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블랙 와치 (Black Watch) by NeoType

모처럼의 휴일... 요 며칠간은 주로 집에서 쉬면서 친구들도 만나고 은행, 동사무소, 목욕이나 쇼핑 등 개인 용무도 여러 가지 천천히 해치우며 여유 있게 보내고 싶습니다. 겸사겸사 이곳에 정리하고 싶은 술과 칵테일들도 몇 가지 있으니 시간이 허락하는 한 가능한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번에 이야기할 칵테일은 매우 간단한 한 잔입니다. 칵테일 블랙 와치(Black Watch)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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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빌드

스카치 위스키 - 45ml
깔루아 - 15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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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 위스키와 깔루아를 3:1 정도로 섞어주면 완성인 간단한 한 잔입니다. 딱 봐도 비슷한 비율의 블랙 러시안(Black Russian)이 떠오르는 레시피군요. 이와 비슷한 재료 비율의 칵테일은 여기서 한 번 정리해보면 보드카와 깔루아로 블랙 러시안, 데킬라와 깔루아로 브레이브 불(Brave Bull), 그리고 차후 소개할 브랜디와 깔루아로 더티 머더(Dirty Mother)가 있습니다. 이러한 칵테일들은 전부 알코올 도수 35도 내외의 강렬한 맛과 깔루아로 인한 달콤함이 특징이라 할 수 있군요.

Black Watch... 말 그대로 해석하면 검은 시계? 검은 경비대? ...사실 여기서의 블랙 와치란 영국의 한 부대의 별명입니다. 정확히는 "The Black Watch, 3rd Battalion The Royal Regiment of Scotland". 즉, 스코틀랜드 왕립 연대 제 3대대 "The Black Watch" 부대라 할 수 있겠군요. 제가 외국의 군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전쟁사라는 것에 큰 관심이 없긴 합니다만 일단 이 "블랙 와치"라는 부대는 어쩐지 이름이 인상적이라 기억에 남아 있는 이름이군요. 약간의 웹서핑으로 얻은 "블랙 와치"라는 부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면...

일단 이 "블랙 와치"라는 부대는 현재는 "3rd Battalion The Royal Regiment of Scotland"이지만 꽤 역사가 깊은 부대입니다. 블랙 와치란 1725년에 창설된 영국의 육군 부대로 그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전설적인 활약을 했던 부대라 하는군요. 처음 창설될 당시의 이 부대는 "42nd Regiment of Foot"... 즉, "제 42 보병 연대"라는 이름이었으나 1739년부터는 "왕립 하이랜드 보병 연대(Royal Highland Infantry Regiment)"라 불려졌으며 1881년에는 다시 "왕립 하이랜드 연대(Royal Highland Regiment)"라는 이름이 되었고, 2006년에 이르러서야 현재의 "스코틀랜드 왕립 연대 제 3대대"가 되었다 하는군요. 이걸 줄여서 "3 SCOTS"라 부르기도 한다 합니다.

이 블랙 와치 부대는 창설 이래 1815년의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에 맞서 워털루(Waterloo) 전투, 제 1, 2차 세계대전, 우리나라의 6.25 전쟁 등 여러 영국군이 참전한 전쟁에서 혁혁한 전과를 세웠고 최근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도 큰 활약을 했다 하는군요. 특히 이 부대의 구성원은 주로 험준한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방의 출신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고 이들은 스코틀랜드 전통 남성 의상인 킬트(Kilt)를 착용하였기에 제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지옥에서 온 숙녀(The Ladies from Hell)"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합니다. 그 용맹함과 강인함은 전세계에 알려져 "블랙 와치"란 영국 최강의 육군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는군요.

이 부대의 모토는 "Nemo Me Impune Lacessit"... 이는 라틴어로 영어로는 "No One Provokes Me With Impunity". 즉, "나를 건드린 그 누구도 무사할 수 없다."라 합니다. 가히 영국 최강의 부대라는 명성에 걸맞는 한 마디라 할 수 있겠군요. 오늘날의 이 "블랙 와치" 부대는 계속해서 세계 평화 유지를 위해 전세계의 분쟁 지역에 파견되어 곳곳에서 활약 중이라 합니다.

이 부대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면 대략 이 정도로군요. 이 칵테일 블랙 와치란 바로 이 영국의 최강의 보병 부대의 이름을 딴 것으로 그 이미지대로 스카치 위스키를 이용한 칵테일입니다. 강렬한 스카치와 달콤한 깔루아... 이는 강한 전투력을 지니고 전장을 누비지만 한편으론 평화 유지라는 "부드러운" 임무를 수행하는 이 부대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느낌이 드는군요. 현재의 제 입장이 현역 군인이다보니 어쩐지 친근감이 느껴지는 칵테일입니다.

