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RED] 콜롬비아 크레스트 (Columbia Crest) 투바인 빈야드 10 2008 by NeoType

안녕하십니까, 네타입니다.
최근 뉴스 등에서 와인에 대한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더군요.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꼽자면 한미 FTA로 인한 미국 와인 가격이 내려간다는 뉴스도 있고 다음 달, 즉 5월부터는 인터넷으로 와인 판매를 허용한다는 뉴스 등이 있었습니다.

FTA로 인한 미국 와인 가격 할인에 대한 뉴스가 나간 이래 실제로 제가 일하고 있는 와인 매장에서도 많은 미국 와인들이 할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평소 미국 와인이라는 범주 자체가 일부러 찾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경우 보통 데일리 와인이라면 칠레나 호주 등을 주로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크게 호응을 얻지는 못 하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인터넷으로 와인 판매 허용... 취지 자체는 이런저런 FTA 등 시도가 있었지만 실제로 시중에서 취급되는 전반적인 와인 가격이 내리지 않았고, 만약 인터넷으로 판매를 허용할 경우 인터넷 상에서 다양한 와인 가격에 대한 가격 비교 등이 이루어지기에 전체적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이미 인터넷을 통한 주류 취급은 많은 나라에서 시행 중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거의 첫걸음이나 다름 없는 만큼, 취지는 나쁘지 않지만 실제로 시행될 경우 처음은 다소 시행착오가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뉴스나 신문에선 이미 인터넷 판매안이 결정되었고 바로 다음 달부터 시행될 것처럼 소개되었지만 실제로는 와인 업체나 정부의 각 부처 등에선 완전히 합의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으니 좀 더 두고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약간 상관 없는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오늘은 미국 와인 상표 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미국의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북부에 위치한 워싱턴 주의 대표적인 와이너리 중 하나인 콜롬비아 크레스트(Columbia Crest)의 와인 중 하나인 빈야드 10(Vineyard 10)의 2008년입니다.

저 자신은 좋은 와인이라면 나라나 지역, 생산자나 상표 등 거의 가리는 것 없이 좋아하는 편이지만 미국의 와인이라 하면 은근히 취향을 타는 느낌이 들더군요. 대략적인 미국 와인에 대한 사람들의 평을 들어보면 "맛이 달다, 가볍다."라거나 "밍밍하다, 시다.", 아니면 "내 취향이 아니다." 등 다소 취향을 타는 편이더군요. 실제로 제가 늘 생각하는 미국 와인의 전반적인 느낌 역시 "전체적으로 단맛이 있다, 바로 마셔도 맛있는 것이 많다."라거나 "최소 4~5만원 이상 가격대의 와인들은 꽤 괜찮지만 1만원 내외의 저가 데일리 와인들은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다." 등으로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한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을 즐기시는 분 가운데는 단맛이 없는, 즉 드라이한 레드 와인을 원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와인에 있어 단맛이라 하면 인위적으로 단맛이 나게끔 만드는 것이 있는 반면, 양조 과정에서 잔류 당분이 있거나 포도의 특성상 단맛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원래부터 달게 만든 레드 와인"이 있고 "레드 와인임에도 단맛이 있는 와인"이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전자 같은 경우는 미국의 콩코드(Concord)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대표적인데 본래 콩코드 품종이 포도 주스 등에도 쓰이기도 하는 포도인 만큼 이를 이용한 와인들도 단맛이 있고 가볍게 마시기 좋은 종류의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그 지역의 기후적 특성이나 포도 품종의 특징에 기인한 것들이 많지요.

미국 와인의 대표적인 생산지를 꼽자면 미국 서부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와 그 윗쪽에 위치한 워싱턴 주 두 군데라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들어가면 캘리포니아 중에서도 나파 밸리(Napa Valley)에 위치한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 나이츠 밸리(Knight Valley) 등의 세부 지역, 워싱턴 주의 콜롬비아 밸리(Columbia Valley) 등 다양한 생산지가 있지만 대부분의 미국 와인은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주에서 생산됩니다. 이 두 지역은 지역적으론 기후의 특성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론 서해안인 태평양 해안에 위치한 지역은 여름엔 선선하고 겨울에도 크게 춥지 않은 반면, 내륙 지방은 여름 기온이 높은 건조한 기후가 나타나는 곳이 많다고 하는군요.

