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만든 고구마 케이크. by NeoType

오늘 오전엔 졸업 시험을 치르고 왔습니다. 그냥 간단한 문답식 문제 몇 개 정도였고 어지간해선 떨어질 일이 없는 것인 시험이었습니다만 이제까지 제가 여기 들어와서 무엇을 했는지 한 번쯤 돌아보게 되더군요. ...정말 여기서 4년간 뭘 했었더라.(..)
그 후엔 학교 교수님과 외부 초청 교수님과 인터뷰를 하며 이런저런 질문에 답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제 지식의 밑바닥에서부터 한 차례 뒤집은 후 바닥까지 박박 긁어낸 기분입니다; 뭐 어쨌든 이제 학점만 잘 관리하면 졸업은 문제 없을 것 같군요.

오늘은 가볍게 케이크를 좀 만들어보았습니다. 꽤나 오~래 전에 집에 고구마 한 자루가 들어와서 그냥 쪄먹기도 하고 이래저래 써왔습니다만 양이 많아서 남아있는 양이 많았군요. 그래서 문득 생각난 것이 고구마를 써서 뭔가를 만들어보자... 당장 떠오르는 것이 케이크였군요.

항상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그것이 가능할 경우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저이기에 바로 작업에 착수, 오랜만에 고구마 케이크를 만들어보았습니다.

고구마를 우유, 설탕, 버터 등에 끓여 고구마 크림을 만들고 이걸 스펀지 케이크에 전체적으로 펴 바르고 굳혀서 완성이로군요. 전에도 만들어 본 것이고 오랜만에 또 만든 것입니다만... 이번에는 다소 결과물이 미흡하군요.

커팅해서 접시에...
이번에는 고구마 크림을 만드는 작업은 꽤나 수월하고 고구마 맛도 나쁘지 않았는데 스펀지 케이크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습니다. 사실 케이크 맛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만 외양이 썩 보기 좋지 않군요.

바로 저 밑바닥에 깔린 제대로 섞이지 않고 덩어리진 밀가루 때문입니다.
스펀지 케이크를 만들 때는 계란 거품을 낸 후 거품이 가라앉기 전에 재빨리 밀가루를 섞어주고 틀에 넣어 오븐에서 구워야하는데, 이번에는 밀가루를 제대로 체에 쳐서 쓰지 않았기에 저렇게 덩어리가 바닥에 깔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쿠키와 빵은 조금 강한 힘으로 반죽을 하기에 저런 밀가루 덩어리가 있어도 다른 재료와 잘 섞이는 반면, 이런 스펀지 케이크는 밀가루가 조금이라도 덩어리가 져 있으면 부드러운 계란 거품 속에서 제대로 섞이지 않고 바로 저렇게 시각적으로 확 나타나니 좀 더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들어본 것이라 잘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소한 것에서 실수를 하니 약간 찝찝하군요.

사실 보기에만 조금 안 좋을 뿐 케이크를 떠서 입에 넣으면 저런 부분이 있는지도 일부러 신경 쓰지 않으면 별로 느껴지지 않고, 어차피 누구 줄 것도 아니고(..) 집에서 먹는 건데 이 정도야 그냥 애교로 넘어가야지요; 어쨌거나 달콤한 고구마 크림 맛이 좋다보니 전체적인 맛은 참 마음에 듭니다.

몇몇 과정만을 적어봅니다. 일단 가려두고...

과정 줄줄줄...

우선 스펀지 케이크는 계란에 설탕을 넣고 거품을 낸 후 여기에 녹인 버터를 섞고 밀가루를 섞어 구우면 완성인, 재료 자체는 간단합니다. 이번에 쓴 재료는 계란 3개로 약 140g, 박력분 70g, 설탕 70g, 버터 35g입니다. 일반적인 스펀지 케이크의 비율은 이렇게 계란과 밀가루, 설탕, 버터를 4:2:2:1로 넣는 편이군요.

단지 계란 거품을 내는 이 과정은 편리한 현대 사회의 문명인 블렌더 기계가 없다면 한 손에 거품기를 들고 20분이고 30분이고 힘차게 휘저어주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군요.

그러나 저는 꽤나 아날로그적인 인간이라 그런 편리한 기계 따윈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가진 것이라곤 오직 거품기 하나, 그리고 신나게 거품기를 휘저을 양 팔이 있을 뿐이군요. 그래도 이 계란 거품은 예전부터 심심찮게 내 봤기에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기에 이제는 익숙한 편입니다.

우선 냉장고에서 꺼낸 계란은 차가우니 거품이 잘 나지 않습니다. 노른자와 흰자를 동시에 휘젓는 계란 거품은 따뜻할 때 거품이 잘 일어나는군요.

그래서 이렇게 그릇보다 큰 바가지 같은 것에 뜨거운 물을 붓고 거기에 그릇을 놓고 신나게 휘젓습니다.
리듬을 타고 힘차게, 그리고 끈기를 가지고... 말하자면 리듬! 파워! 근성!인 RPG 정신(?)으로 한 방향으로 신나게 거품기를 돌려줍니다.

