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탱커레이 넘버 10 (Tanqueray No.10) by NeoType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는 술을 구하려면 당연히 외국에 나가서 사오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평소 외국에 나갈 일이 없다면 오직 무엇인가 원하는 것을 사오기 위해 직접 나가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로군요. 그래서 평소에는 그야말로 인터넷 검색으로 원하는 물건의 사진만 보며 버티다가(..) 외국에 나갈 일이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진의 상표 중 하나인 탱커레이, 그 중에서도 특히 이 탱커레이 넘버 10은 우리나라에는 정식 수입되지 않는 술입니다. 진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언젠가 꼭 한 번 마셔보겠다 벼르던 물건이었습니다만, 이번에 신양수 님의 도움으로 이 병을 직접 손에 잡아보는 날이 왔습니다. 그야말로 예상 외의 득템이라 할만큼 실물을 보는 순간 퍼져가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겉으로는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속으로는 마치 갖고 싶던 장난감을 손에 넣은지 약 10초가 경과해서 흥분이 최고조에 달한(?) 어린애와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탱커레이 넘버 10입니다.
팔각형으로 각이 진 길쭉한 녹색 유리병에 깔끔하게 전면 라벨 외의 글씨들은 병 자체에 인쇄된 독특한 멋이 있군요.

저 No.Ten이라 쓰여있는 부분은 금속 라벨로 되어있습니다만 카메라 플래시 반사 때문에 하얗게 나왔습니다.

저번에 소개했던 탱커레이 오리지날과 비교... 롱다리(?)로군요.
그리고 전에 했던 이야기의 재탕입니다만 이 탱커레이 넘버 10은 본래의 탱커레이 진에 비해 시트러스, 즉 감귤류의 재료를 첨가해서 만든 진으로 마티니 시장을 고려해서 출시한 상품이라 합니다. 이 진은 출시된지 약 8개월 여만에 증류주 컨테스트의 상을 휩쓸었고 2001년에는 증류주, 즉 스피릿(spirit) 중에서는 처음으로 ISC(International Spirits Challenge) 상을 받기에 이르렀다 하는군요. 과연 이러한 명성과 시트러스 향이 첨가된 탱커레이의 맛은 어떨까 매우 궁금했었습니다.

뒷면... 일본에서 구입하신 것이라서인지 역시 수입 정보 표기 라벨이 일본어로 되어있군요. 항상 한글 라벨만을 보다가 이렇게 다른 나라 언어로 쓰인 것을 보니 왠지 신기합니다. 그나저나 원산지 이기리스(イギリス)라... 어떻게 하면 영국이기리스가 되는지 예전부터 궁금했습니다;

용량 750ml에 알코올 도수가 47.3도... 오리지날 탱커레이와 용량과 도수가 같습니다. 저 위에 나란히 놓은 두 개의 병이 같은 용량이라... 처음 봤을 때는 넘버 10쪽이 좀 더 클 것이라 생각했는데 똑같았군요;

어쨌든 중요한 것은 맛!
잔에 한 잔 따라 가만히 향을 맡으니 풍겨오는 산뜻한 레몬이나 라임과 같은 시트러스 향... 무심코 계속 향을 맡다가 입에 슬쩍 흘려넣으니 탱커레이 진 특유의 찌릿~하게 찌르는 듯한 날카로움과 향기로운 감귤류의 향과 맛이 퍼져가고... 결코 달콤한 술은 아님에도 매우 달콤하게 느껴지는 맛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이 자체만으로도 베르뭇이 극히 소량 포함되고 레몬 유분을 짜넣은 마티니와 같은 맛이 납니다. 차게 해서 마시면 특히나 멋진 맛이 날 것 같군요.

내친김에 이걸 이용해서 마티니를 만들었습니다.
평소 자주 만드는 비율은 진과 엑스트라 드라이 타입 베르뭇의 비율을 5:1로 만들었습니다만, 이 진을 쓰면 베르뭇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11:1... 진을 55ml, 베르뭇을 5ml만을 넣어 만들고 올리브 대신 길게 벗겨낸 레몬 껍질을 썼습니다.

