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실기] 앤젤스 키스 (Angel's Kiss), B&B by NeoType

이번 주는 급작스레 여러 일들이 겹쳐 꽤 바쁘게 됐습니다. 당장 이번 토요일만 해도 이 조주기능사와 단증 시험이 있는데 토요일까지의 평일조차 매일매일 리포트와 과제 등등이 쌓이기 시작하니 이거 상당하군요;

오늘은 실기 과제 중 플로트 방식의 칵테일인 앤젤스 키스(Angel's Kiss)와 B&B입니다.

우선 앤젤스 키스를... 예전에 소개한 적 있었던 앤젤스 팁(Angel's Tip)의 변형의 한 가지로군요.

=============================
Angel's Kiss (Float)
Liqueur Glass
Creme de Cacao(W/B) 1/4oz
Sloe Gin 1/4oz
Cream 1/4oz
Brandy 1/4oz
G : Cherry
==============================

===================================
기법 - 플로트

크렘 드 카카오 화이트 or 다크 - 7.5ml
슬로 진 - 7.5ml
크림 - 7.5ml
브랜디 - 7.5ml
====================================
비중이 다른 재료들을 서로 띄우는 플로트 칵테일의 대표격인 앤젤스 팁은 카카오 다크에 크림을 띄워 흑백의 대비를 만든 달콤한 칵테일인데, 이 앤젤스 팁의 크림 위에 브랜디를 띄워서 3층으로 만들면 앤젤스 윙(Angel's Wing), 그리고 여기에 슬로 진을 포함시켜 4층으로 만들면 바로 이 앤젤스 키스가 됩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제까지 소개했던 실기 칵테일 중 가장 어려웠던 것이 바로 이 앤젤스 키스였습니다.
사실 단순한 플로트라면 설령 7층으로 쌓는 레인보우라도 귀찮기는 해도 그리 어려울 것 없이 만들 수 있는데, 이 앤젤스 키스는 거짓말 안 보태고 며칠간에 걸쳐 10번 정도는 실패를 반복하며 만들어봤습니다. 오늘 이렇게 소개하는 것은 그 중에서 그나마 나은 것이로군요.

그럼 우선 재료부터 이야기하고...

사용한 재료는 카카오 다크와 슬로 진, 브랜디와 크림입니다.
잔은 리큐르 글라스라 되어있지만 일반 30ml 스트레이트 잔을 썼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이 칵테일을 수없이 실패를 했느냐... 그건 바로 저 슬로 진 때문이었군요.
사실 칵테일의 레시피에 쓰여진 순서는 그냥 보기 좋으라고 정리되어 있는 것이 아닌, 저 순서대로 차례로 넣어주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즉, 원래대로라면 이 앤젤스 키스는 카카오→슬로 진→크림→브랜디 순서로 쌓는게 정석인데, 제가 가진 저 슬로 진은 크림보다 가볍습니다. 처음 만들 때는 저 순서만 보고 카카오에 슬로 진은 어려움 없이 띄웠는데, 그 위에 크림을 띄우려고 슬슬 부었더니... 사정없이 슬로 진 층을 뚫고 카카오 층 사이에 걸리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크림 위에 슬로 진과 브랜디를 띄우려 했는데, 여기서부터가 문제였습니다. 우선 이 사진을 보시면...

실패작 No.1 (..)
보시다시피 카카오와 크림 층은 무난하지만 크림 위에 뜬 슬로 진 층으로 크림의 일부가 조금씩 떠오릅니다. 아무리 크림 위에 슬로 진을 천천히 부어도, 한쪽 면으로만 붓지 않고 서서히 전체적으로 돌려가며 부어도 꼭 일부가 떨어져서 슬로 진 층에서 해파리처럼 떠다닙니다;

실패작 No.2...
이건 화이트 카카오를 써서 만들어본 것입니다. 그나마 위의 것보단 깨끗하지만 결국 이것도 보기 안 좋은 건 마찬가지라 영 마음에 안 들더군요.

그래서 이런저런 시도를 계속하던 중 결국 최종적으로 나온 것은 이 녀석입니다.

그나마 조금 깨끗하긴 한데 이렇게 보니 어째 슬로 진과 브랜디의 층이 확연히 갈려 보이지가 않는군요.
정말 제가 가진 슬로 진이 이상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런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어쨌든 장식으로 핀에 꿴 체리로 장식... 완성입니다.
이러한 "앤젤~" 시리즈는 거의 대부분 체리에 핀을 꽂아 장식하게끔 되어있군요.

