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큐르] 코앵트로 (Cointreau) by NeoType

요즘은 그리 여유 있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나지 않는군요. 생각 같아선 하루라도 느지막~히 일어나서 아침 겸 점심을 때우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바로 뽑은 커피 한 잔을 책상에 놓고 컴퓨터를 켠 후 여기저기 가볍게 새로운 글들을 체크하고,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느긋하게 저녁까지 빈둥거리다가 무언가 맛있는 저녁을 먹고 맥주든 칵테일이든 가볍게 한 잔 한 후 조용한 저녁 시간을 보내다가 잠드는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 생각도 드는군요. ...뭐, 매일 이랬다간 당장 폐인으로 가는 직선 코스라는 느낌이기도 합니다만 요즘은 졸업 관련 서류 준비라거나 이것저것 작성할 것이 많아서 단 하루라도 느긋히 지낼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오늘 소개할 리큐르는 코앵트로(Cointreau)입니다.
발음에 따라선 "꼬앙뜨루" 등으로 읽히기도 하는군요.

오렌지 큐라소 리큐르의 프리미엄 브랜드 중 하나로군요. 용량 700ml, 알코올 도수는 40도 입니다. 정사각형 형태의 병 모양이 제법 독특한 느낌입니다.

이 리큐르는 "Cointreau"라는 독자적인 브랜드 네임으로 유명하거니와 흔히 "트리플 섹" 또는 "오렌지 큐라소"라고 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것 중 하나이기에 이 코앵트로는 그랑 마르니에(Grand Marnier)와 더불어 오렌지 큐라소 계의 양대 산맥이라 부를만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에 "오렌지 큐라소"에 대한 전반적인 글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만, 본래 오렌지 큐라소라는 종류의 리큐르는 식전주 또는 식후주로 단독으로 즐기기도 하고 제과, 제빵 등에서 생크림에 넣어 향을 주기도 하고 스폰지 케이크에 적셔 촉촉한 느낌과 향이 돌게도 하는 등, 용도는 꽤 다양합니다. 물론 칵테일에서도 빠지지 않는 재료이기도 하군요.

이 코앵트로는 프랑스의 서부에 위치한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는 앙제(Angers)의 교외에 위치한 생 바르떼레미 당주(Saint-Barthélemy-d'Anjou)라는 다소 발음하기 힘든 지방에서 생산된다 하는군요. "코앵트로"란 이 리큐르가 만들어지는 증류소의 이름이기도 한데 최초 1849년 에두아르 코앵트로(Edouard Cointreau)와 그의 형제 아돌프 코앵트로(Adolphe Cointreau)가 설립 후 리큐르 제조를 시작했다 하는군요.

처음 "코앵트로"라는 리큐르가 만들어져 판매가 시작된 것은 1875년으로, 비터 오렌지(Bitter Orange)와 사탕무로 만든 주정을 이용하여 코앵트로 증류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만들지만 자세한 레시피는 공개하지 않는다는군요. 처음에는 세 번 증류했다는 뜻의 "트리플 섹(Triple Sec)"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리큐르가 워낙 유명해지고 다른 회사들의 "트리플 섹"이라는 이름의 유사품들이 많아지자 이 이름을 빼버리고 그냥 자사의 이름을 붙여 "코앵트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군요.

그리고 옛날에는 이 코앵트로를 마치 진과 같이 약효가 있는 "약주"로써 판매했던 시절도 있었다는군요. 소화를 돕고 위를 든든하게 하는 건위 작용과 강장 효과가 있다고 광고를 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만, 요즘은 그런 이야기는 별로 없이 단지 하나의 큐라소 리큐르로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요즘도 "트리플 섹"이라는 이름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대표적인 리큐르 회사들인 볼스(Bols), 마리 브리자드(Marie Brizard), 드 퀴페(De Kuyper), 웨네커(Wenneker) 등의 상표의 트리플 섹이 흔히 이용되는 것이고 사실 이러한 회사의 트리플 섹도 충분히 쓸만합니다. 무엇보다 오렌지 큐라소 또는 트리플 섹이라는 재료는 칵테일의 베이스 또는 메인이라기보다는 부재료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이 사실이군요.

잔에 조금 따랐습니다. 왼쪽이 코앵트로, 오른쪽은 비교용 마리 브리자드의 트리플 섹...
그러고보니 둘 다 프랑스산이고 도수도 40도와 39도로 거의 같군요.