레몬 껍질은 보통 작은 조각을 슬쩍 잔 주변에서 눌러 짜주면 껍질에 포함된 향기나는 유분이 퍼집니다만, 이렇게 길게 잘라 일부러 잔에 가까이 대고 짠 후 껍질로 잔 주변을 슥슥 훑어준 후 잔에 떨어뜨리면 특히나 레몬의 향이 잔을 한가득 덮는 느낌이 됩니다. 올리브를 쓴 것에 비해 산뜻함과 깔끔함이 훨씬 살아나는 맛이 나는데, 이 진은 역시 진 자체에서 감귤류의 향이 나므로 이렇게 만드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맛은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얼음으로 인해 차게 식은 진에 섞인 희미한 베르뭇의 풍미로 한층 진한 맛이 나는 것이, 과연 마티니 시장을 고려해 출시한 상품 답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역시... 국내에선 구하기 매우 힘들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가격을 잠시 알아보니 외국 인터넷 주류 판매 사이트 기준으로 일반적인 진의 가격대는 상품에 따라 $10에서 $40 내외하는 가격인데, 탱커레이 오리지널은 약 $28 정도의 가격이로군요. 그리고 이 넘버 10은 약 $36 정도인 것으로 보아 만약 국내에 정식 수입된다면 일반 진들에 비해 좀 더 비싼 편이 될 것 같습니다.

덧글

  • 시리벨르 2008/07/16 20:54 # 답글

    레어를 넘는 유니크한 아이템이군요...
  • 니트 2008/07/16 21:26 # 답글

    물건너에서 공수해오신 술'님'이시로군요... No.10이 꼭 훈장 같습니다. ^^
  • 覇天魔女 2008/07/16 22:04 # 답글

    잉글리쉬->이기리시 아닐까요[..]
  • 신양수 2008/07/16 23:20 # 삭제 답글

    작곡가가 당대의 명가수에게 곡을 헌정하여 그 연주회에 참석한 기분입니다. ~~~ㅋㅋ
  • 아무로 2008/07/17 02:17 # 답글

    오오옷, 병까지 이쁘네요!!! 진에 대한 저의 주요 관심사는 진토닉으로 만들었을 때 얼마나 맛있느냐이지만.... 마티니 시장을 고려해서 나온 상품일지라도 토닉이랑도 분명 맛있을 거 같아요! 하악하악...
  • 피해망상 2008/07/17 02:56 # 답글

    그 사진으로만 보던 넘버 텐이군요-
  • 팡야러브 2008/07/17 06:31 # 삭제 답글

    넘버텐.... 대단한 득템이십니다~~~ 우오오오오오오~~~~~
    사실은.. 진 베이스는 진토닉밖에 못마시겠지만 말입니다 ㅡ_ㅡ;
    이기리스는 EnGLISh (대문자로 쓴게 이기리스가 되지요) 아닐까요 ㅋㅋ
  • NeoType 2008/07/17 13:49 # 답글

    시리벨르 님... 나름 레어품목이군요.
    우리나란 왜 이런 술은 수입을 안 할까나...

    니트 님... 그러고보니 딱 훈장같은 모양새군요~
    보기보다 "높으신 분"이려나요^^;

    覇天魔女 님... 어떻게 읽으면 저렇게 될까요...
    뭐, 다른 나라 언어이니 생각해봐야 무리일 것 같습니다;

    신양수 님... 탱커레이 감사합니다~^^
    명가수라니요; 그냥 쬐~끔 술을 좋아하는 녀석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무로 님... 확실히 전부 마티니로 소비하긴 많으니 이걸로 나중에 진토닉을 좀 만들어봐야겠군요.
    감귤 향이 솔솔~하니 레몬을 짜넣고 만들면 꽤나 맛이 시원할 것 같습니다~

    피해망상 님... 사진으로 보던 것을 직접 만져보고 마셔보니... 새삼 묘한 기분입니다^^

    팡야러브 님... 저는 대부분의 진을 진토닉, 마티니, 피즈 정도로 마시다보니 새로운 진이 들어오면 여러 가지로 시험해보고 싶더군요.
    이기리스... E G(i) Li S입니까;
  • 신양수 2008/07/17 16:27 # 삭제 답글

