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발렌타인 12년 (Ballantine's 12) by NeoType

발렌타인(Ballantine)... 아마 우리 나라에서 "위스키"하면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상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젊은 층부터 중장년 층까지 많은 분들이 즐기시는 상표이기도 하거니와 발렌타인 21년, 발렌타인 30년 등의 고급품도 있으므로 국내에서의 인지도도 상당한 스카치로군요.

현재 제가 가진 발렌타인은 12년으로 오늘은 이 위스키에 대해 조금 끄적여볼까 합니다.

우리말로 "발렌타인"이라 하면 사실 이 위스키보단 본래 로맨틱한 연인의 기념일이었으나 현대에 들어서는 초콜릿 향이 물씬 풍기는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Valentine Day)가 먼저 떠오릅니다. 그러나 Ballantine과 Valentine은 철자부터 다르거니와 성 발렌타인(St. Valentine)은 과거 로마 사제였고 위스키를 만든 조지 발렌타인(George Ballantine) 씨는 스코틀랜드 사람이니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라 할 수 있군요.

발렌타인社는 바로 저 조지 발렌타인이라는 사람이 그의 아들과 함께 시작한 것이 최초로, 그래서 정식 회사 이름은 George Ballentine & Son Ltd.라 하는군요. 사실 국내에서 유명한 것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지도 있는 회사로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합니다.

최초의 발렌타인 사는 1827년 조지 발렌타인 씨가 스코틀랜드 에딘버러(Edinburgh)에 작은 식료품점을 차린 것이라 합니다. 처음 발렌타인 씨는 직접 위스키를 만들지는 않았고 여러 종류의 위스키를 그의 손님들에게 판매하는 일을 했었다는군요. 그러나 1865년 그의 큰 아들인 아치볼드(Archibald)가 글래스고(Glasgow)에 더 큰 식료품점 지점을 설치하면서 그의 독자적인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합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여 독자적으로 여러 위스키를 블렌드하여 통에 담아 숙성시켜 판매를 했다 하는데 이것이 최초의 발렌타인 사의 시작으로, 그 후 George Ballentine & Son Ltd.라는 이름으로 위스키 제조와 판매를 시작했다 하는군요.

현재의 발렌타인 사의 위스키는 약 50여 종의 싱글 몰트 위스키와 몇 가지 그레인 위스키 등을 블렌드하여 만드는데, 여기에는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의 유명 증류소인 밀튼더프(Miltonduff), 글렌버기(Glenburgie) 등의 몰트 위스키도 포함된다 하는군요.

이 발렌타인의 대표적인 상품이라면 블렌디드 위스키로는 6년산인 파이니스트(Finest), 12년, 17년, 21년, 30년 등이 있고, 마치 조니 워커의 그린 라벨과 같은 배티드(vatted) 몰트 위스키인 12년산이 있다 합니다. 발렌타인 위스키는 꽤나 종류가 많은 편인데 이제까지 제가 마셔본 것은 파이니스트와 12년산 뿐이군요.

그런데 국내에서 판매되는 발렌타인 위스키 중에는 "마스터즈(Master's)"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일까 싶어 주류 매장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아마 우리 나라에서 밖에 팔지 않는 위스키가 아닐까 합니다. 무려 발렌타인 12년과 17년을 섞은 것으로, 대략적으로 이 둘의 중간인 15년에 해당하는 위스키라 하더군요. 아직 저는 마셔본 적이 없습니다만... 솔직히 설명을 들으니 딱히 마시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어쨌든 이 12년산을 잔에 한 잔... 커티 샥, J&B 제트 등의 여타 12년산 스카치에 비해 진한 편입니다.

