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라임, 영귤? by NeoType

여러 요리뿐 아니라 칵테일에도 특히 많이 쓰이는 과일이라면 단연 레몬과 라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레몬이야 동네 슈퍼, 마트 할 것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입니다만 라임만큼은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편이군요. 어딘가에서는 라임을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무려 박스 단위로 판매하기 때문에 어디 고급 식당이나 전문 바가 아닌 이상 일반 가정집에서 소비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듣기로는 외국인 거주 밀집 지역을 비롯한 몇몇 지역에서는 주변 마트에서 라임을 취급한다고 합니다만... 여태까지 저는 몇 군데 있을 거라 예상되는 백화점 또는 대형 마트들을 전전했습니다만 늘 헛다리만 짚었군요. 그러던 중 오늘은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 갔습니다. 듣기로는 갤러리아 백화점, 특히 압구정점은 수입 식품 코너가 꽤나 충실하게 갖춰져 있다고도 하고 이 주변에는 라임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던 것이군요.

그런데 이곳의 지하 식품 매장에서도 결국 라임은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청과 코너의 직원 분에게 "혹시 라임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니... 바로 이것을 보여주시더군요.

"영귤"이라...
처음 보는 것이기에 다시 직원 분에게 물어보니 "라임은 미국산이고 이건 국산 영귤이에요. 말하자면 국산 라임이죠."라며 맛이 거의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으흠... 뭐, 아무리 그래도 제가 찾던 것은 원래 라임이었고 이걸 살까 말까 하고 이걸 앞에 두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결국 이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맛도 어떨지 흥미가 생겼기에 이것을 사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위와 같이 8개 포장, 가격은 2150원이었군요.

집에 와서 이걸 잠시 냉장고에 넣어두고 여기저기 영귤에 대해서 검색을 조금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제법 이것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들이 나오더군요.

일단 이 영귤... 원래는 "시트러스 스다치(Citrus Sudachi)"라 하며 이름 그대로 일본 원산의 귤의 일종입니다. 그리고 과실이 완전히 익은 후에는 신맛과 향미가 적어지기 때문에 과피가 아직 녹색일 때 수확하는 것이 특징이라는군요. 우리나라의 제주도에서 재배되며 주로 식초용으로 재배를 시작한 종이라 합니다. 현재에는 그 맛과 영양으로 건강 식품으로 쓰이기도 하고 특히 일식집에서 생선회, 구이 등에 레몬 대신 쓰이기도 하고 몇몇 칵테일 바에서도 레몬 대신 이용되기도 한다는군요.

이 영귤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몇몇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이 영귤을 5kg, 10kg 단위 박스로도 판매하더군요. 그런데 집에서 쓰자면 용도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5kg이라도 양이 엄청날 것 같군요; 그리고 품질이 좋은 영귤은 아주 새파란 녹색인데 제가 산 것은 8개 중 4개가 노르스름하게 변한 것으로 보아 수확 후 시간이 지나 자연히 익은 것, 즉 약간 하품(下品)이 아닐까 싶군요.

어쨌거나 이렇게 사왔으니 이 녀석을 조금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레몬과 크기 비교.
저 레몬은 항상 제가 쓰는 크기의 레몬으로, 동네 마트에서 3개에 2000원씩 들여오는 녀석이군요. 영귤과 대보니 꽤나 커보이지만 저 레몬도 계란보다 조금 큰 정도로 사실 그리 크지 않습니다.

영귤을 가로로 조금 잘라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색상은 라임과 비슷하게 연녹색이고 안에 씨가 제법 많군요. 그리고 특유의 시큼한 향이 제법 강하게 퍼지더군요.

녹색 영귤 2개와 거의 완전히 익은 노란색 한 개를 꼭지 위 아래를 잘라내고 반으로 갈랐습니다.
확실히 노란색으로 익은 귤은 연녹색이 연한 노란색에 가깝게 변했고 향을 맡아보니 다른 두 개에 비해 다소 향이 약하더군요.

그리고 이것들을 다시 반으로 잘라 그대로 씹어보았군요.
...여담으로 저는 데킬라를 마실 때 하도 레몬을 씹다보니 요즘은 생 레몬 하나를 통째로 씹어먹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레몬과 영귤 두 조각...

먼저 녹색을 크게 한 입 물어보니 시큼한 향과 함께 강렬한 신맛과 약간의 씁쓸한 맛이 입에 한 가득 퍼졌습니다. 어쩐지 예전에 칵테일 바에서 먹어본 라임과 비교하면 그것보다 약간 신 것 같았지만 떫은 느낌이 어쩐지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걸 먹은 후 레몬 한 조각을 씹어보니 오히려 레몬이 달게 느껴질 정도였군요;

그리고 물로 입을 한 번 헹구고 노란색 영귤을 한 입 물어보니... 으흠... 분명히 레몬에 지지 않을 만큼 시긴 했습니다만 처음 먹어본 녹색에 비해 강렬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더군요. 향도 다소 빈약하니 나름의 맛은 있긴 했습니다만 마치 단맛을 뺀 식초같은 그냥 시기만 할 뿐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째서 완숙과가 아닌 설익은 청과를 쓰는지 알 것 같았군요.


