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퀸즈 (Queens) by NeoType

오늘은 월요일... 뭐, 무난하게 지나간 느낌입니다.
그러고보니 별 상관 없는 이야기입니다만 이제 수능이 딱 D-3이군요. 이미 수능 본 지도 한참 지났고 곧 졸업이니 더 이상 볼 일도 없습니다만 괜시리 인터넷이나 신문 광고다 뭐다 잔뜩 떠있는 수능 관련 이야기들을 보니 새삼 시험 볼 당시가 떠오릅니다.

저는 재수를 했었는데 그때 1년간은 정말 죽은듯이 지냈었군요. 주변의 재수하는 다른 친구들은 아무도 모르는 재수 학원에 혼자 들어가서 1년 내내 아무와도 사귀지도 않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조차 나누지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머리카락은 수능 보기까지 한두 번밖에 자르지 않고 계속해서 방치해서 앞머리가 턱 밑으로 내려오고 뒷머리는 목 뒤에서 묶고 다녔었군요. 그때 당시의 사진은 남아있지 않지만... 뭐, 그런 과정을 지나서 지금에 이르렀다 생각하면 나름 가치 있는 1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하라면 죽었다 깨어나도 못 하겠습니다만;

뭐 어쨌든 오늘 소개할 칵테일은 퀸즈(Queens)입니다.
맨해튼(Manhattan), 브롱크스(Bronx)에 이은 뉴욕의 주 이름과 관련된 칵테일 중 하나로, 이렇게 뉴욕과 관련된 칵테일이 몇 가지 남아있는데 이왕 하는 거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전부 정리해보고 싶어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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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셰이크

진 - 30ml
스위트 베르뭇 - 15ml
드라이 베르뭇 - 15ml
파인애플 주스 - 15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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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딱 보면 어떤 칵테일과 매우 유사합니다. 바로 전에 소개했던 뉴욕 관련 칵테일 중 하나인 브롱크스로군요. 브롱크스의 오렌지 주스를 파인애플 주스로 바꾸면 바로 이 퀸즈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진에 스위트와 드라이 두 가지 베르뭇이 쓰이고 소량의 과일 주스가 들어가는 레시피군요.

스위트이든 드라이이든 칵테일에서 베르뭇이라는 재료는 거의 대부분 진 또는 위스키를 베이스로 하는 칵테일에서 쓰이는 편입니다. 물론 다른 베이스에도 쓰이지만 진과 위스키에, 특히나 진과 함께 쓰이는 경우가 훨씬 많은데 이는 아마 진과 베르뭇은 본질적으로 비슷한 향을 가진 술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군요. 베르뭇은 와인을 베이스로 향쑥과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를 넣고 알코올 도수를 높인 술인만큼 그 향이 일반 와인에 비해 훨씬 강하고 다양합니다. 그리고 진은 노간주 나무 열매인 쥬니퍼 베리를 비롯해서 마찬가지로 여러 허브 등으로 향을 첨가시키기 때문에 보드카, 럼 등의 다른 증류주에 비하면 상당히 향이 개성적인 편입니다. 그렇기에 진과 비슷하게 다양한 향신료로 향을 낸 베르뭇은 이러한 공통점이 있기에 같이 썼을 때 꽤나 궁합이 좋은 것 같습니다. 당장 "칵테일의 왕" 마티니만 해도 진과 드라이 베르뭇 두 가지만으로도 훌륭한 맛을 내는 것을 보면 이러한 생각이 드는군요.

뭐, 별 상관없는 이야기가 길었군요. 그럼 재료로 넘어가서...

비피터와 스위트, 드라이 베르뭇, 마지막으로 파인애플 주스...
전의 브롱크스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달콤한 재료가 쓰이는 칵테일이므로 진은 비피터가 적당합니다. 그리고 드라이 베르뭇 역시 비앙코 타입으로 준비...

특별할 것 없이 셰이커로 잘 흔들어 따라냅니다.
그나저나 어째서인지 다른 주스는 별로 그렇지 않은데 파인애플 주스만은 셰이크 후에는 저렇게 거품이 조금 생기는 편이더군요. 셰이크 후 바로 따르지 않고 한 차례 걸름망으로 걸렀음에도 저렇게 남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파인애플 주스의 특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파인애플은 오렌지나 다른 주스에 비해 당도가 높아서인지도 모르겠군요.

장식은 굳이 필요 없습니다만 레몬 슬라이스 반쪽으로 장식해서 완성입니다.
색상은 오렌지에 비해 파인애플 주스의 색이 조금 옅기 때문인지 전에 만든 브롱크스에 비해 조금 진한 색상입니다.

맛은 역시 진의 상표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이렇게 비피터를 쓸 경우에는 제법 부드럽고 달콤한 칵테일이 됩니다. 거기에 향기로운 두 가지 베르뭇과 살짝 풍기는 파인애플의 단맛과 향이 멋지게 어울립니다. 얼핏 오렌지를 쓴 브롱크스와 비슷하지만 이쪽이 좀 더 단맛이 있고 향이 좋은 느낌입니다.

이것도 저녁 식사 후 한 잔 천천히 즐기면 딱 어울릴 듯한 칵테일입니다.
드라이, 스위트 두 가지 베르뭇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나저나 디퓨져를 써서 사진을 찍으니 잔 자체에 반사되는 빛이 조금은 줄어들어서 예전보다 사진이 조금은 마음에 들게 나오는군요. 나중에는 아예 배경도 제대로 꾸며보고 싶은 느낌입니다.