맛은 그야말로 "멋지다!"라고 밖에 못 하겠습니다. 항상 저는 진을 이야기할 때 비피터를 "가장 모범적인 런던 드라이 진"이라 말하고 있는데 이 발렌타인은 스카치 위스키, 그 중에서 블렌디드 위스키에 있어서 "가장 모범적인 블렌디드 스카치"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으론 이 발렌타인은 칵테일뿐 아니라 온더락이나 탄산수를 섞는 하이볼 형식으로 마시기보단 오직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혀에 착~ 감겨드는 듯한 묵직한 맛과 첫맛의 강렬함, 비강을 간질이는 진한 나무향과 입 안에 짜릿하게 퍼지는 레몬과도 같은 신맛의 느낌이 나고, 한 모금을 마신 후 숨을 내쉬었을 때의 뒷맛과 향이 최고의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맛을 즐기고 있으면 새삼 어째서 이 발렌타인이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위스키인지 알게 되는 것 같군요.

발렌타인 6년산에서는 이 맛이 다소 약한 편이기에 부드럽고 순하게 즐기기 좋습니다. 그러나 웬만한 스카치는 12년 즈음부터 맛과 특성이 제대로 나타난다고 하니 이 12년은 맛과 향이 좋으면서도 큰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위스키가 아닐까 싶군요.

제가 가진 것은 12년산 1리터짜리로 가격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4만원대 전후에 구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파는 곳에 따라 가격대의 차이가 상당할 것 같군요. 표준적인 700ml 용량의 경우엔 3만원 초중반대에 구하실 수 있습니다.

덧글

  • 대한독립군 2008/09/17 21:09 # 답글

    21년,30년산을 맛본 적이 있습니다만.....확실히 좋긴 좋더군요.
    다만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가격이 그저 무서워서;
  • 니트 2008/09/17 21:42 # 답글

    '멋지다!' 를 마찌와라 리 풍으로 읽으면 되는 거로군요...
  • 샛별 2008/09/17 22:27 # 답글

    개인적으로 위스키 독해서 싫어요.
    제가 술을 좀 못마시는것도 있지만, 양주 그 특유의 향+증류주 특유의 독함을 도저히 못견디갰더라고요
  • 장어구이정식 2008/09/17 23:19 # 답글

    와 저는 발렌타인도 제대로 마셔본 기억이 없네요. 아는 사람이 40년산을 마시고 와서 '나는 술 안 좋아하는데도 이게 멋진 맛이라는 걸 알겠더라고'라는 소감을 전해준 뒤로 먹고 싶어서 침만 줄줄 흘리고 있어요.
  • Mr.Unknown 2008/09/18 00:04 # 삭제 답글

    마스터즈는 진로와 함께 공동 개발한 위스키입니다.
    생각보다 입맛에 맞고 괜찮더라구요.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17년산에 대한 사랑을 마스터즈로 달래고 있습니다...
  • Dousei 2008/09/18 00:23 # 답글

    확실히 한국에서는 위스키 하면 발렌타인을 먼저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면세점 같은 데에서도 제일 많이 팔리는 술이 발렌타인인 듯 하고...
    국내에 들어오는 발렌타인과 해외에 발매되는 발렌타인은 배합 비율이 다르다는 말도 있더군요.
    워낙 국내에서 유명하다 보니, 한국인 입맛에 맞춰서 나온다나....;;;
    발렌타인에서 12년 숙성 배티드(퓨어) 몰트 위스키도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쪽이 괜찮더군요.
    몰트에 맛들이다 보면 블랜디드는 역시 싱거워서...^ㅡ^
  • 팡야러브 2008/09/18 00:41 # 삭제 답글

    뭐... 카페 매니저님의 말로는 위스키는 12년 숙성하면 더 숙성될게 없다고 하시긴 하십니다만..;
    맛에 큰 차이가 없답니다 ㅋㅋ
    사실 블렌디드 위스키가 어차피 섞어서 년수의 맛에 맞게 만드는 것이니 마스터즈라고 해서 별달리 거부감은 없습니다만.. 가격이 문제로군요 ㅡ_ㅡ;
  • 시리벨르 2008/09/18 00:45 # 답글

    선물용으로는 참으로 적당한 술이 아닐수 없습니다.

