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큐르] 프랑젤리코 (Frangelico) 헤이즐넛 리큐르 by NeoType

안녕하십니까, 네타입니다.
하루하루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고 무엇인가 일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지 날이 갈수록 잉여가 되어가는 기분입니다; 정말 무슨 일이든 빨리 일자리를 잡아야지 안 그랬다간 폐인되는 거 순식간일 것 같습니다.

뭐, 최근의 이야기야 아무래도 상관 없고 오늘은 리큐르 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흔히 헤이즐넛 리큐르로 유명한 것으로 프랑젤리코(Frangelico)입니다.

알코올 도수 20도, 용량 750ml입니다.
프랑젤리코는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헤이즐넛 리큐르로 유명하며 프랑젤리코라는 이름은 이 술 자체의 이름임과 동시에 상표명이기도 합니다. 그 특유의 독특한 병 모양이라거나 병 허리에 감겨있는 끈 등 외양적으로도 독특한 매력을 풍기는 형태입니다. 취급하는 가게도 적지 않은 만큼 직접 마셔보진 않았더라도 특이한 병 모양으로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프랑젤리코는 현재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는 상품으로 국내에서 취급되는 리큐르 중에서는 드문 축에 속하는 허브 리큐르의 일종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허브 리큐르(herbal liqueur)에 속하는 유명한 술들이라면 스카치 몰트를 베이스로 한 드럼뷔(Drambuie), B&B로 유명한 베네딕틴(Benedictine), 바닐라향 등 다양한 허브가 들어간 리큐르인 갈리아노(Galliano), 맥주 전문점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예거마이스터(Jagermeister)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허브 리큐르는 그 자체로 맛이 훌륭한 것도 많지만 일부는 그냥 마시기엔 너무 강한 향이나 맛으로 거부감이 드는 종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프랑젤리코는 그냥 마셔도 매우 맛이 좋은 리큐르에 속하는 편이로군요.

사실 프랑젤리코는 헤이즐넛 리큐르라는 이미지도 강하고 실제로 느껴지는 향에서도 여타 허브 리큐르들에 비해 "허브스러운" 향도 적은 만큼 굳이 허브 리큐르 범주로 구분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프랑젤리코의 병 형태는 과거 로마 가톨릭 교회의 수사(修士, friar)가 입는 로브의 형태를 딴 것으로 유명합니다. 넓은 로브를 걸치고 허리에 띠를 맨 듯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 병 허리에도 묶여 있는 흰 띠가 인상적이지요.

프랑젤리코는 최초 약 300여년 전 북부 이탈리아의 한 수도승이 만든 것이 그 기원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가톨릭 교회의 이름 높은 수도승이었던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가 만든 것이 이 리큐르의 시작이었다 하며 프랑젤리코라는 이름은 바로 저 수도승의 이름에서 딴 것이라 합니다. 정작 이 리큐르가 "프랑젤리코"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약 1980년도 무렵이었다 하는데 그럼에도 특유의 독특한 병 모양과 헤이즐넛 리큐르라는 독특한 맛과 향, 그리고 다양한 칵테일에 이용되는 것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현재 프랑젤리코는 이탈리아 북서부의 피에몬테 주에 위치한 카날레(Canale)라는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합니다.

어쩐지 "헤이즐넛 리큐르"라고 하니 이 프랑젤리코가 깔루아 등 커피 리큐르와도 비슷한 종류가 아닐까, 하고 알려져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헤이즐넛"이라 하면 원래 의미인 "개암"을 떠올리기보다 "헤이즐넛 향 커피"의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암...이라고 해도 솔직히 저는 어릴 적에 분명 먹어보긴 했는데 요즘엔 구경도 별로 못 했고 그 맛과 향이 잘 기억이 안 나서 참 아쉽습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중에서도 "개암 깨무는 소리에 놀라 달아난 도깨비" 이야기도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자라는 도토리 비슷한 나무열매인데, "헤이즐넛"이라고 부르면 왠지 외래종이라는 느낌도 드는군요.