뭐...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가볍게 만들어봅니다.

스카치로는 페이머스 그라우스, 그리고 깔루아입니다. 달콤한 깔루아와 섞기에는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가 있는 스카치인 페이머스 그라우스가 잘 어울리기에 이것을 썼습니다. 그나저나 페이머스 그라우스도 슬슬 바닥이군요. 꽤 마음에 드는 스카치인 만큼 다 마신 후에는 새로 한 병 들여오고 싶군요.

그리고 적당한 잔을 하나... 방식도 빌드인 만큼 이것보다 간단한 재료 구성도 없지요. 어려울 것 없이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잔에 자잘한 얼음을 채우고 위스키, 깔루아를 붓고 몇 번 휘저으면 끝입니다. 깔루아가 비중이 높은 편이기에 잘 젓지 않으면 밑에 가라앉아 있게 되니 전체적으로 잘 섞일 정도로만 휘저어주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머들러를 하나... 이걸로 칵테일 블랙 와치 완성입니다.

맛이라면 딱 이미지대로라 하겠습니다. 캐러멜과도 같은 달콤함이 있는 위스키와 달콤한 커피향 리큐르의 맛이 절묘하게 섞여 분명 35도 정도의 독한 술이지만 알코올 도수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마시기 좋은 맛이 되었습니다. 얼음으로 차게 식은 위스키의 은근한 향이 잔을 들고만 있어도 천천히 퍼져서 서서히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재료 자체나 재료 구성이나 집에서 가볍게 만들기 딱 좋은 조합의 칵테일입니다. 심플하면서도 술 자체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한 잔인만큼 위스키 스트레이트나 온더락을 좀 더 색다르게 즐기는 느낌으로 만들어 볼만한 칵테일입니다.

덧글

  • valadares 2009/06/20 22:45 # 답글

    네타님이 군대로 가시고 제가 사다뒀던 주류들이 하나둘 병을 비우면서 요즘 칵테일이 뜸-했었는데 네타님이 블로그에 다시 돌아오시니... 땡기네요. ^^ 조만간 남대문 투어 가야할것 같은걸요. 블랙와치는 처음보는 칵테일인데 아주 간단하면서 맛이 기대되네요. 술들 들여놓게되면 가장먼저 만들어봐야겠습니다.
  • NeoType 2009/06/21 07:49 #

    valadares 님... 저는 앞으로 부대에 있는 동안 어느 정도 인터넷은 쓸 수 있겠지만 포스트 자체는 다소 뜸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가능한한 자주 글을 쓰도록 해보겠습니다^^
  • 니룬 2009/06/20 22:56 # 답글

    마침 요새 싱글몰트 홀짝이고 있었는데, 오오.. 땡기는군요.

    ..그런데 글렌피딕을 칵테일로 쓰려니 왠지 좀 아깝기도 하고.. ㄱ-
  • 빠대 2009/06/21 04:08 #

    난 글랜피딕 12년산 350cc를 23불에 파는 나라에 살고 있지롱~
  • NeoType 2009/06/21 07:52 #

    니룬 님... 글렌피딕이 몰트 중에선 가볍고 적당히 마시기 좋지요.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가장 많은 몰트이기도 하고... 그나저나 빠대 님 환경이 부럽습니다^^;
  • 테루 2009/06/20 23:06 # 삭제 답글

    조니블랙은 대만족인데 역시 스카치는 12년 이상은 먹어줘야 하는거 같습니다.
    다음 녀석은 저 놈으로 해볼까나요 12년급 위스키 추천 좀요 ^^
  • NeoType 2009/06/21 07:57 #

    테루 님... 조니 블랙 꽤 맛있지요~ 제가 마셔본 정도에서 블렌디드 12년짜리를 추천드리자면 저 페이머스 그라우스와 발렌타인, 조니 워커 블랙뿐 아니라 듀어스(Dewars) 12년 정도가 좋더군요. 커티 샥이나 J&B 제트의 경우는 본래 맛이 가벼운 상표들이기에 진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썩 만족스럽지 못하실 것 같군요.
  • 레이 2009/06/20 23:48 # 삭제 답글

    마침 가까운 마트에 깔루아도 있고 ^^ 꼭 따라해보고 싶은 칵테일이군요 ^^

    고맙습니다.
  • NeoType 2009/06/21 07:57 #

    레이 님... 참고가 되셨다면 기쁘겠습니다^^
  • 국사무쌍 2009/06/21 00:22 # 답글

    블랙왓치의 이름을 딴 칵테일이 있었군요
    역시 유명한 부대는 뭔가 다른걸까요
    재료도 간단한 편이니 한번쯤 도전 해봐야...
  • NeoType 2009/06/21 08:00 #

