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범보 (Bumbo) by NeoType

어제는 꽤나 늦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오늘 새벽 4시로군요;
대체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물으신다면... 어떤 인터뷰 글을 작성할 일이 생겼기 때문이로군요. 어떠한 곳에서 블로거 릴레이 인터뷰라는 것이 있는데 전 주자이셨던 장어구이정식 님이 저를 다음 주자로 추천하셨더군요. 그래서 어찌저찌 제가 바톤을 이어받아 이번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담당 기자분이 제게 질문지를 보내주신 것을 주욱 살펴보니 은근히 금방 끝낼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꽤나 많은 생각을 하며 작성하게 되어 전날 밤 10시에 작성을 시작해서 새벽 4시에나 끝났군요.

뭐, 자세한 것은 차후에 더 자세히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결론은 인터뷰를 했다는 것입니다; 

오늘 이야기할 것은 럼을 이용한 칵테일인 범보(Bumbo)입니다. 때로는 "Bumboo"라고도 부른다는군요.
예전에 소개했던 핫 그로그(Grog)의 친척뻘인 녀석이라 할 수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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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빌드

골드 or 다크 럼 - 60ml
물 - 30ml
설탕 - 1~2tsp
계피 or 육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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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야기했던 그로그의 연장선에 있는 한 잔으로, 정확히는 칵테일이라기보단 럼을 좀 더 맛있게 마시기 위한 방법의 하나라 볼 수 있군요.

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배에 싣는 물에 럼 등의 술과 레몬 또는 라임 주스를 섞는 것에서 만들어진 그로그와 마찬가지로 이 범보 역시 비슷한 시기에 항해를 하는 배 위에서 만들어진 것이군요. 그로그가 태어난 영국 해군의 배는 주로 장거리 항해를 하는 일이 많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주로 짧은 거리를 항해하는 배들도 많았습니다. 큰 바다를 건널 일 없이 짧은 거리를 항해하는 상인들의 배, 그리고 이러한 배들을 노리는 해적들의 배 등 긴 거리를 항해할 필요가 없는 배들은 식수를 담은 통에 그로그처럼 많은 양의 라임 주스를 섞지 않아도 물이 상할 우려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이 물을 좀 더 맛있게 마시기 위해 설탕과 향신료 등을 넣어 그로그보다 더욱 달콤하고 맛있는 음료를 만들어 마시게 되었다는군요. 거기다 상인들의 배라면 각종 과일 등의 신선한 재료들도 많이 갖춰져 있었으므로 이렇게 럼을 섞은 물에 설탕 및 각종 과일 등을 넣어 마실 수도 있었다 합니다.

그렇기에 이 범보는 그로그와 비슷하게 딱히 정해진 재료와 방식은 없이 약간 물을 탄 럼에 이것저것 마음에 드는 재료를 넣어 마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형식이 잡힌 오늘날에는 위의 레시피와 같이 풍미가 있는 골드 또는 다크 럼에 약간의 물을 넣고 설탕을 취향에 따라 넣은 후 계피나 육두구 가루를 넣어 달콤하고 향기롭게 마시는 방법이 가장 흔하다고 하는군요.

준비한 재료는 바카디 골드 럼과 물, 설탕과 육두구 가루... 그리고 계피 가루 대신 시나몬 스틱을 준비했습니다.
특별히 정해진 잔은 없으나 오래된 칵테일인만큼 올드 패션드 글라스가 어울립니다.

그리고 이 범보의 특이한 점이라면 이렇게 물과 설탕, 향신료로 만드는 경우라면 얼음 없이 그대로 섞는다고 하는군요. 물론 취향에 따라 얼음으로 차게 식힐 수도 있겠지만 배 위에서 단순히 럼을 탄 물에 이것저것 넣어 마시던 옛날 방식이라면 얼음은 없이 만들었을테니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잔에 술과 재료를 넣고 잘 저어주면 완성입니다.
저는 계피 가루 대신 그냥 시나몬 스틱을 썼으니 그냥 이대로 가볍게 저어 계피향이 충분히 우러나게 해서 만들었습니다. 얼음이 없다보니 향신료 향이 섞인 상당히 진한 달콤한 럼의 향이 피어오르는군요.

한 모금을 꿀꺽... 거의 상온에 가까운 온도의 술이다보니 럼의 맛이 입에서 그냥 확~ 퍼집니다. 설탕의 단맛과 육두구의 살짝 매운 듯한 향에 향기로운 계피 향이 섞여서 꽤 맛있게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약간의 물을 섞었을 뿐 거의 럼을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셈이지만 여러 재료가 들어가다보니 꽤나 매력적인 맛이군요.


