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밴시 (Banshee) by NeoType

요즘 제가 생각해도 블로그에 조금 뜸한 느낌입니다.
특히 근래에는 칵테일뿐 아니라 술도 약간 자제하는 중인데, 사실 피곤해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운동을 꽤 빡세게 굴리다보니 어째 한창 술이 잘 받을 오후 6~8시쯤이 되면 급격히 몸이 노골노골해지며 잠시 뻗어버리는군요. 그렇게해서 딱 깨어나면 시간은 대략 11시 내외... 그때 일어나면 뭔가를 또 하기에는 의욕이 생기지 않아 사이트 몇 군데 돌아다니거나 이런저런 책이나 조금 넘기다가 다시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고...의 반복이로군요; 하루 빨리 예전의 페이스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뭐... 칵테일 이야기로 넘어와서, 오늘은 밴시(Banshee)입니다.
예전부터 바나나 리큐르를 들여오면 꼭 만들어봐야지, 싶었던 칵테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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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셰이크

바나나 리큐르 - 30ml
크렘 드 카카오 화이트 - 30ml
크림 - 30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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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술과 카카오 리큐르에 크림... 마치 알렉산더나 그래스호퍼가 떠오르는 레시피입니다.
알렉산더를 비롯한 이러한 구성의 칵테일은 그야말로 달콤한 디저트 칵테일의 기본 레시피라 할 수 있겠군요. 베이스를 페퍼민트로 하면 그래스호퍼, 갈리아노를 쓰면 골든 캐딜락, 거기다 바나나 리큐르를 사용해서 이 밴시가 됩니다. 거기다가 사용하는 카카오 리큐르를 다크나 화이트로 바꿔주면 또한 이름이 바뀌니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응용이 가능한 칵테일이 많습니다. 

칵테일의 이름인 "밴시"는 아일랜드 쪽의 신화에 등장하는 정령으로, 왠지 판타지 계열에서 유명할법한 느낌입니다. 이 밴시는 여성의 모습을 한 정령으로 누군가에게 나타나서 슬프게 운다 하는데, 이는 그 사람의 가족 또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의 전조라고 하는군요. 마치 우리나라에서 누군가 죽기 전에 저승사자가 보인다거나 중국에서 밤중에 들리는 올빼미 소리는 누군가의 죽음의 징조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재료는 바나나 리큐르와 카카오 화이트, 마지막으로 크림입니다. 언제나의 재료들이로군요.

그러고보니 제가 언젠가 리큐르 회사 중 저 카카오의 상표인 드 퀴페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었는데, 그 이유는 저 병과 뚜껑 때문이로군요. 리큐르 병은 한 번에 사용하는 양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뚜껑이 있는 푸어러를 끼워두지 않는 이상 여러 번 열었다 닫았다 하며 두고두고 쓰게 됩니다. 흔히 이러한 카카오나 페퍼민트, 큐라소 등의 리큐르들의 다양한 상표를 살펴보면 볼스(Bols)나 마리 브리자드(Marie Brizard)의 경우에는 뚜껑이 알루미늄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알루미늄 뚜껑은 처음엔 깔끔해 보이지만 단점은 쓰면 쓸수록 뚜껑 안쪽에 리큐르가 조금씩 말라 붙으면서 뚜껑 자체가 병에 들러붙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경우엔 거의 완전히 달라붙어서 어지간히 비틀지 않고선 열리지 않고 이걸 열기 위해 힘을 주면 뚜껑이 점점 휘어지게 되니... 그야말로 악순환의 반복이로군요. 물론 한 번 쓸 때마다 병 주둥이를 잘 닦은 후 닫아두면 그나마 이런 현상을 피할 수 있습니다만, 여러 개의 리큐르가 쓰이는 칵테일의 경우 재료를 하나하나 붓는 과정에선 이렇게 닦는 것이 번거롭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러한 드 퀴페의 플라스틱 뚜껑은 오래 쓰는 것을 가정할 경우엔 꽤 편리합니다. 금속 뚜껑처럼 들러붙지도 않고 그렇다고 휘어질 염려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 바나나 리큐르를 살 때 병 모양이나 뚜껑이 드 퀴페의 방식을 따라간 것이라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잠시 이야기가 샜습니다만 칵테일로 돌아갑니다;

순서대로 셰이커에 담고 잘 흔들어 따라냅니다.
크림을 사용하는 칵테일이 다 그렇듯이 완전히 퍼지도록 충분히 강하게 흔들어줍니다.

