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다이커리 (Daiquiri) by NeoType

럼을 베이스로 한 아주 고전적인 칵테일인 다이커리(Daiquiri)입니다.
전에 제가 만든 "프로즌 다이커리"는 이 다이커리의 한 응용이라 할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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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셰이크

럼 - 45ml
라임 주스 - 15ml
설탕 시럽 - 1t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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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칵테일은 그야말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칵테일"이라 할 수 있는데, 최초로 이 칵테일 다이커리를 만든 사람은 바텐더가 아닌 광산 기술자였다 합니다. 이것을 만든 사람은 칠레의 산티아고(Santiago)의 외곽에 위치한 탄광에서 일하던 미국인 기술자 제이닝 콕스(Jennings Cox)라고 하는데, 처음에 그는 이것을 같이 일하던 동료에게 대접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칵테일의 이름은 그 광산의 이름인 "Daiquiri"를 따서 이름 역시 "다이커리"가 됐다고 합니다. 아주 알기 쉬운 이야기라 할 수 있겠군요;

그러나 정작 이 칵테일 다이커리가 유명하게 된 이유는 따로 있는데, 최초로 제이닝 콕스가 이 칵테일을 만든 것은 1896년이었지만, 1912년에는 쿠바의 하바나의 "엘 플로리디타"(El Floridita)라는 한 바에도 알려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바는 헤밍웨이 씨가 즐겨찾던 곳이었는데, 상당한 애주가였던 그는 여기서 많은 시간을 머물면서 이 칵테일 다이커리를 즐겼다고 합니다. ...역시 유명인이 자주 머물던 가게는 뭔가 다르긴 다른가 봅니다; 그리하여 현재에는 이 "엘 플로리디타"가 다이커리의 출처라고도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엘 플로리디타"의 바의 한쪽에는 생전 헤밍웨이 씨가 술을 즐기던 모습을 딴 동상이 있다고 하고, 헤밍웨이 씨가 특히 즐겼던 레시피의 다이커리를 "헤밍웨이 다이커리"라 한다고 합니다.

...뭐,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재료로 넘어갑니다;

럼은 골드 럼을 써봤습니다. 원래 레시피는 화이트 럼이지만 화이트보다 약간 풍미가 느껴지는 골드 럼을 써도 잘 어울릴 것 같더군요.
설탕 시럽은 안 넣어도 상관 없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본래 럼이 사탕수수를 짠 즙을 발효한 것이므로 약간의 단맛이 도는 편이 훨씬 맛이 좋다 생각하기에 넣었습니다.

재료들을 셰이크해서 따라내면 완성입니다. 아주 간단한 레시피지만 그 맛이 훌륭하기에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즐겨온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약간의 잡담으로 바카디 럼들에 대해서 잠깐...

현재 우리 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바카디는 이 네 가지입니다. 외국 본토에선 코코넛 바카디와 같이 뭔가 첨가물이 들어간 것도 있지만, 이 네 가지 종류가 가장 기본이 되는 럼의 종류라 할 수 있겠군요.
왼쪽부터 화이트, 골드, 다크, 그리고 바카디 151입니다. 화이트, 골드, 다크를 다른 말로는 라이트(light), 미디엄(medium), 헤비(heavy) 럼이라고도 하는군요.

럼은 본래 사탕수수를 짠 즙을 발효하여 증류한 술인데, 이렇게 만들자마자 아무 처리나 숙성을 하지 않은 것이 바로 화이트 럼입니다. 가장 칵테일의 베이스로 쓰이기 딱 좋은 술이지요.

그리고 골드 럼은 화이트 럼에 설탕을 태운 캐러멜로 착색하고 며칠간 숙성을 시킨 종류입니다. 캐러멜로 착색을 했기에 색이 마치 금색처럼도 보입니다. 화이트에 비해 약간의 무거운 풍미가 느껴집니다.

다음으로 다크 럼... 병에 쓰여있는 "8"이라는 숫자가 나타내듯이, 저 바카디 다크 럼은 8년간 나무통에 넣어 숙성시킨 종류입니다. 숙성되는 동안 나무통의 색이 스며나와 저러한 색이 되는 것인데, 이 바카디 8은 상당히 짙은 풍미와 나무향이 느껴집니다. 처음 마셔보았을 때는 위스키와도 헷갈릴 뻔 했었군요;
꽤나 중후한 맛이 나기에 칵테일에 쓰이기도 하지만 그냥 스트레이트로 천천히 즐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카디 151...  아마 럼을 만들 때 주정의 알코올 농도를 40도보다 높은 75.5도로 희석시켜 만든 후 골드 럼처럼 착색을 한 것이라 추정합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뭐... 럼 베이스의 고전적인 칵테일을 만들다보니 왠지 럼에 대해서도 조금 정리해보고 싶어서 적당히 써봤습니다.

