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RED] 가야 (Gaja)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피에베 산타 레스티투따 2006 by NeoType

안녕하십니까, 네타입니다.
약간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오늘은 모처럼 새해가 된 김에 예전에 사두고 언제 이걸 열까 하고 셀러에 넣어두던 와인을 하나 땄습니다.
이탈리아의 가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피에베 산타 레스티투따(Pieve Santa Restituta)의 2006년입니다.

가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피에베 산타 레스티투따... 거 이름 한 번 제대로 부르기 참 힘듭니다;
줄여서 그냥 "가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라 부르기도 하는 이탈리아의 와이너리 안젤로 가야(Angelo Gaja)의 와인 중 하나입니다.

와인을 이해하는데 있어 특히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라면 단연 프랑스와 이탈리아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나라는 가히 와인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오랜 역사를 가진 와인 생산국들이며 와인을 이야기하는데 절대 빼놓을 수 없지요. 예전에 잠깐 했었던 이야기입니다만, 이 두 나라의 와인들을 공부하기 시작하면 우선 프랑스 쪽은 주요 와인 생산지들이 프랑스의 지역별 와인 등급 기준인 AOC로 체계적으로 딱딱 구분이 지어져 있고 각 생산지의 특성 같은 것들도 대략적인 특성이 나타나므로 이론적으로 익히는데는 수월한 편입니다. 물론 다양한 와이너리의 이름이나 와인의 특성, 주요 생산자 등에 대해 자세히 파고들면 복잡하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이해하기는 쉬운 편이지요.

그러나 이탈리아는 막상 처음 배워보려하면 막막하기 그지 없지요. 와인 이름들도 대부분 "샤또 뭐시기~"로 시작하는 프랑스 와인이나 칠레, 미국, 호주 와인들의 알기 쉬운 상표들만 보다가 오늘 이야기하는 이 와인처럼 웬 줄줄이 늘어놓는 긴 이름처럼 이름부터 쉽게 와닿는 편이 아니기도 합니다. 물론 알기 쉬운 상표명을 내세운 와인들도 많지만 특정 지역이나 상표는 이런 이름이 심심찮게 사용되지요.

가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피에베 산타 레스티투따... 여기서 "가야"란 생산자 이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란 와인의 종류 및 등급, 마지막으로 "피에베 산타 레스티투따"는 이 와인이 만들어진 와이너리 이름입니다. 이탈리아의 일부 등급 와인들은 이렇게 생산자, 등급, 생산지 등을 줄줄이 이어붙인 이름이 많은데 우리말로 해서 복잡한 편이지 막상 의미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알기 쉬운 뜻이지요.

와인의 종류인 "Brunello di Montalcino"란 굳이 말하자면 "몬탈치노의 브루넬로"라는 뜻으로 "브루넬로"란 토스카나(Toscana)의 몬탈치노 지역에서 이탈리아 고유 포도 품종인 산지오베제(Sangiovese)를 부르는 말입니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줄여서 BDM이란 바로 토스카나의 몬탈치노 지역의 산지오베제 100%로 만드는 와인의 종류이자 등급 이름으로 등급으로 표기하자면 "Brunello di Montalcino DOCG"로 표기되지요. 그저 지역별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독자적인 와인을 생산하던 이탈리아의 와인을 좀 더 현대적인 스타일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양조업자들이 이 몬탈치노 지역의 포도밭과 산지오베제 품종을 심도있게 연구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로, 이탈리아 와인을 세계적인 고급 와인 수준으로 격상시켜준 와인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이탈리아의 고급화를 이끈 회사 중 하나가 바로 오늘 이야기하는 안젤로 가야입니다. 최초 1859년 지오반니 가야(Giovanni Gaja)가 피에몬테(Piemonte) 지역에 설립한 것이 시초로, 최초엔 토스카나 지역이 아닌 피에몬테의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지역에 우수한 포도원을 소유하고 수준 높은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와인을 생산하여 프랑스의 이름 있는 와인들과 나란히 이탈리아 와인의 위상을 높인 것으로 유명하지요.

안젤로 가야가 토스카나 지역으로 진출한 것은 90년대에 들어선 이후로 이때부터 토스카나 지역에 포도원을 사들이며 입지를 넓혀가기 시작했고, 1994년에 몬탈치노 지역에 있는 작은 와이너리인 피에베 산타 레스티투따(Pieve Santa Restituta)를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피에베 산타 레스티투따에서 생산하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하나가 오늘 소개하는 이 와인이며 이밖에도 렌니나(Rennina)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그리고 이 포도원의 최고급 브루넬로인 수가릴레(Sugarille)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안젤로 가야의 와인들은 피에몬테의 이름 있는 단일 포도밭인 소리 산 로렌쪼(Sori San Lorenzo), 코스타 루씨(Costa Russi) 등의 와인들이 평가가 높고 상당히 고가의 고급 와인들로 취급되는데, 이들은 국내에서도 한 병에 80~100만원, 또는 그 이상으로도 올라가는 무시무시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이 가야라는 이름에 관심이 생긴 것도 바로 이 피에몬테의 단일 포도밭 와인들이 종류별로 주르르 놓인 것을 실제로 보고 나서 가야의 와인들을 마셔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그 시작이었지요. 아무래도 가야의 피에몬테 와인들은 가격대가 엄두도 못 낼 정도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토스카나의 BDM 쪽으로 눈을 돌려 이 브루넬로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탈리아 와인의 빈티지는 2006년이 참 좋은 해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군요. 그래서 종류를 불문하고 이탈리아의 2006년 와인들은 매우 좋은 품질의 와인이 많은데, 이 가야 역시 2006년 것을 구할 수 있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코르크를 열고 잔에 한 잔...
막 개봉한 와인을 바로 따라 가만히 향을 맡으니 아직 충분히 공기와 닿지 않았지만 특유의 힘있는 향이 물씬 느껴졌습니다. 희미한 송로 버섯과도 비슷한 흙내음, 어딘가 잘 익은 과실이나 꽃향기 같은 부드러운 향이 살짝 풍겼는데 천천히 잔을 돌리며 다시 한 번 맡을수록 다양한 향이 느껴지는 섬세함이 있습니다.

