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그레이하운드 (Grayhound) by NeoType

시험이건만... 분명 이제 곧 시험이건만... 분명히 공부를 시작했건만... 분명 오늘도 3시간은 책 펴놓고 앉아 있었건만...
...그냥 썩 능률이 안 오른다는 이야기입니다;

뭐, 오늘은 아주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이름은 그레이하운드(Grayhound). 개의 한 종류인 바로 그 그레이하운드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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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빌드 or 셰이크

진 or 보드카 - 45ml
자몽 주스 - 적당량
소금 -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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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레이하운드는 보드카와 자몽 주스로 만드는 대표적인 칵테일인 솔티 독(Salty Dog)의 변형의 하나로군요. 그런데 이 그레이하운드는 솔티 독처럼 보드카를 써서 만들 수도 있지만 진을 쓸 경우에는 솔티 독의 원형에 가까운, 즉 솔티 독 클래식 스타일이라 부를 수도 있습니다.

솔티 독은 최초에는 "Salty Dog"이라는 말이 속어로 짭짤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일하는 배의 갑판원을 뜻하는 말인 것과 마찬가지로 배 위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때 사용한 것은 보드카가 아닌 그 당시에 뱃사람들 사이에서 흔했던 진을 써서 만들었다 하니 솔티 독 올드 스타일이라면 이렇게 진을 써서 만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예전에 소개헀던 솔티 독이군요. 솔티 독의 흔한 레시피는 보시다시피 잔에 마르가리타처럼 테두리에 소금을 찍고 얼음을 채운 후 보드카와 자몽 주스를 붓고 가볍게 젓는 것으로 완성입니다. 보드카와 오렌지를 섞는 스크류 드라이버의 자몽 주스 버전이라 할 수 있고 흔히 핑크 자몽보다는 화이트 자몽을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군요. 물론 핑크 자몽을 써도 상관 없습니다만 어째서인지 항상 작례로서 나와있는 사진들을 찾아보면 이렇게 화이트를 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맛은 사용하는 보드카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씁쓸하고도 상큼한 자몽 주스와 소금의 짭짤함이 입에서 섞이고 알코올의 느낌이 살짝 남는 느낌입니다. 어쩐지 이 칵테일을 마시고 있으면 "갑판원"이라는 이미지에 어울리게 소금을 뒤집어 쓰고 한 손에 가득 든 술잔을 기울이는 와일드한 호쾌함과도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이 솔티 독은 만들 때 소금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가장 표준적인 형태는 잔 주변에 소금을 찍는 것이고 소금을 찍는 대신 아예 술 속에 소금을 넣는 경우에는 오늘 소개하는 그레이하운드가 되고, 아예 소금을 넣지 않을 경우에는 테일리스 독(Tailless Dog) 또는 불독(Bull Dog)이 됩니다. 테일리스 독, 즉 꼬리가 없는 개 또는 꼬리가 매우 짧은 불독... 마치 칵테일의 마지막 재료인 소금을 개의 꼬리에 빗댄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 사진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

그리고 이것이 오늘 소개하는 그레이하운드입니다. 최초에는 수렵견으로 많이 쓰였지만 트랙 경주용으로 훈련되기도 한다는데, 듣기로는 그레이하운드는 네 발로 뛰는 동물 중에선 치타 다음으로 빠르다고도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보시다시피 꼬리가 길지만 가늘어서 부러지기 쉽기 때문에 달릴 때는 꼬리를 바짝 말고 달린다 합니다. 칵테일 그레이하운드는 바로 이렇게 꼬리를 감추는(소금을 숨기는) 점을 따서 이름붙인 것이 아닐까 싶군요.

뭐...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본질은 술과 자몽 주스, 소금을 섞는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오늘 쓴 재료는 보드카 대신 진, 꽤나 올드한 형태인만큼 상표도 그에 어울리게 오래된 런던 드라이 진인 고든입니다. 자몽 주스와 소금은 언제나의 것으로...

