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페이머스 그라우스 12년 (The Famous Grouse Gold Reserve) by NeoType

최근 새로 두 병을 들여왔습니다. 하나는 예전부터 한 번쯤 써보고 싶었던 버번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복숭아 리큐르인 서던 컴포트(Southern Comfort)로군요. 어떤 바에서 주문했었던 칵테일이 제법 독특한 복숭아향이 나는 것이었는데 피치 트리 등과도 다른 느낌이라 나중에 알아보니 바로 이 서던 컴포트를 썼던 것이었습니다. 여담으로 그 칵테일의 이름은 스칼렛 오하라(Scarlett O'Hara)였군요. 뭐, 이 녀석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해보고...
 
그리고 다른 하나는 스카치 위스키 상표 중 하나인 페이머스 그라우스(The Famous Grouse) 그 중에서 이 12년산입니다. 오늘은 이 녀석에 대해 떠들어볼까 합니다.

통상적인 위스키들과 마찬가지로 용량 700ml, 알코올 도수 40도... 그런데 전면 라벨 글씨들이 금색이다보니 카메라 플래시로 인해 선명히 나오지 않았군요.

Famous Grouse... 그 말 그대로 해석하면 "유명한 그라우스"라... 그라우스(grouse)란 꿩과 비슷한 뇌조(雷鳥)과의 새로, 이 병 라벨에 그려진 그라우스는 "레드 그라우스(Red Grouse)"라 하며 스코틀랜드에서 자생하는 종이라 합니다. 이렇게 새 그림이 전면에 나와있으니 꽤나 눈에 띄는 형태라 볼 수도 있겠군요.

그나저나 이 페이머스 그라우스라는 상표는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유명하지 않은 편인 것 같습니다. 어떤 주류 매장에서는 진열대에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고 바에서도 본 일은 드물더군요. 그러나 이 상표는 1980년도에는 스코틀랜드 본토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즉 가장 "페이머스"한 위스키라 불렸고 1984년에는 영국 왕실의 인증서(Royal Warrant)를 받기에 이르렀다 합니다. 물론 스코틀랜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수출되는 유명 상표 가운데 하나로군요.

이 페이머스 그라우스를 만들고 있는 회사의 이름은 Matthew Gloag & Son Ltd. 최초 페이머스 그라우스라는 이름의 위스키는 1897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위스키로, 그 이름대로 매튜 글로그(Matthew Gloag)라는 사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합니다. 매튜 글로그 씨는 스코틀랜드 중부 퍼스(Perth)라는 도시의 식품 및 와인 도매상이었는데, 1842년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이 퍼스에 방문했을 때의 환영 연회에 와인을 공급하기도 했다는군요. 그리고 스코틀랜드의 여러 증류소에서 위스키들을 구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합니다.

그리고 1860년도에는 그의 아들인 윌리엄 글로그(William Gloag)가 이 회사를 물려받게 되었고 그는 구입한 위스키들로 블랜디드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합니다. 그 후 1896년에는 윌리엄 글로그의 조카이자 그의 할아버지와 동명인 매튜 글로그(Matthew Gloag)가 회사를 이어가게 되었는데, 그가 바로 이 페이머스 그라우스라는 위스키 상표를 만들게 됩니다.

이 페이머스 그라우스의 특징이라면 스코틀랜드의 몇몇 유명 싱글 몰트 증류소의 몰트 위스키들을 비중있게 블렌드한다는 점이로군요. 그 중에는 글렌로시스(Glenrothes)와 하이랜드 파크(Highland Park) 증류소의 싱글 몰트 위스키들과 "싱글 몰트의 롤스로이스(The Rolls-Royce of Single malts)"라 불릴 정도로 특히나 부드러운 맛으로 유명한 맥켈런(The Macallan) 싱글 몰트도 포함된다 합니다.

사실 제가 이 페이머스 그라우스라는 위스키에 특히 끌렸던 이유는 처음 마셨을 때 어쩐지 맥켈런의 향과 닮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는데... 실제로 쓰였다는 것을 알고보니 더욱 애정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예전에 구입해서 한동안 잘 마셨던 페이머스 그라우스 파이니스트. 즉, 6년짜리의 350ml 크기 병이었군요. 이건 꽤나 예전에 찍어둔 사진이라 지금은 그냥 빈 병만 남아있습니다.

