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큐르] 오렌지 큐라소 (Orange Curacao) by NeoType

트리플 섹(Triple Sec), 블루 큐라소(Blue Curacao),
코앵트로(Cointreau), 그랑 마르니에(Grand Marnier)

크게 보아 모두 오렌지 큐라소(Orange Curacao)라는 범주에 속하는 리큐르들이로군요. 사실 저는 이것들을 처음 봤을 때는 이들이 관련이 있는 줄도 몰랐었고, 또한 대체 무엇이기에 웬만한 레시피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지 궁금했습니다. 모처럼 자료 정리 김에 이들에 대해 한 번 줄줄이 늘어놔볼까 합니다.

오렌지 큐라소는 꽤나 광범위하게 쓰이며 레몬, 라임 주스와 더불어 많은 칵테일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로군요. 그 이름대로 오렌지 풍미와 약간 씁쓸하지만 단맛을 가진 리큐르로 칵테일 외에 그 자체를 즐기는 경우도 있지만, 케이크, 과자 등을 만들 때 향을 주기 위해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흔히 "오렌지 큐라소"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하나의 리큐르의 이름이라기보다는 "오렌지 큐라소 범주"의 리큐르를 총칭하기도 하는군요.

원래는 "Curaçao"라 표기하지만 그냥 간단히 "Curacao"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큐라소"란 사실 남미 베네수엘라 북서부에 있는 한 섬의 이름입니다. 카리브해에 있는 섬들, 이른바 네덜란드령 앤틸리스 제도(Netherlands Antilles)에 속하는 섬 중 하나로, "오렌지 큐라소"라는 리큐르는 최초 이 섬에서 자라는 오렌지로 만든 것이 시초라고 하는군요.

세계에서 오렌지로 유명한 곳으로 꼽히는 곳은 단연 스페인의 발렌시아(Valencia)인데, 사실 큐라소 섬의 오렌지는 바로 이 발렌시아의 오렌지가 변형된 것이라 합니다. 강남의 귤이 위수를 건너면 강북의 탱자가 된다고 했던가요... 약 1520년경 스페인 발렌시아의 오렌지 나무가 이 섬에 옮겨 심어졌는데, 본래 노란색과 단맛이 특징이었던 그 발렌시아의 오렌지가 큐라소 섬의 기후와 토양에 의해 녹색을 띤 쓴맛이 나는 종으로 변화되었다 하는군요.

이 종을 발렌시아의 오렌지와 구분하여 라라하(Laraha) 오렌지라 부르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쓴맛에 먹을 수 없었지만 오렌지의 껍질이 마르자 그 향이 매우 달콤하고 향기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는군요. 그래서 이 오렌지 껍질을 벗겨 높은 도수의 주정(spirit)에 담가 술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오렌지 큐라소라 부르는 리큐르의 시작이 되었다 합니다. 그 후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이 오렌지 큐라소가 현재의 그것과 유사한 형태로 완성되어 상품화가 되었고, 이제는 세계 여러 주류 회사에서 이 큐라소를 만들게 되었다 하는군요. 그리고 만드는 과정에서 나라마다, 그리고 회사마다 이 오렌지 큐라소를 이용한 각각의 독특한 상품을 만드는 일도 있었습니다.

우선 오늘은 이들 중 트리플 섹과 블루 큐라소에 대해서만 소개해볼까 합니다. 코앵트로와 그랑 마르니에는 좀 더 독자적으로 유명한 리큐르이기에 훗날 별도로 소개해보겠습니다.

먼저 흔히 트리플 섹이라 부르는 이 녀석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알코올 도수 39도, 용량 700ml로 제가 가진 것은 프랑스의 마리 브리자드(Marie Brizard)社의 상품으로, 이외에도 네덜란드의 드 퀴페(De Kuyper), 웨네커(Wenneker), 볼스(Bols) 뿐 아니라 여러 브랜드의 트리플 섹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트리플 섹이라기보다는 "화이트 큐라소"라 부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본래 "트리플 섹"이라 부르는 것은 제일 위의 사진에 있는 코앵트로의 원 상품명이었다 합니다. 그러나 본래의 코앵트로社의 "트리플 섹"이 유명해지자 다른 회사들도 이를 모방해서 자신들의 상품에 "트리플 섹"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코앵트로社는 차별화를 위해 아예 이름을 자사의 이름인 "코앵트로"로 바꾸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코앵트로" 소개에서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에는 아예 이 "트리플 섹"이란 것이 "화이트 큐라소"와 혼용해서 쓰이는 것 같습니다. 바로 밑에서 소개할 블루 큐라소가 그 푸른색으로 "블루 큐라소"라 부르는 것과 유사하게 색이 없는 "화이트 큐라소"라 부를 때도 있고, 아예 "트리플 섹"이라 지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늘상 "트리플 섹"이라 통일하고 있군요.