여담으로 술 이야기와는 관계 없습니다만 "헤이즐넛 커피"라 부르는 커피콩 종류는 없지요. 단순히 커피 원두를 헤이즐넛 향 시럽에 버무린 것을 추출한 "헤이즐넛 향 커피"가 있을 뿐이고 질이 떨어지는 커피를 시럽으로 향을 감춘 것인만큼 "맛있는 헤이즐넛 커피"라는 것은 구경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잔에 한 잔 따랐습니다.
색은 밝은 갈색으로 이렇게 잔에 따라두는 것만으로도 헤이즐넛 특유의 달콤한 향이 주변에 확 퍼집니다. 이 향을 맡은 가족들도 "응? 헤이즐넛 커피니?"라는 말을 할 정도로 놀라울 정도로 친숙한 향이 납니다.

홀짝 입에 흘려넣으니 캐러멜과 바닐라향 크림이라도 먹는 것 같은 달콤한 맛과 고소한 헤이즐넛 향이 나서 말 그대로 아주 맛있습니다. 알코올 도수도 20도이니 정말 마시는데 아무 부담이 느껴지지 않고 아무리 술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도 쉽게 마실 수 있는 맛입니다.

이 프랑젤리코는 그냥 마시기에도 맛있지만 실로 다양한 음료와 섞거나 칵테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당장 위의 사진처럼 우유만을 섞어 "프랑젤리코 밀크"를 만들어도 꽤 맛이 좋고 보드카와 함께 "프랑젤리코 마티니" 등 다양한 칵테일로 응용 가능합니다. 그 외에도 커피나 코코아 등 따뜻한 음료와 섞어도 특유의 향과 달콤한 맛으로 잘 어울립니다. 커피에 섞으면 말 그대로 "헤이즐넛 커피"가 되겠군요.

커피 리큐르 깔루아를 핫 케이크에 적셔 먹으면 꽤 맛있는 것과 비슷하게 이 프랑젤리코도 비슷하게 빵이나 케이크와도 잘 어울립니다. 그 외에도 초콜릿이나 과자를 만드는데 넣어도 어울리는 리큐르이니 용도가 참으로 다양한 리큐르입니다.

저는 이 프랑젤리코를 약 3만원 정도에 구입했습니다. 구입처에 따라 어느 정도 가격차가 있겠군요.

달콤한 리큐르, 마시기 좋은 리큐르라는 면에서나 칵테일이나 요리 등 응용 범위가 넓은 리큐르라는 면에서나 활용도가 높은 술이니 한 병쯤 갖춰두면 유용하게 마실 수 있는 술입니다.

핑백

  • 역설의 제 12 우주 : 새해 선물을 스스로 주며 새해 복 기원 2011-12-31 22:28:09 #

    ... 새로 들어온 가족(?) 깔루아. 1리터. 25000.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커피 리큐르죠. 프랑젤리코. 0.75리터. 32000. 제가 설명하기보다는 링크 하나를 첨부하는 게 더 낫겠죠. 헤이즐넛 리큐르입니다. 로브를 걸치고 허리에 흰 띠를 두른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죠. 대충 현재 모습은 이렇습니다. 그래요 ... more

덧글

  • 역설 2011/07/12 17:59 # 답글

    동대문 가면 3 만원에 파나...
  • NeoType 2011/07/12 23:46 #

    역설... 남대문 가면 3만원이지. 생각 있음 언제 같이 가도 좋겠지.
  • 역설 2011/07/13 11:00 #

    아 맞다 회현 남대문;;; 왜 동대문이라고 했지? ;
  • 김어흥 2011/07/12 18:36 # 답글

    오호오호~ 하나 들여놔야겠네요~
  • NeoType 2011/07/12 23:47 #

    김어흥 님... 그냥 마서도 좋고 우유라도 섞어도 맛있고 응용범위가 넓지요~ 하나쯤 들여놓으셔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 nurinuri 2011/07/12 21:04 # 답글

    지금 당장 마시고 싶은 욕구가 ㅎㅎㅎ
    잘 봤습니다. 꼭 구입하고 싶네요
  • NeoType 2011/07/12 23:48 #

    nurinuri 님... 간단한 리큐르인만큼 마셔보시더라도 후회는 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 게온후이 2011/07/12 21:48 # 답글

