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보일러메이커 (Boilermaker) by NeoType

오늘 집에 돌아와서 이제 임관했다는 글을 쓰고 잠시 외출했다 돌아온 사이에 많은 분들이 축하 덧글을 달아주셨군요. 이번 토요일 저녁을 기점으로 당분간 이곳 관리가 소홀해지겠습니다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 어쩐지 한동안 떠나기 아쉬운 생각이 드는군요. ...그렇다고 안 가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이니 가는 그 날까지는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 이야기할 칵테일은 보일러메이커(Boilermaker)입니다. 굳이 해석하자면 "보일러 제조자"이려나요.
사실 이름은 그럴듯 합니다만 우리나라에선 아는 사람은 모두 아는 바로 그 한 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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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빌드

맥주 - 적당량
버번 위스키 - 30~60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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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 위스키... 이것만으로도 무엇인가가 떠오르는 분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로 "폭탄주"로군요. 맥주를 잔에 따르고 위스키를 담은 작은 잔을 맥주잔에 빠뜨려 단숨에 들이키는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선 그야말로 "빨리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라고 알려져 있는 폭탄주입니다만, 사실은 이러한 제대로 된(?) 맥주 칵테일의 한 부류이기도 하군요.

그러고보니 이 칵테일은 만화 『바텐더』에서도 등장했던 적이 있었군요. 저는 이 칵테일은 예전에 어떤 주류 관련 서적을 넘기다가 한쪽 구석에 "특이한 칵테일들"이라는 코너로 소개된 몇몇 칵테일들 중 왠지 이름이 독특하기에 기억해뒀던 칵테일 중 하나가 바로 이 보일러메이커였습니다. 거기 소개된 칵테일들은 이른바 "마시는 방법이 독특한 칵테일"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는 예~전에 소개한 적이 있었던 브랜디 베이스의 "니콜라시카(Nikolashika)"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거기에 이 "보일러메이커"라는 칵테일이 소개되어 있기로, "주문하면 맥주와 위스키를 따로 한 잔씩 주기에 처음 받으면 어떻게 마시는 것인지 의아해진다."라고 소개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에선 이미 "폭탄주"라는 이름으로 매우 유명하기에 이미 많은 사람이 이 두 가지의 조합을 알고 있고, 평소 자주 즐기게 되기에(?) 굳이 칵테일로 생각하기 힘든 느낌도 있습니다.

최초 이 "보일러메이커"란 칵테일은 그 이름대로 미국의 보일러 기술자가 업무를 끝내고 캔 맥주 하나를 마시다가 빨리 취기를 느끼기 위해 마시던 맥주 캔의 남은 부분에 버번 위스키를 따라 넣고 마시던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사실 자세한 기원은 불분명한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술은 같은 양이라면 탄산이 섞인 술이 금방 취한다는 것이므로, 이 보일러메이커는 그런 의미에서는 "취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한 잔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폭탄주"는 발렌타인이든 임페리얼이든 딤플이든 있는 위스키는 아무 거나 씁니다만(..), 원래의 보일러메이커의 레시피는 버번 위스키를 사용하는 것이군요. 가끔은 변형으로 보드카나 데킬라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합니다.

사용한 맥주는 호가든... 버번 위스키는 메이커스 마크입니다.
호가든을 쓴 이유는 이것이 집안 냉장고에 남아있던 마지막 맥주 한 병이기 때문이군요; 버번으로 메이커스 마크를 쓴 이유는 부드럽지만 다채로운 맛이 있는 호가든과 살짝 달콤하고 마찬가지로 다양한 맛의 변화가 느껴지는 메이커스 마크라는 버번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무엇보다 "보일러메이커"와 "메이커스 마크"라는 이름도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서 이 버번을 선택했습니다.

잔은 평범한 맥주잔 하나와 스트레이트 글라스 하나를 준비합니다.

첫 번째 사진의 재탕이긴 합니다만 기본은 이렇게 맥주를 따른 잔 하나, 위스키를 따른 잔 하나를 준비합니다.
맥주의 양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이렇게 맥주 한 병 정도의 양인 330~350ml일 경우엔 위스키의 양은 30ml 정도가 적합하고, 만약 500ml 내외의 좀 더 많은 경우라면 위스키의 양을 45~60ml 정도로 잡아도 좋을 것 같군요.

