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실기] 김렛 (Gimlet), 다이커리 (Daiquiri) by NeoType

그러고보니 요즘 이렇게 두 가지를 한 번에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재료가 비슷하거나 레시피상 유사점이 있을 경우에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두 가지만 놓고 보면 전혀 상관 없는 칵테일이지만 이 조주실기 레시피들의 순서가 마치 유사한 것들을 모아서 나열한 것 같더군요.

그래서 오늘도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김렛(Gimlet)과 다이커리(Daiquiri)... 예전에 둘 다 소개한 적이 있었군요. 그리고 우연인지 몰라도 둘 다 제가 꽤 좋아하는 것들입니다.

우선 칵테일 김렛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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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mlet Cocktail (Shake)
Cocktail Glass
Dry Gin 1oz
Lime Juice 1/2oz
Suger Syrup 1t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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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셰이크

진 - 30ml
라임 주스 - 15ml
설탕 시럽 - 1t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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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소개한 레시피는 진 45ml, 라임 15ml만 셰이크하는 칵테일이었습니다만, 여기의 레시피는 진과 라임의 비율이 조금 달라지고 설탕 시럽을 넣게 되어있군요. 그러고보니 왠지 이 김렛이라는 칵테일은 꽤 재미있는 한 잔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이 "김렛(Gimlet)"이라는 이름은 와인 코르크 스크류와도 같은 "나사 송곳"을 뜻하는 이름이로군요. 진과 라임만을 섞은 칵테일의 맛이 마치 "송곳으로 콕콕 찌르듯 강렬하다."는데서 붙은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김렛이라는 칵테일이 유명하게 된 것은 레이몬드 챈들러(Raymond Chandler) 씨의 소설 『기나긴 이별(The Long Goodbye)』에 등장했기 때문이라는데, 여기의 이 대사가 꽤 알려져 있지요.

"진짜 김렛은 진과 로즈의 라임 주스를 반반으로, 그 외에는 아무 것도 넣지 않는다."
("A real Gimlet is half gin and half Rose's Lime Juice and nothing else.")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저 로즈사의 라임 주스를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지요.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로는 로즈의 라임 주스는 가당 주스로, 매우 신 라임 주스가 아닌 신 맛도 있지만 적당히 단 맛이 있는 그러한 것이라 합니다. 어쩌면 이번에 만든 이 레시피처럼 설탕 시럽을 넣는 것이 그러한 김렛의 맛과 다소 유사할지도 모르겠군요.

진은 역시 향과 맛의 밸런스가 좋은 비피터... 라임에 설탕 시럽입니다.
특히 김렛은 이 진이 궁합이 딱 좋은 것 같더군요.

사용한 잔은 2온스 칵테일 글라스입니다. 약간 표준형과는 형태가 다르지만 예전부터 써오던 것이니 사용해봤군요.

진과 라임 두 가지가 들어가는 김렛은 특히 셰이크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큼직한 얼음을 써서 조금 강하게 셰이크해서 잔에 따릅니다. 셰이크 덕분에 뿌옇게 흐려졌군요.

맛은... 진의 양을 줄이고 설탕 시럽을 넣은 덕분에 좀 더 달콤한 느낌이 강조되어 라임만을 사용한 것에 비해 한결 마시기 쉬워졌군요. 진과 라임이 멋지게 조화되어 부드럽게 퍼지는 맛이 아주 멋집니다.

정말 언젠가는 로즈사의 라임 주스를 구해서 꼭 "진과 라임을 반반으로 만든" 김렛을 마셔보고 싶군요.


다음으로 다이커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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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quiri (Shake)
Cocktail Glass
White Rum 1oz
Lime Juice 1/2oz
Suger Syrup 1/3t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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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셰이크

화이트 럼 - 30ml
라임 주스 - 15ml
설탕 시럽 - 1/3t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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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 베이스 중 많은 변형이 있어서 저도 많이 써먹은(?) 한 잔이로군요. 제가 예전에 소개했던 것은 화이트 럼이 아닌 골드 럼을 써서 럼 45ml, 라임 15ml에 설탕 시럽 1tsp을 넣은 것이었군요.

위의 김렛 레시피와 다른 점이라면 진을 화이트 럼으로 바꾸고 설탕 시럽을 좀 더 소량을 넣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어쩌면 제 생각으론 김렛의 레시피에 설탕 시럽이 들어가는 것은 이 다이커리와 유사점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군요.