입에 한 모금 머금으면 밀려오는 느낌은 상당히 파워풀하고 남성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힘있는 맛입니다. 풀바디에 가까운 진한 바디감과 대조적으로 부드럽게 퍼지는 질감, 약간의 산미가 느껴지는 스파이시하고도 섬세한 향이 느껴집니다. 약 30여분 정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이 산미도 부드러워져 와인 전체의 맛도 점점 풍부해져가기에 이 한 잔을 들고 천천히 즐기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아주 풍족하고 만족스러운 기분이 듭니다.

산지오베제라는 포도 품종이 주로 쓰이는 토스카나의 끼안띠(Chianti) 와인들은 매우 밝은 느낌에 산미가 있고 가볍게 마시기 좋은 와인들이 많은데, 마찬가지로 산지오베제로 만드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끼안띠와는 인상이 사뭇 다른 강하고 힘있는 와인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는 마치 섬세한 피노 누아로 만들었지만 다양한 특성이 나타나는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과도 비슷한 느낌이로군요. 그래서 저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를 "이탈리아의 부르고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이 가야 브루넬로의 수입사 책정가는 11만 9천원입니다. 그래도 할인매장 등에선 8만원 내외, 저렴하게 들어오면 7만원대에도 구입할 수 있지요. 앞으로 저는 이 가야의 다른 와인들을 접해보고 싶지만 가장 싼 와인이 오늘 소개한 이거라 다른 와인들의 가격대를 보면 앞이 깜깜합니다.(..)

덧글

  • 레키 2012/01/02 20:56 # 답글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게!
  • NeoType 2012/01/02 20:58 #

    레키 씨... 새해 복~
    올해는 좋은 일만 있길~ ...이라면 심심하고.(..) 나쁜 일은 조금만 있길~(..)
  • 역설 2012/01/02 23:09 # 답글

    가장 싼 와인이라니 (...)
    생산자가 유명한가 보네. 올해는 맛난 와인 잔뜩 마셔라 두 번 마셔라
  • NeoType 2012/01/03 08:44 #

    역설... 좋은 와인은 꼭 사야지. 두 번 사야지.(..)
    ...물론 싼 거라면;
  • 2012/01/03 02:5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eoType 2012/01/03 08:48 #

    비공개 님... 말씀하신대로 그냥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라 하면 등급도 뭣도 아닌 그냥 와인 종류를 지칭할 뿐이지요. 본문 수정했습니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레제르바" 등 상급 품목들이 있기에 저도 잠시 용어를 혼동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 Kian 2012/01/03 10:28 # 삭제 답글

    헛(...) 역시 와인.
  • NeoType 2012/01/05 08:04 #

    Kian 님... 역시 와인이지요.(..)
  • 레키 2012/01/03 14:06 # 답글

    - 이,이녀석ㅋㅋㅋ 고맙구먼ㅋㅋ
    너도 와인이랑 칵테일 마니머겅 두번머겅 자꾸머겅ㅋ
  • NeoType 2012/01/05 08:05 #

    레키 씨... 꼭 먹지. 두 번 먹지.(..)
    ...이 말이 은근 중독성 있네;
  • SJ 2012/01/04 15:29 # 삭제 답글

    오오... 드뎌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이야기를 해 주시는군요... 전 몬탈치노에 직접 가서 와인 시음을 한 적이 있어서 왠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죠... 몬탈치노 마을 자체는 완만한 구릉지대에 우뚝 솟은 성채같은 모습인데요, BDM급은 1년에 1번 맛보면 자주 맛본다고 해야 할 거 같아요. 저도 제 돈으로 와인 살 땐 Rosso di Montalcino나 사고 말게 되죠...
  • NeoType 2012/01/05 08:07 #

    SJ 님... 오오~ 직접 몬탈치노에 가서 드셔보셨군요~ 언젠가 저도 그럴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히 BDM 한 병은 아무리 싼 것이라도 10만원 내외 하니 쉽게 사긴 후덜덜한 가격대지요. 평소엔 조금 저렴하게 로쏘 디 몬탈치노나 그냥 끼안띠 정도로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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