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or 모기약? by NeoType

요즘 슬슬 1년 중 가장 잠자리가 편치 않은 시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왜 낮동안은 창문 열어놔도 보이지도 않던 모기가 어째서 야심한 밤에는 은근슬쩍 나타나는지 모르겠군요;

여담으로 잠시 제 방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아파트 1층, 그것도 아파트 정문 통로 바로 옆에 창문이 뚫린, 마지막으로 북향이라는 3박자를 두루 갖춘 심히 안락한 공간입니다. 아파트 정문 방향으로 바로 창이 뚫려있다보니 누군가가 지나가기만 해도 저벅저벅 발소리 울리고 누군가 밖에서 이야기라도 하면 제 방에까지 또렷히 들립니다. 덤으로 창문을 열면 방 안이 다 보이기에 창문을 열더라도 항상 커튼을 쳐두는군요.

안 그래도 어두운 북향 방에서 커튼 꼭꼭 닫고 있으면 여름엔 한증막... 거기다 습기까지 찬 편이니 물먹는 하마는 필수품입니다. 그렇다고 겨울엔 따뜻한가 하면 창문을 닫아도 문틈으로 찬바람이 소통 원활하게 드나드니 겨울에는 매우매우 시원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뭐, 제가 더운 건 몰라도 추운 건 그런대로 좋아하니 이건 별로 문제가 안 됩니다만;

뭔가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결국 요즘은 모기 때문에 아주 번거롭기 짝이 없군요. 잘 때마다 더우니 창문은 열지만 창틀 모기장이 제구실을 못 하는건지, 아니면 또다른 틈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무엇인가 귓가에서 앵앵대는데다 잠시 방심하고 있으면 항상 물리니 이래저래 잠도 제대로 못 잡니다. 거기다 예전부터 왠지 모르게 저는 모기를 부르는 체질인지 어떤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도 꽤나 많이 물리는 편이로군요. 한 달에 한 번꼴로 목욕탕도 가고 제대로 씻고 사는데 왜 이러려나...;

그래서 늘상 밤에는 모기약을 쓰게 되는데...

제가 항상 쓰는 것은 이것입니다. 흔히 에프킬라로 대변되는 분사형 모기약은 냄새도 나고 어딘가 찝찝해서 안 쓰게 되더군요.

...그런데 저는 이 모기약도 왠지 모르게 잘 안 받는 느낌입니다.
이걸 켜놓고 자면 다음 날 아침은 굉장히 머리가 띵~ 합니다. 마치 전날 신나게 과음하고 그대로 쓰러져 실신했다 문득 정신 차린 느낌에서 숙취감만 뺀 느낌이랄지, 무엇인가 약이든 뭔가에 취한 느낌이 드는군요. 짧으면 아침 식사 전에 회복되지만 심하면 오전 내내 그 느낌이 지속될 때가 있으니... 이렇게 써놓고 생각해보니 오히려 약이 잘 받는건지도 모르겠군요; 그야말로 잡으라는 모기는 안 잡고 사람 잡는 모기약입니다;

뭐... 그래서 요즘은 아예 다음날 머리 아플 걸 감안하고 이걸 쓰고 자든가, 그도 아니라면 자기 전에 창문 잘 닫고 방 안에 들어온 모기들을 박멸하고 자는군요; 이제까지의 경험에 미루어 모기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간대는 대략 밤 1~2시쯤... 조용한 방에서 가만히 누워서 귀를 세우고 있으면 어디선가 앵~하는 희미한 소리가 점차 가까이 다가오고... 딱 발견한 순간 신나게 허공 박수를 쳐줍니다. 뿌리는 모기약을 쓰면 간단하지만 어디까지나 쾌적한 공간을 위해 화학 병기는 쓰지 않고 최대한 깨끗하게 잡으려 하는군요. 그렇게 해서 한 마리 잡으면 또다시 가만히 누워서 귀를 세우고 주변 감시를 재개... 주변이 조용해지면 그제서야 편하게 잠이 들 수 있게 됩니다...만, 야밤에 신나게 날뛰었으니 잠이 올리가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결국 이래저래 결국 모기약을 쓰는게 편하긴 편합니다;
그야말로 요즘은 매일 밤 "모기 물릴래? 모기약에 취할래?"라는 느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덧글

  • 역설 2008/06/17 19:33 # 답글

    모기약에 취해서 박수를 치는 우리 네타씨...
  • 니트 2008/06/17 19:36 # 답글

    완전 어둠속의 마충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생물입니다. (http://figaren.egloos.com/254211)
  • 아무로 2008/06/17 19:50 # 답글

    저도 이런 모기약을 써요. 타이머 기능이 없는지라 가끔 끄는 걸 잊고 나가서 문제이지만요 --;;;
  • 녕기君~ 2008/06/17 22:26 # 삭제 답글

    이럴때는 우리 조상님의 지혜 모기장 -_-;
  • 장어구이정식 2008/06/18 01:04 # 답글

    저는 뭐든 화학 약품에 약해서요 모기약을 못 쓴답니다. 창틀 모기장은 믿을 수 없는 녀석이라서 딱 침대만큼만 덮이는 소형모기장을 천장에 달아놓고 써요'ㅂ') 모기도 안 들어오고 참 좋답니다
  • 피해망상 2008/06/18 02:04 # 답글

    모기 천장이나 벽에 매달려 있을 땐 말이죠. 진공청소기로 싹 빨아들이면 됩니다(..) 파리는 바로 도망가버리는데, 모기는 멍청하게 그대로 매달려 있다가 빨려들어가요. 백이면 백, 다 그렇습니다(..)

    ..문제는 모기따위 잡으려고 진공청소기 꺼내는게 더 귀찮다는거겠지만.
  • 팡야러브 2008/06/18 05:29 # 삭제 답글

    원래 앵~할때 불을 딱 키면 벽이나 천장에 붙었는데..
    섣불리 그냥 잡으려다가 놓치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라서
    킬러를 쉭~ ㅋㅋㅋ
    저는 저 홈매트가 처음엔 머리아프고 그랬는데 좀 지나니 달콤한 향이 나서 괜찮더라는....;;
  • NeoType 2008/06/18 10:30 # 답글

    역설... ...그렇게 표현하니 뭔가 머리에 꽃 단 듯한...;

    니트 님... 서스펜스 소설이로군요;
    하여간 어두울 때의 그 귓가에서 앵앵대는 소리와 서늘한 날개짓 느낌은 뭐라 형용하기 힘듭니다.

    아무로 님... 그러고보니 이 모기약에 쓰여있기로, "하루 10시간씩 45일"이라는데... 저는 밤중에 5~6시간 정도밖에 안 씁니다만 생각 외로 빨리 닳아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걸 하루 종일 켜도 저렇게 오래 갈지는 참...;

    녕기...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결국은 과거 방식으로 돌아가게 되는구만;

    장어구이정식 님... 잠시 찾아보니... 호~ 이런 모기장도 있었군요~
    역시 생활 속의 편리한 걸 생각하는 것은 다 비슷한가봅니다^^

    피해망상 님... 오호~ 청소기...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그러고보니 예전에 한 번 큼지막한 바퀴벌레를 청소기로 빨아들인 적이 있었;

    팡야러브 님... 어째 밤중에는 모기의 움직임이 더 빨라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달콤한 향이시라니... 설마 취함을 넘어 적응 단계에 들어가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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