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RED] 얄룸바 (Yalumba) 바로사 쉬라즈 비오니에 2006 by NeoType

안녕하십니까, 네타입니다.
어제는 달달한 향이 가득 풍기는 발렌타인데이였군요. 초콜릿은 많이 주고 받으셨는지요?

그나저나 최근 새 글이 영 뜸했습니다. 바로 이 발렌타인데이 덕분에 한창 와인 매장도 행사로 바쁘다보니 도저히 집에 여유 있게 지낼 시간이 없다보니 자연히 블로그 관리도 못 했군요. 드디어 오늘에야 대체적인 행사가 종료되어 한동안 약간의 여유가 생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매우 좋아하는 와인 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한 번 마셔본 이래 상당히 마음에 들어 이제까지 몇 병이나 마시기도 했고 예전에 이곳에서 잠시 언급했던 와인이기도 합니다.

호주의 와이너리 중 하나인 얄룸바(Yalumba)의 와인의 하나인 바로사 쉬라즈 비오니에(Barossa Shiraz Viognier)입니다.

흔히 입안에서 한가득 무거운 풍미가 느껴지는 풀바디 와인을 찾는 경우 "호주의 쉬라즈 와인"이라는 범주는 절대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쉬라(Syrah) 또는 쉬라즈(Shiraz)라는 포도종은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품종인 까베르네 소비뇽에 비해 진한 밀도와 맛을 가졌기에 이를 이용한 와인들도 상대적으로 무겁고 복잡한 맛을 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이 와인에 특히 큰 흥미를 가지고 빠지게 된 계기는 이 얄룸바라는 와이너리에 대한 정보를 접하던 중 재미있는 사실 몇 가지가 눈에 띄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얄룸바에서 생산하는 거의 대부분의 종류의 와인들을 마셔보았고 그 중에서도 바로 이 쉬라즈 비오니에라는 와인이 가장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 5병 이상은 비웠군요.

얄룸바 와이너리는 호주에서도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중 하나입니다. 호주의 남부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의 앵거스톤(Angaston)에 위치한 와이너리로 1847년에 호주로 이주해온 영국인 양조업자인 사무엘 스미스(Samuel Smith)라는 사람과 그의 가족에 의해 1849년도에 최초로 지어졌습니다. 사무엘 스미스 씨와 그의 아들은 달빛 아래에서 이곳에 최초로 포도나무를 심고 이곳의 이름을 "Yalumba"라 이름 붙였다는데 이 말은 호주 토착어로 "이 모든 땅(all the land around)"이라는 뜻이라 하는군요. 새로운 삶을 찾아 호주로 이주해온 한 가족의 "이 모든" 새로운 터전과 앞으로의 삶에 대한 모든 염원을 담은 이름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 후 160여년이 지난 오늘날 이 얄룸바 와이너리는 5세대에 걸쳐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호주에서 가족이 운영하는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가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에 거쳐 얄룸바 와이너리는 여러 새로운 시도로 호주 와인의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그중에서 특히 손에 꼽을만한 업적이라면 비오니에(Viognier)라는 품종을 호주에 정착시킨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비오니에라는 품종은 화이트 와인용 품종의 하나로 프랑스 론(Rhone) 지방에서 주로 생산되며 이를 이용한 론 지방의 꽁드리외(Condrieu)라는 와인은 비오니에 100%로 만드는 훌륭한 품질을 가진 와인들이지요. 포도 종 자체가 재배하는 것부터 레드 와인의 피노 누아처럼 매우 섬세하고 까다로워 귀한 품종으로 취급되기도 하며 샤르도네나 소비뇽 블랑, 리슬링 등과는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갖기에 비오니에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다소 가격도 높은 편입니다.

얄룸바 와이너리는 바로 이 비오니에 품종을 호주에 처음으로 정착시키는 것에 성공하여 비오니에 재배와 응용에 있어 가장 높은 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얄룸바의 비오니에 100% 와인으로 이 버질리우스(Virgilius)는 얄룸바의 최고 등급의 화이트 와인으로 부드러운 질감과 부드러운 풀, 신선한 파인애플이나 살구가 연상되는 과일향, 그리고 오이와도 같은 청명한 향이 감도는 섬세한 맛을 가졌습니다. 최근 구입했던 이 버질리우스 2008년의 수입사 책정 소비자가는 12만원으로 차후 이곳에서 다시 한 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또한 얄룸바는 와인을 숙성시키는 오크통을 자체 와이너리에서 직접 제작하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와이너리 중 하나입니다. 오크통의 제조 기술과 이해도를 바탕으로 생산된 얄룸바 와이너리의 최고 등급 레드 와인으로 이 옥타비우스(Octavius)가 있습니다.

