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실기] 하비 월뱅어 (Harvey Wallbanger) by NeoType

요 며칠간 두 개씩 몰아쳤으니 이제 천천히 하나씩 해도 괜찮을 것 같군요.

오늘은 하비 월뱅어(Harvey Wallbanger)입니다. 독특한 이름이로군요.
바닐라향 허브 리큐르 갈리아노를 이용하는 칵테일의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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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ey Wallbanger (Build+Float)
Highball
Vodka 1 1/2oz
Orange Juice Fill
Galliano 1/2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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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빌드

보드카 - 45ml
오렌지 주스 - 적당량
갈리아노 - 15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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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나 칵테일의 형태를 보면 딱 보드카에 오렌지 주스를 섞은 스크류 드라이버가 떠오릅니다. 사실 그냥 생긴 것만 보면 스크류 드라이버라 해도 믿겠군요.

대략 1950년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바에서 만든 칵테일이라는데, 사실 이 칵테일에는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서퍼(surfer) 중 하비(Harvey)라는 서퍼 챔피언이 있었는데, 늘 가는 바에서 자신만의 스크류 드라이버를 마셨다고 합니다. 그는 항상 스크류 드라이버를 주문했는데, 늘 그 위에 갈리아노를 조금씩 띄워달라고 했다 하는군요. 하비 씨는 주로 중요한 시합에서 이기거나 졌을 때 그 바에 찾아가 취할 때까지 이 스크류 드라이버를 몇 잔씩 마셨다고 하는데, 항상 이렇게 취한 다음에는 가게를 걸어 나가며 주위의 벽(wall)에 이리저리 쿵쿵(bang) 부딪히며 돌아갔다 합니다. 이에 그의 별명은 "벽에 쿵쿵 부딪히는 사람", 즉 "월뱅어(wallbanger)"라 불리게 되었고 그가 늘 즐기던 갈리아노를 띄운 스크류 드라이버는 그의 이름을 따서 "하비 월뱅어"라 불리게 되었다 하는군요.

사실 이 하비 월뱅어는 제법 알코올 도수가 있는 칵테일입니다. 항상 스크류 드라이버가 언급되면 "레이디 킬러 칵테일"이라는 이야기가 따라붙는데, 이 하비 월뱅어는 그것에 알코올 도수 30도 가량의 갈리아노를 약간 넣는 칵테일이기에 스크류 드라이버보다 맛은 더 향기롭고 부드러우면서도 도수는 더 높아지게 되어 저 별명에 더 어울린다 할 수 있겠군요.

뭐 어쨌든... 재료는 저번 스크류 드라이버 때와 마찬가지로 냉동실에 넣어뒀던 보드카에 오렌지 주스, 그리고 갈리아노입니다. 사실 저는 갈리아노를 구입해서 지금까지 대부분 이 하비 월뱅어로 소비했군요;

잔은 일반 하이볼 글라스로 준비하면 됩니다.

우선 잔에 얼음을 몇 개 넣고 보드카를 붓고 오렌지 주스를 넣고 잘 섞습니다.
여기까지라면 스크류 드라이버... 그리고...

갈리아노를 약 15ml정도 슬슬 부어주면 위에 떠오릅니다만... 오렌지나 갈리아노나 노란 색상이다보니 눈에 띄지 않는군요.
그래도 잔 주변에서 갈리아노의 바닐라와도 같은 달콤한 향이 나서 한결 느낌이 새로워집니다.

장식은 필요 없는 칵테일이지만 레몬 슬라이스로 장식...
칵테일 하비 월뱅어 완성입니다.

꽤 멋진 맛입니다. 단순히 보드카에 오렌지 주스만을 섞은 것과는 달리 위에 뜬 갈리아노 덕분에 달콤한 향이 한층 강해지고 입에서 섞이는 맛도 아주 좋습니다. 저는 스크류 드라이버를 썩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만, 이 하비 월뱅어만큼은 꽤 마음에 들어 자주 만드는 편이로군요. 그리고 갈리아노를 위에 띄우는 대신 아예 전체적으로 섞어서 만들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엔 위에 떠있을 때보다 전체적으로 맛이 퍼져 좀 더 맛이 부드럽게 됩니다. 시중에서도 갈리아노가 있는 곳이라면 자주 찾아볼 수 있으니 꼭 즐겨볼 가치가 있는 한 잔입니다.

난이도는 "쉬움"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만드는 방식이 빌드와 플로트가 동시에 쓰인다고 합니다만 그냥 오렌지를 섞고 갈리아노를 깔끔하게 띄울 필요 없이 슬쩍 부어만 줘도 색의 구분이 안 가기 때문에 그리 까다롭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장식 역시 필요 없으니 사실 스크류 드라이버보다 약간 손이 가는 정도이니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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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졌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워낙 비슷비슷한 색깔이라... 중요한건 소량을 첨가함으로써 특유의 향과 맛이 가미된다는 점이니까요~^^ NeoType님께서도 포스팅하신 적이 있는데, 좀 더 자세한 것은 직접 가보시는 것도 괜찮겠군요.^^ 위 링크글에서도 언급되지만, 캘리포니아의 하비(Harvey)라는 서퍼챔 ... more

덧글

  • 엔마아이 2008/05/08 23:27 # 답글

    간단하면서도 향기롭지만 많이 마시긴 힘든 잔이군요
  • NeoType 2008/05/09 19:16 # 답글

    엔마아이 님... 사실 맛은 좋지만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하면 두 잔 이상은 마시기 힘들더군요. 보기보다 금방 취하게 되는 칵테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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