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식량이라...

이거이거... 갑자기 예상도 못한 녀석이 튀어나왔군요.
며칠간은 배식이었습니다만, 오늘은 인원이 많아서인지 이걸 지급받았군요.

오늘 점심은 이 녀석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전투 식량 1형...
뭐... 한두 번 먹은 것도 아닌 녀석이니 사실 저는 불만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맛있게 먹었달지;

먹으면서 대충 찍어본 것이로군요. 폰카로 찍어서 화질이 다소 떨어집니다만...
이하 내용은 가려둡니다.

이하...


내용물은 쇠고기 볶음밥에 조미밥, 반찬으로 김치, 양념 꽁치, 그리고 볶음 고추장이 들어있군요.
레토르트 식 포장으로 각각 그대로 데워서 먹는 방식인데, 사실 크기에 비해 제법 묵직해서 양도 그럭저럭 되는 편입니다.

우선 밥인 조미밥에 쇠고기 볶음밥...
그리고 플라스틱 포크가 주어집니다만... 꽤나 약해서 힘줘서 쓰면 부러집니다;

그리고 반찬들...
김치에 양념 꽁치, 볶음 고추장입니다.

그럼 한 번 까발려보겠습니다.(..)

우선 조미밥... 밥에 김, 고기 등이 든 것이로군요.

그런데 솔직히... 이 전투 식량의 밥은 밥과 떡의 중간 단계나 다름없습니다.
그냥 봉지째 들고 조금씩 밑에서부터 밀어올리며 그대로 베어물어도 좋을 정도로군요;
맛은 그런대로... 사람 먹을만한 맛입니다. 밥이라는 생각만 버리면...

다음으로 쇠고기 볶음밥...
외양은 조미밥과 대동소이합니다만, 묘하게 중독적인 맛입니다. 솔직히 맛있습니다.

여담으로 플라스틱 포크로 이 밥들을 찍고 힘줘서 떼어내려하면 부러질 확률 400%이니, 포크 옆 날 등으로 슬슬 잘라내야합니다.

김치... 입니다만, 이 전투 식량을 지급받을 때 한차례 데워서 받았었습니다.
...덕분에 본래 신선한 김치였을 것이 볶은 김치 맛이 나더군요;
뭐... 제법 먹을만한 맛입니다.

양념 꽁치... 이 전투 식량의 메인 반찬이라 해도 좋을 녀석이로군요.
적당히 한 입 크기로 잘 다듬어져 들어있습니다. 맛은 딱 통조림 꽁치 그것이 생각나는군요;
 
볶음 고추장...
...방금 전 양념 꽁치가 이 전투 식량의 메인 반찬이라 했습니다만... 그 말 취소합니다.
이 녀석이야말로 진정한 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밥 자체가 맛이 없어도 이 녀석과 같이 먹으면 설령 밥통에서 이틀 묵은 밥이라도 분식집 최고 메뉴에 뒤지지 않는 맛이 됩니다.(?)
...그만큼 이거 없으면 이 전투 식량이 "먹을만한 것"이라 부르기 힘들다 해도 좋겠군요;


대충 이 정도로군요.
이 전투 식량에서 한 가지 불만이라면... 역시 봉지를 "세울 수 없다"는 것이로군요.
봉지 밑바닥이 그냥 밋밋한 봉제선이라 눕혀놓거나 어딘가 기대놓고 먹는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포장의 한계상 국물 음식이 없는 점도 있겠군요.

그런데 사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니 약간 이상해보일지 몰라도... 솔직히 전체적으로 제법 먹을만한 맛입니다.
이 전에도 전투 식량은 이것 외에도 2형이었던가... 뜨거운 물을 붓는 김치밥을 먹어본 적이 있었지만, 그것도 꽤 마음에 드는 맛이었습니다. 여기에는 된장국이 들어있지요.