제가 생각하는 미국 와인의 단맛은 바로 이런 기후에서 비롯되었다 봅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많이 재배되는 까베르네 소비뇽 품종의 경우 미국의 까베르네는 마치 블루베리나 검은 자두 등 묵직한 단맛이 느껴지는 것이 많은데, 바로 이러한 건조한 기후로 인해 마치 과숙된 과일처럼 포도 자체도 당도가 높게 익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드라이 와인을 만들었더라도 이러한 단맛이 남게 된 것이 아닐까 싶군요. 그래서인지 이제까지 마셔본 미국의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들은 전반적으로 묵직한 단맛이 조금씩은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고 오히려 메를로 같은 부드럽고 살짝 산미가 있는 품종은 적당히 무게감이 있는 마시기 좋은 와인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 자신은 단맛이 있든 없든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고 알코올 풍미가 강하지 않은 와인을 좋아하는 만큼 어느 쪽이든 마음에 들지만 단맛이 없는 것이 취향이신 분들은 미국 와인이 안 맞는다고 하는 건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이는 대략적인 생각일 뿐이고 미국의 다양한 와인들은 각자의 개성이 있는 만큼 까베르네라도 단맛이 없이 무거운 것도 있고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와인도 많은 만큼 선입견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길었지만 오늘 소개하는 이 와인은 미국의 서북부 워싱턴 주에 위치한 콜롬비아 밸리에서 생산되는 와인입니다. 콜롬비아 크레스트라는 이름의 이 와이너리는 역사는 길지 않지만 이 와이너리의 와인들은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요.

콜롬비아 크레스트의 와인들 중 가장 기본적인 등급이라 할 수 있는 투바인(Two Vines)이라는 와인 중 빈야드 10이라는 상품입니다. 라벨에 특정한 포도 품종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데 이 빈야드 10은 몇 가지 포도를 블렌딩한 종류이기 때문이군요. 이 블렌딩에 대해선 조금 밑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투바인"이란 이 콜롬비아 크레스트 와이너리의 포도를 재배하는 방식의 이름으로, 포도 나무들에 각각 햇빛이 잘 들도록 배치하여 심는 방식이라 하며 이로 인해 과실의 맛이 풍성하게 된다고 하는군요.

이러한 투바인 시리즈 중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위의 사진과 같이 투바인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빈야드 10이 있습니다. 위의 까베르네와 메를로는 국내에서 흔히 1만원 중반 내외에 구입 가능하지요.

개인적으로 위의 까베르네와 메를로는 제법 취향을 탈법한 맛이라 생각합니다. 당장 까베르네만 해도 위에서 말씀드린 전반적인 미국 와인의 특징인 단맛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메를로는 그 반대라고 할 수 있는 가볍고 산미가 조금 올라오는 신맛이 주로 나타납니다. 까베르네의 경우는 와인의 질감이나 맛 자체는 제법 묵직하고 떫은 탄닌감이나 신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으나 마치 진한 건포도나 자두와도 같은 짙고도 달콤한 풍미가 가득 퍼지는 느낌이라 어느 정도 단맛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몰라도 말 그대로 "드라이한" 레드 와인이 취향이신 분이라면 다소 맞지 않을 것 같은 인상이고, 메를로는 맛 자체는 부드럽고 산뜻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병을 막 개봉한 10분 정도까지는 은근히 신맛이 강한 편이라 첫 인상이 약간 불만족스러울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소개하는 빈야드 10은 위의 두 와인과는 달리 단맛이 거의 없으면서도 무거운 맛을 가지기 때문에 훨씬 마시기 좋은 와인이라 생각합니다.

빈야드 10의 주요 포도 품종은 쉬라(Syrah)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쌩쏘(Cinsault), 무르베드르(Mourvedre), 마지막으로 화이트 와인 품종인 비오니에(Viognier)가 소량 포함됩니다. 총 4가지 품종의 블렌딩인데 이 방식은 프랑스 남부 지역의 블렌딩 방식과 유사하다 볼 수 있지요. 전체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쉬라 품종의 무거운 질감에 각종 독특한 포도의 블렌딩으로 스파이시한 느낌과 감초나 몇몇 허브가 떠오르는 고풍스러우면서도 무거운 향, 그리고 산뜻한 과실의 풍미가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단맛은 거의 없지만 와인 자체의 질감이 부드럽고도 무거워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지요.