굳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코코아 가루 약간... 이걸로 완성입니다.
색상이 딱 바나나 우유 색이로군요;

색상뿐 아니라 맛 역시 바나나 우유 맛입니다. 아니, 그냥 바나나 우유라기보단 진하게 응축한, 입에 착~ 붙는 느낌의 달콤한 바나나 크림과 같은 맛이로군요. 알코올의 느낌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그야말로 달콤한 디저트라는 느낌입니다.

그러고보니 문득 왜 이러한 달콤한 칵테일에 밴시라는 죽음과 관련된 정령의 이름이 붙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 달콤한 여성적 이미지를 따온 것이 아닐까 싶군요. 그리고 덤으로 알코올은 느껴지지 않지만 그만큼 마시다보면 취기가 몰려오기 좋은, 즉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왠지 그럴싸 하다는 느낌입니다;

덧글

  • 아무로 2008/07/05 15:27 # 답글

    밴시는 어쨌거나 일단 <예쁜 여성>이니까요. ㅎㅎㅎㅎㅎ
  • 나인 2008/07/05 16:23 # 삭제 답글

    저희도 리큐르 주문할 때 가급적이면 DK로 해달라고 부탁하죠.
    네임 밸류도 높고, 기왕이면 플로팅도 균일하게.
    요즘은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볼스가 진열장을 메웠지만 말이죠 -_-;
  • 팡야러브 2008/07/05 16:41 # 삭제 답글

    요즘은 볼스 제품도 플라스틱이 씌워져 나옵니다 ㅎㅎ
  • 니트 2008/07/05 22:05 # 답글

    조금 더 뻥이 강한 괴담에서는 울음으로 유혹해서 익사시킨다고도 하더군요..;;
  • 시리벨르 2008/07/05 22:16 # 답글

    드디어 블로그 갱년기군요...
  • 국사무쌍 2008/07/05 23:36 # 답글

    오늘 수상 축하드립니다^^
  • NeoType 2008/07/05 23:47 # 답글

    아무로 님... 칵테일 맛 역시 부드럽고 달콤하니 딱 이미지대로라 할 수 있겠군요.

    나인 님... 특히 저 드 퀴페는 병 주둥이도 길~쭉하니 따르는 양을 조절하기도 좋더군요.
    ...그러나 역시 다른 것에 비해 가격이;

    팡야러브 님... 호오... 볼스도 그렇게 바뀌었군요.
    아직 바뀐 건 못 봤는데 나중에 찾아봐야겠습니다.

    니트 님... 한번 밴시에 관한 것들을 검색해보니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더군요.

    시리벨르 님... 갱년기는 아직이지요;
    요즘은 그저 제 몸이 게을러진 것일 뿐;

    국사무쌍 님... 오늘 만나뵈서 즐거웠습니다~
    나중에 또 뵙지요~^^
  • 양치기Girl 2008/07/06 00:31 # 답글

    아~이거 푸딩같은걸로 만들어도 맛있겠어요~
  • NeoType 2008/07/06 00:33 # 답글

    양치기Girl 님... 그러고보니 최근 젤라틴을 조금 들여왔는데, 이런 칵테일에 조금 섞어주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습니다^^ 나중에 시도해볼까나...
  • 역설 2008/07/06 08:49 # 답글

    웨일 오브 밴시(밴시의 통곡)은 네크로맨시 게열 주문으로 클래스 9인데 들은 사람을 사망처리하는 주문으로서... (주절주절...음?!)
  • 미미르 2008/07/06 11:04 # 삭제 답글

    벤시하면 워크래프트3 언데드의 저주거는 올빽 산발의 아줌마들밖에 안떠오르는군요 -┏;;;
    이쁜 정령이였군요(...)
  • NeoType 2008/07/06 11:23 # 답글

    역설... ...들려주마;

    미미르 님... 사실 저도 요즘은 "밴시"하면 아름다운 여성이라기보단 그런 이미지가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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