그리고 오늘은 조금 작은 잔으로 만들었습니다.

잔이 작은만큼 사용한 진은 45ml가 아닌 30ml만을 썼군요.
그리고 빌드 방식으로 잔에 얼음을 채우고 진, 자몽 주스, 소금을 한데 넣고 휘저을 수도 있지만 셰이커로 흔들어 따라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엔 셰이커를 써서 흔든 후 얼음이 든 잔에 따랐군요.

여기에 들어가는 소금의 양은 취향에 따라 적당히 넣으시면 되겠습니다. 제 경우에는 약 반 티스푼... 그냥 손 끝으로 소금을 가볍게 한 줌 집어서 슥~ 털어넣는 정도로군요.

장식은 필요 없는 칵테일입니다만 마침 제가 쓰는 머들러 중 하나가 닻 모양이기에 왠지 어울릴 것 같아서 꽂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잔에 비해 조금 길어서인지 이렇게 보니 썩 어울리지는 않는군요;

맛은 보드카를 쓴 것과는 달리 진의 향이 물씬 풍기고 씁쓸한 자몽 주스 맛과 진의 맛이 섞여 제법 독특한 맛이 납니다. 거기다 사용한 진이 봄베이에 비해 향은 약하지만 자체의 맛이 강한 고든이다보니 "깔끔한 느낌"이라기보단 무엇인가 옛스러운 텁텁함이 있는 맛이라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레이하운드... 즉 솔티 독은 자몽 주스만 있으면 가볍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이군요. 보드카를 쓸 경우엔 약간의 알코올 기운이 있는 깔끔한 자몽 주스 맛이지만 때로는 이렇게 진을 써서 색다른 맛으로 만들어보셔도 괜찮은 칵테일이라 생각합니다.

덧글

  • thethirdme 2008/10/19 19:56 # 답글

    아.. 이건 특별한 재료 없이도 집에서 해먹을 수 있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
  • 시리벨르 2008/10/19 20:03 # 답글

    아주 이쁜 핑크색이군요!

    자몽주스는 먆이 들어가면 상당히 매혹적인 붉은색이 나고
    비교적 적게 들어가면 귀여운 핑크빛을 내는게
    데이트 같은거 할때 시키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산지니 2008/10/19 21:47 # 답글

    자...자..자몽!!! 으아아아 ㅠㅠ 신맛이 상상되서 자꾸침이 줄줄 흐릅니다 ㅠㅠ

    진짜 날잡고 가서 사와야겠군요!
  • 팡야러브 2008/10/19 22:20 # 삭제 답글

    오홍 자몽주스로군요 ㅋㅋ
    어제 단골 바에 갔다가 바텐더분께서 누구한테 선물받으셨다고 벨베디어를 꺼내시길래
    어흐어흐 감샤감샤 해서 20mL 마셔봤는데 차갑게 마시니 괜찮드라구요~ 앱솔보다 좋았습니다 ^^
  • 레키 2008/10/20 00:38 # 답글

    - 오... 이것도 맛나보이네요...
    요새 칵테일에 빠져 이래저래 찾다보니 좋은 사이트가 있어 찾아와봤더니 우연찮게 같은 이글루분이네요. 반갑습니다 ^^ 덕분에 이거저거 많이 배우고 갑니다. ㅎㅎ
    자주 들릴께요~
  • 한소년 2008/10/20 16:32 # 삭제 답글

    궁금한게 많은 한소년 또 질문 드립니다. 크림이라면 생크림을 써도 되는건가요? 그리고 크랜베리, 자몽, 라임주스는 도대체 어디서 구해요 ㅠㅠ.. (그리고 자몽은 자몽에이드< 써도 될까요..?)
  • NeoType 2008/10/20 18:53 # 답글

    thethirdme 님... "어때요, 참 쉽죠?" ...가 떠올랐습니다^^;
    그냥 술과 주스만으로 만드는 칵테일은 간단해서 좋지요~

    시리벨르 님... 핑크 자몽은 색상이 꽤 마음에 듭니다.
    단지 밖에서 크랜베리에 비해 자몽 주스를 취급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은 느낌이라 아쉽군요;