흔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면 각국 군대의 전투 식량에 대한 글들, 즉 "어디 전투 식량은 어떻더라.", "어디어디 레이션은 호화판이다.", "어디 전투 식량은 줘도 안 먹는다."(..) 등등 많은 글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우리 나라 전투 식량은 꽤나 수준급이라 생각합니다. 몇 년동안 보관 가능한 보존식치고 이 정도 퀄리티라면, 그리고 우리 나라 식단으로 이렇게 꾸몄다는 점이 마음에 드는군요.

...뭐, 군대를 갔다 오신 분이거나,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이런 전투 식량도 심심찮게 구할 수 있으니 드셔본 분들도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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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oType | 2008/02/27 20:33 | 음식 잡담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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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배길수 at 2008/02/27 20:36
자위대는 지금까지 깡통레이션이 남아있댑니다. 흠좀무(...)
Commented by 아레스실버 at 2008/02/27 20:37
1형 엉엉... 행정반에서 배고플때 신세 많이 졌죠. 정작 훈련 때는 차갑게 먹어서 배탈 아슬아슬했지만...
그래도 훈련 때는 배는 아파도 설사는 안 나오더군요. 설사 나오면 큰일나지...;;
Commented by 시리벨르 at 2008/02/27 20:38
요즘은 어디서든지 뜨듯하게 먹을수 있는 아이들도 있다더군요...
Commented by 피해망상 at 2008/02/27 20:41
소방서에서 군복무 해서 저런거 먹어볼 기회조차 없어서 어떤 맛일지 궁금합니다. 흔히 말하는 짬밥이라고는 논산에서 4주간 먹은게 전부네요. 소방학교에서는 급식 업체 밥 먹었고, 지금은 조리사 자격증 있는 아주머니가 만들어주는 식당 밥 먹고 있으니까 먹는거에 있어서는 군생활 제대로 핀 듯(..)
Commented by 슈지 at 2008/02/27 20:49
충성! 예비역 슈지 보급계에 용무있어 왔습니다!
Commented by 핀치히터 at 2008/02/27 21:06
저거 사먹어 보고 싶어서 판매하는 업체 홈페이지 가봤는데 5천원정도 하더군요. 호기심은 있지만 돈은 넉넉치 않은 관계로 포기했습니다. ^^;
Commented by NeoType at 2008/02/27 21:56
배길수 님... 깡통레이션... 실물을 본 적조차 없군요;

아레스실버 님... 군인의 위장은 쇠도 녹인다니...
정말 훈련 중 병나는 것만큼 최악은 없지요.

시리벨르 님... 요즘 군대는 많이 좋아졌다고도 하지요;

피해망상 님... 윤택한 식생활이시군요;
저는 나중에 어떠려나...

슈지 님... "저기 쌓여있는 전투 식량 박스 가져가게~"
...;;

핀치히터 님... "포기하면 편해~" (..?!)
...솔직히 집의 따신 밥이 최고죠, 뭐;
Commented by 바람君 at 2008/02/27 22:32
아아.. 저것도 솔직히 왠만한 부대가 아니면 자주 먹기도 힘든거죠 ㄱ-... 저도 군생활 하면서 딱 5번 먹었습니다. 저것하고 신형 잡채밥 한번정도 먹었었나요... 대대급 훈련에는 나올 턱이 없고, 사단급이 되야 한번 줄까 말까한 '귀한'음식이죠. 진정한 전투식량은 맨밥을 비닐에 담아서 옆구리 뚫어다가 맛다시에 참치넣고 휘휘 ㄱ-... 뭐 있습니까--;;;
Commented by 녕기君~ at 2008/02/27 23:06
...티내는건 이제 고만~...