화이트 럼과 라임, 설탕 시럽... 잔은 2온스 칵테일 글라스로, 위의 김렛과 베이스 술만 바뀐 셈이로군요.
그런데 재료 중 설탕 시럽이 1/3tsp인데 흔히 1tsp은 3~4ml이고 가끔 많이 잡을 때는 5ml 정도인데, 1/3tsp이라면 그야말로 1ml 내외 정도의 매우 소량만이 들어가는군요. 거의 1dash라 봐도 무방할 양이 쓰입니다.

뭐, 이 다이커리 역시 재료가 간단한 만큼 셰이크에 좀 더 힘을 줘서 잔에 따라냅니다.
겉보기론 진을 이용한 김렛과 구분이 안 가는 색상이로군요. 역시 셰이크로 인해 뿌옇게 흐려졌습니다.

맛은 역시 김렛의 럼 버전이라 생각합니다.
럼을 줄이고 설탕 시럽이 더 적게 들어가서인지 새콤한 맛이 더 강조되어 제법 멋진 맛을 냅니다. 과연 클래식한 칵테일들은 간단한 재료임에도 현재까지 유명한 것은 그에 걸맞는 맛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칵테일 김렛과 다이커리...
둘 다 난이도는 "쉬움""보통"의 중간이라 생각합니다. 특별한 장식도 필요 없고 계량 단위도 까다롭지 않으니 재료 선정만 잘 해서 잘 흔들어 따라내면 완성인 칵테일들이기 때문이로군요.

덧글

  • 니트 2008/04/04 21:54 # 답글

    김렛을 반지의제왕의 김리로 착각했습니다. OTL
  • 시리벨르 2008/04/04 21:54 # 답글

    오늘의 두잔은 새콤달콤인가요...
  • 아아망 2008/04/04 22:38 # 삭제 답글

    와~ 저 김렛 좋아해요~~
    사실 진 베이스는 다 좋아하죠 ㅎㅎ
  • 피해망상 2008/04/04 23:04 # 답글

    일전에 김렛을 한 번 만들어 본 적이 있는데. 베이스 때문인지 확실히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떠 넘기듯 아빠한테 넘겼더니 좋아하길래(..)역시 진 때문인지 사람마다 호오가 조금은 갈리는 칵테일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 역설 2008/04/05 08:49 # 답글

    기능사 시험 잘 보고..
    주선이 되어라! (...)
  • NeoType 2008/04/05 10:04 # 답글

    니트 님... 김리 씨라면 매번 이 말만 떠오릅니다.
    "Toss me~!" (..)

    시리벨르 님... 새콤달콤... 둘 다 정확히 그러한 맛이 주가 되는군요.

    아아망 님... 김렛은 정말 진과 라임 두 가지만으로 멋진 맛을 내기에 저도 아주 좋아합니다^^

    피해망상 님... 정말 진의 선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비피터를 썼더니 평소 술을 잘 못 드시는 어머니도 맛있다며 아예 한 잔을 드셨군요;

    역설... 보여주마! 진정한 음주의 힘을...!! (..?)
  • 피해망상 2008/04/05 13:52 # 답글

    아. 봄베이 사파이어를 써서 그런거였을까요. 생각해보니 그게 맞는듯.
  • NeoType 2008/04/05 17:11 # 답글

    피해망상 님... 봄베이는 향이 꽤 강하고 맛도 강한 편이니 개인적인 생각으론 롱 드링크쪽에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숏 드링크에 쓰면 취향을 엄청 타게 되는 것 같더군요.
  • 아무로 2008/04/05 20:02 # 답글

    이태원 어딘가에 로즈 라임 주스로 김렛 만들어 주는 바가 있다는 소문은 얼핏 들어봤는데, 거기가 어딘지를 모르겠어요. ㅎ
    근데 괜히 환상이 커서 실제로 마셔보면 의외로 실망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 바가 어딘지 적극적으로 찾고 있지는 않다는 그런 핑계를....^^;;
  • NeoType 2008/04/06 10:05 # 답글

    아무로 님... 정말 왠지 "로즈 사의 라임"이라는 것은 쉽게 접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자체로 환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태원이라 해도 제법 넓으니 과연 어디이려나...
  • 월향늑대 2013/06/18 15:54 # 삭제 답글

    다이커리를 만들 때, 강하게 셰이크 하면 확실히 달라지긴 하던데, 이게 좀만 시간이 지나면 투명해지더군요.
    이건 어쩔 수 없는 것일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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