외양은 투명하기에 겉보기론 일반 트리플 섹과의 차이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먼저 풍기는 향에서 차이가 느껴집니다. 이제까지 제가 써본 일반 트리플 섹은 웨네커와 위의 마리 브리자드입니다만 이들의 공통점은 다소 달착지근한 향과 맛이였군요. 마리 브리자드 쪽은 향이 달달한 편이기에 잔에 코를 가져가면 달콤한 향이 코를 확~ 덮는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맛도 꽤 달콤한 편입니다.

그러나 코앵트로는 사실 일반 트리플 섹에 비해 향 자체는 강렬하지 않은 편입니다. 우선 달콤한 향이 적습니다. 코를 가져가도 풍기는 향은 달콤함이라기보단 약간 씁쓸한, 어떻게 표현하면 다소 "약 같은"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는 씁쓸한 향이 맴도는군요. 그러나 마셔보면 그러한 향과는 달리 혀 끝에서부터 퍼져가는 약간 씁쓸한 느낌이 섞인 진한 단맛과 입 안에서 콧속까지 맴도는 진한 오렌지향과 복잡한 향이 오래도록 남는군요. 일단 목구멍을 넘긴 후에도 계속해서 퍼지는 이러한 향과 뒷맛이 일반 트리플 섹과는 확연한 차이로 다가옵니다.   

코앵트로로 만드는 칵테일 중 제가 각별히 좋아하는 것은 위의 두 가지로군요. 진과 큐라소, 레몬 주스로 화이트 레이디(White Lady), 브랜디와 큐라소, 레몬으로 사이드 카(Side Car)입니다. 둘 다 진과 브랜디 베이스의 고전적이자 대표적인 칵테일이기도 하고 맛의 밸런스가 특히 훌륭한 것으로 이름 높지요. 사용한 진은 비피터, 브랜디는 레미 마르탱 V.S.O.P로 이들은 특히 코앵트로와 궁합이 좋은 것 같습니다.

코앵트로 자체가 투명하다보니 외양은 일반 트리플 섹을 사용한 것과 다를 것 없습니다. 그러나 풍기는 진한 레몬향에 섞인 오렌지향과 부드러우면서도 진하게 남는 뒷맛은 꽤나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몰랐으나 점차 마셔볼수록 오렌지 큐라소의 차이로도 맛의 차이가 상당함을 알게 되는 느낌이군요.

가격은 약 38000~45000원대, 또는 그 이상으로도 올라가는 것을 보았군요. 흔히 판매되는 다른 회사의 트리플 섹이 15000~20000원대 내외의 가격을 보이는 것에 비하면 두 배 또는 그 이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렌지 큐라소라는 리큐르는 본래 식전, 식후주로 쓰이기 위해 만들어졌고 칵테일에서도 메인으로 두드러지는 역할을 하는 리큐르는 아닙니다. 그러나 훌륭한 영화는 뛰어난 주연 배우만으로 완성되지 않듯, 좋은 칵테일을 완성하는 하나의 훌륭한 재료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 코앵트로라 생각합니다.

덧글

  • 하로君 2008/12/02 17:14 # 답글

    확실히 비싼 값을 하는 녀석이긴 한데...역시 함부로 집어들기 어려운 녀석이죠. ;
  • nabiko 2008/12/02 17:28 # 답글

    맛있겠다...조금씩 매일 술을 먹으면 중독 되겠죠?ㅋㅋ
  • NeoType 2008/12/02 17:56 # 답글

    하로君 님... 괜찮은 술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선 가격에 한 차례 주저하고 막상 들여놓아도 큐라소인 만큼 많이 쓰이지 않지만 가격 때문에 또 한 번 쓰기를 주저하게 되는, 그러한 술인 것 같군요^^;

    nabiko 님... 중독...까지는 아니고 습관이 될 것 같군요. ...그게 그거려나;
    그래도 흔히 이야기하기로 매일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말도 있으니 괜찮을지도 모르겠군요. 과연 저 "적당한"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Enke 2008/12/02 18:02 # 삭제 답글

    아 사고싶은 리큐르이긴한데, 일반 트리플섹이랑 차이가 확연할까요? ㅠ
    커맨더 진 VS 비피터로 마티니를 만들면 나는 차이만큼 ㅎ
    비싸서 쉽게 손이 안가네요;
  • 산지니 2008/12/02 18:17 # 답글

    비싼값이군요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있다면 살만한 리큐르입니다.