잔에 한 잔...
투명한 색상이라 이 자체로는 별다른 특성이 없습니다. 40도나 다름없는 알코올 도수 덕분에 잔 주위로 찌르는 듯한 강렬한 달콤한 오렌지 향이 퍼지는군요. 맛도 제법 강렬하면서 씁쓰름한 달콤함이 있는 리큐르입니다.

워낙에 광범위한 곳에 쓰이는 리큐르라 용도를 특정짓기 힘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텐더가 쓰면 칵테일, 제빵사가 쓰면 케이크의 재료, 요리사가 쓰면 향신료 또는 식후주 등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쓰는 사람 나름이라 할 수 있겠군요.

집에서 칵테일을 하시는 분이라면 한 병쯤은 가지고 계실 리큐르이니 제법 친숙한 녀석이로군요.


다음으로 블루 큐라소를...

알코올 도수 30도, 용량 700ml인 리큐르로, 이 블루 큐라소도 바로 위의 화이트 큐라소인 트리플 섹처럼 여러 브랜드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드 퀴페의 것을 쓰고 있군요. 상대적으로 화이트 큐라소에 비해 도수가 낮은 편이로군요.

오렌지 큐라소라는 술은 제일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주정에 오렌지 껍질과 기타 재료 등을 넣어 몇 차례 증류를 통해 만들어지는(발효 등을 거치지 않은) 인공적인 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여러 첨가물이 들어가는 리큐르인데, 이 블루 큐라소는 그중에서 식용 색소로 색을 낸 타입이로군요. 사실 이 블루 큐라소 외에도 붉은색, 녹색, 노란색 등의 여러 큐라소가 있다 합니다만 칵테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단연 이 블루 큐라소입니다. 칵테일들을 봐서 색상이 파랗다면 십중팔구 이 녀석이 쓰인 것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선명한 파란색이 인상적인 리큐르로군요.
맛은 회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오렌지 향 풍기는 달콤한 맛에 약간 씁쓸한 듯한 느낌입니다. 이 블루 큐라소는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편이기에 맛을 느끼기에는 혀가 더 편하군요.

사실상 블루 큐라소를 비롯한 색이 있는 큐라소는 단독으로 쓰이는 일이 거의 없다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칵테일이나 제과 제빵, 기타 요리 등에 쓰이며 오렌지 향과 색을 주는 용도로 쓰이는군요.

시중 바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블루 큐라소입니다. 대표적인 칵테일 레시피라면 블루 하와이(Blue Hawaii), 블루 사파이어(Blue Sapphire), 블루 스카이(Blue Sky), 스카이 다이빙(Sky Diving) 등, 이름만 봐도 파란색의 이미지를 가진 칵테일들이로군요.


이 오렌지 큐라소라 부르는 리큐르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자체로 쓰이는 일이 극히 적고 어떠한 것의 부재료로 쓰이거나 메인이 되는 것을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이 참 큰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이러한 오렌지 큐라소 종류의 리큐르는 마치 "약방의 감초"와 같다는 느낌입니다. 어디에나 빠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빠지면 어딘가 허전하기도 합니다. 결코 주역이 되진 못하지만 그 자리에 있으면 주변의 모든 것을 밝혀주고 부각시켜주는 존재입니다. 아마 이 리큐르들의 매력은 바로 이러한 점이 아닐까 하는군요.

덧글

  • 슈지 2008/03/17 12:42 # 답글

    허허...수업은 안 들어가시나요 ^^;;
  • NeoType 2008/03/17 13:21 # 답글

    슈지 님... 아, 월요일은 오후 수업이로군요.
    아침 나절에 조금 끄적인 글입니다;
  • 역설 2008/03/17 13:31 # 답글

    생각해보니 학교 갈 걸 그랬다... ㄱ- 왜 집에 멍하니 있었지 내가 ㅜㅜ
  • 2008/03/17 18:0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eoType 2008/03/17 18:44 # 답글

    역설... ...모처럼 사회 공기 맡으니(..) 멍~하게 되는 것일지도...;

    비공개 님... 주로 여러 주류 매장, 남대문 시장 등을 이용합니다.
    무엇을 하나 사려면 이왕이면 싸게 사는 것이 좋으니 발품을 많이 파는 편이로군요.
  • 에스j 2008/03/17 18:51 # 답글

    아무리 생각해봐도 트리플 섹......스. -3-
    구글링을 하다보니 큐라소보다 그랑마니에가 더 제빵스럽더군요. ^^
  • NeoType 2008/03/17 20:42 # 답글

    에스j 님... 헉... 그런...;;
    사실 제가 가진 대부분의 제빵 관련 서적에서는 "코앵트로"가 가장 많이 언급되어 있기에 저렇게 썼습니다. 주로 생크림을 거품 내거나 무스 케이크 등을 만드는 데는 코앵트로 또는 기타 큐라소 등을 쓰는 경우가 많더군요.
  • 피해망상 2008/03/17 21:05 # 답글

    어제 네이트온에서 후배 하나랑 이야기 했었는데. 자기 어렸을 때 그 애 아버지가 칵테일을 배우셔서, 꼬맹이때부터 옆에서 이것저것 홀짝홀짝 마셨다고 그러더군요(..) 그러면서 '과일맛 나면서 색깔 파란 술'을 그냥 마셨다는데.

