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뭇] 친자노 로소 (Cinzano Rosso) by NeoType

Vermouth 또는 Vermuth... 저는 항상 "베르뭇"이라 읽고 있는 종류의 술이로군요. 이 종류는 리큐르의 하나로 취급되기도 합니다만 정확히는 포트 와인, 셰리 등과 마찬가지로 강화 와인(fortified wine)으로 분류됩니다. 대표적인 식전주임과 동시에 마티니를 비롯한 여러 클래식한 칵테일에 쓰이는 재료이기도 하군요.

그러한 베르뭇들 중 이탈리아 상표 중 하나인 친자노(Cinzano), 그 중 스위트 타입 베르뭇인 친자노 로소(Cinzano Rosso)입니다. 알코올 도수 15도 용량 750ml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종류의 와인입니다. 꽤나 예전부터 쓰던 녀석이라 이제 1/3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군요.

베르뭇이라는 술은 와인에 향쑥을 비롯한 각종 향이 독특한 허브들과 향신료 등을 넣어 향을 줌과 동시에 알코올을 첨가하여 도수를 끌어올려 더 이상의 발효와 숙성이 일어나지 않게끔 만든 와인의 한 종류입니다. 다양한 향신료를 쓴 만큼 당연히 일반 와인에 비해 화려한 향이 인상적이고 이 향의 밸런스와 특징은 상표마다 다르다 합니다만 제가 접해본 상표는 아직 그리 많지 않군요. 또한 달콤한 스위트 타입부터 단맛이 없는 드라이 타입, 그리고 극도로 단맛이 없는 엑스트라 드라이 타입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베르뭇은 뭐라 읽어야 할 지 처음에 가장 혼란스러웠던 술 중 하나였군요. 영어식으로 읽자면 "버무스"가 가장 흔하고, 독일식으로는 "베르무트"로 읽히고, 거기다 일본어로 표기하면 ベルモット... 즉,  "베르모트" 또는 "벨모트"라는 듣도 보도 못한 것이 튀어나옵니다. 아마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꽤 유명한 만화인 "바텐더"에서 처음 1~5권까지는 이것을 "벨모트"라 표기해서 약간의 마찰이 있기도 했었습니다. 덕분에 6권부터는 "베르무트"라고 정리되어 마음에 들더군요.

여담으로 이와 비슷하게 보드카 역시 일본어로 표기하면 ウォッカ, "우옷카", 즉 "워커"가 됩니다. 덕분에(?) 바텐더 1~5권까지는 보드카 역시 "워커"라 표기되어 있어서 지금도 보면 꽤나 눈에 걸리는군요. 이것 역시 6권부턴 수정되어서 다행입니다.

어쨌거나... 저는 이 "Vermouth"라는 술을 "베르뭇"이라고 읽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표기된 책도 있긴 합니다만 처음 이 술은 독일어로 "향쑥(Wermut)"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된 독일 와인의 한 종류였습니다. 이 "Wermut"는 여러 허브를 첨가하여 향을 준 와인으로, 그러한 향쑥 중 하나인 웜우드(wormwood)를 이용해서 향을 낸 독일의 와인이 한 이탈리아인의 마음에 들게 되었고, 이러한 와인과 비슷하게 자신이 조합한 향이 있는 와인을 "Wermut"에서 이름을 따서 "Vermouth"라고 부르게 된 것이 현재의 베르뭇의 시작이라 합니다. 여담으로 저 웜우드라는 향쑥은 특히 압상트(Absinthe)에 많이 쓰이는 것이라 하는군요.