그렇게 약 15~20분... 마침내 보송보송하고 약간 걸쭉하게 달라붙는 정도의 거품이 완성됩니다.
여기에 중탕으로 녹인 버터를 주르륵 붓고 다시 5분 정도 신나게 휘저으면 거품에서 살짝 윤기가 도는 탄탄한 거품이 만들어집니다.

다음으로 밀가루 섞기... 이번에 실수한 것이 바로 이 과정이었습니다.
요즘 하도 쿠키만 만들어서인지 평소대로 밀가루를 담은 그릇을 툭툭 털어넣으며 가루를 섞었는데 얼핏 봐선 섞인 것 같아도 덩어리가 밑바닥으로 가라앉은 것이군요. 당연히 밀가루는 치대면 끈기가 생기기에 이러한 케이크에서는 절대 치대면 안되니 힘을 줘서 섞을 수도 없습니다.

이것을 유산지로 만든 종이틀을 씌운 케이크틀에 주르륵...
그리고 틀 자체를 테이블에 툭툭 내리쳐서 속에 든 공기를 빼냅니다. 이걸 이제 170도 오븐에서 20분 가량 구워냅니다.

적당히 잘 구워졌습니다.
이걸 식히는 동안 고구마 크림을 만듭니다.

고구마를 다듬어둡니다.
들어가는 양은 약 800g...

이 고구마를 깍두기 썰듯 썰어서 넓은 팬에 담고 설탕 120g, 버터 50g, 그리고 우유 6~700ml를 붓고 센불로 끓입니다.
중간에 버터가 녹을 때까지는 저어주지만 그 이후에는 젓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이 사이 아까 구워둔 스펀지 케이크를 다듬어둡니다.
모양은 썩 예쁘진 않군요;

먼저 윗부분의 갈색으로 변한 부분은 따로 떼어내서 믹서기로 잘 갈아서 따로 담아둡니다.
그리고 케이크를 가로로 잘라 2등분으로... 이걸로 일단 케이크 준비는 끝입니다.

그러는 사이 고구마가 맹렬히 끓어오릅니다.
적당히 찔러봐서 고구마가 잘 익었으면 불을 끕니다.

끓인 고구마를 체에 걸러 끓인 우유는 따로 담아둡니다.
적당히 물기를 뺀 후...

고구마를 그릇에 담고 잘 으깨줍니다.
굳이 완전히 으깰 필요 없이 약간의 씹는 맛을 위해 적당히 알갱이가 남아있어도 상관 없습니다.

적당히 으깬 후 여기에 계란 노른자 2개와 향을 위해 럼을 조금 넣습니다.
그나저나 저 바카디도 이제 거의 바닥이군요; 이걸 잘 섞어준 후 아까 따로 담아 둔 우유를 조금씩 넣으면서 부드러운 질감이 날 정도로 만들어줍니다.

남은 것은 케이크 조립(?)이로군요.
케이크 링을 준비... 당연히 스펀지 케이크 크기와 거의 같은 크기의 링을 써야합니다.

먼저 2개로 잘라둔 스펀지 케이크 1조각을 바닥에 깔고 링을 두른 후 크림을 넣으며 잘 펴바릅니다. 가장자리에 잘 들어가도록 틀 안쪽에 미리 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한 두께로 바른 후 스펀지 케이크 나머지 조각을 얹고 다시금 크림을 펴바릅니다.

적당히 모양이 만들어졌으면 표면을 평평하게 깎아준 후 이대로 냉장고에서 식혀둡니다.
대충 2시간 정도 넣어두면 차게 식는군요.

냉장고에서 꺼낸 후 링을 천천히 빼냅니다.
가장자리에 굴곡이 져서 테두리처럼 보이는 것을 보니 크림이 옆쪽에는 고르게 펴지진 않은 것 같군요.

그 후 아까 따로 담아둔 빵가루를 가장자리에 잘 붙여주면 고구마 케이크 완성입니다.
물론 케이크 위쪽에도 여러 장식을 올려줄 수 있습니다만 어차피 집에서 먹는 거니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요.

이상 과정 끝.


제과, 제빵은 그냥 저 혼자 익힌 것입니다만 개인적으로 발효 빵이나 쿠키 종류는 웬만한건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데 이런 스펀지 케이크 종류는 다소 취약하군요.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 스펀지 케이크라도 차분히 연습해야겠습니다.

