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박 나왔습니다. by NeoType

오랜만...이라고 하기엔 사실상 2주밖에 지나지 않았군요. 제가 집을 떠난 것이 3월 1일이고 오늘이 14일이니 딱 2주째군요. 그나저나 제가 가기 전에 쓴 글에 많은 분들이 해주신 격려의 말씀을 지금 확인하니 상당히 힘이 나는군요^^

말 그대로 오늘 외박 나왔습니다. 이제야 집에 들어왔고 내일 저녁까지 다시 복귀이니 사실상 만 하루 정도의 짧은 외박이군요.
저의 병과는 방공으로, 자세한 부대나 자대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릅니다만 현재 방공 학교에서 장교 훈련 중입니다.

장교 훈련이라... 어쩐지 이렇게 말하면 일반 병 훈련이나 특기훈련 등에 비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고 힘들 것 같지도 않아 보이기도 하는군요. 그러나 막상 지내보니 이거 꽤나 힘든 생활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방공... 즉, 하늘을 방어하는 대공포나 유도탄 등등에 대해 다루는 병과이기 때문에 몸을 직접 움직이는 훈련은 적습니다. 그래서 어디 보병 같이 매일매일 장거리를 걷고 몸을 움직이는 훈련이 많은 병과에 비해 방공이 뭐가 힘드냐는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만, 대신 저희는 공부해야 할 사항이 넘쳐나는군요. 매일 기상 시간은 06시, 취침 시간은 22시로 정해져 있긴 합니다만 이번 2주간 매일 01시 이전에는 잠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장비 교육과 시험의 연속, 그리고 시험에서 과락하면 나중에 재시험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이렇게 외박을 나올 수 없게 통제를 당하게 되는군요. 그러니 당연히 눈에 불을 켜고 죽어라 공부를 하게 됩니다;

물론 제가 있는 곳이 군부대가 아닌 군사 학교라도 당연히 매일 불침번 근무나 당직 근무도 있습니다. 거기다 저희는 다른 병과에 비해 인원수가 적다보니 2~3일에 한 번은 꼭꼭 불침번을 돌고 있으니 잠이 부족해지더군요. 한 마디로 몸 자체는 고되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꽤나 피곤합니다. ...오늘 집에 돌아와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꼴랑 2주 사이에 5kg이 빠졌더군요;

그나저나 오늘 집에 오는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어쩐지 묘한 기분이더군요. 가끔 역에서 많이 보이는 전투복을 입은 군인들 중 한 명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오늘따라 고작 서울역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오는 약 30분 정도의 시간동안 제게 말을 거는 사람들이 참 많았군요.

처음은 서울역에서... 기차역에서 지하철역으로 옮겨가는 중 주변에 은행이나 ATM 기기가 없나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제 등 뒤를 툭툭 두드리는 사람이 있기에 돌아보니 어떤 할아버지가 "어디 찾아가려는 곳 있수?"라고 물으시더군요. 저는 그냥 은행을 찾을 뿐이라고 했더니 아무 말 없이 그냥 가시더군요. 다음으로 지하철역에 내려가서 개찰구를 지나려 지갑을 꺼내려는 차에 이번엔 어떤 할머니가 말을 거시더군요. "어디어디 가려는데 돈을 잃어버렸다, 조금만 보태달라." 같은 흔한 이야기를 하셨고 평소 같으면 그냥 "죄송합니다." 한 마디만 하고 지나쳤겠습니다만 오늘은 저도 모르게 지갑에서 2천원을 꺼내고 있더군요; ...뭐, 그냥 표값 비싸게 낸 셈 치지요;

마지막으로 지하철을 기다리던 중 한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말을 걸더군요. "혹시 연신내 가세요?" ...뜬금 없었지만 그냥 무뚝뚝하게 "아니오." 한 마디 하니 "실례했습니다." 하고 가버렸습니다. 평소 제가 길을 다닐 때는 웬만해선 말을 거는 사람도 없었고 그 흔한 "도를 아십니까?" 같은 말도 거의 못 들어봤는데 오늘따라 묘하게 이러한 접근이 많았군요. ...군복이란 녀석은 꽤나 사람을 끄는 옷인가 봅니다; 

뭐... 일단 나왔으니 내일 돌아가는 시간까지는 편히 지내야겠습니다. 나중에 그곳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생긴다는데 그때쯤에는 이런저런 글들을 끄적일 수도 있을 것 같군요^^

덧글

  • 산지니 2009/03/14 12:40 # 답글

    푹쉬다 가세요.~! 수고하셨어요!
  • NeoType 2009/03/15 13:55 #

    산지니 님... 이제 곧 돌아가겠군요.
    외박이란 것이지만 딱 하루만 나왔다 들어가려니 어쩐지 감질나는군요;
  • Frey 2009/03/14 12:49 # 답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한 달이 넘게 지났나 하고 놀랐습니다^^; 푹 쉬다 들어가시길^^
  • NeoType 2009/03/15 13:56 #

    Frey 님... 고작 2주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꽤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한 느낌이 드는군요^^;
  • 슈지 2009/03/14 13:53 # 답글

    푹 쉬다 들어가라. 그나저나 군복 입고 서울역 기웃거리면 별의 별 인간들이 다 말을 건단 말야. 참 웃기기도 하지. 나 현역때랑 달라진 게 별로 없네.
  • NeoType 2009/03/15 13:56 #

    슈지... 이제부터 다닐 때는 누가 말을 걸든 무시하고 다녀야겠구만;
  • EXmio 2009/03/14 14:11 # 답글

    마이에서 업데이트 된 제목만 보고도 NeoType 님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잘 쉬고 무사히 복귀하시길. ^^
  • NeoType 2009/03/15 13:58 #

    EXmio 님... 오우~ 바로 알아봐주셨군요~^^
    잘 쉬고 돌아갑니다~
  • 서강석(49) 2009/03/14 15:12 # 삭제 답글

    동원아~ ㅎㅎ 생각나서 들렸다 외박 잘 보내고 내일 조치원역에서 보자 ㅎ
  • NeoType 2009/03/15 13:58 #

    강석 씨... 와줬구만~ 근데 실명 공개는 좀...^^;
  • alcoholic 2009/03/14 17:22 # 삭제 답글

    우와. 잠시 나오셨군요... 저도 2주간 7kg 빼고 나온 동계훈련 기억이 새록새록.

