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재료로 만든 땅콩 쿠키... ...실패? by NeoType

오랜만입니다.
최근엔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상황이긴 해도 일이 끝나면 이미 상당히 늦은 시간이고 영 피곤해서 블로그는 커녕 여기저기 기웃거릴 틈도 없었군요. 그러다가 마침 이번 주말에야 휴가를 나오게 됐습니다. 뭐, 일요일이면 다시 돌아가야 하지만 오랜만에 조금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나온 휴가군요. 최후로 집에 왔던 것이 작년 11월 즈음이었으니 거의 3개월만이라 확실히 새로운 느낌입니다. 내일이면 다시 복귀지만 오늘이라도 편히 쉴까 합니다.

그런데 집 안을 둘러보니 저번 주가 보름날이라서인지 부럼으로 사뒀던 땅콩이 꽤 남아있더군요. 땅콩 깍지째 껍질도 까지 않은 땅콩이 수북히 있었는데 평소 땅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이렇게 까지 않은 녀석이 있으면 번거로워서 손을 대지 않으니 이걸로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떠오른 것이 바로 부담없이 만들 수 있고 그런대로 오래 보관해도 괜찮은 쿠키였습니다.

마침 밀가루도 박력분이 있고 버터도 있으니 오랜만에 기분전환이라도 할 겸 가볍게 만들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오늘 만든 것은 맛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인데 솔직히 말해 실패작이군요.
평범한 동글동글한 형태의 쿠키를 만들 생각이었는데... 한 마디로 제가 의도했던 모양과는 동떨어진, 저렇게 납작한 비스킷 같은 형태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재료 배합 비율을 제 나름대로 생각한 비율로 계량해서 썼지만 버터나 다른 재료에 비해 밀가루가 조금 부족하게 들어간 것 같군요.

뭐, 집안 사람들은 맛있다고 먹어주기도 하고 결국 맛만 괜찮으면 상관 없긴 하겠습니다만 역시 기분 문제겠군요;

오랜만이니 과정도 조금 찍어두었으니 줄줄이 늘어놔 봅니다.

줄줄줄...

먼저 재료를 준비...
박력분 200g에 버터 240g, 설탕 150g에 계란 두 개... 그리고 집에 남은 땅콩을 전부 껍질 까서 준비했습니다.

땅콩 양이 얼마나 되나 저울에 달아보니 약 160g 정도였군요. 이걸 반반 나눠서 반은 통째로 집어넣고 나머지 반은 가루로 만들어서 반죽 자체에 섞기로 했습니다.

먼저 상온에 4시간쯤 뒀던 버터를 잘 휘저어 크림 상태로 만들고 설탕을 조금씩 넣어 녹여가며 크림을 만듭니다. 다 섞은 후에는 계란을 하나씩 넣어주며 강하게 휘저어주면 보송보송한 크림처럼 됩니다.

여기에 이제 밀가루와 땅콩 가루를 섞습니다.
먼저 땅콩 가루를 넣고 잘 섞어주고 밀가루를 조금씩 넣으며 섞어줍니다.

이러한 쿠키 반죽은 밀가루를 고무주걱으로 마구 치대면서 섞으면 밀가루 자체의 글루텐 성분으로 인해 찰기가 생겨 반죽이 질겨집니다. 당연히 그런 반죽으로 만든 쿠키는 딱딱하기 그지 없는 실패작이라고 밖에 할 수 없군요. 그래서 쿠키 반죽은 저렇게 주걱 날을 세워서 반죽을 가르듯이 천천히 밀가루를 섞어줘야 합니다.

밀가루를 섞고 가루를 내지 않은 땅콩들을 넣고 잘 섞어주면 이걸로 반죽 완성입니다.
이제 이걸로 모양을 만들어야겠군요.

식탁에 넓게 랩을 깔아둡니다.
오늘 만든 쿠키는 반죽을 그대로 오븐팬에 떠놓고 굽는 종류의 쿠키가 아니라 버터의 양을 많게 해서 냉동실에서 단단히 굳힌 후 굽는 버터 쿠키로군요.

반죽을 길게 랩에 펼쳐놓고...

마치 김밥 말듯 랩을 잘 굴려가며 둥글게 말아줍니다.
반죽 속에 공기방울이 생길 수도 있으니 잘 눌러서 빈틈 없이 반죽을 봉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반죽을 전부 뭉쳐두었습니다.
이걸 이제 그대로 냉동실에 넣어 3시간 이상 굳혀둡니다.

냉동실에서 단단해진 둔기(?)를 꺼내 도마 위에 놓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줍니다.
이걸 이대로 오븐팬에 잘 배열해서 160도로 예열한 오븐에 30분 정도 구웠습니다.

그렇게 해서 완성...이긴 한데 역시 이번 반죽은 버터 양에 비해 밀가루 양이 적어서인지 쿠키들이 그냥 넓~게 퍼졌군요;
뭐, 다음에 또 만들 기회가 있을 때는 재료 배합 좀 다시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이렇게 만든 쿠키들은 큼직한 락앤락에 담아 식탁 한 구석에 두면 식구들이 지나가면서 한두 개씩 집어가니 며칠이면 없어질 것 같군요. 오랜만에 만들어 본 것이라 왠지 뿌듯~합니다.

덧글

  • 팡야러브 2010/03/07 01:06 # 답글

    제가 2달동안 프랑스 문화원에서 초급불어를 배웠는데 제빵,제과 배우는 학생이 같은반에 있더라구요~
    종종 빵이나 쿠키, 케이크를 만들어 오는데 저렇게 손이 많이 갈줄이야.. 다시한번 고맙다고 해야겠습니다 ^^
    저도 이제 복학하고 1주일 지났네요 ㅎㅎ 월요일은 친구가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을 와달라기에 5년만에 처음 얼굴 보기로 했습니다 ㅋㅋ
  • NeoType 2010/03/07 13:38 #

    팡야러브 님... 쿠키는 은근히 손이 갈 것 같으면서도 익숙해질수록 금방금방 만들 수 있는 재미가 있더군요. 그나저나 육사 졸업생 친구분이라니... 이제부터 고생 많으시겠군요^^
  • 엘바트론 2010/03/07 10:29 # 답글

    뭐 땅콩쿠기에 생땅콩을 넣어도 상관은 없지만 만드는 입장에서 보자면 땅콩이 많이 들어있는 외제 땅콩버터를 사용하는쪽이 좋지요 맛부터 제조까지 말입니다[땅콩,버터,설탕이 한큐에 해결]
  • NeoType 2010/03/07 13:39 #

    엘바트론 님... 확실히 쿠키에서 땅콩버터가 편리하긴 하더군요. 이러한 냉동쿠키 말고 떠서 만드는 드롭 쿠키를 만들 때는 종종 사용했었는데 이번에 만든 건 집에 남은 재료를 처리하기 위한 것도 있었으니 뭐 그런대로 만족입니다.^^
  • The Lawliet 2010/03/07 17:22 # 답글

    헛 짬내서 그새 쿠키를 만드셨군요. 살의 압박때문에 요즘 과자류는 거의 손도 대지 않고 있긴 하지만 먹고 싶네요 ;ㅁ;
  • NeoType 2010/03/07 21:16 #

    The Lawliet 님... 오랜만에 재료거리가 보이니 손이 근질근질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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