    ENGLAND===> イギリス가된것은 일본인도 잘 모르는군요.진으로는 진앤잇, 이나 싱가폴슬링등을 잘 만들어 마시는군요.
  • NeoType 2008/07/17 17:21 # 답글

    신양수 님... 이기리스야 뭐... 그냥 이제 그러려니 합니다;
    진앤잇은 꽤 마시기 좋은 편이라 예전엔 자주 만들었는데 이젠 이왕 만들거면 마티니를 만들다보니... 이것이 점점 마티니 취향이 달콤함에서 쓴맛으로 바뀐다는 이야기인가 봅니다.
  • gargoil 2008/07/19 09:57 # 답글

    아.. 저도 누가 공수해주면 참 좋겠습니다만, 일단은 국내의 술을 수집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그러나 언젠가 반드시! 무조건! 죽어도! 탱커레이를 먹어 볼 겁니다.
  • NeoType 2008/07/19 12:54 # 답글

    gargoil 님... 항상 무슨 술을 사러 가면 목표한 것 외에 다른 것들에 마음 끌리는 경우가 많더군요;
    탱커레이... 반드시 구하려고 하면 언젠가는 꼭 구해지니 그런 날이 빨리 오시면 좋겠군요~
  • 신양수 2008/07/19 14:45 # 삭제 답글

    요즘은 진 의 맛이 입안을 휘감아서 죽겠어요. 큰데 칵테일바이외에서는 진을 마실수가 없으니...
  • NeoType 2008/07/20 11:27 # 답글

    신양수 님... 진 맛이 한 번 들이면 묘하게 끊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증류주 중에서는 특히 좋아하는 것이 진 외에도 럼, 위스키와 데킬라인데, 어째 진만큼 중독성(?)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원래 "약"이었기 때문이려나...;
  • 신양수 2008/07/31 09:35 # 삭제 답글

    어제 당일치기로 일본에 갔다오게되어서 진 하나 샀어요. plymouth.
    병도 산뜻하고 맛도 있을것 같네요. 아직 따진 않았는데. 1100엔 정도
    하더라고요. 이번에 친자노 로소도 들여 왔고요. 출장가방에 술밖에
    없냐고 타박하는 마눌ㅠㅠㅠㅠ.
  • NeoType 2008/07/31 10:56 # 답글

    신양수 님... 오~ 플리머스 진을 들여오셨군요. 듣기로는 일반 런던 드라이 진에 비해 향이 다르고 맛 역시 조금 단맛이 느껴진다는데 왠지 궁금합니다.
    ..."알코올 출장"(?)이셨군요;;
  • 신양수 2008/08/01 09:23 # 삭제 답글

    .탱거레이 10은 어디 웹사이트에 보니깐 진토닉으로 만들면 over-qualified 라고 되어 있네요.
    역시 마티니 전용이군요.
    플리머스는 진짜 런던드라이진 이 아니라 잉글리쉬 드라이진 이라고 쓰여 있어요.
    뭔가 다른가봅니다. plymouth는 영국 남서부끝자락의 도시 이름이기도 하네요.
  • NeoType 2008/08/01 18:18 # 답글

    신양수 님... "over-qualified"라... 자질이 넘쳐 걸맞지 못하다, 대충 그러한 말이려나요. 나중에 한 번 직접 마셔봐야겠습니다.
    플리머스는 잠시 찾아보니 정말 그 이름대로 그 도시에서 만들어지는 진이라고 하는군요. 맛이 독특하다니 언젠가 꼭 마셔봐야겠군요~
  • 김우석 2008/08/08 05:55 # 삭제 답글

    탱커레이 넘버10이 정식수입이 안되는건가요??
    전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바에서 이것만 먹는데..-.-;;
    혹시 드시고 싶으신분이 계신다면..제 블로그에 소개된 바로 가보시길..
  • 신양수 2008/08/08 17:03 # 삭제 답글

    이진은 진&토닉 으로 마시기에는 OVER=QUALIFIED 라고 소개 되어있습니다.
    마티니로 즐기는것이 추천되어 있군요.
  • 신양수 2008/08/08 17:04 # 삭제 답글