아쉽게 오늘은 못가서 전투식량 못먹은 1人의 한풀이.
Commented by 써니 at 2008/02/28 00:59
김치를 보니까 생각나네요 - 우주식품용 김치가 개발되었다더군요

ㅋㅋ 아 재미있어요
Commented by 익명의제보자 at 2008/02/28 01:07
으악 더러운 전투식량 ;ㅁ;
밖에서 먹으면 참 맛있긴 한데요. ㅋㅋ
뽀글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안에선 맛나지만 나와서 먹으면 오 마이.....
Commented by 김복숭 at 2008/02/28 02:27
이거이거...하시는데 묘하게 음성 지원이 됩니다..........
Commented by Evinka at 2008/02/28 12:49
뭐랄까...그리운 그맛?;;

전역 할 때 쯤 RCT를 뛰는 바람에...나온 전투식량을 꼬부쳐서 들고 나왔더랬죠...낄낄~_~

하지만 전 1형보단 2형이...더 마음에 든다는...ㅋㅋ
Commented by chadic at 2008/02/28 14:09
저도 많이 먹었죠 -_-;; 아... 먹고 있죠 후우.
전 구형이 더 맛있더라구요..(식었을경우는 -_- 구형이 훨~씬 뜨뜻할때는 신형-물부어먹는것-이 좋아요 ㅎ) 아참, 더 맛나게 먹으려면 고추장과 참치를 챙기는 쎈쓰! 고추장 대용 맛다시도 있답니다.ㅎ

레몬샤브레. 집에서 레시피 보고 만들었는데 -_-;; 훗 먹을만 하더군요. 오히려 제가 좋아하는 맛.
그런데;;; 원래 입에서 오물거리면 바로 가루화(?)되는 건가요? 쿠키들은 보통 좀 딱딱한 맛이 있는데; 이건영..... 제가 잘못만든건가요?
Commented by 라비안로즈 at 2008/02/28 19:27
왠지 맛있어 보인다는 건.. 자취생의 비애일까요.. ㄱ-;;;
으으음;;;
Commented by NeoType at 2008/02/28 19:45
바람君 님... 보기보다 "럭셔리 식품"이었군요;
진정한 전투 식량... 너무나 리얼해서 안습입니다;

녕기... 자네도 나중에 심심찮게 먹을텐데 뭐...;

써니 님... 김치는 우리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그러고보니 우주식을 먹어볼 일이 나중에 생길까요;

익명의제보자 님... 밖에 나와서 "가볍게" 먹으면 그냥저냥이지만, 군대에서 "살기 위해(..)" 먹는 것이라면 뭐든 맛있어지는 법이려나요;

김복숭 님... ...제 입버릇과 같은 것이지만 글을 쓸때도 왠지 자주 쓰이더군요;
입버릇이 손버릇으로 옮겨간 거려나...

Evinka 님... 2형은 뜨거운 물만 있다면 "킹왕짱"이더군요. 양도 상당하고...
...가끔 묘하게 김치밥의 맛이 생각납니다;

chadic 님... 미묘한 전투 식량의 세계~;
레몬 샤브레... 제가 만든 것은 흔한 버터 쿠키들처럼 오도독~ 하게 씹히는 느낌인데 가루화라면... 버터가 약간 부족해서일지도 모르겠군요. ...솔직히 그 레시피는 책에 나온 수치고, 저는 그것보다 버터를 조금 더 넣었습니다;

라비안로즈 님... ...실제로 먹을만할 정도로 맛있다는 사실이 왠지 걸리더군요.(?)
그러고보니 이런 전투 식량을 잔뜩 사서 평소 밥 대신 먹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뭐...;
Commented by 팡야러브 at 2008/02/28 20:19
우후후... 같은 육개장 컵라면이 '군용' 마크 붙어있다는 차이로 맛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니..
군용은 이제 보기도 싫습니다 ㅡ_ㅡ;; 싸제의 최하품질도 군용보다 좋다는 사실!! ㅋㅋㅋㅋㅋ
Commented by NeoType at 2008/02/29 09:56
팡야러브 님... "군용"의 위력이란...;
보통 군대에서 지급하는 물품의 대부분은 시중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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