    ..어렸을 때 부터 블루 큐라소를 그냥 마셨다는 뜻이니 그건(..)
  • NeoType 2008/03/17 22:25 # 답글

    피해망상 님... 조기 교육이었군요.(?)
    그나저나 아무리 과일맛 나는 술이라도 30도 왔다갔다 하는 건데 어릴 적부터...;
  • 녕기君 2008/03/18 01:16 # 삭제 답글

    호오 이놈이 워셔액(-_-)의 원조인가.
  • 니트 2008/03/18 10:52 # 답글

    칵테일은 색이 너무 예쁜것 같습니다. (>_<)
  • NeoType 2008/03/18 18:26 # 답글

    녕기... ...에헴! (..)

    니트 님... 흔히 칵테일은 맛 뿐 아니라 색이나 형상으로도 즐기는 것이라 하니까요~
  • 샛별 2008/04/10 17:42 # 답글

    아하! 다음에 한번 구해서 한잔 해야되겠어요..
  • NeoType 2008/04/10 20:29 # 답글

    샛별 님... 정작 이 큐라소 계열의 리큐르는 그냥 마시기보단 어딘가에 섞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마시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식후 디저트로 한 잔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 신양수 2008/07/07 16:48 # 삭제 답글

    볼스 사제품으로 샀습니다. 볼스사제품의 특징은 뭐다 이런게 있는지요?
  • NeoType 2008/07/07 21:26 # 답글

    신양수 님... 솔직히 저는 자주 보이는 상표 중 Bols, De Kuyper, Marie Brizard, Wenneker 네 개의 상표를 그냥 제 마음속으로 우선순위를 두는 정도입니다; 이들은 마리 브리자드만 프랑스산이고 모두 네덜란드산이로군요.
    이 중에서 가장 높게 치는 것이 드 퀴페로, 가격은 일반적으로 나머지 셋에 비해 약간 높은 편입니다만 피치 트리 등의 독자적인 상품이 많은 편이고 무엇보다 병의 생김새가 쓰기 좋아 마음에 듭니다. 나머지 상품들은 솔직히 딱히 기준을 두지 않고 쓰는 편이라 뭔가 딱 튀는 특징은 집어내기 힘들군요;
  • 테루 2009/01/02 13:38 # 삭제 답글

    Marie Brizard랑 De Kuyper는 병모양이 비슷하게 생겼네요.
    제가 Bols씁니다만.. 병디자인이 너무 대충스러워요;; 다음엔 다른 걸로 한번
    사봐야겠습니다.
  • NeoType 2009/01/02 17:24 #

    테루 님... 마리 브리자드와 드 퀴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뚜껑이 알루미늄이냐 플라스틱이냐로군요. 볼스 역시 알루미늄인데, 알루미늄 마개는 술을 따서 몇 번 쓰고 닫아뒀을 때 굳어버리면 다시 열기가 엄청 힘들다는 단점이 있군요. 드 퀴페는 플라스틱이라 오래되도 열기 쉽고 병 형태 역시 아래쪽이 잘록해서 마치 램프처럼 생겨서 가장 좋아합니다~
  • Valentine 2009/04/22 23:35 # 삭제 답글

    전직 바텐더이고 현제 대학에서 음료서비스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는 제가 봐도 언제나 이런 디테일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감동합니다..

    항상 잘 보고 갑니다. 자주 들릴께요~
  • NeoType 2009/05/03 14:36 #

    Valentine 님... 저는 아직 이쪽 현장에서 뛰어본 적이 없고 단지 지식과 제한적인 경험으로 밖에 아는 것이 없습니다만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 에스코 2013/04/25 12:05 # 삭제 답글

    시럽으로 나오는 블루큐라소와는 다른가요?
  • 갓승준 2015/08/02 20:14 # 삭제 답글

    글 잘 보구 갑니다 ㅎㅎ
  • 신기루 2016/05/18 02:20 # 삭제 답글

    저기요,,,요즘 칵테일 공부 하고 있니다만... marie brizard를 이용할 시 가장 마지막 층이 파랗습니다....

    돈만 버렸네요,,, 해당 원료 다시 사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앞으로 정확한 정보 부탁드립니다.
  • 다름 2016/11/10 06:02 # 삭제

    볼스, 디카이퍼, 마리브리자드 사 블루큐라소는 각각 특성이 다릅니다. 마리브리자드 사 것이 가장 무겁고 당분이 많고 색소도 진합니다.글쓴이 분의 정보가 맞습니다. 볼스나 디카이퍼 사의 블루큐라소를 사용하시면 포스팅에 나온 대로 정확한 순서로 쌓입니다.
    각기 다른 회사의 리큐르 특성이 다를 수 있다는 것조차 파악하지 못하실 거면 다른 분 탓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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