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에메랄드 시티 (Emerald City) by NeoType

바로 얼마 전에 시험이 끝나서 한동안은 여유 있을 줄 알았건만... 이건 웬걸,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과제물의 연속에 조별 과제도 2개나 잡힌데다 한 과목은 워낙 평균 점수가 안 좋다고 다음 주에 추가 시험을 치르게 됐습니다. 거기다 오늘은 체력 검정이 있어서 새벽 댓바람부터 신나게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등을 한계까지 돌리다보니 심신이 피곤하군요. 벌써부터 자잘한 일들로 이번 한 달의 일정이 꽉 잡힌 달력을 보고 있으니 11월 달은 과연 살아 있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어쨌거나... 오늘은 오랜만에 가볍게 마시기 좋은 칵테일을 하나 만들어봅니다.
칵테일 에메랄드 시티(Emerald Cit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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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셰이크

코코넛 럼 - 30ml
미도리 - 15ml
블루 큐라소 - 15ml
레몬 주스 - 15ml
라임 주스 - 15ml
사이다 - 적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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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떤 바에 메뉴 중 하나로 본 적이 있었는데 주문은 해보지 않았기에 그때 본 것과 이것이 같은지는 모르겠군요. 메뉴에 적힌 간단한 설명에 따르면 코코넛 럼과 미도리, 탄산 등의 재료가 쓰여있었는데, 그 후 왠지 궁금해서 여러 모로 이 칵테일이 무엇일지 여러 레시피를 참고해본 결과 위와 같은 레시피가 나왔습니다. 레몬 주스와 라임 주스가 동시에 들어가는 이유는 어떤 레시피에선 스위트&사워 믹스를 쓴 후 사이다를 채우게끔 되어 있기에 그와 유사하게 저렇게 만들어 본 것이군요.

에메랄드 시티... 딱 외양에서부터 그 이름대로의 색상이라 할 수 있겠군요. 그나저나 "에메랄드 시티"라고 하면 어릴 적 동화책으로 읽거나 만화로 보기도 했던 "오즈의 마법사"가 떠오르는군요. 자세한 내용은 가물가물합니다만 대략 캔자스에 살던 소녀 도로시는 어느 날 집 째로 회오리에 날려 오즈의 세계로 날아가게 되고, 마침 운 없게(?) 그곳에 있던 나쁜 마녀가 날아온 집에 치여 죽게 되고 도로시는 그 마녀가 신고 있던 구두를 얻게 됩니다. 그 후 나타난 착한 마녀는 원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마법사 오즈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도로시는 오즈가 있는 에메랄드 시티로 향합니다. 그 도중 용기 없는 사자와 뇌가 없는 허수아비, 양심 없는 양철 나무꾼이 각자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도로시와 동행하며 여러 모험을 겪게 됩니다. 그렇게 오즈를 찾아간 네 명(?)에게 오즈는 나쁜 마녀를 물리치면 각자의 소원을 이루어준다고 해서 여차저차 마녀를 처분(?)하고 돌아왔더니 용기 없는 사자에겐 용기가 생기는 약을, 뇌가 없는 허수아비에게는 겨로 만든 뇌를, 양심 없는 나무꾼에게는 양철 심장을, 마지막으로 도로시는 기구에 태워 원래 있던 캔자스로 돌려보내 주려 했으나 실수로 오즈만 타고(..) 날아가버립니다. 결국 처음 나타났던 착한 마녀가 또 나타나 도로시에게 구두를 부딪히면 원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알려줘서 도로시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대략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내용은 이 정도입니다만 이 내용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도로시는 처음부터 바로 돌아갈 방법이 있었음에도 착한 마녀가 알려주지 않아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서야 집에 가게 되는군요. ..."착한" 마녀 맞나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오랜만에 동화 이야기를 떠올려서인지 괜히 잡설이 길어진 것 같군요. 칵테일 이야기로 돌아와서, 재료를 보면 예전에 소개했던 블루 사파이어(Blue Sapphire)와 비슷합니다. 블루 사파이어가 코코넛 럼, 피치 트리, 블루 큐라소와 레몬, 라임, 사이다를 채워 만드는 것인 반면, 이 에메랄드 시티는 여기서 피치 트리를 미도리로 바꾸고 코코넛 럼을 조금 더 넣어준 정도입니다. 두 가지 칵테일 이름이 사파이어에메랄드라는 보석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고 재료도 비슷하니 같이 기억해두기 좋은 레시피인 것 같군요.