    OVER QUALIFIED 란 단순히 과품질 이라는 뜻이지요. 어떤 목적에 지나치게 좋은걸 의미합니다.
    박사출신이 말단 사원으로 지원하면 "OVER QUALIFIED"라는 명목으로 입사거절이 됩니다.
  • 김우석 2008/08/08 21:07 # 삭제 답글

    혹시..이거 구할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3~4병정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된다면 아마도 4~5만원 정도의 가격일것 같습니다.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여기에 말씀드릴테니..
    제꺼 한병 빼놓고 나머지는 필요하신분께 넘기도록 하죠..^^;;
  • 강허리 2008/08/16 17:54 # 삭제 답글

    인천공항 롯데 면세점에서 봤어요.. 제가 평소에 진토닉을 즐기는데...봄베이보다는 이게 더 낫더라구요..탱커레이 잉글리쉬 1000ml가 $20, 탱커레이 넘버 텐 1000ml가 $35불이어요..

    용량 대비 괜찮죠?? 넘버 텐 사서 먹어보고 싶어요..궁금....
  • NeoType 2008/08/31 22:24 # 답글

    김우석 님... 오오... 이것을 취급하는 곳도 있군요.
    신사동이라... 그리 멀지 않으니 나중에 꼭 들러봐야겠습니다~^^

    신양수 님... 솔직히 진토닉에 쓰기엔 아깝군요. 그동안 집을 떠나있느라 아직 토닉으론 마셔보지 못했습니다. 역시 직접 마셔본 후 느껴봐야겠습니다.

    강허리 님... 오호~ 면세점에서도 취급하는군요. 나중에 새로 들여올 일 있으면 그쪽도 돌아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봄베이는 솔직히 특유의 향이 너무 강해서 웬만한 칵테일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나마 가장 잘 맞는게 토닉인 것 같습니다.
  • 신양수 2008/10/07 14:08 # 삭제 답글

    간만에 글 올리는군요. 다음주에 팀 회식이 있는데 팀장(본인)이 진을 좋아하다보니깐
    팀 회식도 순 GIN만 마시는 회식으로 변질(?) 되었습니다. 이번엔 가볍게 웨팅어 맥주
    로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진(토닉, 마티니) 인데 고든스와 탱거레이를 준비했습니다.
    좋은 승부이겠죠?
  • NeoType 2008/10/07 17:12 # 답글

    신양수 님... 오랜만이십니다~
    역시나 진을 좋아하시니 진으로 진을 치셨군요^^;
    토닉과 마티니라면 고든이나 탱커레이나 빠질 수 없지요. 부럽습니다^^
  • 신양수 2008/10/23 09:41 # 삭제 답글

    김우석님이 얘기하신 가로수길의 한바(우연히찿음)에 갔는데 진짜 넘버10이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주류 콜렉션이 쎄고 바텐더의 실력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마티니 11:1 로 주문했는데 한마디로 최고의 맛 이었습니다. 그후로 3일간 넘버10의
    향이 입안을 떠나지 않더군요. 가격은 15,000원. 일단 가격을 떠나 한잔의 가치가
    충분한 물건입니다. 가로수길 초입(압구정쪽에서 봤을때) 우측 골목에서 오른편에 있는
    MIX 라는 라운지BAR 이군요. 일단 제가 봤을때 없는 주류는 압상트말고는 없었습니다.
  • 신양수 2008/10/23 17:34 # 삭제 답글

    고든스 와 봄베이의 진 대결 결과 입니다. 총 8명이 마셨고요.
    첨엔 봄베이쪽이 우세 점차 고든스 쪽 우세 결과는
    백중세 또는 고든스의 약간 우세로 긑남.
    종목은 진&토닉 이었습니다.
  • NeoType 2008/10/23 20:58 # 답글

    신양수 님... 오오~ 가보셨군요~ 저도 일단 위치만 알아뒀습니다만 압구정 쪽은 좀처럼 갈 일이 없어서 계속 미루고 있었군요. 말씀을 들으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고든과 봄베이 토닉 비교라... 봄베이 토닉이 확실히 향은 강렬한 매력이 있지만 고든의 그 오묘한 맛이 또 매력이니 막상 나란히 놓고 비교하자면 꽤나 비교하기 힘들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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