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이로군요. by NeoType

오늘 잠시 외박 나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은근히 외박을 매주 나오게 되는 편이긴 합니다만 이번에는 3주만에 나왔군요. 거기다 항상 외박을 나오면 며칠 묵고 돌아가는 것이 아닌 딱 1박 2일이기에 토요일 오후에 나와서 일요일 저녁에 돌아가는 것이기에 이렇게 외박을 나온 시간이 참 귀중하게 느껴집니다.

이번 3주간은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특히 오늘까지의 2주간은 실내에는 거의 들어가지 못하고 야지에서 텐트를 치고 그곳에서 묵으며 빡세게 훈련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훈련은 최근 공중파 TV 뉴스 등을 통해서도 보도되기도 했는데, "통합전술훈련"이라는 것이군요. 올해부터 처음 시행되는 초급 장교의 훈련 과정의 하나입니다.

통합전술훈련... 뭐, 잠시 뉴스 검색만을 해보셔도 줄줄이 뜨는 것이기도 하고 딱히 보안사항에 걸리는 훈련도 아니니 간단히 설명하자면 앞으로 소대장 임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소위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과정이군요. "강한 군대는 강한 소대장으로부터."라는 이념으로 시작된 훈련으로 그 이름대로 "통합적으로 실용성 있는 전술"인 보병 전술을 한차례 강도 높게 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보병을 제외한 모든 병과가 받아야 하는 훈련이었기에 방공인 저 역시 이번에 2주간 이 훈련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군의 태반을 차지하는 병과는 단연 보병, 그리고 보병의 기본은 직접 몸으로 걷고 뛰는 것이기에 2주간 야지에 텐트를 치고 그곳에서 묵으면서 하루 8~14시간 이상씩 쉴새없이 산과 개활지를 뛰고 엎드리고 은폐하고 기어다니고 지휘하는 훈련의 연속이었습니다. 예전 임관 전에도 이러한 각개전투 등의 보병 전술을 익히긴 했습니다만 이번만큼 이렇게 본격적으로 받은 것은 처음이군요. 그야말로 이제까지 방공 학교에서 머리 쓰는 훈련만 하다가 한차례 몸을 단련시킨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전술적인 부대 이동, 육성 지휘, 다양한 지형에서의 기동, 환자 또는 부상자 발생시 구급법과 환자 운반법, 화생방과 방호복 착용 후 행동 등 2주간 일요일 하루만을 빼고 오전 5시 반에 기상하여 취침 시간까지 쉴새 없이 구르다 돌아왔습니다. 특히 구급법의 경우 70~80kg 내외의 동료를 업고 15kg 내외의 장비까지 같이 짊어지고 언덕을 옮겨다니는 것이 가장 힘들었군요. 

제법 강도 높은 훈련이었기에 당연히 다치고 부상당하는 동기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 훈련 기간동안 낮동안은 햇볕이 쨍쨍, 밤에는 얼음이 얼 정도로 일교차가 20도 이상인 곳이라 낮동안은 고열로 인한 환자와 높은 기온으로 인한 탈진 등의 다양한 환자가 발생했고 발목을 삐거나 다리가 부러지는 등 외상 환자도 많이 발생했군요. 제 경우에는 나뭇가지에 긁히거나 발목이 꺾일 뻔했던 적 등 자잘한 상처는 많았으나 그다지 큰 문제는 없었지만 딱 한 번 의무대에 실려갔던 적이 있었군요.

훈련 중 산에서 뛰어다니다가 방탄모를 쓴 상태에서 머리 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여 제법 굵은 나무 줄기에 머리를 둔중하게 부딪혔는데, 철모를 썼던 만큼 상처는 없었으나 그 충격이 전해져서인지 순간 등줄기를 따라 찌릿~한 느낌이 전해져 순간 시야가 깜깜해져 현기증이 일어났던 것이군요. 그 충격으로 한동안 머리가 어질하고 정신이 없어서 의무대에 실려갔었습니다만... 뭐, 약 먹고 혈압 재고 냉수 한 잔 들이키니 나아져서 다시금 훈련에 복귀했습니다. 만약 방탄모를 쓰고 있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모르겠군요.