그리고 오늘날에는 이러한 범보의 여러 가지 변형이 있는데 그 중에는 그레나딘 시럽을 넣는 방식도 있군요.
위의 방식도 좋지만 제가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이 방식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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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셰이크

다크 럼 - 45ml
레몬 or 라임 주스 - 15ml
그레나딘 시럽 - 1t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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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럼과 레몬 또는 라임 주스, 소량의 그레나딘 시럽을 셰이크... 말하자면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바꾼 범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도 설탕 및 계피 등의 향신료를 넣을 수도 있습니다만 모처럼 달콤한 그레나딘 시럽이 들어가고 산뜻한 레몬 또는 라임이 들어가는만큼 기타 향신료들은 넣지 않는 방식이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완성된 칵테일의 모습과 재료를 보면 어쩐지 비슷한 것이 떠오릅니다. 바로 바카디의 화이트 럼과 라임, 그레나딘 시럽만으로 만드는 칵테일 바카디(Bacardi)로군요. 이 바카디는 반드시 바카디의 럼을 써서 만들어야 하는 만큼 만약 바카디의 다크 럼을 쓴다면 바카디 칵테일의 다크 럼 버전이라 볼 수도 있겠군요.

칵테일 바카디라면 제가 꽤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니 가볍게 만들어봅니다.

다크 럼인 바카디 8, 라임 주스와 그레나딘 시럽을 준비.
육두구는 같이 찍긴 했습니다만 넣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칵테일 글라스를 준비...

물론 라임 대신 레몬 주스를 쓸 수도 있습니다.

재료를 담은 셰이커를 잘 흔들어 잔에 따라냅니다.
밝은 곳에서 보면 화이트 럼으로 만든 바카디에 비해 약간 금색 빛이 도는 듯한 붉은색입니다. 언제 봐도 붉은색 칵테일은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장식은 굳이 필요 없습니다만 레몬 조각으로 하나...
좀 더 현대적인 느낌의 칵테일 범보 완성입니다.

위에서 만든 범보가 마치 아무렇게나 거칠게 만든 야성적인 맛이라 하면 이 시럽을 넣은 범보는 산뜻하고 깔끔한, 상당히 정돈된 느낌의 부드러운 한 잔이라 할 수 있습니다. 풍미가 진한 다크 럼에 상큼한 라임에 달콤한 향의 그레나딘 시럽으로 색상적으로나 맛으로나 화려한 느낌입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전자는 남성적인 느낌, 후자는 여성적인 느낌. 전자가 거친 해적들이라면 후자는 부유한 배 위의 상인이라는 이미지로군요. 


럼에 약간의 물을 섞고 설탕 및 향신료 등을 넣어 만드는 범보와 셰이크로 만드는 범보...
어느 쪽이나 간단한 재료로 맛있게 마실 수 있는 한 잔입니다. 단순히 럼을 조금 독특하게 즐기고 싶으시다면 전자의 방식을, 그리고 좀 더 세련된 분위기로 즐기고 싶으신 분이라면 후자로 한 잔 즐겨보시면 좋을 것 같군요.

덧글

  • 장어구이정식 2009/01/09 15:03 # 답글

    인터뷰 기사 빨리 읽어보고 싶네요 +ㅅ +)~

    그런데 저렇게 쓴 시나몬 스틱은 꺼내서 또 쓰고 또 쓰고 할 수 있는 건가요?
  • NeoType 2009/01/09 15:08 #

    장어구이정식 님... 뭐 음료 하나에 스틱 하나만 쓰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만 어느 정도 재활용(?)을 해도 별 일 없지요; 뜨거운 차에 오랫동안 담가두던 것이라면 새로 쓰기 뭐하지만 저렇게 끝에만 살짝 담근 것은 잠시 털어뒀다가 커피에 담가서 썼었군요.
    이미 쓴 스틱은 완전히 말려서 가루로 내서 냉장고 탈취제 대신으로 쓸 수도 있지요~
  • 토보 2009/01/09 15:05 # 삭제 답글

    내가 첫댓글이구나 기쁘다! 하는 마음에 여유롭게 포스팅을 보다보니... orz

    정말 붉은색 칵테일은 매력있어요. 보면볼수록 황홀한 색이에요~
  • NeoType 2009/01/09 15:10 #

    토보 님... 1등~을 놓치신 거군요^^;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지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 테루 2009/01/09 15:05 # 삭제 답글

    이번에 럼을 한번 사볼까 하는데.. 처음 사는 거면 화이트럼을 사야겠죠?
    부재료는 콜라다 믹스, 설탕시럽..; 생각이 잘 안나네요
    추천 좀 해주세요
  • NeoType 2009/01/09 15:14 #

    테루 님... 만약 칵테일로 주로 쓰신다면 화이트, 그냥 마시거나 그로그 등으로 쓰신다면 다크나 골드 쪽을 추천드리고 싶군요. 콜라다 믹서는 사실상 피나 콜라다나 보드카로 시시 등을 만들 때 외에는 정말 쓸 일이 적지요. 단순히 믹서에 파인애플 주스만을 타도 나름 괜찮긴 합니다만 한 병 다 쓰긴 힘들더군요;
    럼을 쓰는 칵테일의 부재료는 대부분이 오렌지, 파인애플 등의 과일 주스와 그레나딘 시럽 등인 만큼 특별한 부재료 준비는 없어도 될듯 싶군요.
  • 테루 2009/01/09 15:20 # 삭제 답글