덧글

  • MerLyn 2007/10/07 19:45 # 답글

    전 골드와 다크럼만 가지고 있는데.
    럼은 먹고 나면 달달한게 황홀~(퍽)
    어쨌든 151까지 가지고 계시다니. 부럽부럽...;ㅁ;..!!
    음. 개인적으로는 시원한걸 좋아해서 그런지 프로즌쪽이 더 좋더라구요 ㅎㅎ

    헤밍웨이는 설탕을 빼고 럼을 2배로 해서 먹었다던가...암튼 다이키리 하면 헤밍웨이라는 느낌이 팍!! 든다는 ㅎㅎ
  • NeoType 2007/10/07 20:00 # 답글

    151은 "어서 이 마물을 해치워줘~" ...라는 듯한 느낌이;; 뭐, 나름 쓸데는 있습니다만;

    "헤밍웨이 다이커리"라는 것이 생긴 이유는, 헤밍웨이 씨가 당뇨병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바에서 만든 것이 설탕을 빼고 럼을 두 배, 마라스키노(maraschino)라는 체리 리큐르를 조금, 그리고 그레이프 프룻 주스를 넣어 만든 것이라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저 "마라스키노"란 물건은 국내에서 구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시리벨르 2007/10/07 20:01 # 답글

    럼의 종류도 많군요
  • 악플러 2007/10/07 20:21 # 답글

    올만에 생각나서 왔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젠가 집으로 초대해주삼
  • NeoType 2007/10/07 21:40 # 답글

    시리벨르 님... 같은 상표라도 종류로 갈리니 전부 마셔보기도 쉽지 않더군요;

    악플러... ...고려해보지;
  • 死요나 2007/10/07 23:13 # 답글

    색이 상당히 고운걸요? >ㅁ<
  • NeoType 2007/10/08 08:42 # 답글

    다이커리는 럼을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군요.
    만약 화이트를 쓰면 "김렛"과 비슷한 색이 되고, 다크를 쓰면 색이 더 진해지지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 바퀴군 2009/01/20 13:44 # 삭제 답글

    요즘은 바카디 8 구하기가 어렵더군요..

    어렵다기보다는 아예 없다그래야 할까.. ㅠ_ㅠ;;

    아는데 물어봐도 죄다 단종이라고 하고..

    스피리터스처럼 이거구하러또 외국에 나가야 되려나요.. ㅠㅂㅠ);;
  • NeoType 2009/01/20 16:52 #

    바퀴군 님... 단종...이라기보단 요즘 술값이 오르면서 바카디 8도 덩달아 올랐더군요. 가격이 오르다보니 찾는 사람이 적어져서 들여오지 않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자주 술을 구입하는 곳에선 가격은 올랐어도 몇몇 가게에서 자주 사간다며 이게 그렇게 맛있냐고 물으시더군요^^
  • 바퀴군 2009/01/25 00:31 # 삭제 답글

    결국 오늘, 바카디8은 못찾고 골드 한병 사오고말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갔던가게 주인아저씨의 "맛있긴 하지... "라는 말에 여운을 남기면서 말이죠..
    명절 전이라 그런지, 남대문 던젼에 , 닫은 가게가 많더군요..
    지금그냥, 5000원짜리 피자를 안주삼아 스트레이트로 홀짝 거리는중입니다...
    네오타입님은 어디서 구입하시는지 혹시 정보공유 가능할까요?
  • NeoType 2009/01/25 11:07 #

    바퀴군 님... 골드도 괜찮긴 합니다만 확실히 8의 진한 맛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요.
    요즘은 역시 연휴 기간이고 남대문은 일요일도 쉬는 곳이 많으니 평일에 가시는 것이 좋겠군요. 그래봐야 제가 가는 가게는 딱 한 군데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름은 기억 못 합니다만 "수입 상가 들어서서 첫 번째의 벽쪽 가게"로군요.
  • 흠... 2009/02/28 12:46 # 삭제 답글

    영어 공부 하다가 다이커리라는 단어 때문에 검색하다 우연히 오게 됐는데요, 외국사람들은 이렇게 칵테일 문화가 발달한거 같은데 왜 우리나라에는 쇠주랑 맥주, 막걸리 밖에 없죠? 주로 다 쇠주만 먹고요.
  • NeoType 2009/03/01 02:39 #

    흠... 님... 저도 참 우리나라의 술 문화가 이런 칵테일 관련된 쪽에선 그리 다양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제가 칵테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항상 사람들이 모이면 일단 맥주나 소주만 주구장창 들이키는 것에 질리기 시작해서였군요. 이왕 술을 마실 것이라면 좀 더 맛있는 것을,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주량에 맞는 만큼 마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만 현실은 일단 취할 때까지 들이붓는 분위기가 많으니...
    이러한 인식의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선 칵테일 또는 와인 등의 문화가 발달하긴 힘들 것 같기도 해서 아쉽습니다.
  • 쿠니쿠노 2011/11/03 18:38 # 답글

    흠.... 님의 말씀에 저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우리나라는 너무 소맥위주의 문화이고!
    다른 술들은 모두 '양주' 취급으로 비싼술 ... 돈좀 있는 사람들이나 먹는 술
    칵테일은 '그게 술이냐' '여자냐?'
    와인도 뭔가 좀 알아야 마실 수 있는 술처럼 인식되구요..
    이래서 안타까웠습니다.

    아까 럼에 대해서 질문을 드렸는데 여기서 명쾌하게 모두 설명해주시는군요
    저는 이렇게 노력도 안하고 얻어가기만 하는것같아서 너무 죄송합니다.
    직접 찾아보고 해야하는데 네타님 덕분에 기본지식들을 아주 쑥쑥 잘 얻어가네요
    너무 감사드리고 정말 한국가면 한번 찾아뵈야겠습니다. :D
  • NeoType 2011/11/04 01:10 #

    쿠니쿠노 님... 럼에 대한 글은 "재료 잡담" 부분에 바카디 상표를 소개하며 좀 더 자세히 정리했었으니 그쪽도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곳의 글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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