재료는 코코넛 럼인 말리부와 메론 리큐르 미도리, 블루 큐라소와 레몬, 라임 주스, 마지막으로 사이다 한 캔입니다.
늘어놓고 보니 제법 들어가는 재료 수가 많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미도리도 거의 바닥이 드러나기 직전이군요. 이제 약 30ml 조금 안 되는 양이 남았으니... 조만간 한 병 새로 들여와야겠습니다.

만드는 법은 사이다를 제외한 재료를 셰이크 후 사이다를 채워 가볍게 저어 완성입니다.
사실 빌드로 만들어도 상관 없습니다만 여러 재료가 섞이는 만큼 확실하게 섞어주기 위해서는 셰이크가 좋습니다.

장식은 굳이 필요 없습니다만 레몬 조각으로 장식...
빨대도 하나 꽂아서 완성입니다.

재료에서 쉽게 연상할 수 있듯, 아주 마시기 쉬운 맛입니다. 달콤한 코코넛 향과 희미한 메론향, 그리고 새콤달콤함과 탄산이 섞여 맛있게 마실 수 있습니다. 알코올 도수도 높지 않으니 그야말로 누구에게나 권하기 좋은, 그리고 누가 마셔도 맛있다 생각할만한 칵테일입니다.

말리부와 미도리와 블루 큐라소... 이들이 들어가는 칵테일은 그야말로 "가볍고 마시기 좋고 누가 마셔도 맛있는" 칵테일을 만드는 기본 재료라 해도 좋을 정도로군요. 집에서 즐기기에 딱 좋은 형태입니다만 이 세 가지 리큐르들은 어디에서나 빠지지 않는 술들인만큼 이 에메랄드 시티는 어떤 바에서라도 가볍게 한 잔 주문해보셔도 좋고 누군가에게 추천해도 좋을 한 잔입니다.

핑백

  • 루리도의 면목없는 이야기(未定) : [칵테일] 에메랄드시티(Emerald City) 2009-03-23 23:57: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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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mancer's place 설원의 별장 : 보드카!!! 2015-10-22 23:27:15 #

    ... 고 해서 붙여진 것이지만......베일리스도 깔루아도 알콜 도수가 족히 15도는 넘습니다. 애한테 이런 거 마시게 했다간 당장 체포될 거다.(아니 맥주도 마찬가지) 에메랄드 시티!!! 이 황홀한 비취색에 반해서 만들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드디어 해냈습니다!탄산을 좀 많이 넣어버려서 그다지 술 같지는 않았습니다. 뫄이쪙, 깔깔깔. 블루 ... more

덧글

  • 산지니 2008/10/29 20:34 # 답글

    오오 간단하고 만들기 쉬운것 같군요 저는 요즘 바뻐서 만들시간이 없네요 ㅎㅎ

    나중에 리큐르 좀더 넣으면 만들까 합니다 ㅎ
  • 시리벨르 2008/10/29 20:50 # 답글

    붉은색의 루비나 여러가지 색을 내는 오팔같은 칵테일은 없을려나요...

    아니면 독극물을 연상시키는 자수정도 좋은데 말입니다;;;
  • 너프 2008/10/29 21:25 # 답글

    양심...이라기 보다는 감정쪽이겠지요 ㄷㄷㄷ 무양심과 무뇌를 합쳐놓은 모 동물이 떠오르는군요(...)
  • 요롱 2008/10/29 21:33 # 삭제 답글

    색이 참 이쁜데요!
    블루사파이어와 비슷하다면 한번 맛보고싶네요! ><
  • 니트 2008/10/29 21:52 # 답글

    역시 자비심 없는 과제폭풍과 시험압박은 만국공통이로군요..ㅠㅠ
  • 케야르캐쳐 2008/10/29 22:26 # 답글

    와. 색 진짜 예쁘네요..
  • 팡야러브 2008/10/29 23:22 # 삭제 답글

    오랜만의 트로피컬 좋습니다~
    말리부는 많이 들어가면 맛이 좀 역해지니 럼 15mL 에 말리부 15mL를 써봐야 겠네요
    그나저나... 4학년 2학기가 왜이리 요구하는게 많답니까? ㅡㅡ;
  • 여왕쿠마 2008/10/30 00:47 # 답글

    우와우와우와!!! 완전 이쁜색 ㅠ_ㅠ...열대지방 테라스에 어울릴만한 칵테일이네용> .<...