    하지만 12년 이상은 정말 '선물용'의 이미지이고 집에 비치해두고 마시는 용도라면...
    역시 12년~17년 산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술집에 공급되는 15년산의 경우 어떨땐 12년보다 못할때가 있다는 말이 있던데 왜 그런진
    잘 모르겠더군요
  • 에스j 2008/09/18 09:14 # 답글

    아무렴 어때요, 발렌타인 데이엔 발렌타인을!!
    마스터즈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출시된 한국 한정 발매품인데, '한국인을 무시하냐!!'란 소감입니다. 아무래도 위스키의 최대 소비지인 룸 등을 타겟으로 삼은 듯합니다.
    발렌타인 12년은 12년 위스키 가운데 맛이 짙은 게 특색인데, 취향에 맞았나 보군요. ^^
    여담이지만 저는 발렌타인을 21년 미만과 이상으로 분류합니다. 21년에서 맛의 갭이 상당히 큰 위스키가 발렌타인입니다.(면세점에서 $70 내외라서 싼맛에 샀었지만...) 동급 최강. 아가씨와 함께하기 정말 좋은 술입니다. 퍼지는 향은 단비와도 같고, 입을 채우는 부드러움이!! ㅠ_ㅠ
  • Vinci 2008/09/18 09:37 # 답글

    12년과 21년은 꽤 다르던데요. 12년에서 느껴지는 어린아이같은 느낌이 사라지고 좀 원숙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 담부터는 온리 21.. 30년도 한번 마셔봤으면 좋겠는데, 도무지 기회가 없네요.
  • 산지니 2008/09/19 01:01 # 답글

    오 발렌타인 12년이군요 저는 발렌타인은 잘 안끌린다는
  • NeoType 2008/09/19 10:34 # 답글

    대한독립군 님... 저도 언젠가 30년까지는 아니라도 21년쯤은 꼭 마셔보고 싶더군요.
    ...가격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슬프지요--;

    니트 님... ...; 그나저나 항상 저는 맛있는 것을 먹거나 마신 후에 저도 모르게 내뱉는 말이 "맛있다!", "죽인다!"도 아닌 "멋지다~"로군요;

    샛별 님... 확실히 위스키나 브랜디는 향이 너무 강해서 싫어하시는 분도 많더군요. 강한 술이라도 보드카나 진 같은 것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특히 위스키는 향이 독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

    장어구이정식 님... 왠지 위스키는 누군가가 맛있게 마시는 것을 보고 있으면 왠지 입맛이 스~윽 도는 것이, 굉장히 마시고 싶어지더군요;

    Mr.Unknown 님... 오호~ 진로와 공동 개발이었군요.
    확실히 다른 위스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고 병을 보고 있으면 왠지 맛이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Dousei 님... 배합 비율...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는 것과 면세점 등에서 구할 수 있는 것도 비율이 다를지 궁금하군요. 그나저나 한국인 입맛에 맞춘다라; 솔직히 술은 굳이 본래 술맛을 바꿀 필요 없이 마시는 사람이 술맛에 적응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팡야러브 님... 흔히 사람들 말로는 12년과 18년 정도는 맛만 보고는 쉽게 구분할 수 없지만 그 이상쯤 되어야 확연히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더군요. 단지 20년 단위를 넘어서면 가격이 2~3배는 껑충 뛰게되니...;

    시리벨르 님... 제가 평소 가장 선호하는 위스키는 부담 없는 12년 정도로군요.
    술집에 공급하는 상품은...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업소에 따라 내용물을 바꾸거나 하진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에스j 님... 마스터즈는 맛이 다소 싱거운(?)가 보군요. 그래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공부 삼아 한 잔쯤 마셔봐야겠습니다. 정말 발렌타인 12년산은 본래 맛이 가벼운 J&B 제트, 커티 샥 12년 등은 제쳐두더라도 맛이 꽤 진하니 참 마음에 듭니다~ ...말씀을 들으니 21년도 언젠가 반드시 구해봐야겠습니다.--;

