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아드벡 10년 (Ardbeg 10 Years Old) by NeoType

안녕하십니까, 네타입니다.
요즘 날씨가 엄청 추워졌습니다. 저는 어지간해서는 추위를 안 타는 편이긴 합니다만 역시 아무리 바깥이 추워도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하는 요즘은 정말 아무리 안과 밖으로 껴입고 껴입고 또 껴입어도 버티기 힘들군요.

이런 날이라면 정말 따뜻한 곳에 가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음료 한 잔이 절실해집니다. 생각 같아서는 어디 조용한 커피전문점에라도 가서 구석자리에 죽치고 앉아 책이라도 보거나 그냥 멍~하니 시간을 쓸데없이 써보고 싶은 기분이군요.

뭐... 이러한 시간낭비는 지금으로선 말 그대로 사치이니 매일매일 인스턴트 커피로 만족해야지요;
 
오늘은 오랜만에 위스키 하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제까지 나름 이런저런 블렌디드 스카치나 버번, 몇 가지 싱글 몰트 위스키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만 오늘 소개할 것은 스코틀랜드 아일레이(Islay) 위스키의 유명상표 중 하나인 아드벡(Ardbeg)입니다. 사진은 예전에 휴가로 집에 돌아갔을 때 찍어둔 것이군요.

용량은 700ml, 알코올 도수는 조금 높은 편인 46도입니다.
아일레이 싱글 몰트 위스키 중 하나인 아드벡,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형이라 할 수 있는 10년입니다.

Single Islay Malt Whisky... 아일레이라 하면 스코틀랜드의 서쪽의 이너 헤브리디스 제도(Inner Hebridean Islands)의 섬들 중 하나로, 마침 위키페디아에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산지를 표시한 지도가 있어서 이곳에 가져와봅니다.
< 사진출처 - http://en.wikipedia.org/ >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흔히 이야기하는 스코틀랜드 위스키라 하면 스코틀랜드 북부인 하이랜드(Highland)와 스페이사이드(Speyside), 남부인 로우랜드(Lowland), 그리고 스코틀랜드 주변의 수많은 섬(Island)들에서 만들어지는 위스키의 총칭이며, 아일레이도 바로 이 중 하나입니다. 별도로 스코틀랜드 외에 아일랜드(Ireland)에서 만들어지는 위스키는 아이리쉬 위스키(Irish Whiskey)라 부르며 스코틀랜드 위스키(Whisky)와는 달리 "e"가 들어갑니다.

각각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들은 각자의 독특한 특성을 갖습니다. 위스키를 생산하는 증류소의 증류기의 종류, 증류하는 방법, 원료가 되는 보리 등의 곡물, 사용하는 물과 위스키를 숙성하는 통의 종류 및 숙성하는 기간 및 숙성지의 환경 등 위스키의 맛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한합니다. 특히 한 증류소에서 오직 맥아로만 생산되는 싱글 몰트 위스키의 경우 이러한 생산하는 증류소의 모든 환경을 담아낸다고 할 수 있는만큼 각각의 증류소의 싱글 몰트들은 그 하나하나가 매우 개성적인 특성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 이야기하는 아일레이 몰트 위스키들은 그 독특한 개성을 가진 싱글 몰트 중에서도 더더욱 두드러지는 개성을 나타내는데, 이는 아일레이 위스키들은 특히 피트(Peat)의 향이 두드러지는 강렬한 스모키함과 마치 요오드나 암모니아와도 같은 찌르는 듯한 자극성 있는 향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이군요.

Peat란 말하자면 토탄(土炭)이라 하는 석탄의 한 종류로 오랜 세월에 걸쳐 땅에서 완전히 탄화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닌 상대적으로 탄화가 덜 된 다소 질이 떨어지는 석탄인데, 아일레이의 위스키들을 만들 때는 바로 이 피트를 사용한다 합니다. 위스키를 만드는 과정에서 보리에서 싹을 틔워 맥아를 만들고 이 맥아를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석탄을 태우는 대신 이 피트를 태우기 때문에 독특한 요오드와도 같은 향은 바로 여기에서 생겨납니다.

