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오텀 리브즈 (Autumn Leaves) by NeoType

요즘은 계절상으론 분명 가을일텐데... 왜이리 더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늘이 진 곳은 그런대로 선선하니 괜찮은데 조금이라도 햇빛이 드는 곳에 나가면 아주 온몸이 타들어가는군요; ...여담으로 제가 늘 쓰는 아이디이자 이 블로그의 주소인 "darkone"이란 말대로 저는 가장 좋아하는 색은 검정색, 밝은 곳보다는 어두운 곳, 낮보다는 밤, 더운 것보다는 추운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 이유로(?) 오늘 만들 칵테일은 오텀 리브즈(Autumn Leaves)입니다. "가을의 낙엽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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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빌드

버번 위스키 - 45ml
베네딕틴 - 15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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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위스키와 베네딕틴을 3:1로...
예전에는 이렇게 2~3가지의 재료만으로 만드는 칵테일은 딱히 이야기거리도 없었고 그냥 간단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어째 이렇게 "쉬운 칵테일"쪽에 관심이 많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재료가 간단할수록 속임수가 통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이 확연히 드러나기에 이왕이면 좋은 재료를 써서 만들어야 맛있는 한 잔이 나온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이 칵테일 오텀 리브즈는 그 이름대로 외양 역시 마치 갈색으로 변한 낙엽들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위스키 중에서도 특히나 텁텁한 느낌이 들 정도로 무거운 버번 위스키와 달콤하지만 본래 브랜디를 베이스로 만든 베네딕틴 두 가지가 섞여 그러한 건조한 느낌이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이 칵테일을 소개하면서 내심 빨리 낙엽이 지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1년 중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선선한 가을이기도 해서 왠지 이 칵테일은 애착이 생기더군요.

그러면 재료로 넘어가서...

위스키로 잭 다니엘, 그리고 베네딕틴입니다.
잭 다니엘은 버번 위스키와 재료는 같지만 그 제법에 약간 차이가 있어서 따로이 "테네시 위스키(Tennessee Whiskey)"로 구분되는 종류입니다. 위스키를 숙성하기 전의 원주를 마치 보드카와 같이 목탄에 걸러서 깔끔한 맛이 나게 한 것을 나무통에 숙성시킨 것이라, 일반적인 버번 위스키에 비해 훨씬 맛이 순합니다. 본래 이 칵테일은 텁텁한 버번 위스키를 써서 만드는 것이 좋겠습니다만 이 잭 다니엘을 쓰면 "건조한 가을"보다는 "선선한 가을"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이쪽이 마음에 들더군요.

특별한 방법이 필요 없는 빌드이니 적당한 잔에 얼음을 채우고 위스키와 베네딕틴을 붓고 잘 저어줍니다.

장식으로는 레몬 껍질을 약간...
이 레몬 껍질은 어느 정도 향을 줌과 동시에 시각적으로도 마치 "낙엽"과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군요. 없어도 무방하지만 역시 완전한 이미지의 완성을 위해서는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잔을 입에 가져가면 무거운 향이 가득한 가운데 한 모금 입에 머금으면 생각 외로 상쾌하게 느껴질 정도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퍼져나갑니다. 물론 이것은 위스키로 잭 다니엘을 써서 그런 것이고, 본래대로 짐 빔 등의 버번을 쓰면 묵직하고 텁텁한 나무향이 퍼지는군요. 그러나 왠지 이 한 잔을 즐기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이 잠시나마 가을을 느끼는 기분이 듭니다. 이 오텀 리브즈라는 칵테일은 그 이름과 이미지 때문인지 이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드는 러스티 네일, 갓 파더, B&B 등의 다른 칵테일에는 없는 묘한 고독감이 느껴지는 듯 하군요.

풍기는 분위기로나 맛으로나 혼자서 한 잔을 차분히 음미하며 마셔볼만한 칵테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은 더운 날씨 때문에 가을 분위기가 아니지만 잠시나마 가을과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것 같군요.

