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베르뭇 토닉 (Vermouth & Tonic) by NeoType

안녕하십니까, 네타입니다.
이게 얼마만의 칵테일 포스트인지 모르겠군요. 마지막으로 [칵테일]이라는 제목을 써본 것이 잠시 살펴보니 2009년 11월이군요. 거의 2년 만에 칵테일 글을 써봅니다.

앞으로 가끔씩 칵테일 글을 쓸 예정이긴 합니다만 언제나처럼 그리 대단한 재료가 쓰이거나 특이한 녀석을 소개하기보단 그냥 단순하고 만들기 쉬운 것들을 중점적으로 다룰 생각입니다. 저도 오랜만에 칵테일 재료에 손을 대보니 역시나 2년의 공백이 제법 크군요. 대다수의 리큐르 등이 오래되어 못 쓰게 되기도 했고 저 자신의 감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뭐, 하루하루 조금씩 이것저것 갖춰나가다보면 다시 예전처럼 될 수 있겠지요.


오늘 이야기할 칵테일은 매우 심플한 것으로 강화와인 베르뭇을 이용한 한 잔입니다.
베르뭇 토닉(Vermouth & Tonic)입니다.

==================
기법 - 빌드

베르뭇 - 60ml
토닉 워터 - 적당량
레몬
==================

Vermouth, 버무스, 베르뭇... 그냥 마신다면 흔히 식전주로 마신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다소 취향을 타는 맛이기도 하고 칵테일로 만들자면 흔히 마티니 계열에 들어가는 것이 거의 전부라 할 정도로 사실상 범용도는 다소 떨어지는 술이지요. 술 자체의 맛 자체도 어쩐지 고풍스러운 느낌이라 이것이 들어가는 칵테일도 자연히 맛 자체가 옛스러워집니다.

저 자신도 이 베르뭇이라는 술을 특별히 즐기지는 않는 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칵테일이 마티니이다보니 드라이 베르뭇 한 병 정도를 늘 갖춰두는 정도입니다. 즉, 이 술 자체를 마신다기보단 어디까지나 마티니의 부재료로서 이용하는 정도로군요. 실제로 많은 칵테일 레시피들을 살펴봐도 베르뭇 자체가 메인 베이스로 쓰이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기껏 마르티니(Martini), 친자노(Cinzano) 등의 베르뭇 제조회사의 사이트에 가서 살펴봤을 때 정도 외에는 베르뭇 베이스 칵테일의 레시피는 거의 보지 못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토닉으로 마시는 방법을 시도해보니 의외로 맛이 괜찮은 편이라 진 토닉을 만들다가 가끔 생각나면 한 잔씩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사실 토닉으로 마셨을 때 맛 없는 술은 거의 없는 편이기도 하지요;

재료를 준비.
베르뭇은 스위트, 드라이 어떤 것을 써도 어울리지만 오늘은 이 엑스트라 드라이로 만들어봅니다. 사실 스위트를 쓰는 편이 좀 더 달콤하고 가벼운 느낌이 납니다. 취향대로 고르시면 좋겠군요.

토닉 워터는 예전엔 주로 진로 페트병 토닉 워터를 썼지만 보관상의 이유, 그리고 캔 쪽이 탄산이 훨씬 강하게 유지되므로 요즘은 이 카나다 드라이 상표를 쓰고 있습니다. 레몬은 두 조각을 준비.

칵테일을 만들기 전, 여담으로 변질된 리큐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왼쪽 녀석은 제가 입대 전부터 쓰던 마르티니 엑스트라 드라이, 그리고 오른쪽은 며칠 전에 새로 구입한 물건입니다.
이 두 녀석을 잔에 한 잔씩 따라보겠습니다.

왼쪽이 오래된 것, 오른쪽이 새 것입니다.
척 봐도 색의 변화가 탁해졌습니다. 맛을 볼 것도 없이 오래된 것은 시큼한 식초에서 느껴지는 향이 나는데다 실제로 맛을 봐도 시큼한 맛으로 기존의 풍미는 죄다 사라졌습니다.

흔히 주류의 경우 알코올 도수 15도를 넘어가면 유통기한을 표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통기한이 없다고 해서 그것이 절대 변질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니지요. 진, 보드카, 위스키 등 40도 내외의 증류주들은 거의 변화가 없지만 알코올 도수 15~20도 내외의 리큐르들은 오래되면 못 마실 정도로 변질되는 것도 많습니다. 특히 위와 같은 강화와인인 베르뭇 종류나 셰리, 포트 와인 등을 비롯하여 크렘 드 카시스 같은 카시스 리큐르 등 과실류 리큐르 등은 일단 개봉하면 냉장보관을 하는 것이 좋을 정도로 잘 변질되는 주류입니다.

단, 실제로 가정에서 냉장고에 보관하자면 다른 식품들도 많아 내부 공간 정리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기에 저도 주로 상온에서 보관 중이지요; 상온 보관을 해도 경험상 종류에 따라 최대 반년까지는 눈에 띄는 변질은 없었습니다. 실내가 선선하고 자주 마신다면 상온 보관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2년 만에 술장에서 리큐르들을 하나하나 꺼내보니 상태들이 심각하여 잡담이 길었습니다;

다시 원래대로 이야기를 돌려서...
토닉 칵테일은 역시 생 레몬과 같은 과일이 중요하지요. 먼저 한 조각을 꾹 짜서 잔 바닥에 떨어뜨리고 얼음으로 잔을 채워둡니다.

여기에 베르뭇을 60ml... 그리고 남은 자리만큼 토닉 워터를 채워 전체적으로 베르뭇:토닉을 1:2 정도로 맞춥니다.
베르뭇 토닉의 경우 진 토닉 등과는 달리 술의 비율을 좀 더 높여주는 편이 맛이 좋았습니다.