이제까지 이 와인은 몇 병 마셨지만 솔직히 병 모양만 보면 그다지 손이 잘 안 가게 생겼습니다.(..)
라벨 디자인도 어쩐지 심심해 보이고 가격 자체는 저렴한 편이지만 외양 자체가 그다지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는게 제 인상이로군요. 그러나 막상 코르크를 뽑고 잔에 따라 천천히 즐기기 시작하면 이 인상을 뒤집기에는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색상은 진한 자주색으로 잔 벽을 타고 흐르는 와인을 보아도 제법 무거운 질감을 가진 와인임을 알 수 있지요. 가만히 잔에 코를 가져가면 여러 가지 풍미가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쉬라 특유의 살짝 민트향 같은 산뜻함 섞인 무거운 자두향에서 계피나 몇몇 향신료가 떠오르는 스파이시한 향에 약간의 촉촉한 나무향이 느껴지는군요. 그리고 마치 감초를 달인 차에서 느껴지는 듯한 무겁고도 진한 달콤한 향이 떠올라 풍성한 느낌이 듭니다.

한 모금 입에 머금으면 이러한 향에 어울리는 다양한 맛이 퍼져갑니다. 마치 단맛이 적은 과일잼을 한 스푼 입에 머금은 듯한 검붉고 진한 과실의 풍미에 부드러운 질감, 마지막으로 어쩐지 남부 론의 와인에서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나무나 허브향이 느껴지는 뒷향이 오래도록 떠도는군요. 와인 맛 자체는 입안에서 묵직하게 퍼지지만 신맛이나 알코올의 풍미가 치고 올라오지 않는 온화한 느낌의 맛이라 가만히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 아주 만족스러운 느낌이 드는군요. 약 3시간 이상 병을 열어두고 천천히 즐기는 중에도 맛이 크게 무너지지 않고 오래도록 유지되는 것이 제법 퀄리티 높은 와인이라는 인상이 듭니다. 

이 빈야드 10은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한 것이 작년, 즉 2011년의 10월 즈음으로 실제로 시중에 취급되기 시작한지도 크게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시중 가격은 2만원 중반대로, 이마트 등 할인매장에선 1만원 중후반에도 취급되지요.

말 그대로 데일리급 와인으로서 가격대 품질비 괜찮은 와인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차후 이 콜롬비아 크레스트의 상급 등급인 그랜드 이스테이트(Grand Estate) 시리즈나 그 이상의 등급도 이야기해볼까 싶군요.

덧글

  • KAZAMA 2012/04/09 21:39 # 답글

    오호........네타님 달달한 와인 추천좀요 싼거로.
  • NeoType 2012/04/09 23:19 #

    KAZAMA 님... 달콤한 와인이라면 스파클링 아닌 것, 스파클링인 것 두 가지가 있지요.
    일단 스파클링이라면 화이트론 모스카토, 레드로는 브라케토를 들 수 있지요. 알코올 도수 4~5도 사이에 달콤하고 탄산도 강하지 않아 부드럽게 마시기 좋지요. 이탈리아의 "모스카토 다스티"라는 이름으로 유명하지요. 워낙 상표가 다양하고 저렴한 건 1만원 내에서 3~4만원대의 상품도 있지만 대략적인 특성은 비슷하니 어지간한 걸 구하셔도 만족할만한 맛이 나는 편입니다.

    탄산이 없는 쪽이라면 레드라면 미국의 콩코드 품종으로 만든 "마니스위쯔"나 "골드 바인", "모건 데이빗" 등 와인이 있고 조금 덜 달지만 깔끔한 돈펠더(Dornfelder) 품종으로 만든 와인들이 괜찮습니다. 상표가 여러 가지지만 싼건 1만원 내외에도 구입 가능하지요.
  • 파짱 2012/04/09 22:05 # 답글

    가게에서 " 콜롬비아 크레스트 그랜드 이스테이트 까베르네쇼비뇽"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길어서 손님도 주문하지 않고, 저도 추천하지 않아서 일년에 한병씩 나갑니다. ㅋㅋ
  • NeoType 2012/04/09 23:29 #

    파짱 님... 블로그를 찾아뵈니 가게를 하시는군요~ 멋진 가게들이라 언젠가 저도 찾아뵙고 싶습니다.^^
    콜롬비아 그랑 이스테이트 시리즈는 제법 묵직하고 부드러운 맛인데 까베르네는 약간 단맛이 있어 기름지고 달콤한 양념이 있는 음식과도 잘 어울리더군요. 개인적으론 이 시리즈의 메를로가 단맛이 적고 나무향도 진하고 깔끔해 그냥 마시기는 좋았습니다.
  • 2012/04/15 01:12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eoType 2012/04/16 10:24 #

    비공개 님... 오호~ 좋은 것들을 들여오셨군요~
    전에 말씀하셨던 주라에 브뤼라디까지...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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