덧글

  • 산지니 2008/11/10 17:45 # 답글

    음 진이 핵심이군요 저는 이제 뭐만들까 재료들 찾고 쉬운것부터 찬찬히..만들려고합니다

    롯데마트가서 점찍어둔 아이스와인도있는데 그거살려니 ..리큐르3~4개값이더군요 ㅠㅠ

  • 팡야러브 2008/11/10 18:07 # 삭제 답글

    오늘 007을 보는데.. 마티니가 '고든스진과 보드카를 3:1로 , 또 뭔가 네 글자짜리를 넣었는데 까먹었습니다 ㅡㅡ;, 그리고 쉐이킹후 레몬 트위스트'
    새로운 레시피더군요 ㅎㅎ
    저도 1년간 노량진에서 있었는데.. 다시하라면 하겠습니다 큭큭
  • 산지니 2008/11/21 18:16 #

    아 퀀텀오브 솔러스 이번 최신작이군요
  • NeoType 2008/11/22 00:39 #

    산지니 님... 오호~ 이번 시리즈였군요.
    007 시리즈는 일부러 챙겨 보지 않고 가끔 TV에서 해줄 때나 보는 정도라서 잘 몰랐습니다^^;
  • 녕기君~ 2008/11/10 18:28 # 삭제 답글

    뭔가 안어울리는 대사로고.
    지금와서도 술생각나게 만드는 그날 너의 그 전화
    "...나 수시붙었다 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
    너는 나한테 술을 사도 한참을 더 사야하는 중죄다라는거 -0-
  • Alcoholic 2008/11/10 21:38 # 삭제 답글

    윽, 저번에 C를 빼고 썼군요.. ㅉㅉ 영어실력 어디 안갑니다 -_ㅠ

    진에 베르뭇 들어가면 느낌만으로도 '베이스 맛은 마티니, 무엇으로 가미하는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살짝 파인애플의 단맛이 가미된 느낌이 듭니다 ㅋㅋ

    오랜만에 술장을 열고 첫잔을 마티니로 시작했는데, 오, 빨리 스윗버뭇도 사야겠습니다 ㅋㅋ

    실은... 오늘 전공 2차시험을 치고 온터라 딱 죽기 전까지만 마셔야겠습니다.ㅋㅋ
  • NeoType 2008/11/10 22:37 # 답글

    산지니 님... 아이스 와인은 참... 가격은 가격대로 무시무시한데다 설령 한 병을 따더라도 혼자서는 절대 다 못 마시겠더군요; 단맛이라면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역시 혀가 저릴 정도의 단맛이랄지...;

    팡야러브 님... 007 어떤 시리즈의 어떤 장면인지 몰라서 잠시 검색해보니 이런 것이 뜨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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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tini 007

    6/9 de gin Gordon
    2/9 de vodka
    1/9 de Lillet blanc
    1 zeste de citron(s)
    =====================
    아마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든 진과 보드카, 릴렛 블랑과 레몬 제스트라... 릴렛은 베르뭇과는 다른 프랑스 식전 와인의 한 종류로 와인과 다양한 과실 리큐르를 혼합한 것이라더군요. 여러 책에서 가끔 이것이 쓰이는 칵테일을 본 적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선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더군요.

    녕기... 음? 내가 그런 말을 했었던가? (..)

    Alcoholic 님... 드라이 베르뭇도 비앙코를 쓴 만큼 혀에 닿는 느낌 부드러운 스위트 마티니에 파인애플 향이 섞인 느낌입니다. 그나저나 역시 시험 후 한판 본격적으로 마실 때의 느낌은 참 각별하지요~^^
  • 팡야러브 2008/11/10 23:12 # 삭제 답글

    아하~ 맞네요 ^^
    실제 이름은 베스퍼 마티니 라고 하지만은 '키나 릴렛' 은 처음보는 리큐르로군요...;;
    '키나' 가 들어가니 쓴맛이 날것 같군요 ㅎㅎ (염산 키니네가 생각이 나네요 ㅡ_ㅡ;)
  • 니트 2008/11/12 13:34 # 답글

    드디어 내일이 수능, 고등학생들 피가 바짝바짝 마르겠군요..;;;
  • NeoType 2008/11/12 18:49 # 답글

    팡야러브 님... 베스퍼 마티니라... 그렇게 부르는군요.
    무엇보다 릴렛이란 녀석이 외국 칵테일 책에선 빈번히 등장해도 국내에선 찾아볼수도 없는 것 같아서 무슨 맛인지 참 궁금해집니다.

    니트 님... 이제 내일이군요. 이번에 수능 보는 친척 동생이 둘 있는데 잘 보려나 모르겠습니다^^
  • gargoil 2008/11/14 00:55 # 답글

    베르뭇 형제들이 뭉친(?) 마티니 시리즈군요. 파인을 쓰되 나름 억제한 레시피 같다는 생각이 됩니다.
  • NeoType 2008/11/14 14:04 # 답글

    gargoil 님... 브롱크스나 이 퀸즈나 상당히 괜찮은 칵테일이라 봅니다. 어느 재료 하나 오버할 것 없이 아주 자연스레 어울리는 것이 과연 고전 칵테일이다, 라는 느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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