    .....사실은 그런곳에서 마시고 싶단 소망....
  • 아무로 2008/10/30 00:57 # 답글

    어우, 이제 이런 거 보니까 추운데요? ^^;; 곧 겨울이 오려나 봅니다.
  • gargoil 2008/10/30 03:17 # 답글

    왠지 느낌이 좋은 칵테일인데요? 갑자기 오뎅국물에 슬링계 칵테일이 마시고 싶어지네요.
  • NeoType 2008/10/30 21:43 # 답글

    산지니 님... 이런 류의 칵테일은 만들기도 쉽고 맛도 좋으니 만들어 놓고 실망할 일이 거의 없지요.
    이번 달은 저도 영 시간이 빠듯하니 이렇게 블로그에 들어오는 것도 꽤나 뜸할 것 같습니다.

    시리벨르 님... 그러한 보석들을 따서, 특히나 매월 탄생석을 모티브로 한 칵테일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지요. 그러한 탄생석에 맞춘 칵테일들은 정석적인 것이 있지만 만드는 사람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것을 만들기도 하니... 저도 언젠가 시도해볼까 합니다.

    너프 님... "감정 없는", "염통 없는"(..), "양심 없는" 중 뭘로 할까 하다가 무난한 선택이었습니다.(?)

    요롱 님... 블루 사파이어도 그렇고 이 에메랄드 시티도 그렇고 말리부가 들어가는만큼 일단 향은 비슷한 느낌입니다만 역시 복숭아와 메론이라는 재료의 차이가 있고 결정적으로 색이 다르니 느껴지는 맛은 확실히 다릅니다~

    니트 님... 만국 공통... 그것은 특히 공대에서 두드러지니 만공 공통(?)이라 해야할까요^^;

    케야르캐쳐 님... 이런 색을 띠는 칵테일도 꽤 드문 편이라 나름 희소성이 있어서 접대용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팡야러브 님... 전체 양 중에 말리부 30ml라면 뭐 그리 많은 양은 아닌 것 같군요. 만약 럼을 넣는다면 맛이 좀 더 진해져서 맛있을 것 같습니다~
    4학년 마지막 학기라도 공대이다보니, 그리고 ABEEK 인증이란 것 때문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매 학기 수강신청 학점을 한계까지 신청해도 졸업 조건이 빠듯합니다;

    여왕쿠마 님... 정말 어디 느긋하게 놀러간 여행지에서 여유롭게 늘어져 있을 때 이런 것을 한 잔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기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로 님... 확실히 요즘은 서늘해져서인지 이런 롱 드링크는 잘 찾지 않게 되더군요.
    특히 진토닉이나 모히토보다 그냥 가볍게 셰이크해서 만드는 숏 드링크쪽이나 위스키 스트레이트가 훨씬 입맛이 당깁니다.

    gargoil 님... 오뎅 국물과 슬링이라... 왠지 미묘한 이미지군요^^
    오뎅 하니 갑자기 청주가 땡깁니다~
  • 여왕쿠마 2008/10/31 00:57 # 답글

    후후후...말씀듣고보니 네오님이 만들어 줄 수있는 분들중에 한분이네요//ㅅ///....
    저어..연락처라도 좀 핡핡...//ㅅ///
  • 하르나크 2008/11/01 02:21 # 삭제 답글

    겨울에 땡기는게... 뜨끈한 오뎅에 따뜻하게 데워놓은 청주 홀홀불어가며 마시고, 먹고를 반복하면...

    추위가 한풀가시죠...
  • NeoType 2008/11/01 14:38 # 답글

    하르나크 님... 뜨거운 오뎅 국물과 청주라면 최고의 조합이지요~
    생각만해도 아주 땡기니 추운 날이 되면 당장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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