    Vinci 님... 음~ 정말 나중에라도 21년을 꼭 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는군요^^
    아직 제가 마셔본 위스키들 중 가장 "나이 많은" 것이 15년 정도였으니 그 이상도 점차 흥미가 갑니다~

    산지니 님... 위스키는 사실 꽤나 취향 타는 술이니...
    저도 예전에 위스키를 처음 마셔봤을 때는 "이걸 어떻게 마셔..."라는 생각이 들었군요. 그런데 두 번째 마실 때부터 "오옷?! 꽤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으니...;
  • 배길수 2008/09/19 20:24 # 답글

    그러고보니 맥켈런 15년산도 좀 이상하죠. 15년 주제에 12년보다 색이 엷어!?
  • Dousei 2008/09/19 22:29 # 답글

    배길수님 // 멋대로 남기는 덧글이긴 합니다만...^ㅡ^
    (몰트)위스키는 년수보다도 어떤 통에 담느냐에 따라 색이 결정됩니다.
    맥캘란 15년은 아마 Fine Oak 라 그럴 겁니다. 오크통에 담은 녀석.
    12년은 Sherry Cask 고요. 쉐리통에 담으면 색이 진해지죠.
    쉐리통에 30년 이상을 담아 놓으면 콜라와 같은 검은 색이 난답니다. ^ㅡ^
  • gargoil 2008/09/20 01:41 # 답글

    전 위스키의 세계에 빠지기에는 아직 일러서.
    그 지르고 지르는 복마전에 유일하게 대항할 수 있는 건 브랜디뿐이라죠
    (와인수집은 별개.)
  • NeoType 2008/09/20 11:22 # 답글

    배길수 님... 음~ Dousei 님이 먼저 자세히 설명을 달아주셨군요~
    멕켈런은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거랑 Fine Oak라 쓰인 것 두 종류가 있군요. 셰리통과 오크통의 차이라지만 저는 아직 오크통 멕켈런을 마셔보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에 주류 매장에서 제가 가진 셰리통 12년과 오크통 10년의 가격을 물어보니 오크통이 10년인데다 겉보기로 색도 훨씬 엷음에도 약 1~2만원 가량 가격이 더 나가더군요. ...나중에 궁금해서라도 꼭 마셔볼까 합니다;

    gargoil 님... 와인이야 애초에 별세계 이야기니 비싼 건 생각도 못 하겠습니다;
    그런데 브랜디는 솔직히 종류가 너무 많고 너도나도 X.O.니 나폴레옹이니 하는 이름을 붙이고 있으니 선뜻 아무 거나 믿고 사기는 좀 그렇더군요. 그래서 브랜디 쪽은 익숙한 레미 마르탱이나 까뮤 같은 것만을 집어드는군요.
  • 흐르미 2008/09/21 01:17 # 삭제 답글

    아버지가 발렌타인 빠(!!)이신지라 ;;

    어릴때부터 (...) 파이니스트, 12, 17, 21, 30년산 모두 다 마셔봤지만

    개인적으로 역시 발렌타인중 최고는 17년이라 생각합니다 ^^

    균형이 정말 잘 잡혀있는데 크게 비싸지도 않거든요 (한마디로 가성비가 좋다 이거죠 ^^;)

    21년 부터는 확실히 좋긴 좋은데 그놈의 가격이 ;;


    30년은 확실히 한번쯤은 먹어볼만 하더군요. 300$은 하늘나라로... 지만요 ^^;;
  • NeoType 2008/09/21 16:02 # 답글

    흐르미 님... 이렇게 줄줄이 늘어놔보니 발렌타인은 종류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전 아직 발렌타인은 12년 이상 된 것은 입도 못 대봤으니 나중에 하나하나 구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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