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을 지나가며... by NeoType

오전 중에 잠시 숭례문 일대를 지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화재가 나서 숭례문이 전소했다는 소식은 오늘 아침에야 알았습니다. 뉴스에서 봤을 때부터 뭐라 말이 안 나올 정도였는데 마침 그곳을 지나게 되어 근처를 천천히 돌아보았습니다.

폰카로 몇 장을 찍었는데 제 실수로 렌즈의 일부를 손가락으로 가리는 바람에 별로 보기 안 좋게 나왔군요. 검게 수정해서 올려봅니다.

주변을 지나면서도 아직 탄 냄새가 전부 가시지 않았더군요.
숭례문 주변은 소방차와 방송국 차들이 잔뜩 있었고 숭례문 자체는 저렇게 가려두었더군요.

사진으로는 그리 가까이서 찍은 것도 아니고 폰카라 선명하지 않습니다만... 이거 정말 다시 봐도 굉장히 허무하고 착잡합니다.

저는 인터넷 상에서는 기본적으로 정치와 종교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워낙 민감한 문제라 가급적 블로그에서도 다루고 싶지 않으니, 이 문제에 대해 정치판의 높으신 분들은 뭐라 이야기할지에 대해 별로 떠들고 싶지 않군요.

단지 국보 1호가, 600년이란 세월동안 뿌리깊이 세워져 있던 문화재가, 일제 시대와 한국 전쟁 등의 뼈아픈 시대를 지나면서 수많은 손상을 입었음에도 복원되어 꿋꿋히 그 자리를 지켜온 이 숭례문을 우리의 후 세대들에게 남겨줘야 한다는 점이 참 가슴 아프군요.

저 주변을 지나가며 문득 귀에 들어온 한 아저씨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마치 삼풍 백화점이나 성수 대교가 무너진 것 이상의 기분이다."

그 두 사고 모두 인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큰 사고였고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끔찍한 사고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이 숭례문 전소 사건은 사실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숭례문 화재는 비단 국보 1호로서의 손실 외에도 더 큰 무엇인가가 무너진 느낌입니다.
수도인 서울 한복판에서 오랜 세월 역사를 지켜온, 이제 다시는 원래의 위용을 뽐내지 못 할지도 모르는 숭례문을 남겨야하는 이번 세대와 시대의 오점이라 할만한 것 같습니다.

덧글

  • 녕기君 2008/02/12 03:08 # 삭제 답글

    (덧글만으로 판단할 때) 역시 이 블로그의 존재 의의는

    단순한 칵테일 레시피에 지나지 않는다!

    라고 선언하고 끌려가나?
  • 배길수 2008/02/12 05:41 # 답글

    녕기님 / 개인적으로는 지못미 리본도 지겨워서요 -_- 그냥 마음 속에 고이 두는 겁니다.
  • NeoType 2008/02/12 10:44 # 답글

    음음; 길수 님이 먼저 답을...;
    뭐... 이 화제에 대해 다룬 글들이 넘치는 판이고 이것도 그 중 하나이니 뭐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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