헬멧이 없었으면 즉사였다...


어쨌거나... 이렇게 2주를 보내고 오늘에야 집에 돌아오니 무엇인가 해냈다는 기분과 함께 마음이 편합니다. 이제까지는 야외에서 텐트 치고 침낭에서 자다가 드디어 모처럼 제 침대에서 편하게 잘 수 있겠군요. 딱 1박 2일의 짦은 휴일이니 최대한 즐기고 돌아가야겠습니다.

덧글

  • 슈지 2009/04/18 23:31 # 답글

    뭐....나도 행군할때는 뻗은 후임과 군장을 통째로 지고 산 꼭대기를 오른 적이 있지 -_- 그런데, 자네가 하는 통전훈련 이런거는 은근히 안 하는 동네도 많아. 고생이 많구려 친구. 푹 쉬다 들어가고, 어여 서울 한번 와라.
  • NeoType 2009/04/19 00:04 #

    슈지... 나름 체력이 남들에 비해 꿀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야말로 한계까지 쥐어짰던 것 같구만; 통전훈련... 웬만한 병과에선 전부 한다고 했는데 어떤지는 잘 모르니...
    나중에 여유 있게 외박 나왔을 때 한 잔 합세~
  • valadares 2009/04/18 23:38 # 답글

    와. 오랜만이네요. 반갑습니다!!! 요즘 만화책 바텐더를 보는데 아 이것! 오 이것! 해가면서 네타님이 소개해주신 것들이 많이 나와서 재밌었습니다. 그래서 간만에 이 블로그도 여기저기 다시 한번 들춰보고 그랬는데.. . 오랜만이신데 뭐라도 한잔 드시고 들어가야....겠죠? 혹 드신다면 뭘 고르실지 궁금한데 알려주세요. ^^
  • NeoType 2009/04/19 00:07 #

    valadares 님... 오랜만에 나왔습니다^^ 바텐더는 저도 꽤 공부가 되는 만화지요~
    사실 오랜만에 나오긴 해서 여러 술을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역시 이럴 때는 치킨에 맥주만한 것이 없다고 봅니다; 오늘은 돌아오자마자 치킨 한 마리 뜯고 맥주 좀 마셨으니 내일 오후에나 적당히 다른 술 한 두잔 하고 복귀할 생각이로군요. ...복귀하는 날 낮술이니 조금 걸리긴 합니다만;;
  • 몬스터 2009/04/18 23:40 # 답글

    방탄모를 쓰지 않았다면 '제법 굵은 나무 줄기'를 발견했을 확률이 높지요. -_-;;
    너도 종종 그런 상황이 있었는데, 방탄모가 시야를 많이 가리드라구요.
    물론 충격은 많이 흡수해주기는 하지만. -ㅅ-;;
  • NeoType 2009/04/19 00:08 #

    몬스터 님... 일단 제 키가 187cm라 나름 큰 편이라 남들은 휙휙 지나가는 길도 꼭 위를 확인하게 되더군요; ...나무에 머리를 박았을 때는 어지러운 것도 있었지만 참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 KAZAMA 2009/04/18 23:41 # 답글

    건강한것 같아서 다행이시군요;;;

    방탄모;;;;;;;;;;뭐랄까 다행입니다;
  • NeoType 2009/04/19 00:09 #

    KAZAMA 님... 꽤 힘들긴 했습니다만 그리 큰 부상이 없는 걸 보니 은근히 저도 꽤 터프하긴 한가봅니다; 정말 방탄모가 없었으면 어땠을지...;
  • 팡야러브 2009/04/19 00:02 # 답글

