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로만 캔들 (Roman Candle) by NeoType

오늘로 시험 하나를 클리어... 이제 두 개 남았습니다;
오늘은 어쩐지 머리 한쪽이 띵~하고 엄청나게 울리는 느낌이 들어서 집에 오자마자 두통약 2알을 꼴깍하고 그대로 침대에 뻗어버렸었군요. 그렇게 2시간쯤 뻗어있다가 부스스 일어나니 조금은 나아졌군요. 대체 왜이리 머리가 아팠으려나... 시험 때문에 하도 오랜만에 뇌를 혹사시켜 마비가 일어났는지, 아니면 시험 보기 전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넓은 강의실에 혼자 죽치고 앉아서 공부를 해서 그런지 애매합니다;

뭐, 지금은 멀쩡하니 그냥 넘어가고 오늘은 입에서 씁쓸한 맛이 땡기는 느낌이라 캄파리를 꺼내보았습니다.
캄파리를 이용한 칵테일, 로만 캔들(Roman Candl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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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셰이크

캄파리 - 30ml
크랜베리 주스 - 30ml
레몬 주스 - 15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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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Roman Candle이라... 말 그대로 해석하면 "로마 촛불"?
사실은 불꽃놀이에 쓰이는 폭죽의 일종이로군요. 기다란 대롱에 마치 총알처럼 순서대로 불꽃 화약이 들어있어서 손에 들고 퐁~퐁~ 불꽃을 쏘는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사실 불꽃 놀이는 구경은 해봤지만 직접 화약을 사다가 해본 적은 MT가서 그냥 막대 같은 것에 불 붙이고 노는 것밖에 해본 적이 없군요. 가끔 TV나 어디에서 저런 대롱 같은 것을 쏘아올리며 노는 것을 보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Roman Candle"이란 이름의 밴드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음악 쪽은 영 짧으니 잘 모르겠군요;

어쨌든 이 로만 캔들은 대표적인 씁쓸한 허브 리큐르의 하나인 캄파리와 시큼한 크랜베리, 레몬 주스를 셰이크해주는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이 캄파리라는 리큐르는 예전에는 궁금해서 사봤다가 처음엔 맛에 다소 실망해서 그냥 내버려두던 것 중 하나로군요. 그런데 이 맛이 상당히 독특해서 조금씩 마셔보며 점차 좋아지게 된 경우입니다. 처음 마셔보았을 때는 무슨 약처럼, 마치 끈적하게 들러붙는 쓴 시럽약과도 같은 맛에 당장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었군요.

사실 캄파리는 스트레이트로 마시기는 다소 힘든 리큐르지만 토닉 워터를 섞으면 상당히 맛이 좋아지는군요. 지금은 제가 토닉 워터를 쓰는 음료 중 진 토닉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게 바로 이 캄파리 토닉인데, 토닉을 섞으면 이 들러붙는 듯한 쓴맛도 개운한 쌉싸름한 맛으로 느껴지기에 점차 이 리큐르가 마음에 들게 됐습니다. 거기다 요즘은 가끔은 이 캄파리의 씁쓸한 맛이 떠오를 때면 자몽이나 오렌지 등 감귤류 주스를 섞어 마셔도 잘 어울리고, 때로는 샷 잔에 캄파리를 따르고 여기에 레몬 주스만 소량 섞어 마시기도 하는군요.

그러면 재료로 넘어가서...

캄파리와 크랜베리, 레몬 주스입니다.
잔은 적당한 올드 패션드나 짧은 텀블러로 준비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니 레몬을 제외하곤 붉은색 재료들이로군요. 생각해보면 흔히 칵테일에 쓰이는 재료 중 붉은색이 도는 것은 그레나딘 시럽을 제외하면 위의 캄파리와 크랜베리 주스, 체리 브랜디와 스위트 베르뭇, 그리고 슬로 진과 서던 컴포트 정도로군요. 선명한 붉은색으로만 두 가지가 들어가니 재료를 보기만 해도 완성 후가 상상이 가는 느낌입니다.

재료들을 가볍게 흔들어 적당히 얼음을 채운 잔에 따라줍니다.
저는 캄파리를 이러한 신 주스들과 섞어서 만들 때는 쓴맛이 조금은 부드러워지도록 셰이크에 힘을 주는 편입니다.

레몬 슬라이스 한 장...
칵테일 로만 캔들 완성입니다. 딱 이미지대로의 새빨간색이 나와주는군요.

맛은 꽤나 마음에 듭니다. 제 입맛이 점차 캄파리에 익숙해져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반 이상이 주스이니 알코올 도수도 낮고 크랜베리와 레몬의 산뜻한 신맛이 캄파리의 쓴맛을 가려주고 쌉싸름한 뒷맛을 잘 살려서 한 모금 살짝 머금고 넘겨주면 아주 혀가 즐거운 느낌이 듭니다. 연속으로 두 잔을 만들어 마실 정도로 상당히 마음에 드는 맛이로군요.

캄파리를 가지고 계시다면 꼭 시도해보셔도 좋을만한 한 잔입니다.