    콜라다믹스 유통기한이 짧은건가요? 시럽처럼 가볍게 쓸수 없는건지;;..
  • NeoType 2009/01/09 15:25 #

    테루 님... 제가 예전에 썼던 믹서는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2년, 개봉 후에는 냉장 보관이던 것이었군요. 일단 칵테일은 피나 콜라다와 골든 메달리스트 등에 주로 사용되지만 그 범위가 꽤 제한적이라 많이 쓸 일은 없더군요. 무려 1리터 짜리 크고 아름다운 녀석이라 약 1/4을 남기고 한동안 보관하다가 그냥 처분했습니다;
  • 니트 2009/01/09 15:46 # 답글

    럼이나 칵테일도 신기하지만 시나몬 스틱이 제일 신기하네요 흠~ 탐나요 ^^
  • NeoType 2009/01/09 16:03 #

    니트 님... 저 스틱도 전에 약 25개 가량 샀던 건데 이제 슬슬 바닥이군요.
    단순한 계피향 나무막대(..)이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제법 좋은 향에 기분이 좋습니다.
  • 슈지 2009/01/09 16:23 # 답글

    럼에 시나몬 스틱이라....시럽보단 시나몬이 훨 땡긴다. 에고, 침넘어가는게 원...;;
  • NeoType 2009/01/10 11:22 #

    슈지... 아무리 봐도 술맛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처음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
  • 산지니 2009/01/09 16:43 # 답글

    럼에 시나몬스틱이라..침이줄줄새네요 ㅠㅠ
  • NeoType 2009/01/10 11:22 #

    산지니 님... 꼭 스틱이 아니라도 계피나 저런 향신료는 주로 럼이나 브랜디 칵테일에 많이 쓰이지요. 향이 어울리니...
  • 팡야러브 2009/01/09 16:56 # 삭제 답글

    흐음.. 인터뷰를 얼른 들어보고 싶군요 ㅋㅋ
    오늘 고등학교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갔다왔습니다.. 스물넷인데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셨더라구요.. 05년부터 암이 발견 되었는데 말기가 되셨답니다.
    오는 사람들을 보니 고등학교 동창회 같기도 하더라는..
    그 애와 바에서 칵테일을 생애 처음으로 마셔봤었는데 말이죠 ;
  • NeoType 2009/01/10 11:24 #

    팡야러브 님... 이런... 친구 아버님이...
    처음으로 같이 칵테일을 마셨던 친구라니, 친한 분이셨을텐데 상심이 정말 크시겠습니다...
  • 테루 2009/01/09 21:51 # 삭제 답글

    시나몬스틱이라..

    카레를 주제로 한 요리만화에서 주인공이 담배대신 물고 다니던 것이 기억이나네요
  • NeoType 2009/01/10 11:25 #

    테루 님... 정작 저는 그 요리 만화를 본 적이 없군요;
    그런데 담배 대신 저만한 사이즈를 물고 다닌다면... 이건 무슨 막대기를 물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상당히 길~쭉할테니 시나몬 스틱도 다양한 사이즈가 있나보군요;
  • 녕기君~ 2009/01/10 17:18 # 삭제 답글

    151로 달리는 범보~
  • NeoType 2009/01/10 18:02 #

    녕기... ...육두구를 충분히 넣어 매캐~하게 만든다면 그야말로 입에서 불나겠군;
  • 하르나크 2009/01/11 14:33 # 삭제 답글

    ....오늘 코스트코에서 바카디151이싸게나왔길레 2병챙겨왔는데...

    이걸로 만들면 어떻게될까요...(.....)

    그레나딘 색깔처럼 입에서 불을뿜을지도(커억...)
  • NeoType 2009/01/11 15:52 #

    하르나크 님... 무려 151을 두 병씩이나...; 저는 아직도 예~엣날에 한 병 산 걸 지금까지 쓰고 있을 정도로 사용량이 적군요;
    ...151은 그저 "독한 럼 콕"이나 뭐 그러한 곳에 쓰이는 것이 무난하지요...;
  • gargoil 2009/01/12 05:45 # 답글

    범보...보다는 바카디 다크로 만드는 [바카디]에 눈길이 가는 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레시피중 하나여서 그렇지만, 다크나 골드로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해봤거든요.
  • NeoType 2009/01/14 19:50 #

    gargoil 님... 오리지널 "바카디"는 반드시 바카디 화이트 럼을 써야 한다고 하니 저 역시 화이트 외의 것으로 만들어 볼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이 칵테일을 알게 된 후에야 "이것도 그럴싸한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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