덧글

  • duvet 2008/12/06 14:36 # 답글

    읍 안 그래도 케잌 먹고 싶었는뎅 ㅠ
  • MP달에서온소녀 2008/12/06 14:39 # 답글

    달콤, 촉촉, 폭신폭신...(아~맛있겠다!)
  • 팡야러브 2008/12/06 14:41 # 삭제 답글

    으으~ 저는 빵만들기는 워낙에.. 복잡해 보이고 그래서
    여친 생기면 부탁해 보려고 하는데~~~ 요리에 무능한 여친이면 어쩌죠? ㅡ_ㅡ;
  • 슈지 2008/12/06 14:59 # 답글

    시험 잘 봤다니 다행이네.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
  • 死요나 2008/12/06 15:06 # 답글

    가..가볍게.. 라니요 orz
    항상 포스 가득한 포스팅 하시면서.. ㅡㅜ
    저 좀 주세요~ 저 고구마 케잌 젤 좋아해요 ㅡㅜ
  • 시아 2008/12/06 21:03 # 답글

    아 네오타입님 질문이요~ 크렌베리주스나 자몽주스는 마트에서 사오시나요??
  • NeoType 2008/12/07 12:46 # 답글

    duvet 님... 사실 저도 반쯤은 제가 먹고 싶어서 만들었군요;

    MP달에서온소녀 님... 말은 저렇게 했습니다만 결국 금방 해치웠습니다;

    팡야러브 님... ...으흠흠--;
    그냥 본인이 익히시면 됩니..(?)

    슈지... 뭐 이제 졸업은 문제 없어진 듯~

    死요나 님... 포스까지야^^;
    아쉽게도 케이크가 끝장났군요;

    시아 님... 용량이 크다보니 한 번에 여러 개를 사자면 인터넷으로 주문하지만 주로 대형 마트에 가서 사오는군요~
  • nabiko 2008/12/08 00:40 # 답글

    우왕 케이크!!오븐 뭐쓰시는지 궁금하네요~
  • 권근택 2008/12/08 09:25 # 삭제 답글

    뉴스보이 권근택입니다. 블로거들의 릴레이인터뷰를 진행중입니다. 지난 주자 장어구이정식 님이 네오타입 님을 강추해주셨습니다. 부디 응해주시길.
  • NeoType 2008/12/08 12:20 # 답글

    nabiko 님... 그냥 가스오븐레인지에 붙어있는(?) 가스 오븐을 쓰는군요~

    권근택 님... 인터뷰... 으으음... 뭔가 많이 부족합니다만 할 수 있는 한 해보겠습니다^^
  • 권근택 2008/12/08 13:00 # 삭제 답글

    대단히 감사합니다. 곧 질의서를... 근데 어디로? 여기다 댓글로 올릴까요?
  • NeoType 2008/12/08 15:25 # 답글

    권근택 님... 그리 긴 게 아니라면 비공개 덧글로 달아주실 수 있으신지요?
    그게 아니면 여기에 비공개로 메일 주소를 알려주시면 제 메일을 보내겠습니다.
  • 아무로 2008/12/09 00:22 # 답글

    오오, NeoType님 또 미디어를 타시는 건가요~~
  •     2008/12/09 12:25 # 답글

    완전 능력자;;;
  • 산지니 2008/12/09 17:36 # 답글

    오오 맛있어 보이네요 저도 오랜만에 제빵의욕이 불끈!

    인터뷰 잘하시기를 /ㅅ/
  • NeoType 2008/12/09 17:50 # 답글

    아무로 님... 또...라고 하시니 수시로 이러는 것 같은 느낌이군요^^;
    솔직히 저도 갑작스러워서 엄청 긴장 타고 있습니다...;

        님(?)... 능력자라니요, 그냥 평범합니다;

    산지니 님... 이런 것은 삘이 왔을 때 확~ 해치워야지요~
  • 레키 2008/12/10 11:17 # 답글

    - 오오.. 고구마 케익까지... 맛나겠군요 ㅇ_ㅇ
  • 서간예 2008/12/10 12:51 # 삭제 답글

    네오타입님,ㅎㅎ
    좋은정보감사하네요'-'
    제가남대문에서술을사려고하는데,
    싼가격에술을파는가게아시나요?

    막가는거보단
    전문가의정보가필요하네요^^
  • NeoType 2008/12/10 17:23 # 답글

    레키 님... 손이 좀 갈 뿐 그리 복잡하진 않기에 만들기도 쉽고 맛도 괜찮아서 마음에 듭니다~

    서간예 님... 음... 사실 웬만해선 수입상가 내의 가격대는 거의 차이가 없는 편입니다.
    그러나 가게 주인분과 안면이 있다면 조금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주로 "수입상가 계단 내려가서 벽쪽의 첫 번째 가게"를 자주 찾는군요. 솔직히 전부 다녀본 것이 아니라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 mtlflorist 2009/11/23 03:00 # 삭제 답글

    환상적인 건강한 아이디어네여, 맛도 좋겠어여
  • NeoType 2009/11/24 22:27 #

    mtlflorist 님... 어떤 책에서 본 레시피를 흉내내서 나름대로 만든 것인데 생각외로 그럴싸해서 가끔 집에 고구마가 남으면 만드는 녀석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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