이 앤젤스 키스를 만들면서 실패한 것은 전부 원샷에 넘겨버렸으니(..) 이 칵테일의 맛만큼은 신물이 나도록 봤습니다; 

어쨌든 재료로 달콤한 카카오와 크림, 살짝 신 맛이 있는 슬로 진이 쓰여서 전체적으로 가벼운 맛이 날 것이라는 느낌입니다만, 제일 위에 뜬 브랜디 덕분에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군요. 만약 한 입에 넣었을 경우에는 제일 먼저 브랜디가 입에 들어가고 뒤이어 달콤한 재료들이 들어오기에 브랜디에 밀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차라리 평소에 달콤하게 마시고 싶을 경우라면 아예 브랜디를 뺀 앤젤스 팁 본래의 형태를 즐겨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다음으로 B&B...
말하자면 브랜디&베네딕틴이라 부를 수 있는 고전적인 녀석입니다.

==================
B&B (Float)
Liqueur Glass
Benedictine 1/2oz
Brandy 1/2oz
==================

================
기법 - 플로트

베네딕틴 - 15ml
브랜디 - 15ml
================
평소 저는 생각 날때면 위스키와 드럼뷔를 섞은 러스티 네일이나 브랜디와 베네딕틴을 섞은 이 B&B를 자주 마시는 편인데, 여기서의 B&B는 플로트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로군요. 사실 일반적인 B&B는 다른 빌드 방식의 칵테일처럼 짧은 텀블러에 얼음을 넣고 브랜디와 베네딕틴을 동량으로 넣어주는 것이지만, 이렇게 띄워서 만드는 것은 최초의 B&B 형태에 가까운 것이라 합니다.

그리고 제가 보는 실기 칵테일 레시피에서는 이 B&B를 만들 때 위와 같이 만드는 대신 "Snifter Glass를 사용할 시에는 1온스씩으로 늘리고 Stirring"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의 스니프터 글라스... 즉, 일반적인 브랜디 잔이로군요.

이러한 브랜디 글라스에 두 재료를 1온스씩 붓고 가볍게 저어서 만들어도 된다는 것이군요. 이번에 저는 그냥 위의 방식대로 리큐르 잔에 반 온스씩 띄우는 것으로 만들어봤습니다.

베네딕틴과 브랜디... 리큐르 글라스에 스푼으로 준비 끝입니다.
베네딕틴과 브랜디 둘 다 알코올 도수 40도로 동일하지만 베네딕틴은 바로 이 꼬냑에 꿀과 여러 허브 등을 넣어 숙성시킨 술이라 비중은 일반 브랜디에 비해 큰 편이라 아래쪽에 베네딕틴을 넣어야 합니다.

약간 노란빛이 나는 층이 베네딕틴, 좀 더 진한 색을 띈 것이 브랜디...
확연히 색이 갈라져 보기 좋군요. 장식은 필요 없이 이대로 완성입니다.

역시 양이 딱 1잔인 만큼 한 입에 입에 머금고 입에서 섞어야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에 입에 털어넣으면 솔직히 브랜디의 향이 꽤 강해서 처음엔 코 끝이 찌릿~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밑의 베네딕틴의 달콤함과 점차 섞여서 독하지만 강렬한 향과 단맛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그래도 제 개인적인 취향이라면 이렇게 만들기보단 잔에 얼음을 넣고 두 술을 섞은 후 천천히 마시는 편이 더 마음에 듭니다;


앤젤스 키스와 B&B... 난이도는 앤젤스 키스는 "어려움", B&B는 "쉬움"과 "보통"의 중간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앤젤스 키스의 경우는 제발 안 나왔음 합니다; 제가 가진 슬로 진이 이상한건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집에서 만드는데도 이렇게 깔끔하게 만들어지지 않아 수차례 시도를 해도 영 까다롭군요. 반면 B&B는 플로트 방식이지만 매우 쉽습니다. 베네딕틴을 따르고 브랜디만 천천히 부으면 비중차가 확연하기에 쉽게 떠오르고, 장식조차 필요 없는 것이니 난이도는 저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덧글

  • 시리벨르 2008/05/13 22:56 # 답글

    극과 극의 한잔이군요...//엔젤스 키스의 경우 시험치기전 바에 가셔서 주문을 해보는게 어떨까요?의외로 그런곳에서 좋은 정보를 많이 얻을수 있을것 같습니다(아...역시 실례일지도...)
  • nabiko 2008/05/13 23:29 # 답글