그때 이걸 마셔보고 의외로 향이 부드럽지만 맛이 강렬했다는 기억이 있어서 언젠가 12년 이상의 것을 마셔보겠다 생각했는데 이번에 결국 들여오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처음엔 그냥 "12년산"이라 불렀습니다만, 이렇게 부르면 다른 것과 헷갈릴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왜냐하면 이 회사에서 만드는 위스키들은 다음과 같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상품은 대략 위와 같군요. 각각의 이름은 왼쪽에서부터...

                    페이머스 그라우스 파이니스트 (Finest)
                    블랙 그라우스 (The Black Grouse)
                    페이머스 그라우스 골드 리져브 (Gold Reserve)
                    페이머스 그라우스 몰트 (Malt Whisky)
                    페이머스 그라우스 몰트 10년 (Malt Whisky Aged 10 years)
                    페이머스 그라우스 몰트 12년 (Malt Whisky Aged 12 years)
                    페이머스 그라우스 몰트 18년 (Malt Whisky Aged 18 years)
                    페이머스 그라우스 몰트 30년 (Malt Whisky Aged 30 years)


처음 세 가지는 블렌디드, 나머지는 배티드(vatted) 몰트 위스키들이군요. 흔히 "12년"이라 하면 블랜디드 위스키가 떠오르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뭐, 저렇게 몰트 12년산이 있다보니 나름 구분을 두는게 좋을 것 같더군요.

그나저나 실제로 제가 접한 것은 파이니스트와 골드 리져브 둘 뿐이니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뭐라 이야기하기 그렇군요. 그리고 이 중에서 제가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본 것 역시 파이니스트와 골드 리져브 둘 뿐이었지만... 어쩌면 다른 것들도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한 잔 조르륵...
향은 마치 캐러멜 또는 바닐라와도 같은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입니다. 살짝 입에 흘려넣으면 그러한 향에 어울리는 촉감이 부드럽게 퍼지지만 그런 가운데에도 마치 감귤과 같은 짜릿한 맛이 혀를 자극하는군요. 한 마디로 첫 느낌은 부드럽지만 꽤나 뒷맛이 강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스트레이트도 좋지만 온더락은 물론 물 또는 탄산수와 섞었을 때도 맛이 제법 괜찮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6년산도 스트레이트로 마신 것보다는 대부분 탄산수와 섞어 마시기도 했었는데 이 12년은 한층 그 향과 맛이 진해서 꽤나 마음에 들더군요. 위 사진 역시 위스키 45ml와 탄산수로 가볍게 만들어 본 스카치 소다, 즉 하이볼입니다.

저는 이 녀석을 4만원에 들여왔군요. 페이머스 그라우스 정식 홈페이지에서 이 12년의 가격을 확인해보니 £21.99... 1파운드가 약 2100원이라 치면 뭐... 적당한 가격이군요.

국내에서는 크게 유명한 위스키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특히 이 12년산인 골드 리져브는 "스코틀랜드의 실크(Silk of Scotland)"라고도 불린다고 하니 그 부드러움은 꼭 마셔볼 가치가 있다 생각합니다.

덧글

  • 슈지 2008/10/04 14:30 # 답글

    다음주에 구경하러 가도록 하지.매캘런이야 워낙에 팬이 많으니 매캘런 좋아하는 사람이면 아주 침을 흘리겠구려.
  • Catastrophe 2008/10/04 14:32 # 답글

    저런!! 서던컴포트 들여놓으셨군요!! 저도 스칼렛오하라때문에 들여놓으려는 술...
    그다지 자주 볼 수 있는 술이 아니라... 메뉴판에서만 본적 있는 술이네요
    기회가 되면 저도 한번 마셔봐야겠습니다//
    요즘은 부드러우면서 강렬한 위스키에 많이 굶주려있군요...........
  • 緣... 2008/10/04 14:46 # 삭제 답글

    바모 만화에서 대중적인 위스키로 분류 되었던 그분이네요.
    국내에선 거의 볼수가 없었기에 깜빡 일본위스키 인가 하는
    생각마저 했었습니다만; 아니나 다를까 그 정체는 말그대로 Famous
  • 역설 2008/10/04 15:09 # 답글

    초정.....?
    아 술술 ;ㅁ;

    뭔가 뒷북 같긴 한데 보통 술 살 때 어디서 사시남...?
  • NeoType 2008/10/04 15:23 # 답글

    슈지... 뭐 좋겠지. 맥켈런은 사실 처음 맛본 몰트지만 그래서뿐 아니라 마실수록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꽤 좋아하게 됐구만.

