기 쉬운 편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론 약간 산미를 줄이고 질감이 부드러워진 끼안띠(Chianti)가 떠오르는 맛이라 부담 없이 마시기 좋더군요.

다음으로 리빠소는 영어로 "되돌아오다, 다시 지나가다"는 뜻의 "repassed"에 해당하는 뜻으로, 일반적인 발폴리첼라 와인을 만드는 중에 위의 레치오토와 밑에 설명할 아마로네를 만드는 포도의 즙을 짜내고 남은 압착물을 다시 와인에 담가 재발효, 재숙성을 통해 만들어지는 와인입니다. 한 마디로 신선한 포도로 만든 와인에 건조시켜 즙을 짜낸 포도를 섞어 다시 발효시킨 후 다시 숙성시켜 만드는 와인인 만큼, 당연히 일반 발폴리첼라 와인에 비해 무거운 맛을 가졌으리라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 리빠소의 경우 이 첨가시킨 압착물로 인해 상대적으로 도수가 높고 바디감이 탄탄하고 파워풀한 맛을 가지게 됩니다. 더불어 어느 정도 중장기 숙성 역시 가능하기에 강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일반 발폴리첼라보다 이 리빠소 쪽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지요.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드디어 아마로네를 소개할 때가 되었군요.
"Amarone"라는 이름은 우선 "쓴맛"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나 실제로 와인의 맛 자체는 쓰다기보단 아주 약간의 달콤한 풍미와 풍성한 과일맛을 가진 편입니다. 이 "쓰다"라는 말은 단지 위에 설명한 "레치오토에 비해" 쓰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라 하는군요.

이름과 레치오토와의 관계에서 생각할 수 있듯, 이 아마로네 역시 만드는 과정은 포도를 말려 만드는 레치오토와 비슷합니다. 단지 레치오토는 포도의 당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거의 완전히 건조시키는 반면, 아마로네는 포도의 수분이 40~50% 정도를 남길 정도로 건조시키는 차이가 있지요. 다시 말해 포도를 수확하는 9~10월 즈음에서부터 건조를 시작해 레치오토가 내년 4월 무렵까지 건조시킨다면 아마로네는 1월 무렵까지 건조시킨 포도로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수분이 적은 포도에서 짠 즙은 당도가 높고 이 당분의 대부분을 알코올 발효시켜 만드는 아마로네는 일반적인 레드 와인에 비해 알코올 도수가 높습니다. 이 체사리 아마로네 클라시코의 도수는 약 15도로 일반적인 와인에 비해 도수가 높고 맛 역시 무거운 편이라 말 그대로 "특색있는 독특한 와인"이라는 말이 딱 맞지요.

이렇게 놓고 보면 발폴리첼라의 네 가지 종류 와인들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사용하는 포도는 기본적으로 꼬르비나, 론디넬라, 몰리나라 등으로 동일하며 신선한 포도로 바로 만든 발폴리첼라, 포도를 건조시켜 만드는 레치오토와 아마로네, 그리고 이 둘을 섞어 다시 발효시켜 만드는 것이 리빠소이니 이렇게 생각하면 발폴리첼라의 와인들을 이해하기 쉽지요. 대략적인 이들의 가격대를 비교해보면 저렴한 순서로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 발폴리첼라 리빠소 < 레치오토 ≤ 아마로네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아마로네는 드라이 타입 레드 와인으로 장기 숙성이 가능하니 아마로네는 발폴리첼라 와인의 최상급으로 보아도 무방하리라 봅니다.

오늘 소개하는 체사리의 아마로네 클라시코의 경우 이 아마로네 중에서도 숙성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은 기본 등급에 속하지요.

위 사진은 체사리 아마로네의 최상급품인 보잔(Bosan)으로 그 이름대로 "보잔"이라는 이름의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로 아마로네를 만든 후 6년을 숙성시킨 후 출시하는 상품이라 하는군요. 수입사책정 소비자가는 16만 5천원으로 이 보잔은 나중에 소개할 일이 있으면 좋겠군요.

이야기를 늘어놓다보니 상당히 글이 길어졌군요.
어쨌거나 와인을 개봉했습니다.

무거운 질감에 짙은 색상, 그리고 약간의 점성도 느껴질 정도라 와인을 잔에 따라 잔 벽을 살펴보면 매우 천천히 흘러내리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병을 막 개봉해서 잔에 따랐을 때는 향이 약한 편이지만 20분, 30분 시간이 갈수록 점점 와인 본연의 묵직한 향이 퍼져가기 시작합니다. 특유의 약간 달콤한 것과도 비슷한 무거운 과실 풍미에 은근한 체리향이 감돌고 어쩐지 브랜디가 생각나는 독특한 풍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입에 머금으면 질감 자체는 매우 부드럽고 신맛, 떫은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무거운 과일 풍미가 묵직하게 퍼져가는군요. 말 그대로 입안을 가득 채우는 듯한 짙은 풍미에 약간의 견과류와도 비슷한 고소함, 목을 넘긴 후에도 와인의 향이 오래도록 떠돌아 여타 레드 와인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도수가 높은 편이라 그만큼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겠지만 이 와인 자체의 무거운 질감을 느끼고 있으면 이 와인은 이 자체만을 마시기보단 제대로 된 식사와 함께 마시는 것이 좋지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조금 도수가 있는 와인인 만큼 실온 중에 미지근하게 마시면 알코올 풍미가 올라올 수도 있으니 약간 서늘하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저는 18도 셀러에 보관해두던 걸 개봉하니 딱 좋더군요.

쓸데 없는 사진 한 장 추가.(..)
정말 와인 맛 자체가 무겁고 강렬한 편이기에 어지간히 기름진 음식이나 강한 음식과도 무리 없이 잘 어울립니다. 저 자신도 위처럼 양념 진한 닭강정을 놓고 마셨는데 와인 맛이 밀리기는 커녕 제대로 어울리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 체사리 아마로네 클라시코의 수입사책정 소비자가는 99000원입니다. 경우에 따라 좀 더 싼값에 판매되는 곳도 있지요.

그러고보니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도 18권 즈음 중국요리와의 매칭에서 이 아마로네가 잠시 언급된 적이 있었군요. 그만큼 와인 자체가 무겁고 강한 특색이 있기에 무거운 음식을 먹는 자리에서 특히 좋은 와인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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