이러한 아일레이 싱글 몰트 중에서 특히 유명한 것이 오늘 이야기하는 이 아드벡과 라가블린(Lagavulin), 라프로익(Laphroaig), 보모어(Bowmore) 등이 있으며, 아드벡은 특히 피트향이 강한 위스키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군요.

아드벡 증류소는 아일레이섬의 행정구역의 하나인 아가일 앤드 뷰트(Argyll and Bute)의 남부 해안가에 위치해 있으며 1815년 설립이래 몇 차례 생산중단과 재개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오늘날 이 아드벡 증류소를 소유한 것은 싱글 몰트로 유명한 글렌모렌지(The Glenmorangie Company)라 합니다.

아드벡 위스키의 특징 중 하나로, 전면 라벨에 쓰여있는 "Non-Chill Filtered"라는 것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냉각여과(Chill Filtering)이라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은 위스키라 할 수 있는데, 이 냉각여과 과정이란 위스키의 불순물 등을 걸러내는 과정의 하나를 뜻합니다.

화학적인 이야기로, 어떠한 용액을 여과하여 불순물을 제거함에 있어 용액에 녹아있는 몇몇 용질들은 온도를 낮추면 더 이상 용매속에 녹아있지 못하고 앙금 등의 형태로 가라앉게 됩니다. 냉각여과란 바로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위스키 원액의 온도를 낮추면 몇 가지 불순물 외에도 각종 지방산 및 에스테르, 단백질 등의 성분들 역시 필터에 흡착되도록 만드는 과정으로, 만약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위스키를 차게 냉각하거나 얼음을 넣으면 다소 뿌옇게 흐려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는군요.

단, 이러한 경우는 위스키를 희석시켜 알코올 농도를 크게 떨어뜨렸을 때에야 일어날 수 있는 일로 40도 이상의 도수, 다시 말해 아드벡의 경우 46도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알코올 도수는 바로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드벡이 이러한 냉각여과 과정을 이용하지 않는 것은 이렇게 해서 걸러진 각종 성분들이 위스키 본연의 맛과 향, 질감 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 하는군요. 실제로 아드벡 외에 라프로익 등 기타 여러 아일레이 위스키들도 이러한 냉각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는 상표들이 많다 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이 아드벡은 제게 있어서도 처음 접한 아일레이 몰트라는 점에서도 꽤 의미가 있는 한 병입니다. 늘 말로만 듣던 강렬한 요오드향과 마시는 사람에 따라 크게 취향을 탄다는 강한 맛이라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처음으로 직접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잔에 한 잔 따랐습니다.
사실 색상 자체는 생각 외로 매우 연한 편입니다. 10년이라는 숙성년도를 생각하면 이 정도가 적당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보이는 색상과는 달리... 병을 여는 그 순간부터 따라낸 술을 완전히 비우고 그 잔까지 씻어버리기 전까지 이 녀석이 끼치는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단지 이렇게 따라놓는 것만으로도 향이 엄청나게 퍼져나가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도 향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속된 말로 미친 존재감이라 할만하군요.

멀찍이서 향을 맡아도 이 특유의 약품과도 같은 진한 요오드 향은 잔을 가만히 코 앞에 가져가면 갈수록 그 복잡함과 강렬함이 더해갑니다. 계속 코를 대고 있다가는 코가 마비될듯한 느낌과 처음 마신다면 술을 한 모금 입에 대는 것도 꺼려지게 만들 만큼 독한, 아니 지독한 향이라 하겠습니다.

충분히 향을 즐기고 술을 조금 입 안에 흘려넣고 크게 한 바퀴 굴려봅니다. 그러면 이번엔 강렬한 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생각 외의 부드러운 촉감과 마치 과일과도 같은 향긋한 향, 그리고 진한 곡물의 맛이 입안 가득 퍼져갑니다. 술을 목구멍으로 넘기고 가만히 숨을 내쉬면 이 지독한 향은 어디갔나 싶을 정도의 향긋함과 부드러움이 코 안에 맴도는군요.