    방공이시라면,,, 운이 좋으면 서울 근교에서 근무하실수도 있다고 들었던거 같은데... 행운을 빌어용~

    군복... 참 특이한 아이템이죠, 사람이 잘 달라 붙는...(다만 평범한 사람은 아니고...)

    아무튼, 편히 쉬다 가시기 바랍니다!!!
  • NeoType 2009/03/15 14:00 #

    alcoholic 님... 처음 제가 동계훈련이란 것을 갔을 때는 그야말로 죽기 직전이었군요. 무엇보다 출발 전날 급성 장염으로 병원 응급실서 링겔 두 대 꽂고 누워있다 그대로 다음 날 간 것이라...; 처음 일주일은 몸 상태가 엉망이라 그야말로 지옥 밑바닥을 구르는 느낌이었고 끝내고 돌아오니 7~8kg은 빠졌었군요. 뭐, 요즘은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일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 팡야러브 2009/03/14 18:41 # 답글

    뜨허...; 방공 -_-;
    부디... 살아오시길 ㅠ (제친구중에 공군 방공 간애가 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 NeoType 2009/03/15 14:02 #

    팡야러브 님... 아무에게나 물어보면 흔히 방공이라면 "쉬울 것 같다."라는 이미지가 깔려있긴 합니다만... 어디에 가는가, 그리고 어떤 것을 맡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넘나든다 하는군요;
  • Florine 2009/03/14 23:11 # 답글

    마이에서 보고 반가워서 날아왔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길~
  • NeoType 2009/03/15 14:03 #

    Florine 님... 오랜만이십니다^^
    이번 외박 기간 중에는 조금 감기 기운이 있어서 집에서 그냥 멍하니 있고 무엇인가 한 일 없이 지나갔군요. 다음에 나올 때는 여기저기 다니며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싶습니다^^
  • gargoil 2009/03/15 21:40 # 답글

    외박이라.. 좋은 시간 보내고 가셨길 바랍니다. ^^
  • NeoType 2009/03/29 10:21 #

    gargoil 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번에도 잠시 외박 나왔습니다~
  • timidity 2009/03/15 22:47 # 답글

    방공이라.. 공군이신가 봐요???? ㅎㅎㅎㅎ
  • NeoType 2009/03/29 10:21 #

    timidity 님... 방공은 꼭 공군이 아니라 육군에도 있습니다^^ 저는 육군이군요.
  • 띨마에 2009/03/16 00:59 # 답글

    지금쯤 들어가셨겠군요. 교육 잘 받으시길.
  • NeoType 2009/03/29 10:22 #

    띨마에 님... 꼭 2주만이군요~ 나름 잘 살고 있습니다^^
  • 니트 2009/03/17 22:33 # 답글

    아 짧은 시간 편하게 쉬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 NeoType 2009/03/29 10:22 #

    니트 님... 잠시 외박 나오는 시간은 그야말로 최고로군요~^^
  • 2009/03/27 00:2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3/27 00:2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eoType 2009/03/29 10:22 #

    산토리니 님... 오우~ 다양한 물건이 많군요~
    역시 외국은 다르군요. 정말 부럽습니다. 메일로 답변 드렸습니다^^
  • 녕기君 2009/03/28 18:38 # 삭제 답글

    조치원은 춥지라도 않지.
    역시 보병은 어딜가나 서럽구만 -_-
  • NeoType 2009/03/29 10:23 #

    녕기... 여기도 춥긴 춥다;
    뭐, 군대란 곳이 별 수 있나...
  • 창군 2009/03/29 02:19 # 삭제 답글

    방문.
    약속된(?) 업뎃은 아직인가보군.ㅎ
    몆번을 봐도...
    색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그것이 떠올라서 카시스 프라페가 끌린단 말이지..=ㅁ=/
  • NeoType 2009/03/29 10:23 #

    창군... 오우~ 와주셨구만~
    카시스 프라페가 달달하니 마시기 좋긴 하지. 좋아하는 그것이란 뭘까나...^^
  • Catastrophe 2009/04/04 16:45 # 답글

    ................구...군복이 그렇게 매력적인 옷이었나요!!!!!!!
    보통은 기피한다고들 하던데 (........)
    군인들이 조금 더 민간생활에 가까워진걸까요(..........)
  • NeoType 2009/04/18 23:56 #

    Catastrophe 님... 아무래도 군인들이 많이 오가는 서울역 근방이라 그랬을까요. ...아니면 제가 그리 눈에 띄었나...(..;;)
  • 이경룡 2009/09/24 02:54 # 답글

    이럴수가... 방공;
    2~3일 간격의 불침번이 힘들다 하셨으면...
    지금쯤 자대 배치 받고 한 2~3달 가량 지났나요?
    곧 있으면 겨울이고... 가끔 병사들에게 따듯한 말 건내주는 장교가 되시길...
  • NeoType 2009/11/24 21:50 #

    이경룡 님... 요즘 와선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 역시 군사학교가 가장 편한 곳이어쿠나~~
    이제 이곳에 온지 4달쯤 됐군요. 열심히 지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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