마실 때는 사실 위스키와 맥주를 따로 마셔도 상관 없긴 합니다만 이왕 강렬한 맛을 보고 싶으면 역시 이렇게 맥주잔에 위스키 잔을 빠뜨리는 것이 정석이겠군요.

사진상으론 이미 거품이 살짝 꺼진 다음입니다만 알코올 도수 5도 내외의 맥주를 따른 잔에 도수 40도 정도의 독한 위스키 잔을 빠뜨리면 순간 거품이 "화악~" 치솟습니다. 그렇기에 맥주를 따른 잔은 약간의 빈 공간이 있는 편이 좋겠군요.

맛은... 사실 뭐라 표현하긴 힘들군요.
일단 독한 위스키가 들어가면서 높은 알코올 도수로 인해 맥주에 든 탄산 역시 누그러들게 됩니다. 이때 잔을 입에 가져가 한 번에 들이킵니다. 평소엔 맥주 한 잔을 원샷하기에도 탄산 때문에 꽤 버거운 느낌이 들지만, 이 보일러메이커는 탄산이 어느 정도 날아가고 위스키의 독한 맛으로 인해 어딘가 "감기는 맛"이 들기에 전혀 거리낌 없이 이 한 잔을 꿀꺽꿀꺽 들이킬 수 있게 되는군요.

한 번에 원샷...
잔 바닥에는 빈 위스키 잔만이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마신 후에는 그야말로 속에서부터 무엇인가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느낌과 함께 순간적으로 알코올 기운이 치솟는 느낌이 드는군요. 마치 보일러가 끓어오르듯 몸 속에서부터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오며 순식간에 취기가 돌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류의 칵테일은 많이 마시면 그리 몸에 좋지는 않습니다. 말 그대로 "폭탄주", 위장에 알코올 폭격을 퍼붓는 셈이니 금방 취할 수는 있지만 뒤끝은 썩 좋지 않지요.

그렇더라도 가끔은 이렇게 강렬한 한 잔이 땡기는 날도 있게 마련입니다. 앞으로 무엇인가 큰 일을 앞 둔 상황이거나 무엇인가 답답한 고민이 있는 경우, 이러한 강렬한 한 잔으로 잠시나마 알코올의 힘을 빌어 기운을 차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덧글

  • 산지니 2009/02/28 00:04 # 답글

    크 이제 기운이 벌떡 일어나셨군요 임관되셨다는거 이제 알았습니다 .^^

    축하드려요
  • NeoType 2009/02/28 09:35 #

    산지니 님... 감사합니다^^
    이 칵테일은 그야말로 각성제(?)랄까요;
  • Enke 2009/02/28 00:18 # 삭제 답글

    과연 시중의 바에서 이 칵테일이 존재할지 궁금하네요,
    그냥 샷 따로, 맥주 따로 시켜서
    제가 섞어먹는것이 나을것도 같네요 ㅎ
  • NeoType 2009/02/28 09:35 #

    Enke 님... 확실히 그렇겠군요. 맥주 500cc 한 잔과 위스키 한 잔 주문하면 오히려 싸게 먹히는 경우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KAZAMA 2009/02/28 00:22 # 답글

    임관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장교가 되시길 바랍니다.
  • NeoType 2009/02/28 09:36 #

    KAZAMA 님... 적어도 누군가에게 욕먹을 일은 없도록 잘 해야겠습니다^^
  • 슈지 2009/02/28 00:36 # 답글

    뭐...후끈하게 달아오른다는 면에서는 이의를 달진 않겠지.
  • NeoType 2009/02/28 09:36 #

    슈지... 후끈 달아오르기를 넘어 속에서 부글부글이니 뭐...;
  • 상규니 2009/02/28 01:55 # 답글

    임관되신거 축하드립니다. ;)
    장교의 군사학교 생활도 쉽지많은 않을텐데
    훈련 몸건강히 잘 받으세요~

    폭탄주를 너무 제대로 설명해주신거 같네요.
    부작용은 위장도 문제지만 장기 복용시 기억력 감퇴도 있습니다. -_-;;
  • NeoType 2009/02/28 09:38 #