    Catastrophe 님... 서던 컴포트는 단독으로 마셔본 적이 없으니 아예 이 기회에 구입했습니다.
    과연 어떤 맛이려나... 그리고 이 페이머스 그라우스도 6년짜리를 마시고 제법 만족스러웠는데 이 12년은 한층 마음에 듭니다^^

    緣... "그 만화" 말씀이시군요^^
    거기에서 미즈와리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위스키가 바로 이 페이머스 그라우스고 은근슬쩍 꽤 자주 나오니 아시는 분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역설... 초정 탄산수지 뭐.
    술은 항상 주류 매장이든 마트든 남대문 시장이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는 편이니... "그곳에 술이 있으니 산다."랄까;
  • 산지니 2008/10/04 17:40 # 답글

    크 위스키라 ㅠ.ㅠ 저도 하나 들여나야될텐데
  • 에스j 2008/10/04 19:17 # 답글

    예전에 주류상에서 추천받았던 그라우스로군요. 어딘가 고급스럽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죠. ^^
  • gargoil 2008/10/04 23:39 # 답글

    역시 위스키는 마셔보지 않으면 맛을 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근데 병을 쭈욱 늘어 놓은 것이 볼스 리큐르의 양산형 임팩트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네요.
  • 니트 2008/10/05 00:05 # 답글

    실크라고 불릴 정도라니 맛이 궁금해지는군요..^^
  • NeoType 2008/10/05 14:46 # 답글

    산지니 님... 위스키도 하나쯤 들여놓으시면 꽤 쓸모 많지요.
    그냥 마셔도 좋고 가벼운 칵테일도 만들 수 있고...

    에스j 님... 처음에는 반병 사이즈가 저렴한 편이기에 구입했었는데 한 번 마셔보고 "푹~" 꽂혔달까요.
    그리고 이 상표에 대해 조금 알아보니 더욱 애정이 생기고 있습니다~

    gargoil 님... "백문불여일견"이 아니라 "백문불여일음(飮)"이랄까요.
    볼스의 양산형(?)들은 병들이 죄다 똑같으니 색색이 압박이 심하겠군요;

    니트 님... 말로는 무슨 미사여구든 붙일 수 있지만 진짜 그 맛은 역시 직접 마셔보는 수밖에 없다는게 아쉽습니다.
  • 녕기君~ 2008/10/05 16:54 # 삭제 답글

    역시 부랑누아 -0-
  • 아무로 2008/10/05 20:37 # 답글

    바닐라 향이 난다고 하니 이거 제 취향에도 잘 맞을 거 같아요.
    해외 면세점 주류 코너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위스키이니까 다음번에 여행을 가면 집어와 볼까나요...
  • NeoType 2008/10/07 17:08 # 답글

    녕기... 웬 부랑누아냐...--;

    아무로 님... 향이 부드럽지만 맛이 완전히 부드럽지는 않은, 맥켈런을 약간 독하게 만들어놓은 듯한 느낌이라 나름 마음에 들더군요. 기회가 되신다면 꼭 드셔보시기를 권하고 싶군요^^
  • tnrusl 2009/02/05 22:37 # 삭제 답글

    우연히 웹 서핑하다가 이 글을 보게 되었는데요
    제가 평소에 양주류에 관심이 많은편이 아닌데
    영국을 다녀오면서 저 위스키를 사가지고 왔는데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네요
    한국 어디서 구할수 있는지 좀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NeoType 2009/02/06 00:27 #

    tnrusl 님... 저는 주로 남대문 시장의 수입 상가에서 구입하긴 합니다만, 저 페이머스 그라우스라면 웬만한 주류 매장에선 취급하는 물품이군요. 꽤나 멋진 위스키지요~ 부드러운 촉감, 그러나 어쩐지 뚜렷한 독특한 맛이 인상적인 위스키입니다^^
  • 아하하 2009/07/08 22:56 # 삭제 답글

    제가 우연히 들러서 아주 잘 보고 있군요. 제게 무척 좋은 정보가 되었군요. 계속 활동해 주시기를 바라는 군요.
  • NeoType 2009/07/12 08:28 #

    아하하 님... 감사합니다^^
    요즘은 단지 시간이 부족해서 글을 쓰지 못할 뿐, 차후 여건이 생기는대로 계속해서 글을 써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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