덧글

  • 아레스실버 2008/09/09 18:37 # 답글

    오오 가을의 황금 오오오
  • 시리벨르 2008/09/09 19:05 # 답글

    아아...보는것 만으로도 풍요로워 지는걸요!!!
  • 산지니 2008/09/09 19:17 # 답글

    가을의 색이 물씬 풍겨나오는 칵테일이 군요 말씀대로 차분하게 조용하게 느긋하게 마셔볼 칵테일 같군요
  • 국사무쌍 2008/09/09 19:44 # 답글

    요즘 햇살이 너무 눈부셔서 약시인 전 고생하고 있습니다..=ㅅ=...
    겨울이 와도 눈부신건 마찬가지만요;
  • 팡야러브 2008/09/09 21:11 # 삭제 답글

    베네딕틴.. 언젠가는 꼭 들여와야 할 물건입니다 ㅋㅋ
  • 대한독립군 2008/09/10 00:30 # 답글

    정말 오늘 덥긴 덥더군요;
    과도관에서 국제관으로 수업 들으러 가려니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이 칵테일...색도 그렇지만 이름이 맘에 드네요
  • gargoil 2008/09/10 02:38 # 답글

    위스키, 브랜디, 기타 고가 리큐르에 손대기가 무섭습니다.
    특히 위스키나 브랜디는 상품마다 특색이 강해서 수집하고 싶은데,
    가격은 무섭고. 아.. 팜므파탈인가.
  • 녕기君~ 2008/09/10 13:23 # 삭제 답글

    큰맘먹고 산 베네딕틴... 친척들의 역습으로 벌써 반쯤.... 추석 전에 숨겨놔야 -_-;
    라고 결정했는데 오늘 이거 한잔 더 만들어 먹고 -0-
  • Catastrophe 2008/09/10 15:59 # 답글

    에- 또(......) 심플한 레시피는 그 재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게
    아무래도 장점이자 단점이겠군요;;
    싸구려 재료를 쓰면 그만큼 질이 폭락해버리는 느낌이랄까요;
    베네딕틴도 재고충당하려면 피를 토할 비싼 술이니(.......)
  • 니트 2008/09/10 20:08 # 답글

    그런데 요새 낮의 날씨를 보자면 전혀 가을 같지 않습니다....OTL
  • NeoType 2008/09/10 20:40 # 답글

    아레스실버 님... 오오~ 가을~ ...현실은 전혀 가을답지 않습니다만...;

    시리벨르 님... 제발 빨리 낙엽이 지는 시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아니... 최소한 조금이라도 선선한 시기가... 요즘은 그닥 나가고 싶어지는 날씨가 아니니;

    산지니 님... 흔히 술은 혼자 마시고 있으면 궁상스럽다고도(..) 합니다만 역시 이런 위스키나 칵테일은 그 분위기 덕분인지 그런 느낌이 훨씬 덜한 것 같군요^^;

    국사무쌍 님... 요즘은 햇빛에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약시라니... 굉장히 불편하다고 들었는데 햇빛에도 고생하시는군요.

    팡야러브 님... 베네딕틴은 정말 "가지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왠지 좋은 술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더군요^^ 제법 용도도 많고 맛도 좋은 편이기도 하고...

    대한독립군 님... 오오~ K대시군요~
    과도에서 국제관... 제법 거리가 되는데다 요즘 날씨에선 조금 빨리 걸어가면 땀이 흥건하니 참...;

    gargoil 님... 팜므파탈;;
    확실히 아주 마음 먹고 수집하기 시작하면 거덜나기 딱 좋은 종류들이지요; 그나마 리큐르 쪽은 한 병 사면 두고두고 쓰게되니 그나마 나은 것 같습니다.

    녕기... 벌써 그 베네딕틴이 반타작인가;
    그냥 "꼭꼭 숨겨라~ 병 뚜껑 보인다~"(?)

    Catastrophe 님... 베네딕틴은 한 병 사려면 꽤나 마음 독하게(..) 먹어야지요;
    그래도 막상 사두면 꽤나 뿌듯~하니 기분은 좋습니다~ ...지갑은 가볍지만;

    니트 님... 햇빛이 쨍쨍하고 몸에서 땀이 흐르는 가을 따위...;
    가능하다면 꼭 무슨 게임처럼 "날씨 치트"라도 쓰고 싶습니다;
  • 수원사람 2009/04/24 12:53 # 삭제 답글

    잭다니엘은 옥수수로 만들었지만 버번이 아니라 테네시 위스키입니다
  • NeoType 2009/05/03 14:37 #

    수원사람 님... 본문 중에 언급이 있지요. 본래는 버번으로 만들지만 여기에선 조금 다르게 잭 다니엘로 부드럽게 만들어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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