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슬로 진 슬링 (Sloe Gin Sling) by NeoType

오늘 하루는 정말 오랜만에 집에 늘어져 있군요. 사실 아직 학교가 끝난 것도 아닙니다만 다음 시험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고 오늘은 토요일... 공부도 어느 정도 끝냈고 모처럼 여유가 있는 편이기에 오늘 하루는 작정하고 운동량 제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깊숙~히 넣어두었던 슬로 진(Sloe Gin)을 한 번 꺼내보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 슬로 진이라는 리큐르는 썩 필요하진 않았으나 예전에 조주기능사 실기를 준비할 때 과제용으로 구입했었던 것이었군요. 그 때 이후로 슬로 진 피즈나 몇 번 만들어마신 후 그대로 깊숙히 넣어두었다가 오늘은 문득 생각이 나서 꺼내보았군요.

일단 오늘 소개하는 것은 이 녀석을 이용한 칵테일인 슬로 진 슬링(Sloe Gin Slin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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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셰이크

슬로 진 - 45ml
체리 브랜디 - 15ml
레몬 주스 - 15ml
탄산수 - 적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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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링(sling)의 한 가지인 진 슬링의 슬로 진 변형판입니다. 진 피즈와 슬로 진 피즈도 그렇고, 이러한 고전적인 칵테일 부류에서 진 베이스는 일반적으로 슬로 진으로 응용을 해주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슬로 진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 이름대로 슬로 베리(Sloe berry)라는 서양 자두의 일종인 과실을 진에 담가서 만드는 리큐르입니다. 이 술은 요즘에는 그다지 대중적인 편은 아닌데, 당장 여러 책이나 웹사이트 등등에서 이것이 쓰이는 레시피를 찾아봐도 그리 다양한 편은 아니고 판매 상품들 역시 Gordon's 진을 만드는 고든의 슬로 진을 제외하곤 이름있는 상표도 적습니다. 흔히 시중에서 판매되는 슬로 진은 볼스나 드 퀴페 등의 리큐르 회사의 상품이 많고 저 고든의 슬로 진은 우리나라에는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제가 가진 것은 볼스 사의 것입니다만 솔직히 맛은... 썩 좋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고든의 것은 어쩐지 나중에 한 병 구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군요.

이 슬로 진은 제가 가진 술들 중 페르노와 더불어(..) 자주 손이 안 가는 리큐르 중 하나입니다. 그나마 페르노는 굉장히 드물게 땡기는 날이 있기에 물에 타 마시고 싶어지는 날이 있어서 이제 반 병쯤 남아있습니다만, 이 슬로 진은 어지간히 손이 안 가는 편입니다. 슬로 진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칵테일이라 할 수 있는 키스 오브 파이어(Kiss of Fire) 역시 그리 마음에 들지 않고 그냥 마시는 것조차 별로 마음에 드는 맛이 아니다보니 그냥 깊숙히 넣어뒀었던 것이군요. 말 그대로 저번 조주기능사 시험 준비 이후로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늘은 문득 변덕이 들어서 이걸 한 번 꺼내보고 싶어진 것이군요.

재료는 슬로 진과 체리 브랜디, 레몬 주스와 탄산수입니다.
슬링이라는 칵테일은 워낙 싱가포르 슬링이 유명하여 흔히 체리 브랜디가 들어가는 것이 떠오릅니다만 사실은 "피즈"와 같이 딱히 정해진 재료는 없습니다. 단지 어떠한 베이스 술에 기타 과실 리큐르와 레몬 등의 과일즙, 주스나 탄산 음료 등으로 만든 롱 드링크를 뜻하니 거의 모든 롱 드링크는 이러한 슬링이라 볼 수 있군요.

방식은 탄산을 제외한 셰이크.
잘 흔들어 따른 후 탄산을 적당히 채워주면 됩니다.

장식으로 레몬 슬라이스와 체리, 빨대 하나로 완성입니다.
슬로 진이나 체리 브랜디나 붉은색 계열 리큐르인만큼 색은 제법 보기 좋습니다.

겉보기로는 그런대로 괜찮습니다만... 솔직히 맛은 슬로 진의 독특한 자두향을 어떻게 느끼냐에 따라 맛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슬로 진이나 체리 브랜디는 단맛이 있긴 해도 신맛과 특유의 맛이 더욱 강한 편이기에 전체적으로 신맛이 주가 됩니다. 제 감상이라면 "슬로 진을 그냥 마시는 것보단 낫다."라 해두겠습니다.(..)