처음엔 썩 마음에 들지 않던 술이 마시다보니 마음에 들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캄파리도 그 중 하나로군요. 어째서 이 이탈리아의 술이 세계적인 식전주가 되었는지 실감한 느낌입니다.

덧글

  • 산지니 2008/12/18 20:58 # 답글

    ㅎㅎ 식전에 가볍게 마시는 술이라..

    저는 요즘 정신상태가 멍하고.. 발가락떄문에 리큐르 사러도 못다니는게 현실입니다


    좀 모와둘려고했는데
  • 팡야러브 2008/12/18 21:36 # 삭제 답글

    저는 캄파리 뿐만 아니라 진에도 아직 맛을 못붙였습니다 ㅠ
    오늘따라 왜이리 Mojito가 간절히 마시고 싶은지... (한번도 안마셔 봤지만요 ㅋㅋ)
  • 시리벨르 2008/12/18 21:44 # 답글

    로마 촛불...보단
    roman(ce) candie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 맛도 로마...라기 보단 로맨스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 timidity 2008/12/18 22:11 # 답글

    그런데.. 저렇게 레몬 슬라이스 한 장...통째로 넣으면 신맛이 강하게 나지 않나요???
    예전에 한번 저렇게 해먹었다가.. 실패한적이.... ;;;
  • 케야르캐쳐 2008/12/18 23:26 # 답글

    ~ 네타님 도와주세요 ~
    그레나딘 시럽을 냉장고에 보관했더니 바닥에 하얗게 설탕이 다 내려 앉았습니다.
    ㅠㅠ 상온에 다시 보관해도, 아무리 흔들어도 소용없더라구요..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아니면 그냥 사용해도 될까요? 사실 단맛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그레나딘은 색 내기용으로만 써도 상관없는데..
  • NeoType 2008/12/18 23:46 # 답글

    산지니 님... 캄파리란 녀석이 원래 식전주라 하지요. 그것에 탄산을 타는 방식이 꽤나 유명해져서 세계적으로 퍼지고 칵테일에도 많이 이용되는 것 같습니다.

    팡야러브 님... 모히토는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마시고 싶다~"라는 느낌이 드는 것 중 하나지요^^
    일단 맛을 붙이려면 많이 마셔보는 수밖에 없지요; 그러다보면 정말로 그 맛이 좋아질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그 맛이 뇌리에 박혀 다시금 맛보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꼭 페르노처럼.(..)

    시리벨르 님... 뭐, 이름이란 처음 지은 사람 마음대로지요;
    사실 이걸 딱 마시면 드는 느낌은 씁쓰름하고 새콤하니 무엇인가 "달콤하고 부드러운" 로맨스와는 거리가 멀지요;

    timidity 님... 안 그래도 레몬 주스가 들어가는데 슬라이스야 그냥 향만 더 주는 정도지요~
    저는 진 토닉 같은 것에는 레몬을 1/4조각을 그대로 짜서 쓰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적인 롱 드링크나 이러한 칵테일에서 전체적인 양에서 슬라이스가 맛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시큼할 정도는 아닌 편이지요.

    케야르캐쳐 님... 저도 예전엔 그레나딘을 냉장 보관해야 하는 줄 알고 넣어뒀다가 아래쪽에 설탕 덩어리가 생긴 적이 있군요^^
    복구하는 방법이라면... 저는 해본 적 없습니다만 설탕과 물을 끓여 시럽을 만들듯이 다시금 끓는물로 병을 중탕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왠지 불안해서 그냥 체로 시럽의 설탕 덩어리를 걸러서 전부 따라낸 후 병에 남은 설탕 덩어리들을 전부 제거하고 다시금 병에 담아 썼었군요. 그렇게 써도 약간 단맛은 적어지지만 색은 그대로니 별 차이 없습니다. 그 이전에 설탕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지 않는다면 굳이 걸러내고 쓸 필요도 없지요. 단지 미관상 안 좋을뿐...^^;
  • gargoil 2008/12/19 01:24 # 삭제 답글

    캄파리의 성격을 생각해본다면 저 두 종류는 분명 궁합이 잘 맞을 거 같군요! 기분이 상큼해지는 레시피네요. 그리고 시험 잘 보세요~^^
  • 여왕쿠마 2008/12/20 05:48 # 답글

    저 오랜만에 놀러왔어요> _<;; 한동안 정신이없었답니다
    간만에 다시와도 포근한 네오님의 블로그..//ㅅ////
    아! 네오님의 글을 읽어보며 저도 칵테일 만들기에 도전해보려구요!
    미숙하겠지만 잘되길 바래주세요 ㅎㅎ
  • NeoType 2008/12/20 19:48 # 답글

    gargoil 님... 캄파리는 특히 신맛이 나는 재료가 상당히 잘 어울리더군요.
    시험이야 뭐 어쨌건 이제는 일단 여유가 생겼습니다;

    여왕쿠마 님... 오랜만이십니다^^
    오오~ 칵테일 만들기를 시작하시나 보군요~ 일단 시작이 반이니 열심히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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