사실 이러한 강렬한 위스키일수록 일반적인 스트레이트 잔보다는 이러한 브랜디 잔이나 몰트 위스키 전용잔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잔이 넓고 입구가 좁을수록 향이 한껏 모아져 한층 강렬한 향을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이군요.

그러나 이 아드벡은 이렇게 잔 입구에 모인 향을 맡으면 그 지독함의 농도가 더해져서 코를 막고 피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의 몇몇 사람들에게 위스키의 향을 조금 맡게 해준 것만으로도 도저히 못 마시겠다고 피한 사람도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 아일레이 위스키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홍어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처음 접하는 사람은 그 엄청난 향과 거무스름한 색상이 일단 거부감이 들고 입에 넣고 씹을수록 느껴지는 직접적인 향과 맛을 도저히 제대로 느낄 틈도 없이 삼켜버리거나 뱉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일단 그 맛과 향에 익숙해지면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되는 점이 이 개성 강한 아일레이 몰트들과의 공통점처럼 느껴지는군요.

최근에는 아드벡 뿐 아니라 라프로익, 보모어 등의 여러 상표들도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아일레이 몰트들은 일반적인 하이랜드의 여러 몰트들에 비해 다소 가격이 높은 편이더군요. 제 경우 이 아드벡 10년은 80000원에 구입했습니다.

글렌피딕, 맥켈런 등의 대표적인 싱글 몰트들이 누가 마시더라도 깔끔하게 정돈된 균형잡힌 맛과 향의 극을 보여준다면 이러한 아일레이 몰트들은 그야말로 개성의 극을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처음 접하면 자칫 거부감이 들수도 있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그 맛에 한껏 빠져들게 되는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 저도 여러 종류의 아일레이 몰트들을 더 접해보고 이 아드벡 역시 10년 이상의 상품을 구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덧글

  • Frey 2011/01/30 12:01 # 답글

    안그래도 보모어 15년을 면세점에서 하나 구입했는데 느낌이 확실히 다르더군요. 한두 잔 마시다 보니 즐기게 되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권하기는 아직 꺼려집니다.
  • NeoType 2011/01/30 23:02 #

    Frey 님... 저도 면세점에서 선물받은 보모어 17년이 있는데 나중에 그것도 개봉해봐야겠군요.
    확실히 마실수록 익숙해지며 애착이 생기는 느낌입니다.
  • 술마에 2011/01/30 13:49 # 답글

    홍어라....표현이 세서 그런지 몰라도 궁금해지네요 ㅎㅎ
    그래도 가격이 너무 세요 ㅠ_ㅠ
  • NeoType 2011/01/30 23:03 #

    술마에 님... 확실히 마셔봄직한 술이긴 합니다만 이쪽 위스키들이 가격이 좀 높은 편이지요.
    이거 한 병 살 돈이면 적당한 6~12년급 위스키들 2~3병은 살 수 있으니;
  • 산지니 2011/01/30 15:59 # 답글

    홍어 라고 표현하신게 정답이네요 호불호과 확갈리니
  • NeoType 2011/01/30 23:05 #

    산지니 님... 사실 저도 홍어는 몇 번 먹어볼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히 입에 넣고 씹기는 했지만 도저히 향이고 뭐고 견딜 수가 없더군요; 앞으로 홍어를 맛있다고 느끼며 먹으려면 얼마나 먹어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 배길수 2011/01/30 20:54 # 답글

    텍사스인의 코라면 대서양 건너편에서도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듯용. ㅎㅎ
  • NeoType 2011/01/30 23:05 #

    배길수 님... 사람 코앞에 들이대면 텍사스 경찰이 잡아갈 겁니다.(..)
  • 이싸카 2011/02/01 18:55 # 답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

    궁금한게 있는데, 지금까지 몇종류의 위스키를 온더락으로 먹어본 결과,

    어떤것은 그냥그냥 먹을만 하고, 어떤것은 매우 싱거워(!) 지더군요.