이렇게 레몬 한 조각과 영귤 몇 개를 씹어본 후... 이걸 이용해서 칵테일을 한 번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무엇을 만들면 좋을까, 라고 생각하다가 역시 라임을 들여오면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었던 이 녀석이 좋을 것 같았군요. 모히토(Mojito)입니다.

준비한 민트 잎은 스피아민트... 그리고 영귤과 레몬입니다.
영귤은 레몬에 비해 크기가 작으므로 양이 비슷하게 작은 조각 3개를 준비했군요.

그리고 평소 만들던 재료들로...
바카디 화이트 럼과 설탕 시럽, 탄산수 하나와 비슷한 크기의 잔 두 개입니다.

언제나처럼의 방식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먼저 민트 잎과 설탕 시럽을 공이로 잘 찧은 후 각각 레몬과 영귤을 짜서 껍질 째 떨어뜨립니다.

여기에 자잘한 얼음을 충분히 채우고 럼을 부어 잘 섞고 탄산을 채우면...

모히토 완성...
레몬 모히토와 영귤 모히토라 해야겠군요.

우선 레몬 모히토를 한 모금... 음... 평소대로의 맛입니다. 설탕과 럼으로 인한 약간의 달콤함과 민트의 향, 레몬의 향과 신맛이 탄산과 함께 청량감있게 퍼지는군요.

그리고 영귤 모히토를 마셔보니 조금은 다른 느낌입니다. 레몬에 비해 훨씬 신맛이 강하다보니 모히토에서도 이 신맛 덕분에 전체적으로 좀 더 시큼해졌군요. 그리고 레몬향과는 다른 약간의 씁쓸한 향이 도는 것이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굳이 뭐가 더 좋다고 하기보단 비슷한 재료를 썼지만 두 개의 맛이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군요.


뭐... 정식으로 라임을 구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영귤이라는 새로운 것에 대해 알게 되었군요. 이런 것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다니 나름 재미있는 것을 알게 된 느낌입니다. 나중에 좀 더 품질이 좋은 영귤은 어떤 맛일지 맛보고 싶기도 하고, 진짜 라임을 구하게 되면 과연 이 영귤과 어떻게 맛이 다를지 비교해보고 싶군요. ...그나저나 저 라임은 대체 어딜 가야 구할 수 있을지 참...;

언젠가 먹고 말 거야! (치○스의 체스터 풍으로;)

덧글

  • 피두언냐 2008/09/25 00:07 # 답글

    언제쯤 네오타입옹의 칵테일을 먹어 볼 수 있을지...커허!!
  • 팡야러브 2008/09/25 00:29 # 삭제 답글

    쌩라임.... 아으~ 가까운 일본만 해도 많을껀데 어째 여기는 안들어올까요 ㅡ_ㅡ;
    바카디 슈페리어+쌩라임+스피아민트+페리에 모히토는 정말 죽일거 같습니다만 ㅋㅋ
  • 꼬야 2008/09/25 01:30 # 답글

    라임.... 센트럴 신세계 백화점에서 두번 발견, 구매했습니다.
    그러나 이놈은... 진짜 진열기간이 짧고 랜덤하게 들어오는 느낌이라 막상 찾으려고 하면 잘 안보이죠...
  • gargoil 2008/09/25 03:21 # 답글

    라임은 인터넷으로 구매가능합니다. 10개에 3만원이라는 치명적인 가격을 감당한다면 말이죠.
  • 에제 2008/09/25 08:54 # 답글

    전 라임 양재이마트랑 코스트코에서 본 적이 있어서 계속 팔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제 지인은 또 못봤다고 하고 그러더군요. 수입량이 일정하지 않은가봐요.

    윗분 말씀처럼 좀 치명적(...)이긴 해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사람이 꽤 있는듯.
  • 신양수 2008/09/25 09:42 # 삭제 답글

    바텐더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레몬이나 라임은 부피당 단가가 싸며 부패가 쉽기때문에
    냉장움반으로는 단가가 안맞아서 방부제와 농약을 많이쓴다고 합니다. 그나마 라임은
    수요가 적어서 아예 수입자체를 꺼리므로 레스토랑등지에서도 농축엑으로 대용한다고
    하네요. 수입산 레몬 /라임은 반드시 물에 깨끗이 세척후 사용하기를 권장드립니다.
  • 여왕쿠마 2008/09/25 20:51 # 답글

    칵테일을 좋아해서 굴러들어왔어요~^ -^)!!!!!!!