    실패하면 원샷!...저도 칵테일을 배워보고 싶네요
  • 세이람 2008/05/14 00:15 # 답글

    이야~ 정말 색이 곱군요. 맛보고 싶어졌습니다. ^ㅁ^
  • 에스j 2008/05/14 00:35 # 답글

    황금마약 B&B로군요. 꺄뮤XO로 만들고 감격의 비명을 질렀지요. ㅠ_ㅠ 그런데 B&B의 플로트 레시피는 처음 봅니다. 굳이 띄워서 한 입에 마실 술이 아닌데 말이지요.
  • 팡야러브 2008/05/14 01:38 # 삭제 답글

    모든 슬로진이 크림보다 가볍답니다 ㅡ_ㅡ; 그래서 우유를 그냥....;;
  • 피해망상 2008/05/14 02:24 # 답글

    그..크렘 드 카카오 말이죠. 화이트와 다크에도 약간의 맛의 차이가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어떤 차이인가요? 집에는 화이트만 있어서..
  • NeoType 2008/05/14 09:28 # 답글

    시리벨르 님... 정작 슬로 진과 카카오 등이 드문 재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이 쓰이는 재료도 아닌지라 솔직히 밖에선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만약 보이면 주저 없이 주문을 해봐야지요;

    nabiko 님... 원샷은 증거 인멸.(..)
    저도 사실 혼자서 계속 이렇게 만들어보며 배운 것이라^^;

    세이람 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합니다만, 솔직히 저 위의 앤젤스 키스는 약간 동떨어진 느낌입니다; 분명 초콜릿과 크림 등 달콤한 재료는 쓰였지만 브랜디가 너무 강해서...

    에스j 님... VSOP도 아닌 XO로...;
    저렇게 띄우는 방식의 B&B는 그야말로 클래식 스타일, 꽤 오래된 책을 뒤적인 적이 있었는데 저런 형태로 만든 사진도 있더군요.

    팡야러브 님... 그런데 제가 저 볼스의 슬로 진을 사기 전 옆에 있던 특이한 상표의 슬로 진을 집어들고 물어보니 "이건 꽤 달아서 조금 안 맞을지도..."라는 이야기를 들었었군요. 흔히 당분이 많을수록 비중이 높아지니 어쩌면 이 레시피는 그걸 염두에 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피해망상 님... 물론 상표에 따른 차이도 있겠습니다만, 굳이 말하자면 다크 초콜릿과 화이트 초콜릿 정도의 차이입니다. 그냥 마시기엔 다크가 초콜릿스러운 풍미가 있어서 달긴 해도 제법 맛이 좋고, 화이트 역시 초콜릿 풍미는 있지만 다크보단 적고 좀 더 진하게 단 맛이 남는 편이더군요.
  • Typhoon7 2008/05/14 09:36 # 삭제 답글

    B&B는 베네딕틴이 없는 bar가 많아서 마시기 쉽지 않더군요 -_-;
    western의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안좋아해서 피하다보니 요즘은 칵테일 마실 수 있는 정통 바도 그리 많지 않고... ('모던 바'라면서 알바생이 위스키 파는 곳들만 그득한 현실)
  • 니트 2008/05/14 14:11 # 답글

    B&B 색이 선명하게 구분되서 좋네요
  • 라비안로즈 2008/05/14 19:54 # 답글

    ㅎㅎㅎ 고생하시네요
  • 장어구이정식 2008/05/14 20:30 # 답글

    꺅 이뻐라 어쩐지 고등학교때 과학부에 있던 후배 녀석들이 소금물로 무지개탑 만들면서 고생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소금물은 마실 수도 없으니 만들고 버리고 만들고 버리고.. 고생 쫌 했겠는데요?!
  • NeoType 2008/05/14 21:48 # 답글

    Typhoon7 님... 정말 베네딕틴을 갖춰둔 곳은 꽤 드물지요. 요즘 흔히 보이는 "Bar"라고 간판을 건 곳에 가보면 그야말로 칵테일 몇 종류에 흔한 블렌디드 위스키를 잔 단위로 파는 곳이 대부분이라 아쉽기도 합니다.

    니트 님... 저렇게 딱 나눠진다면 만들 때의 기분도 참 좋습니다.
    ...층을 만들겠다고 슬슬 따랐는데 마구 섞일 때의 기분은 참...;

    라비안로즈 님... 얼른 다음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어구이정식 님... 그러고보니 어릴 적에 수련회 비슷한 곳에서 소금물이 아닌 뜨거운 물과 찬물로 "물탑 쌓기"란 것을 해본 적이 있군요. ...소금물도 해본 적이 없는데 물은 뜨거울수록 가벼워진다며 물감 탄 물을 쌓으라니 그게 잘 될리가 없었군요;
  • ㅜㅜ 2009/05/29 00:23 # 삭제 답글

    요고 사진 하나만 퍼갈게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