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네타입니다.
최근 꽤나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군요.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이 아닌 아스팔트는 이글이글~한 날씨가 계속되어 아직 초복도 되지 않았는데 무슨 날씨가 한여름 맞먹게 덥고 습기차군요. 이번 주말에는 그나마 비가 와서 조금은 선선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제 곧 눅눅한 장마철이 시작될 것 같으니 지내기 힘든 날씨가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기에는 와인도 일반적인 레드 와인보단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화이트나 스파클링 와인이 땡깁니다. 물론 레몬 쭉~ 짜넣고 얼음 가득 채운 시원한 진 토닉도 좋지만 요즘은 새콤하고 단맛이 적은 화이트 와인을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드는군요. 오늘 이야기하는 와인도 바로 이러한 시기에 마시기 좋은 와인 중 하나로 프랑스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프랑스 북서부 루아르(Loire) 지방의 화이트 와인인 상세르(Sancerre), 그 중에서도 앙리 부르주아(Henri Bourgeois)라는 생산자가 만든 앙리 부르주아 상세르 레 바론(Les Baronnes) 2010년입니다.

그러나 이 루아르 지방의 와인들도 엄연한 프랑스 와인 생산지의 와인인 만큼 오랜 세월에 걸친 역사가 있고 이 지방에서 양질의 와인을 생산해 온 유명한 생산자와 그 밭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상세르를 말하기 이전에 간단히 이 루아르 지방의 와인을 정리해볼까 싶군요.

한 마디로 루아르 지방은 프랑스 북서부에 길게 뻗은 루아르 강 일대를 가리키는데, 프랑스 서쪽 대서양에 연안한 낭트(Nantes) 지방에서부터 프랑스 중부에 이르기까지 거의 1,000km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입니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루아르 강을 따라 유럽의 왕족과 귀족의 별장이 많이 세워진 것으로도 유명한데, 루아르 지방의 와인은 바로 이 루아르 강을 따라 와인을 운반하기 쉬운 점도 있었기에 와인생산지로 발전할 수 있었다 합니다. 이 지방은 상대적으로 북부에 위치한 지역 특성상 서늘한 기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레드 와인도 생산하긴 하지만 주로 산도가 높고 신선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고 있고, 이 루아르의 화이트 와인들은 보르도나 부르고뉴의 와인들에 견주어 밀리지 않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훌륭한 평을 받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 루아르 지방도 수많은 지역으로 나누어지지만 크게 구분하면 위의 지도의 아래쪽에 쓰여있는 것처럼 낭트(Nantes), 앙주&소뮈르(Anjou and Saumur), 투렌(Touraine), 중부(Centre) 네 지역으로 구분됩니다. 그러나 각각의 지역의 와인들은 저도 아직 제대로 마셔본 것이 적고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것도 꽤나 제한적이기에 저도 그저 책에서 본 지식 밖에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군요. 그나마 국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루아르 화이트 와인의 종류는 부브레(Vouvray), 푸이 퓌메(Pouilly-Fume),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상세르(Sancerre)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부브레는 투렌 지역의 "부브레"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상세르와 푸이 퓌메는 중부 지역의 동명의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화이트 와인의 총칭입니다.
이 지역에서 사용되는 화이트 와인용 포도 품종은 주로 슈냉 블랑(Chenin Blanc)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샤르도네(Chardonnay), 믈롱 드 부르고뉴(Melon de Bourgogne) 등이며, 이 중에서 주로 많이 쓰이는 것이 슈냉 블랑과 소비뇽 블랑이라 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투렌 지역의 부브레는 슈냉 블랑 100%로 만들어지며 스위트 타입부터 드라이 타입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상세르 및 푸이 퓌메는 소비뇽 블랑 100%로 만들어집니다. 여담으로 이 소비뇽 블랑을 푸이 퓌메 지역에선 "블랑 퓌메(Blanc Fume)"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는군요.


즉, 오늘 소개하는 와인인 앙리 부르주아 상세르 레 바론이라는 긴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이 라벨만을 보고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지요. 우선 "상세르"라는 와인의 이름으로 이 와인은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상세르 지방에서 만든 소비뇽 블랑 100% 와인이고 "앙리 부르주아"라는 생산자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레 바론"이란 포도밭의 이름이라는 것이군요. 프랑스의 와인은 포도종이 명시되지 않고 지역명이나 생산자 등만 나와있는 것이 많기에 프랑스 와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지역과 그 지역의 특성, 이름 있는 생산자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앙리 부르주아는 이 루아르 지역에서 10대째에 걸쳐 와인을 만들어 온 유서 깊은 생산자이며 주로 이 상세르 및 푸이 퓌메 지역에서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저는 아직 앙리 부르주아의 가장 기본급이라 할 수 있는 이 레 바론밖에 마셔보지 못했기에 차후 푸이 퓌메나 상세르의 상급 와인들도 하나 둘 마셔보려 합니다.


색상은 약간 연녹색이 돌 정도로 젊고 신선한 느낌이 들고 잔에 따라두는 것만으로도 소비뇽 블랑 특유의 상큼한 풀향이 한가득 퍼지는군요. 입에 한모금 가득 머금고 가볍게 굴리면 느껴지는 산뜻한 산미가 청량감을 주고 뒤이어 나타나는 소비뇽 블랑의 구즈베리(Gooseberry) 향이라고도 하는 상큼한 과실 풍미가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목구멍을 넘긴 후 찾아오는 약간의 쌉싸름함이 입안을 깔끔하게 해주는 느낌이라 더 없이 산뜻하고 더 없이 청량감이 느껴지는 여름철의 와인이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최근에는 이 소비뇽 블랑 품종이 세계적으로도 많이 재배되고 특히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이 유명하고 칠레나 기타 여러 지역에서도 품질 좋은 소비뇽 블랑 와인이 많이 생산되지만, 이 상세르는 그야말로 오크향을 배제한 깔끔한 과실의 풍미가 살아있는 느낌이라 그냥 이 와인만을 마시고 있어도 상당한 만족감이 느껴지는군요. 와인의 질감 자체는 가벼운 편이지만 입안에서 퍼지는 진한 과실향과 혀에 감겨드는 맛이 입과 코 안쪽, 목구멍까지 풍성함이 가득 차는 느낌입니다.

무더운 여름철이라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나지만 때로는 시원하고 깔끔한 화이트 와인 한 잔 즐겨보는 것도 또다른 상쾌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태그 : 와인
덧글
그러고보니 요즘은 예전에 비해 위스키 마시는 일이 좀 줄었군요. 간만에 새로운 몰트라도 좀 마셔보고 싶어집니다.
글이 보고싶어요! ㅎㅎ
하지만 아쉽네요
무슨일이 있으신건지
걱정이드네요
무슨일 입니까??
정말 큰 일이 생기신거 아니면 이렇게 아무 글도 없을 리가 없는데...
걱정입니다.
-생각하는 술꾼-
언젠가 돌아오실거라 생각해요.
어느 순간 못하는 칵테일이 없게 되었는데 다 이 블로그 덕분인득
잘 지내시나요......
2020년도 끝이 나네요
다사다난 했습니다...참으로..
2021년에는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해질겁니다.
스물에 시작하여 서른이 넘어도 가끔 찾게되는 그 글들의 깊이와 진정성과 친절함
저도 대학교 때부터 이 블로그를 통해서 저의 주류 인생을 첫 시작하고 이제 어느덧 서른중반을 향해 가고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