    상규니 님... 통제 생활에는 따르지만 그래도 일반병으로 가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인의 자유가 주어지는 편이긴 하지요. 제 몸 간수는 제가 잘 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기억력 감퇴...; 이래저래 무서운 술입니다;
  • 2009/02/28 02:0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eoType 2009/02/28 09:40 #

    비공개 님... 어서 오십시오^^
    솔직히 저도 현역으로 일해본 적이 없어서 첫걸음은 무엇으로 할지 막막하군요. 확실한 것은 일단 자격증을 갖추시는 것이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웬만한 바에선 그러한 자격이 없더라도 일할 수는 있다고 합니다만 확실한 전문성을 갖추시자면 역시 자격증 하나는 있으시는게 좋겠군요.
  • 팡야러브 2009/02/28 08:48 # 답글

    뜨허.. 원샷 -ㅁ-;
    호가든으로 만든 폭탄주는 처음보는데 더욱 부드러워 잘 넘어가려나요... ㅋㅋㅋ
  • NeoType 2009/02/28 09:42 #

    팡야러브 님... 흔히 폭탄주라면 일반 국산 생맥주나 이런저런 막술(?)로 아무렇게나 만드는 것이 정석(?)이라 하기도 합니다만, 나름 재료 신경을 쓰면 얼마든지 변형을 줄 수 있겠지요. ...아무리 그래도 본질은 폭탄주입니다만...;
  • 몬스터 2009/02/28 12:55 # 답글

    아아...보일러 메이커,
    '바텐더'를 보고서는 참 이름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었죠.

    왠지 사용 리큐르를 보니 폭탄주도 참 여러가지 종류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NeoType 2009/03/01 02:29 #

    몬스터 님... 사실 폭탄주의 기본은 "맥주+독한 술"이니 아무 술이나 만들면 만드는 대로 폭탄주가 될 것 같군요;
  • 테루 2009/02/28 22:36 # 삭제 답글

    감기에 좋을까요..? ㅎㅎ 지금 헤롱헤롱 중...
  • NeoType 2009/03/01 02:30 #

    테루 님... 감기...;; 고생 중이신가 보군요.
    그렇더라도 이 칵테일은 감기에 좋다기보단 오히려 악화시키는 것이 아닐지...^^;
  • gargoil 2009/03/01 01:29 # 답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상관을 만났을 때, 급 한 방 땡길 듯한 한 잔이군요.
  • NeoType 2009/03/01 02:31 #

    gargoil 님... '이거나 마시고 얼렁 뻗으쇼~'
    ...라는 느낌이려나요^^;
  • 하르나크 2009/03/01 01:31 # 삭제 답글

    하하... 임관이라니 네타씨~!!! 나중에 부하들한테 보일러메이커먹이면 안됩니다~!!

    잘못하면 멱살잡힙니다~!!!(술먹고 상사 멱살잡아본 1인)

    어쨌든 군생활잘하세요~!!!
  • NeoType 2009/03/01 02:31 #

    하르나크 님... 절대 저에게 감정 있는 사람에겐 먹여서는 안 될 술이겠군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 Catastrophe 2009/04/09 17:16 # 답글

    하지~만! 역시 한국인의 폭탄주는 소맥(.........)
    서민들을 위한 적절한 맛의 배치(...)가 매력적이지 않겠습니까...............
    숙취를 부르는 숙취메이커인 주제에....................................OTL
  • NeoType 2009/04/18 23:39 #

    Catastrophe 님... 소맥은 정말 가장 저렴하면서도 한 방에 확~ 가기 딱 좋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걸 마시면 영 속이 개운치 않아서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 테네시왈츠 2009/09/29 13:31 # 삭제 답글

    아하. 폭탄주가 칵테일의 한 종류였군요!
    저는 원샷보다는 찔끔찔끔(?)마시는게 더 좋은 이유는 뭘까요..?
  • NeoType 2009/11/24 22:03 #

    테네시왈츠 님... 칵테일이란 녀석이 본래 "섞는 것"이니 폭탄주도 칵테일이지요, 뭐.
    단지 "그럴싸한 이야기"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 그야말로 정말 가끔 폭탄주를 한 잔 담그면(?) 원샷해버리기보단 조금씩 마시는 것이 기분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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