    오홍 단거 좋아하시는분들한테는 최고겠는데요
    전 하필이면 어제 예거마이스터를 사서 orz
    이 예거마이스터를 어떻게 먹어야할까요
  • NeoType 2011/07/12 23:56 #

    게온후이 님... 예거마이스터... 이제까지 저는 예거를 그냥 스트레이트로 마시거나 맥주에 조금 섞어 마셔본게 전부인데 솔직히 예거는 그 외의 방법이 잘 떠오르지 않는군요; 저도 예거마이스터를 직접 구입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봐야겠습니다.^^;
  • dabb 2011/07/13 10:26 #

    예거마이스터는
    1. 냉동실에 넣었다가 스트레이트로
    2. 핫식스나 박카스와 믹스해서 (박카스가 훨씬 좋더군요. 비타500은 비추, 원전은 레드불이라고 하던데 구하기 어려워서요..)

    네타님 글을 열혈눈팅하고 있습니다.
    이자리를 빌어서 감사. ^^
  • NeoType 2011/07/13 20:50 #

    dabb 님... 예거와 에너지 드링크 혼합이라... 상당히 독특할 것 같군요~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술마에 2011/07/12 23:08 # 답글

    달달하면서 강하고 깔끔한 커피맛이 인상적이지요. 저도 나중에 하나 들여놓을 계획입니다.
  • NeoType 2011/07/12 23:57 #

    술마에 님... 말 그대로 "맛있는" 리큐르이자 오래 보관해도 변질되지 않는 리큐르인만큼 한 병쯤 들여놓으셔도 후회 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 렌즈캣 2011/07/13 16:47 # 삭제 답글

    오호.. 라벨 디자인이랑 병 모양이 마음에 쏙 드네요. 남대문 레이드 가면 득템해와야겠습니다 ㅎㅎ
  • NeoType 2011/07/13 20:50 #

    렌즈캣 님... 그냥 마시기도 좋고 아무데나 섞어도 괜찮으니 저도 꽤 마음에 듭니다.^^
  • Ogilvy 2011/07/13 23:22 # 삭제 답글

    요새 위스키를 비롯해서 다양한 술들을 공부하고 맛보는 중인데 독특한 리큐르라 관심이 가네요, 다음 남대문 상가에 들르게 되면 한 병 들여놓아야 겠습니다ㅎㅎ

    참, 네타님 추천을 좀 받고 싶은게 있습니다만...스트레이트로 맛보기에 적당한 럼 종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진이나 위스키,데킬라는 리뷰도 많고 브랜드도 많지만 럼에 대한 정보는 많이 부족해서요.
    일전에 어느 바에서 맛 보았던 럼 한 잔 의 진하고 달콤한 향미가 잊혀지질 않습니다. 그 때 브랜드를 물어보는 건데 깜빡했군요ㅠ 상가분들은 캡틴모건 스파이스럼이나 바카디 8을 권하시던데 네타님께 여쭈어보고 싶네요
  • NeoType 2011/07/14 07:51 #

    Ogilvy 님... 럼이라... 확실히 럼은 여타 보드카, 진, 위스키 등에 비해 국내에서 취급되는 그 종류 자체가 정말 적습니다. 그나마 가장 널리 퍼진 것이 바카디인데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가장 적합한 형태라면 어느 정도 숙성이 된 다크 럼 계열이고 말씀하신 바카디 8이 가장 무난한 편입니다.

    그리고 이건 조금 가격이 있는 편인데 최근 디아지오코리아에서 수입을 시작한 자카파(Ron Zacapa)라는 묵직한 다크 럼이 있습니다. 올해 초 "위스키 라이브 2011"이라는 시음회에서 소개되었던 적이 있어서 한 잔 마셔본 적이 있는데 살짝 따뜻하게 해서 마시니 정말 그 달콤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에스j 2011/07/15 00:10 # 답글

    프랑젤리코가 한국에 정식 유통이 되는 날이 오다니... ;ㅁ;
    저는 몇 년 전 호주에서 귀국하신 분으로부터 선물받곤 아직까지도 못 따고 있다는 슬픈 사연이 있습죠.(그 놈의 건강이...)
  • NeoType 2011/07/15 11:34 #