이 "Vermouth"은 이탈리아식으로 발음하면 "버머스(vз:m)"에 가깝고 독일식으로는 "베르무트(ve:rmu:t)"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 "베르무트"의 마지막 "트"는 발음상 묻혀지는 경우가 많으므로("베르무-ㅌ"정도로) 아예 그냥 끊어서 "베르뭇"이라 읽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에 저는 이렇게 읽고 있군요. 뭐, 사실 "베르무트"나 "베르뭇"이나 "버무스"나 거의 혼용해서 쓰는 판이니 마음에 드는 대로 부르시면 되겠군요;

<사진 출처 - 친자노 홈페이지(http://www.cinzano.com/)>

다른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이 친자노는 현재 베르뭇은 총 4가지 상품이 있습니다. 오른쪽부터 로소(Rosso), 로제(Rosé), 엑스트라 드라이(Extra dry), 비앙코(Bianco)로군요. 가장 오리지널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오늘 소개하는 로소이고 색상은 레드 와인과 같은 붉은색에 단맛이 특히 두드러지는 스위트 타입입니다. 또 색이 없는 화이트 베르뭇이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비앙코, 다른 하나는 엑스트라 드라이입니다. 그리고 저 로제 타입은 아직 실제로 본 적이 없습니다만 마치 로제 와인과 같은 색상에 약간 단맛이 있는 종류라 하는군요.

흔히 베르뭇은 색이 있는 레드 베르뭇을 "스위트 베르뭇", 그리고 색이 없는 화이트 베르뭇을 "드라이 베르뭇"이라 구분합니다. 일반적으로 색이 있는 베르뭇일수록 단맛이 강하기 때문인데 사실 화이트 베르뭇, 즉 드라이 베르뭇이라도 몇몇 종류는 어느 정도는 단맛이 있습니다. 이 친자노의 화이트 베르뭇 중 비앙코만 해도 로소에 비해 단맛이 적을 뿐 분명히 단맛이 있습니다. 반면 엑스트라 드라이 타입은 단맛이 전혀 없고 오히려 씁쓸하게 느껴질만큼 향만 두드러지는군요. 즉, 엄밀히 말하면 비앙코 역시 스위트 베르뭇이라 구분하고 엑스트라 드라이만 드라이 베르뭇이라 해야겠습니다만, 비앙코는 상대적으로 단맛이 적고 구분이 쉽기에 편의상 드라이 베르뭇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색이 있는 레드 베르뭇을 이탈리안 베르뭇(Italian Vermouth), 색이 없는 화이트 베르뭇을 프렌치 베르뭇(French Vermouth)이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사실 이런 구분은 당장 이 친자노만을 봐도 무의미한 구분이라 할 수 있군요.

리큐르 잔에 한 잔... 왠지 이 베르뭇은 와인잔이나 셰리잔만한 크기의 잔에 따르기보단 이렇게 소량만을 따르는 것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향은 약간 시큼한 것도 같은, 그리고 코를 꿰뚫듯이 싸~한 것이 독특한 느낌입니다. 맛 역시 일반 와인에 비교하면 달콤함과 동시에 여러 허브 등에 의한 묘한 "약 같은" 풍미가 있습니다. 사실 이 베르뭇은 약간 익숙한 분이 아니라면 처음 마셔본 사람은 대부분 기묘한 표정을 짓게 되는 맛이 있군요; 그러나 셰리와 더불어 대표적인 식전 와인의 하나인 만큼 맛이 익숙해질수록 왠지 이 맛에서 매력이 느껴집니다. 단맛 속에 든 약간 신맛과 허브향이 입 안에 자극을 주어 침이 돌게 하는 느낌이로군요. 그리고 향 역시 점차 기분 좋게 느껴지게 됩니다.

사실 평소엔 이 베르뭇들은 그냥 마시기보단 칵테일에 대부분 쓰고 있습니다. 약간만 들어가도 제법 개성이 강한 편이라 확연히 맛이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군요. 특히 이 스위트 베르뭇은 대표적인 고전적인 칵테일인 맨해튼과 롭 로이 등에서는 빠질 수 없는 재료로군요.

이 친자노의 로소와 비앙코, 엑스트라 드라이는 시중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격대는 대략 12000~18000원 사이로군요.

칵테일에 꽤나 많이 쓰이는 종류이긴 합니다만 솔직히... 저는 이 베르뭇이라는 종류를 다른 사람에게 쉽게 권하지 못하겠더군요. 처음 마시는 경우라면 향과 맛이 독특해서 꽤 취향 탈법한 느낌이기도 하거니와 이 베르뭇이 쓰이는 칵테일은 당장 마티니, 맨해튼 등만 봐도 맛이 독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거기다 흔히 요즘 취향의 가볍게 마시기 좋은 칵테일들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베르뭇이기도 하기 때문이로군요.