    국사무쌍 님... 칵테일 중엔 이렇게 부대 이름이나 전투기 등 병기 이름이 쓰인 것들이 은근히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전 칵테일의 이름도 중요하지만 재료 구성이 간단한 것을 주로 찾아다니는 편이군요.
  • 녕기君~ 2009/06/21 00:36 # 삭제 답글

    외국에는 블랙왓치
    한국에는 백골주 (...)
  • NeoType 2009/06/21 08:00 #

    녕기... "빽꼴!!"(..)
  • 역설 2009/06/21 01:23 # 답글

    아니 그보다 왜 브랜디베이스의 '더티 마더'에 자꾸 신경이 쓰일까..... 악;
  • NeoType 2009/06/21 08:01 #

    역설... 거 이름 참 더럽지.(..)
    저것에 대해선 조만간 올려볼까 싶수.
  • 테루 2009/06/21 08:37 # 삭제 답글

    늘 감사합니다.

    저런 칵테일에는 동그란 얼음 하나 넣어주면 죽여줄텐데요

    큰 얼음은 집에서 얼릴 수가 없네요...
  • NeoType 2009/06/21 10:07 #

    테루 님... 이런 짧은 잔을 쓰는 간단한 칵테일은 역시 큰 얼음이 좋지요. 제가 큰 얼음 만드는 방식은 어찌 보면 "편법"이라 할만합니다만 나중에 제대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Livgren 2009/06/21 22:51 # 삭제 답글

    조니워커블랙라벨 텁텁해...
    왜 나는 잭다니엘에 끌릴까?
    산뜻한 뒷맛?
  • NeoType 2009/06/22 09:39 #

    Livgren 님... 잭 다니엘이 쉽게 마시기 좋은 맛이라 저도 좋아하긴 합니다만 역시 오래 즐기기엔 조니 워커 쪽이 좋더군요.
  • Livgren 2009/06/22 17:10 # 삭제 답글

    위스키의 맛을 분석하기 위해 조만간 그 두 개를 물에 타먹고 후기를 올리겠음ㅋ
  • 테루 2009/06/23 18:15 # 삭제 답글

    조니블랙은 제가 완소하는 위스키인데.. (잭다니엘도 한번 사야겠네요)

    어제 블랙워치

    만들어마셨는데 진짜 좋네요 갓파더와 함께 제 완소 칵테일이 되었습니다.
  • 팬텀군 2009/07/17 11:08 # 답글

    쬬니 레드라벨로 한번 만들어보고 감상평 올려볼게요. ㅋㅋㅋ

    쬬니 레드는 미즈와리로도 한번 마셔보고 싶군요.
  • NeoType 2009/07/20 22:23 #

    팬텀군 님... 블로그의 만드신 사진 잘 봤습니다^^
    레드는 아직 병을 들여오지 않고 여기저기서 스트레이트로만 마셔봐서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들여와서 여러 칵테일에 응용해보고 싶군요.
  • 테네시왈츠 2009/09/29 13:24 # 삭제 답글

    최..최강의 보병부대!!
    쟤료도 간단하고 만드는 법도 쉽네요!
    이런 칵테일의 담긴 이야기들은 마시는 재미를 더해주는거 같네요 ㅎㅎ;
  • NeoType 2009/11/24 22:00 #

    테네시왈츠 님... 칵테일의 이야기란 사실 갖다붙이기 나름인 것도 같습니다.
    이곳에 제가 쓰는 글들은 거의 다 제 나름대로 생각해서 쓴 글이 많은 편이기에 꼭 "원래 이런 것이다."라고 말씀드리긴 힘들겠군요^^;
  • 문학군 2010/01/07 02:05 # 답글

    블랙위치... 만화책'바텐더'에서 잠깐 언급되었었죠.
    그땐 주인공이 무슨 드라이아이스?같은것을 넣었다가 손님이 따졌었는데요..ㅋㅋ
    그리고 주인공은 열병으로 털석- 기절해버림.????

    아직까지 이해가 잘 안가는장면입니다.

    어쨋든 진한 한잔이로군요. 한번만들어봐야겠습니다.
  • AlexONE 2011/10/28 21:17 # 삭제 답글

    글렌모렌지로 만들어봤습니다. 갓 파더도 그렇고.. 아까워하지만 않는다면 너무 좋은 베이스가 되는군요.
  • NeoType 2011/10/29 22:24 #

    AlexONE 님... 확실히 베이스가 좋아야 좋은 칵테일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요. 특히 글렌모렌지처럼 질감이 부드럽고 향이 좋은 몰트라면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복잡한 칵테일보단 한 가지 정도의 재료가 들어가는 단순한 칵테일이 잘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단지 "싱글 몰트는 그냥 마셔도 맛있는 만큼" 어쩐지 아깝긴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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