    남들이 말하는 '향의 감소는 별로 없고, 강렬한 맛은 많이 죽어 먹기 부드러워지는 얄리얄리얄라셩....'

    같은 경우가 없더란 겁니다 ㅜㅠ

    도데체 어떤녀석이 온더락에 어울리는지... 참 궁금합니다.

    아니면 힌트라도..... 최대한 강렬한 맛과 향을 지닌놈을 써야할까요? 잭다니엘처럼??

    글랜피딕을 온더락했더니 그냥 물이 되어버렸.....(12년;; 이건 그냥 샷이 좋은것 같습니다. 부드러운게)
  • NeoType 2011/02/02 18:29 #

    이싸카 님... 대부분 표현되는 "위스키를 마시는 법"에 가장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방식이 바로 온더락이긴 합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 방식이 어울리는 위스키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말씀하신 글렌피딕과 같은 부드러운 질감과 향을 가진 싱글 몰트들의 경우, 얼음을 넣는다는 것 자체가 술 자체의 밸런스를 크게 깨뜨릴 수도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저는 이러한 싱글 몰트들은 얼음을 넣기보단 냉수를 조금씩 타는 것이 훨씬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음을 넣으면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생깁니다. 우선 술의 온도가 떨어지고 거기다 계속적으로 얼음이 녹아 물이 섞여들어가 술의 맛이 변화해갑니다. 먼저 온도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혀에서 술의 풍미를 제대로 느끼기 힘들어지고 물이 섞여가면 강렬한 술이라도 조금은 그 맛이 누그러듭니다. 다시 말해, 이 두 가지 과정을 거치면 어지간히 강렬하고 도수가 높은 술이라도 상대적으로 편하게 마실 수 있게 되는군요.

    이 말은 즉 온더락으로 어울리는 위스키가 어떠한 종류인지 대략적으로 추려낼 수 있게 됩니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말씀하신대로 "최대한 강렬한 맛과 향을 지닌놈"이 좋지요. 위스키에서 강렬함으로 유명한 것은 단연 미국의 버번, 짐 빔이나 알코올 도수 50.5도의 와일드 터키 등과 같은 상표나 캐나디언 클럽 등의 캐나다 위스키, 버번과는 다르지만 원료는 같은 잭 다니엘... 그밖에 일반적인 조니 워커나 발렌타인 등의 스카치 블렌디드 등... 제 개인적으로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싱글 몰트를 제외한 거의 모든 종류"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KAZAMA 2011/02/05 15:18 # 답글

    으아.........침넘어가지 말입니다(꼴깍)
  • NeoType 2011/02/25 21:59 #

    KAZAMA 님... 멋진 맛이지요~
    벌써 반 이상 비워버렸습니다.(..)
  • 팬텀군 2011/04/12 22:46 # 답글

    저는 이 아드벡을 비롯, 여러가지 싱글 몰트의 세계로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위 댓글처럼, 싱글 몰트 위스키는 스트레이트가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테이스팅을 위해 50밀리의 절반은 스트레이트, 나머지 25밀리는 트와이스업으로 마시지요!

    테이스팅 기록을 하는 그 재미에 점점 빠져들고있습니다. ㅋㅋ
  • NeoType 2011/04/16 19:00 #

    팬텀군 님... 몰트라면 역시 스트레이트, 그리고 얼음보단 물이 최고지요~
    하나하나 새로운 몰트를 접할 때마다 새로운 맛을 알게되니 빠져들면 지갑이 큰일이지요^^;
  • 어디서 2011/12/23 03:37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이거 한국에서 어디서 살 수 있나요??
  • NeoType 2011/12/23 10:52 #

    어디서 님... 아드벡 10년 같은 경우는 이마트에서도 구입 가능합니다. 물론 지점마다 차이는 있지만요.
    제가 자주 이용하는 곳은 남대문 시장의 지하 수입상가인데 이곳에서 구입하시는게 가장 나을 것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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