남은 레몬 조각 하나로 잔 테두리를 가볍게 훑고 잔에 담습니다.
마지막으로 머들러 하나를 꽂아서 완성입니다.

잔을 들고 한 차례 향을 크게 들이쉬고 곧장 잔을 입에 대고 쭈욱 들이킵니다. 롱 드링크 칵테일은 처음 크게 마시는 한 모금에서 전체적인 인상과 맛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살짝 씁쓸한 맛이 있는 베르뭇과 쌉쌀한 토닉의 맛, 그리고 진하게 풍기는 레몬향으로 속까지 시원해지는 맛입니다.

베르뭇 자체 도수가 16도 내외인지라 토닉으로 만드니 알코올 도수는 그 절반 이하로 떨어진 만큼 술이라기보단 산뜻한 음료 같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간단히 만들 수 있으면서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이라면 역시 토닉만한게 없지요.
요즘 같은 계절에 잘 어울리니 평소 집에 있는 다양한 리큐르를 이용해서 한 잔 만들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글

  • 루리도 2011/07/07 12:15 # 답글

    그 느낌 압니다..ㅠ.ㅠ
    개인적으로는 정통파술꾼(?)이 아니라, 스피릿보단 리큐르계열을 좋아하는데,
    사놓고 재료로만 쓰다보니 그리 빨리 닳지는 않고...
    따로 먹지 않다보니, 오래된 후 마셨을 때 변질된 맛을 느낄 수 있었죠...ㅠ.ㅠ

    결국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린다거나...먹을만 한다면 억지로(는 아니지만?) 빨리 마셔버리곤 했네요.
  • NeoType 2011/07/07 15:12 #

    루리도 님... 이렇게 변질되는 면이 있기에 사실상 저는 리큐르보단 증류주 계열을 선호하긴 합니다. 단지 증류주만 모으다보면 맛의 다양성이 없어서 리큐르를 사게되고, 리큐르를 사면 종류를 늘리고 싶고, 종류가 늘어나면 잘 마시지 않게 되고... 악순환이지요.^^;
  • 술마에 2011/07/07 12:37 # 답글

    토닉이 들어가면 정말 맛있어지는게 신기하죠. 전 토닉보단 진저에일쪽을 더 선호합니다.
  • NeoType 2011/07/07 15:12 #

    술마에 님... 진저엘도 좋죠~
    그래서 아예 토닉이냐 진저엘이냐 고민하지 않고 각각 한 박스씩 들여놨습니다;
  • 국사무쌍 2011/07/07 13:44 # 답글

    술은 상하지 않는단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런것도 아니었군요...ㅡㅜ
  • NeoType 2011/07/07 15:13 #

    국사무쌍 님... 단순하게 생각해서 흔히 시중에 파는 매실주도 따놓으면 변질되지요. 차라리 그런 술이라면 그냥 홀짝 마셔버리기라도 할텐데 이런 리큐르 같은 것은 그러기도 힘들고...;
  • 미중년전문 2011/07/07 16:31 # 답글

    으왓 진짜 맛있겠어요!!!
  • NeoType 2011/07/08 14:11 #

    미중년전문 님... 제법 괜찮지요~^^
  • EIOHLEI 2011/07/07 17:46 # 답글

    번개를 하세요! 멤버를 늘이세요! 식구를 늘이세요!
    빨리 소비하면 됩니다.!

    올때마다 포스팅하시는 술을 구입해야하는 뽐뿌를 주시는게 미워서 괜시리 한번 긁었습니다. -_-


  • NeoType 2011/07/08 14:13 #

    EIOHLEI 님... 번개...^^;
    칵테일 번개 같은 것도 언젠가 했으면 좋겠지만 제가 별도로 독립한 다음에야 할 수 있겠군요.
  • EIOHLEI 2011/07/07 17:52 # 답글

    덧붙여 작년이 G20에 밀렸던 대한민국 주류박람회가 폐지되니 마니 하더니 다행히
    11월9일부터 열리네요 +_+ 만세
  • NeoType 2011/07/08 14:14 #

    EIOHLEI 님... 그러고보니 올해 5월 즈음에 코엑스에서 주류박람회를 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더군요.
    그때는 못 갔으니 다음 번에 하면 꼭 가볼 생각입니다.^^
  • 역설 2011/07/08 00:32 # 답글

    네타바를 언제 가야하는디 ㅜㅜ
  • NeoType 2011/07/08 14:15 #

    역설... 조만간 만나지, 뭐.
  • EIOHLEI 2011/07/08 14:16 # 답글

    올해 5월은 매년하는 서울 국제 주류박람회(라고 쓰고 와인박람회라고 읽죠)였고
    이번에 하는건 2년에 한번 하는 대한민국 주류박람회입니다.
    2008년에는 도미니카 대사관에서 버뮤다즈 럼을 판매해서 10년산과 12년산을 사서 맛나게 마셨는데 이번에도 국내 정식수입되지 않는 각국의 술들을 맛보길 기대중이죠
  • NeoType 2011/07/08 14:34 #

    EIOHLEI 님... 오호~ 그런 것이었군요~
    그런 행사라면 꼭 참가해봐야겠습니다.^^
  • 우엉남 2011/07/09 04:41 # 삭제 답글

    조주기능사 독학한다고 리큐어 잔뜩 사 놓고 처치곤란입니다. ;;

    샹보르, 베르뭇 , 베일리스정도만 냉장보관중입니다.
  • NeoType 2011/07/09 20:00 #

    우엉남 님... 전부 마셔버리긴 힘들고 그렇다고 안 마시기엔 아까운 상황이시군요.^^;
    샹보르를 구해보고는 싶지만 솔직히 막상 구해도 한 병을 다 마실 자신이 없어서 고민되는군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