슬로 진이라는 리큐르는 그리 용도가 다양하지 않은 만큼, 그리고 칵테일로 만들어도 꽤나 취향 타는 것이 많기에 막상 가지고 있어도 그리 많이 쓰이지는 않게 되더군요. 제 기준에서는 이제까지 만들어본 슬로 진 칵테일 중에서는 이 슬로 진 슬링도 그런대로 마실만한 정도입니다만, 슬로 진 피즈와 나중에 소개할 "슬로 컴포터블 스크류(Sloe Comfortable Screw)"가 특히나 마음에 드는 편이로군요. 뭐, 이에 대해선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하지요.

덧글

  • Enke 2008/12/13 16:20 # 삭제 답글

    정말 글에서 슬로진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는군요 ㅎ
    정말 땡기지 않는 술인가 봅니다 ㅋ
  • 침묵속으로 2008/12/13 17:16 # 삭제 답글

    재료만 사놓고 칵테일은 못만들고 있었는데
    즐겨찾기에 추가해서 맨날 들어와서 보고있어요.
    감사합니다^^
  • 국사무쌍 2008/12/13 23:08 # 답글

    으음...저는 페르노를 한번쯤 마셔보고 싶긴 한데 도통 기회가 없군요;
    왠지 마시고 후회할거 같지만 이런게 더 떙기는게 사람이려니 싶습니다
  • timidity 2008/12/14 11:20 # 답글

    후훗.. 운동량 제로라.. 걱정마십시오...
    조만간 나라에서 알아서 빼줄껍니다 =_=// ;;;;;;;
  • NeoType 2008/12/14 12:32 # 답글

    Enke 님... 일단 가지고 있는 술 중 하나이므로, 그리고 손이 많이 안 가는 것일수록 신경 쓰게 되는 법이니 은근히 애착 아닌 애착이 쌓인 것이 이 슬로 진이군요;

    침묵속으로 님...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시작을 해보시고 만드는 과정이 손에 익으신다면 거의 모든 칵테일을 만드는 방식만 들어도 금방 능숙하게 하실 수 있지요~

    국사무쌍 님... 괜히 이상한 것일수록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 심리;
    저도 처음에 페르노는 거의 그런 생각으로 들여왔던 것이었군요. 막상 마셔보니 뭐랄까... 상상하던 맛과 현실 사이의 갭이...;

    timidity 님... ...알아서 자~알 빠지겠군요--;
    그래도 일단 시간 좀 생기면 다시금 헬스나 다녀야겠습니다. 거의 반 년간 제대로 운동을 못 한 느낌이라...
  • 산지니 2008/12/14 20:30 # 답글

    지금 대략 정모 진행하고 밤샘하고 알바뛰고 온거라서 대략 정신이 멍한데

    레몬쥬스가치 상큼한걸 먹고 갱생하고 싶군요 ㅠㅠ
  • NeoType 2008/12/15 20:33 # 답글

    산지니 님... 정신 없으셨군요.
    요즘 저는 레몬 하나를 통째로 즙을 짜서 콜라나 사이다 같은 것에 타 마시는 것이 꽤 마음에 들더군요~
  • 하르나크 2008/12/15 20:35 # 삭제 답글

    슬로진... 처음봤을때 느낌이 상당히거시기했죠...(바앞에 널부러진 김치전 보고 그색을봤다고생각..)

    솔직히 칵테일중에서 신맛이 주가되는 칵테일들은 여성분들과 일부 하드보일드 주당들(뭐든좋다..)

    이 좋아한다고 개인적으로생각;;;
  • NeoType 2008/12/15 20:50 # 답글

    하르나크 님... 저는 슬로 진을 처음 봤을 땐 꽤나 달달한 리큐르일 것이라 생각했군요. 막상 들여와서 마셔보니... ...분명 달달한 느낌은 있는데 그뿐 아니라 이 무슨 묘한 맛이...;
    신맛이 주인 칵테일... 롱 드링크보다 카미카제와 같은 숏 드링크 같은 것이라면 오히려 다른 술을 마신 후 이런 걸 마시면 그 신맛에 술이 깨는 느낌이랄지...^^;
  • gargoil 2008/12/18 02:32 # 답글

    개인적으로 조주기능사에 슬로진 들어가는 레시피가 있는 지 이해가 안갈 때가 있습니다. 특별한 레시피도 아니고요.
  • NeoType 2008/12/18 20:57 # 답글

    gargoil 님... 슬로 진 레시피는 사실 찾아보면 나오긴 나옵니다만 정말 다른 리큐르들에 비하면 꼽을 정도인데다 요즘은 그리 대중적이지도 않으니 차라리 다른 걸로 대체하는게 좋을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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