    요즘 저번에 잘못산 라임쥬스를 어떻게 처리해줄까? 라고..고민중입니다

    물에 희석해먹을수도 없는상황이니.
  • NeoType 2008/12/02 19:30 # 답글

    Enke 님... 아무리 뭐해도 그 정도의 차이는 나지 않는군요; 일단 커맨더 진과 비피터는 베이스로 쓰이거니와 확연한 맛의 차이가 있지만 큐라소의 경우는 부재료로 들어가는 편이라 전면적으로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역시나 값이 높은 편이라 손이 안 가는 것이 사실이군요;

    산지니 님... 제대로 써보자면 확실히 가치가 있는 리큐르 중 하나로군요.
    그나마 라임 주스라면 가끔 사이다나 콜라를 마실 때 조금 섞어 마시거나 그런 식으로 써줄 수도 있겠군요. 어떻게 한 번에 처리할 방법은...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군요;
  • 녕기君~ 2008/12/02 19:43 # 삭제 답글

    코앵트르라.... 이것도 들여놓아야 하나 말아야하나...
    그것보다 이제 겨우 레이지 라임이 동이 났으니
    지룩스 분양 좀 -_-
  • 산지니 2008/12/02 20:34 #

    분양이군요..
  • 역설 2008/12/02 20:10 # 답글

    졸업... 동기가 졸업이라니! 졸업이라니! 세월이 느껴지는군.
    트리플 섹이 처음엔 브랜드였구만...? 'ㅅ'
  • 팡야러브 2008/12/02 21:41 # 삭제 답글

    우리나라는 와인이고 리큐르고 375mL 짜리좀 많이 들여왔으면 좋겠습니다 ㅡ_ㅡ;
    제가 요즘 폐인으로 가는 지름길 생활을 하고 있군요.. ㅋㅋ (일찍만 자면 폐인은 안되는거 같습니다만 흣)
  • NeoType 2008/12/03 12:16 # 답글

    녕기... 코앵트로야 자네 입장에선 별로 쓸 일 없을 것 같구만.
    ...라임은 그냥 한 병 사라;

    역설... 아아~ 내가 졸업이라니!
    ...아직 계절 학기가 한 과목 남았다...--;

    팡야러브 님... 보통 반 병 사이즈는 위스키나 브랜디는 자주 보이지만 와인과 리큐르는 거의 드물군요. 그나마 있는게 깔루아 정도...? 하루라도 좋으니 폐인 놀이 한 번 해보면 좋겠군요. 뭐... 시험 끝나면 당분간 그리 되겠지만...;
  • Catastrophe 2008/12/03 23:09 # 답글

    어떤 사람들은 코인트루 라고도 읽더군요; 영어식 발음이죠 ㅎㅎ
    오렌지 큐라소가 엄청 빨리 바닥나서 이 비싼 꼬앵트로를 미친듯이 싸질렀지요;
    ...그래도 그랑마니엘보다는 저렴하니까................OTL 별 수 있나요;
    그래도 확실히 맛으로 보답하는 리큐어인거 같습니다 ㅎ
  • NeoType 2008/12/04 17:10 # 답글

    Catastrophe 님... 뭐, "코앵트로"나 "꼬앙뜨루"나 "코인트루"나 전부 가리키는 건 같지요;
    큐라소가 금방 바닥나시다니... 큐라소를 쓰는 칵테일을 꽤나 많이 만드시나보군요. 그래도 술은 마셔줘야 맛이니 아무리 가격이 높더라도 일단 가진 술이라면 어떻게든 써줘야지요~^^
  • 피해망상 2008/12/05 00:36 # 답글

    오랜만입니다(..) 왠지 요즘 접고있게 되어서 도통 들르질 못했네요.

    여튼 항상 볼때마다 비싸다고 생각했던 리큐르지요. 그러고보니 접때 프랑스 중년이 왔을때는 '꼬엉뜨호' 라고 말하던 것 같았는데 말이죠(..)
  • NeoType 2008/12/05 20:56 # 답글

    피해망상 님... 오호, 그때 그분은 이걸 그렇게 부르셨군요.
    과연 본토 발음...이려나요;
  • 녹두장군 2008/12/09 12:58 # 답글

    평소에 술에 관한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링크 신고 합니다. ^^
  • NeoType 2008/12/09 17:48 # 답글

    녹두장군 님... 링크 감사합니다~
    그냥 제 마음대로 끄적이는 정도라 도움이 되실련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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