    잘부탁드려요~
  • 롤리팝 2008/09/25 23:52 # 답글

    영귤이라 독특한데 작은 녀석이 씨가 많네요...
    원래 라임도 씨가 저렇게 많은가요?
    작고 특이하고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네요...
  • 산지니 2008/09/26 00:12 # 답글

    영귤이군요 ...한국식 라임 도입해봐야겠군요
  • 피해망상 2008/09/26 02:12 # 답글

    영귤은 또 처음 들어보는군요(..)
  • NeoType 2008/09/26 13:22 # 답글

    언냐 님... 저도 참 제가 만든 것을 많은 사람들이 마셔주셨으면 좋겠지만... 그러려면 나중에 어디 가게를 차리거나 사람들을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집을 꾸며야 할까요; ...결론은 돈 많이 벌어야겠군요;

    팡야러브 님... 라임이란 녀석이 참 아예 구할 수 없다면 관심 끄고 레몬 일변도겠습니다만... 어중간하게 구할 방법이 있으니 참;
    그나저나 무려 탄산수로 페리에라... 그야말로 호화판의 극치군요;

    꼬야 님... 센트럴의 신세계 백화점!
    거기를 생각 못 했군요. 가끔 지하철타고 지나치는 곳에 있건만...; 그러나 막상 갔을 때 없다면 참 난감할 것 같습니다;

    gargoil 님... 흐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구입법이지만 마음 독하게 먹어야겠군요;
    발로 뛰어서 정 못 구하면 제일 마지막에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에제 님... 양재 이마트와 코스트코... 점점 새로 돌아볼 후보지가 늘어가는군요^^;
    그러나 거기도 있을 때가 있고 없을 때가 있다니... 왠지 라임 구하기는 확율 낮은 도박 같습니다;

    신양수 님... 확실히 레몬이나 라임이나 수입인 주제에 크게 비싼 편은 아니니 이득 내기가 어려울 것 같군요. 물론 레몬은 대부분 껍질째 쓰는 일이 많으니 잘 씻어야지요~ 한때는 주방용 세제같은 걸로 씻던 적도 있었지만 그래서는 왠지 먹기 찜찜하기에 요즘은 그냥 부드러운 수세미로 슥슥 문지르며 물로만 씻어 쓰고 있습니다~

    여왕쿠마 님... 어서오십시오~ 잘 부탁드립니다~^^

    롤리팝 님... 라임이나 레몬이나 귤이나 씨가 많은 녀석은 많지요, 뭐;
    듣기로는 귤은 나무에 오래 달려있을수록 씨가 많아진다는데 다른 것들도 감귤과니 비슷할까 모르겠습니다.

    산지니 님... 제가 본 설명에서는 저 영귤이 기존에 레몬이나 라임이 쓰이는 곳을 대체하기도 한다니 의외로 괜찮은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단지 제가 산 것처럼 쪼만한 것이 아니라 좀 더 크기가 큼직하다면 좋을 것 같지만;

    피해망상 님... 저도 이런 녀석은 처음 봤군요.
    백화점에서 이걸 보여줬을 때 첫인상은 "웬 설익은 귤이..."...였으니;
  • 아무로 2008/09/26 21:47 # 답글

    오옹, 스다치네요!
    저는 라임을 반포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에서 사는데 있을 때도 있고(그런데 있을 때가 거의 없음) 없을 때도 있고... 규칙적인 양을 수입해오질 않나봐요.
  • 요롱 2008/09/29 18:55 # 삭제 답글

    이 블로그 칵테일 이야기들 너무 재미있어요 ><
    팬됐어요ㅎㅎ
  • NeoType 2008/10/01 19:22 # 답글

    아무로 님... 라임 구하기는 정말 운도 따라줘야 구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조만간 시간 나면 또 이곳저곳 다녀봐야...;

    요롱 님... 안녕하십니까~
    그냥 적당히 끄적인 글인데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테루 2008/10/02 11:03 # 삭제 답글

    http://www.ehomebar.kr/ 여기 라임 파네요

    기타식품란 가보세요.. 품절표시는 안되어 있는데

    윗분들 글 보니 문의해보는게 좋겠네요.
  • NeoType 2008/10/02 20:09 # 답글

    테루 님... 오오~ 이 사이트 제법 괜찮군요~
    마침 진저 엘도 다 떨어져가는데 제법 가격이 괜찮군요. 그리고 라임은 한 번 전화라도 해보고 주문해봐야겠습니다^^
  • ramzee 2008/10/05 13:28 # 삭제 답글

    이태원에 한번 오세요.
    라임맛 뵈 드리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정보 얻어가요^^
  • NeoType 2008/10/05 14:48 # 답글

    ramzee 님... 이태원에서는 라임을 심심찮게 취급하는 것 같더군요.
    조만간 또 가볼까 합니다~
  • Nitro 2008/10/15 15:05 # 삭제 답글

    저도 그놈의 모히토 제대로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라임찾아 삼만리 했었는데...
    같은 고민 하는 분이 계시네요.

    http://www.goail.com

    이 사이트의 수입과일 코너에 가면 있습니다. ㅎㅎ
    5개에 15,000원... 후덜덜..
  • NeoType 2008/10/16 20:38 # 답글

    Nitro 님... 오호~ 이런 사이트도 있었군요~
    요즘은 시간이 그다지 없어서 라임 찾기를 잠시 보류하고 있었는데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nagne 2011/12/27 20:48 # 삭제 답글

    제주녹색농원이란 곳에서 구할 수 있는듯...
  • kisco 2012/09/04 17:13 # 삭제 답글

    "라임과사람들"에서 품질좋은 멕시코산 냉동라임을 팔고 있습니다.건 생라임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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