    음.. 장교도 체력이 왕성해야 되는군요~ 원래 추울때가 훨씬 힘든법인데 대단하십니다 ^^
  • NeoType 2009/04/19 00:11 #

    팡야러브 님... 무엇보다 다른 사람을 지휘해야 하는 입장이니 무엇보다 본인이 그 훈련이 얼마나 힘든지를 직접 체험하는 것도 중요하기에 이런 훈련을 한다 하는군요. 저는 추위는 크게 안 타지만 더운 것 만큼은 정말 못 견디기에 오히려 밤중이 기분 좋았습니다;
  • alcoholic 2009/04/19 01:20 # 삭제 답글

    나오셨군요~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ㅠㅠ

    저희 훈육관님으로부터 훈련 중에 아주 크게 다친 선배분들도 있다면서

    미리 체력을 길러놓으라고 하셨는데... 어후... 글만 읽어도 머리가 아픕니다;;

    저도 슬슬 하계훈련의 냄새가 풀풀 나는군요;; 흐흐.. 어떨지...

    '강한 소대장..' 볼때마다 급소 얻어맞는 장면을 보는것 같은 어딘가 쎼~한 느낌은 뭔지.. 쩝쩝

    아무튼, 1박2일간 푹 쉬다 가십시오!!
  • NeoType 2009/04/19 09:20 #

    alcoholic 님... 저도 처음에는 그리 체력에 자신이 없었고 어찌 살아갈지 걱정되기도 했었습니다만, 후보생 생활을 하고 지금까지 몇 차례 훈련도 받으며 지내다보니 그럭저럭 기초체력이 생기게 되더군요. 이제 곧 하계 훈련 가시겠군요.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은 적고 학기중이라 바쁘시겠습니다만 대비 잘 하시기를~^^
  • 2009/04/19 02:2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eoType 2009/04/19 09:22 #

    비공개 님... 예외란 없군요.(..)
    물론 보안사항에 대해선 저도 나름 철저하게 지키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저 훈련의 경우에는 이미 공중파 및 인터넷 뉴스 등으로도 상세히 보도되기도 한 것이라 저 정도 언급은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는군요. 물론 나중에 제 업무에 관련된 사항은 이런 곳에 쓰면 큰일나지요^^;
  • 루핑 2009/04/19 05:19 # 답글

    정말 오랜만입니다^^;; 사실 본문의 글은 제가 읽었을 때 잘 이해는 안가지만 하나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죽을만큼 힘들었다는 거' 그래도 무사 외출을 나오시고, 또 내일 무사 복귀 하시길 바랄께요.^^
  • NeoType 2009/04/19 09:26 #

    루핑 님... 처음엔 정말 말도 못 하게 힘들었군요. 그래도 지내다보니 나름 이 생활도 적응이 되는 걸 보니 역시 인간이란 어떤 환경이든 적응할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이제 오늘 돌아가는군요. 잘 지내겠습니다~^^
  • 지오닉 2009/04/19 08:39 # 답글

    고저 안다치고 건강하게!!
  • NeoType 2009/04/19 09:27 #

    지오닉 님... 정말 군은 다치면 자기만 손해더군요. 잘 살아보겠습니다^^
  • 역설 2009/04/19 10:01 # 답글

    아 아니 외박이라니! 외박이라니! 어쩌면 내 말년 때도 겹쳐 볼지도...ㅎㅎ
    아무튼 그대도 군인이 다 되었구려 (어이)
  • NeoType 2009/04/19 12:29 #

    역설... 자넨 슬슬 민간인화 진행중이려나;
    전역 후에 마음 편히 만날 수 있으면 좋겠수~
  • Livgren 2009/04/19 11:11 # 삭제 답글

    근데 몇년동안군생활하시는거에요?3년?찔끔찔끔업뎃해서 아쉬워요
  • NeoType 2009/04/19 12:30 #

    Livgren 님... 정확히 2년하고도 16주로군요. 16주간은 교육기간, 나머지 2년 동안 정식 근무인데 이제 슬슬 8주차 교육에 들어가는군요. 뭐, 지금은 인터넷 가능한 컴퓨터조차 없는 곳에 있습니다만 자대에 들어가면 좀 더 여유가 생겨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도 많아질 것 같습니다^^
  • 死요나 2009/04/19 12:11 # 답글