    산지니 님... 크랜베리는 꽤나 시큼해서 그냥 마시기엔 질릴 수도 있지만 자몽만큼은 그 반대더군요. 이제 저 1.89리터짜리 병이 바닥을 보이기 직전입니다;

    팡야러브 님... 벨베디어 보드카... 처음 들어보는 것이군요.
    선물로 받으신 물건이라면 우리나라엔 안 들어오는 상표일 것도 같군요. 맛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레키 님... 어서 오십시오~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소년 님... 크림이라면 흔히 보이는 200ml 정도 크기 생크림이 제일 무난하지요. 1리터짜리 큰 휘핑크림도 괜찮지만 그건 역시 용량이 상당하니... 크랜베리나 자몽 등등은 이마트 등 대형 마트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대신 용량이 큰 만큼 들고 오는 것도 일이니 역시 인터넷으로 배송받으면 편하겠군요.
  • tak 2008/10/20 20:46 # 삭제 답글

    근데 이런건 어디서 구하죠,, 주스같은건 그냥 구하면 된다 하지만

    술 같은건 소주처럼 아무데서나 구할 수 있는 건 아닐텐데요.

    그저 초보자의 문의사항이니 같은 동네 사람으로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스콜라 2008/10/20 22:29 # 삭제 답글

    힘내세요~ㅋㅋㅋ
  • NeoType 2008/10/20 23:22 # 답글

    tak 씨... 술이야 구할 수 있는 곳이 다양하지요. 대형 마트, 가자 주류, 세계주류매장 등 주류 전문점, 하다 못해 편의점에서도 몇 종류는 구할 수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장소에 따른 가격 차이때문에 최대한 싼 곳을 찾게 된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저는 남대문 시장을 애용하는 편입니다.
    ...그나저나 자네가 존대 쓰니 기분이 묘하구려...;

    스콜라 양... 음훗훗~ (..)
  • 세이람 2008/10/21 01:15 # 답글

    지병(?)으로 강제 금주 중이라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네요... 흑 ;ㅁ;
    앞으로 1주일이면 마실 수 있는데 솔티독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네요 ^^
  • NeoType 2008/10/21 16:36 # 답글

    세이람 님... 지병이시라니... 무엇인지는 몰라도 나아지시면 좋겠군요.
    정말 저도 가끔 감기든 뭐든 술을 못 마시는 상황이 될 때면 뭔가 큰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라 허전해집니다;
  • gargoil 2008/10/25 22:29 # 답글

    자몽과 진이라.. 좋은 느낌이 나는 조합이네요.
  • 시안 2008/10/26 07:16 # 삭제 답글

    네타님은 참 많은 종류의 칵테일을 만들고 계시는군요 ㅎㅎㅎ
  • NeoType 2008/10/26 13:41 # 답글

    gargoil 님... 씁쓸한 것들끼리 잘 어울리는 느낌이지요.
    그나저나 자몽 주스는 한 병을 사서 칵테일보단 그냥 마시는 걸로 다 해치웠습니다;

    시안 님... 여러 가지 맛을 시도해보는 것도 마음에 들어서 다양하게 만들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곳에 올리는 것은 많고 대부분 기억하려 애씁니다만 평소에 자주 만드는 종류는 한정되는 편이군요;
  • 시안 2008/10/27 15:23 # 삭제 답글

    예 저도 한참 칵테일 공부할때,
    책에 있는 칵테일 다 만들어보겠다고 한번씩 거의 만들어 보았지만...
    종류도 많고 맛도 너무 독특한게 많다보니..(만들어놓고 맛만 보고 버린게 한두개가 아니에요..)
    아무래도 만드는 종류는 한정되기 마련인듯 합니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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