올드 바인(Old Vine) 옥타비우스 쉬라즈라는 그 이름대로 이 와인에 사용되는 포도는 수령이 오래된 포도 나무에서 수확된 쉬라즈 품종을 바탕으로 얄룸바 와이너리에서 자체 제작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오크통인 옥타브(Octaves)라는 이름의 100리터짜리 오크통을 이용해 정밀하게 숙성시켜 만들어집니다. 이 오크통들은 와인에서 오크의 향이 지배적으로 두드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3년에서 5년까지 건조시킨 미국 오크와 프렌치 오크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하는군요. 오래된 포도 나무에서 수확된 미네랄을 가득 품은 밀도 높은 포도와 훌륭한 자연 환경, 그리고 이를 와인으로 만들고 숙성시키는 사람의 기술 모든 것이 집약된 이 옥타비우스는 가히 얄룸바 와이너리의 정수라고 할만하겠습니다. 아직 저는 이 옥타비우스를 마셔보지 못했기에 머지 않은 시기에 꼭 한 병 구해보고 싶은 와인의 하나입니다.

뭐, 이야기가 잠시 와이너리 이야기로 잠시 샜습니다만 이러한 흥미로운 와이너리의 이야기들을 접하고보니 얄룸바의 와인들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쉬라즈 비오니에 역시 레드 와인 품종인 쉬라즈에 화이트 와인 품종인 비오니에를 블렌딩한다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와인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프랑스 론의 일부 와인들이 사용하는 방식인데 호주에서 이러한 방식을 도입한 독특한 와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포함되는 비오니에의 양은 약 5~10% 내외라 하는군요.

특히 최근에는 이 와인의 2008년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고 이 2006년은 저희 매장에 마지막으로 남은 두 병이라 얼른 제가 구입해 온 것입니다.(..) 거기다 요즘은 환율 문제 등으로 전반적으로 호주 와인 가격이 올라가게 되어 이 와인의 가격도 예전보다 올라가게 되었더군요.

코르크를 열었습니다. 최근 많이 보이는 2008년은 코르크가 아닌 스크류캡 방식으로 바뀌었더군요. 사실 밀폐력 자체만을 따져보면 코르크보다 스크류캡이 안정적이기도 하고 요즘은 전반적인 호주 와인들이 돌려 따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으니 아무래도 좋은 문제이지요.

잔에 한 잔...
최근 빈티지인 2008년은 바로 병을 열자마자 마셔도 매우 마시기 좋고 30분 정도만 지나도 향과 맛이 제대로 퍼지기 시작하는데 이 2006년은 완전한 맛이 나타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입니다. 적어도 한 시간 이후부터가 특유의 신선한 과일향과 쉬라즈 특유의 민트와도 비슷한 향과 풍부한 과일맛이 한가득 느껴지는 만족스러운 맛으로 변해가는군요.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상당히 독특하고도 매력적인 맛이라고 밖에 못 하겠군요. 흔히 시라즈를 쓴 와인들은 묵직한 바디감과 진한 자두향, 그리고 숙성 정도에 따라 강렬한 오크향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이 와인은 꽤 절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병을 처음 따자마자 느껴지는 향은 살짝 오크향이 두드러지는 편이지만 한편으론 희미하고 산뜻한 과실의 향이 느껴집니다. 잔에 한 잔 따라 향을 맡은 후 한 입 입에 머금었을 때의 바디감은 확실히 시라즈 와인의 묵직함이지만 비오니에 특유의 상큼함과 부드러움 덕분에 묵직함은 살아있으면서도 혀에 닿는 느낌이 상당히 경쾌합니다. 질감은 풀바디에 살짝 못 미치는 정도이지만 입에 머금고 굴리다보면 다양한 과실의 맛과 은근히 혀를 자극하는 스파이시함 역시 느껴집니다. 검은 자두나 체리에서 느껴지는 무거우면서도 상큼한 과일향에 후추나 육두구에서 느껴지는 살짝 매운 듯한 향, 뒤이어 느껴지는 오크 풍미가 기분 좋게 느껴집니다. 잔 주변에서 비오니에 특유의 조용하면서도 섬세한 풀이나 꽃 같은 향기가 희미하게 떠돌아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군요.