그러나 만약 뭔가 "고전적인 맛", 그리고 뭔가 독하지만 익숙해질수록 매력적인 맛을 가진 칵테일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꼭 시도해볼만한 술이 이 베르뭇이라 생각합니다.

덧글

  • 팡야러브 2008/07/27 15:34 # 삭제 답글

    뭐.. 칵테일의 황제나 여왕에 들어가는 (마티니와 맨하탄) 것들이니 일반인들이 범접할 수 없는 맛을 가지고 있다는.... ㅡ_ㅡ;
    명탐정코난에 보면 검은조직원들 이름이 다 술이죠 ㅋㅋ
    쉐리, 진, 워커, 베르무트, 키안티등등.. (베르무트는 권수마다 발음이 다르더군요..;)
  • 녕기君~ 2008/07/27 19:12 # 삭제 답글

    베르뭇 하니 바하무트가 생각나고 (...)
    셰리하니 세제와 대항해시대 온라인이 생각나는건 (...)

  • 니트 2008/07/27 21:12 # 답글

    제목만 보고 '천자로소' 라고 읽어버렸습니다.;;;;;
  • 국사무쌍 2008/07/28 01:08 # 답글

    조금 다른 얘기긴 하지만 베르뭇과 베네딕틴이 햇갈려서
    B&B 재료가 베르뭇이던가~하던 때가 있었지요(먼산...)
  • NeoType 2008/07/28 11:37 # 답글

    팡야러브 님... 그야말로 약간 난이도(?)있는 술이라 할 수 있겠군요.
    베르무트 발음은 이래저래 치이는군요. 그런데 코난은 과연 언제 끝날까요...;

    녕기... 너니까.(..)
    그러고보니 왠지 이름이 묘하게 바뀌었다 생각했더니 "~"를 넣었군;

    니트 님... "내가 바로 천자로소." (?)
    ...뭐랄까요;

    국사무쌍 님... 그러고보니 저도 예~전에 칵테일에 대해 알기 시작할 때쯤엔 스위트, 드라이 베르뭇 구분 없이 그냥 이 녀석으로 마티니랍시고 만들었던 적도 있었군요;
  • 행인2 2009/01/19 23:10 # 삭제 답글

    맞아요...바텐더에 워커...어찌나 거슬리던지 보드카도 모르는 사람이 번역하지 말란 말이야!!!라고 외쳐주고 싶었습니다.
  • NeoType 2009/01/20 11:32 #

    행인2 님... 모르는 상태에서 보면 "아, 워커란 술도 있나 보구나."라고 생각하기 딱 좋지요. 스카치 위스키인 조니 워커도 아니고 처음 바텐더를 봤을 땐 참 거슬렸습니다;
  • 위스키베이스 2009/12/11 11:59 # 삭제 답글

    음.. 친자노 로소나 마티니 로소 같은 베르뭇은 대표적인 식전주의 하나라고 하더군요..

    식전주 뒤에 먹을 음식들에 지장이 될 정도로 강하지 않고 약간의 달콤함과 오묘한 허브의 시고 향긋함이 한잔 마시게 되면 식욕을 돋구어 주는 느낌입니다. 곧 친자노 로소를 친구가 캐나디언 클럽을 들고 나오면 써보게 될텐데, 친자노를 한잔 권해주고 맨하튼을 줘서 풍미의 변화를 느끼게 해 줘야겠어요 .

    앙고스트라 비터즈가 없는게 한입니다. (정말 구하기 어렵더군요.. 울산에서 가장 큰 주류백화점에도 없는것 같으니...)
  • NeoType 2009/12/13 15:59 #

    위스키베이스 님... 베르뭇을 그냥 마시자면 역시 드라이보단 스위트 쪽이 마음에 들더군요.
    캐나디언 클럽으로 만든 맨해튼... 최고지요~ 비터즈는 사실 어찌보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긴 합니다. ...그래도 역시 있는 편이 좋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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