    푸욱 쉬세요 ;ㅅ;
    아우앙..
  • NeoType 2009/04/19 12:31 #

    死요나 님... 오랜만이십니다^^ 잘 쉬고 들어가겠습니다~
  • 2009/04/19 14:0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eoType 2009/04/19 14:49 #

    비공개... 난 저거 갔다와서 체중 4kg가 날아가고 허리 둘레도 5cm 이상 감소; 보병이 참 고생 많은 병과지. 우린 그저 2주 동안 받고 돌아왔지만 그네들은 몇 년간 이런 훈련을 하니...;
  • 듀칼리온 2009/04/19 14:13 # 삭제 답글

    그래도 겨울에 밖에 안자는게 행복한거죠 ㅋㅋ
  • NeoType 2009/04/19 14:49 #

    듀칼리온 님... 겨울이었다면 끝장이었지요;
    제가 갔던 곳은 산에 있는 곳이라 밤엔 추워서 매일 밤 핫팩 하나씩 썼었는데 만약 겨울이었다면 몇 개씩 필요했을지...;
  • 에스j 2009/04/19 14:22 # 답글

    다치지 않으셨다니 다행입니다. ㅠ_ㅠ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뜻밖의 상황으로 다치더군요. 안전제일, 입니다!
  • NeoType 2009/04/19 14:51 #

    에스j 님... 저는 꽤 무사히 돌아온 편인 것 같습니다. 주변 동기들을 보면 불시에 하나 둘 쓰러져버리니 언제 무슨 꼴을 당할 지 모르는 분위기였군요.
  • 조욱허-Joker 2009/04/19 14:57 # 답글

    저는 다음주에 면회외박 나가는군요.
    매우 부럽습니다.
  • NeoType 2009/04/19 15:16 #

    Joker 씨... 면회외박~
    군생활 중이라 고생 많으시겠수~ 나는 이제 2주 후쯤에 돌아올까나...
  • 테루 2009/04/19 18:36 # 삭제 답글

    와우~ 네타님의 외박을 환영하는 댓글들이 가득하군요 ^^
    수고많으십니다.
    전 요즘 리큐어와 쥬스로 칵테일 만드는데 재미가 들렸어요
  • NeoType 2009/05/03 14:21 #

    테루 님... 오래 전에 덧글을 달아주셨지만 답글 다는 것이 2주만이로군요. 오랜만에 나왔습니다^^
    칵테일은 역시 누가 만들어주는게 좋지만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또 각별하지요~
  • 니트 2009/04/20 16:39 # 답글

    훈련 강도가 후덜덜하네요...;;;
  • NeoType 2009/05/03 14:21 #

    니트 님... 훈련 강도 자체만을 보자면 유격과 대동소이라고 하더군요;
  • Catastrophe 2009/04/21 19:14 # 답글

    큰일날 뻔하셨군요(...) 둔중한 충격이라-┏
    한달에 한번꼴로 나오시는 외박이라 1.2 초 같을텐데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날도 슬슬 더워지는데,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 NeoType 2009/05/03 14:23 #

    Catastrophe 님... 방탄모 때문에 부딪혔지만 방탄모 덕분에 살았습니다.(..)
    감기도 몇 번 걸렸다 나았다 하다보니 이젠 뭐 멀쩡합니다~^^
  • gargoil 2009/04/28 23:09 # 답글

    어이쿠야. 큰일날 뻔 하셨군요. 역시 군인은 하이바를 소중히 해야 하는 거죠.
  • NeoType 2009/05/03 14:23 #

    gargoil 님... 공사 현장에선 안전모~ 군인은 방탄모~(..)
  • 창이 2009/05/02 12:14 # 삭제 답글

    와닫는데..;;

    헬맷이 없었으면 즉사였다...라..ㅡ_ㅡ;;
  • NeoType 2009/05/03 14:24 #

    창이... 오우, 여기 와주셨구만.
    난 헬멧이었지만 자넨 가드도 못 올리는 곳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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