이 바로사 쉬라즈 비오니에의 수입사 책정 소비자가는 6만 8천원입니다. 요즘 호주 와인 가격이 오른다고 듣긴 했지만 예전에 비해 꽤나 올랐더군요. 은근히 가격대가 부담되는 수준이 되긴 했습니다만 가끔이라면 이 독특한 맛이 떠올라 가끔 한 병씩 구입해보고 싶어지는 와인입니다.


덧글

  • Kian 2012/02/16 03:37 # 삭제 답글

    역시나 하드한 가격..ㄷㄷㄷ 여튼 그런데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묵직한 맛이 두둥~ 하는 느낌이랄까요. 표현하자면 같은 묵직함이라도 드럼의 쾅쾅쾅 보다는 베이스의 둥둥둥 같은 은은하게 덮치는 그런 맛일거 같네요. 왠지 저 가격이 상쇄(...ㄷㄷ?)될 수도 있을 거 같은?... 하지만 아직도 역시. (...) 와인의 세계는 깊고 넓고 크고 웅장하지요.
  • NeoType 2012/02/17 08:46 #

    Kian 님... 막상 처음 땄을 때는 쉬라즈임에도 굉장히 무거운 와인은 아니기에 얼핏 그저 그런 와인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천천히 향을 즐기며 시간이 감에 따라 진면목이 나오기 시작하지요.

    솔직히 가볍게 집어들긴 가격대가 있긴 하지요...;
  • Tom 2012/02/16 20:32 # 삭제 답글

    호주 있을 당시 쉬라즈의 쓴 맛을 본 이후로 다시는 쉬라즈를 마시지는 않긴 하지만...가격이 후덜덜하군요..

    제가 1-2만원대 와인을 사서 마셔서 그런지...저런 와인들 보면 ㄷㄷ하네요...호주에서 저 돈이면 노멀급 맥주 2박스 사마실 수 있긴 하지만서도...

    양보단 질 아니겠습니까...
  • NeoType 2012/02/17 08:48 #

    Tom 님... 호주의 쉬라즈 와인도 많고 아직 못 마셔본 것도 많으니 저도 하나하나 새로운 걸 마셔보고 있습니다. 개중엔 만족스러운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으니 종류마다 특색이 다양하더군요.

    그래도 호주 본토에서라면 이 와인도 국내 가격보다 훨~씬 싸지요;
  • tom 2012/02/18 18:48 # 삭제

    호주 본토에 가면 싸지만 그래도 저 정도급 와인은 못해도 2-30불 혹은 3-40불 할 겁니다....

    보틀샵에 가면 대부분 1-20불 와인이 진열되어 있고 좀 더 가면 3-40불 정도 고급 모아놓은데 가면 5-60불 아니면 90-100불짜리들이지요...저나 다른 친구들이나 다 6-7불짜리 와인 아니면 14-5불짜리 와인들만 사서 마셔서 그런지 저런 중상급의 맛은 잘 모릅니다...싼 것들 중에도 의외로 괜찮은게 있기도 하고, 싼 건 또 싼 이유가 있기도 하고 그렇지요...제가 보기엔 저 정도면 호주에서도 저 정도 가격에 레벨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가형 혹은 메인급 와인이 주로 우리가 보는 옐로테일 혹은 제이콥스 크릭 이런 것들이고 좀 더 상위급으로 가야 저 정도이죠...와인도 종류가 하도 많아서 다 알기도 어렵지만...ㄷㄷ
  • NeoType 2012/02/19 22:32 #

    Tom 님... 최근 저는 주로 미국이나 이탈리아, 그리고 호주 와인들에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이 많아 이쪽 방면으로 이것저것 마셔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서 1~2만원대의 이 지역 와인들은 고만고만한 것들이 많지만 당장 3~4만원, 그 이상의 가격대 와인들을 마셔보면 퀄리티 자체가 확 달라지는 것이 느껴져 마셔보는 재미가 있더군요.^^
  • SJ 2012/02/20 14:07 # 삭제 답글

    지난번에 맛있게 마신 그 와인이군요... ^^ 아직도 삼삼하게 생각납니다.. ^^ 전 D'Arenberg Laughing Macpie가 책상 서랍 속에 누워있다지요..
  • NeoType 2012/02/21 10:13 #

    SJ 님... 전의 그 녀석이지요.^^
    다렌버그 레핑 맥파이... 그것도 제가 알기론 얄룸바의 이 녀석과 비슷하게 쉬라즈 비오니에 블렌드인데 맞으려나요. 조만간 시간 되실 때 연락 한 번 주시면 저도 쉬는 날 맞춰 한 번 뵙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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