    에스j 님... 요즘엔 예전에는 희귀했던 술들이 하나하나 정식으로 수입되니 즐거워지는군요.^^
    몸이 받아들이지 못해 술을 못 마신다고 생각하면 정말 고통스럽군요. 저는 꽤나 운동이나 야외활동에 신경쓰는 편인데 어떻게 보면 꽤나 술을 자주 마시는 만큼 저 나름대로의 건강관리 차원의 일로 생각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azimazim 2011/07/17 22:29 # 삭제 답글

    네타님 이글루 1년째 눈팅중이었는데 오오, 이걸 보니 글을 안 남길수가 없네요. '-'
    그냥 칵테일에 관심이 많은 소인배면서 달달한 걸 좋아하다보니 그와 관련된 건 이것저것 구매하는 편인데요, 프랑젤리코는 처음 접해보는 리큐르라 격한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깔루아, 베일리스, 크림 드 카카오, 아마레또 디사론노, 그랑 마니에르 (요놈은 오로지 B - 52 때문에) 로 집에서 중무장하고 홀짝홀짝 마시는데 이놈도 내일 남대문 가서 당장 하나 집어와야겠네요.

    요즘 플로팅에 재미붙여서 저놈들 가지고 여기저기 층을 세워보고 있는데 예전에 네타님이 쓰셨듯이 이 비중을 주욱 분석해보는 것도 재미있겠구나 싶다가도 일을 벌리는 것도, 벌리고 나서 잔에 따라진 술을 처치하는 것도 문제가 될 것 같아서...허허헛.
    늘 좋은 정보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젠 당당하게 발도장 찍겠습니다!!!

    + 여담으로 그랑 마니에르 대신에 오렌지 리큐르가 없어서 블루큐라소로 폭격기 시리즈 도전했다가 깔루아만 바닥에 깔리고 베일리스와 블르 큐라소가 지저분하게 뒤섞이는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블루 큐라소는 함부로 섞을 놈이 못 되는 듯. ☞☜
  • NeoType 2011/07/17 22:49 #

    azimazim 님... 오랫동안 보아주셨군요. 이거 참 부족한 곳인데 새삼 부끄럽습니다.^^;
    그나저나 저 블루 큐라소와 베일리스의 비중을 생각해보면 베일리스가 블루보다 무겁긴 해도 일단 블루의 도수가 20도 정도이기에 그랑 마르니에에 비하면 조금 무겁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주의하시더라도 미묘하게 섞이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군요.
    그러고보니 슈터 칵테일 "블루 스카이"에서 블루 속에 베일리스를 떨어뜨렸을 때 블루 윗부분에 베일리스가 걸치는걸 생각해보면 이 둘의 비중 차이가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tom 2011/11/26 21:28 # 삭제 답글

    이걸 보니 제가 호주에서 가장 즐겨마시던 칵테일이 생각나네요....

    이름은 토블론이구 레시피는
    http://www.google.co.kr/#sclient=psy-ab&hl=ko&newwindow=1&source=hp&q=cocktail+tobbleron&pbx=1&oq=cocktail+tobbleron&aq=f&aqi=&aql=&gs_sm=e&gs_upl=10271l12259l1l12741l9l8l0l0l0l0l209l929l4.3.1l8l0&bav=on.2,or.r_gc.r_pw.,cf.osb&fp=314652cb13192b7&biw=1280&bih=853

    대략 베일리스 + 깔루아 + 토블론 + 크림 or 시럽 등으로 만들구요
    얼음에 믹서로 갈아서 마시면 진짜 괜찮더군요...

    친한 중국 바텐더 친구가 종종 만들어줬는데, 매일 즐겨마시던 진토닉하곤 또 다른 맛이더군요..
    너무 달달하지도 않은 그런 맛....
  • NeoType 2011/11/28 08:18 #

    tom 님... 오호~ 토블론이라... 프랑젤리코+베일리스+깔루아에 크림이라니 언뜻 굉장히 달달할 것 같으면서도 맛이 아주 풍부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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