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샤브레... by NeoType

오랜만에 그야말로 머리 한 구석의 요상한 부분이 작동했는지(..) 오븐에 불을 당겨보았습니다;

뭐... 간만에 빼빼로 데이라는, 제과 회사의 농간이라고도 하는 날이라도 이미 우리 나라에선 하나의 기념일처럼 박혀 있는 것도 사실...
그러므로 저도 그에 동참하는 것이 예의(?)라 생각하기에 요런 것을 좀 만들어봤습니다.


레몬 샤브레... ...사실 빼빼로랑은 동떨어진 것이지만, 중요한 건 성의! 마음! 정성! 근성!(..?!)

이왕 누군가에게 줄 것이라면 그냥 시중품을 사서 주는 것은 재미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만들어봤습니다.
만드는 것도 그리 복잡하지 않고 손도 별로 안 가기에 큰 부담이 가는 것도 아닙니다.

오랜만에 만들어봤지만 예전 감각은 거의 그대로 살아나서 다행이군요.

모처럼 간만에 오븐을 써봤으니... 그 과정이나 잠시 줄줄이 늘어놔볼까 합니다.


무진장 길어지니 가립니다;

일단 이 레몬 샤브레는 "버터 쿠키"라는 부류에 들어갑니다. 쿠키 반죽에서 버터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군요.

방식은 쿠키 반죽을 한 후, 이것을 비닐에 싸서 길게 봉처럼 만들어서 냉동실에서 굳힙니다. 2~3시간쯤 굳혀두면 아주 단단해지는데, 이걸 8~10mm 정도의 두께로 김밥 썰듯 썰어서 팬에 놓고 오븐에 구우면 완성이군요. 그리고 이렇게 냉동실에서 굳히는 작업 때문에 이 버터 쿠키를 따로이 "냉동 쿠키"라고도 부릅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방식의 쿠키입니다.


필요한 재료는 간단합니다.
박력분, 설탕, 버터, 레몬 1개, 계란 노른자 1개...
...이게 끝입니다;

오늘 사용한 분량은 박력분 240g, 설탕 100g, 버터 200g으로, 평소에는 이것의 반 정도의 분량으로 하지만 오늘은 좀 많이 만들어봤군요.

그럼 하나하나 슬슬 준비를...
 
우선 냉장고에서 버터를 꺼내 커다란 볼에 필요한 분량만큼 잘라 놓습니다.
이 쿠키는 버터를 휘저어 크림처럼 부드럽게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니 실온에 버터를 방치(..)하면 적당히 부드러워지는군요. 


입자가 작을수록 표면적이 늘어난다는 것은 일반 상식! (..)
버터를 잘게 잘라두면 더욱 쉽게 부드러워지는군요.

버터는 미리 만들기 1~2시간쯤 전에 꺼내두고, 만들기 시작할 때 즈음 다른 재료들을 슬슬 준비합니다.


우선 밀가루... 박력분입니다.
분량만큼 저울에 달아 담아놓습니다.


제가 쓰는 저울은 요런 것입니다.
...그냥 한 번 찍어봤군요;

쿠키는 정확한 정량이 중요하므로 설탕, 밀가루 등의 가루들은 잘 달아서 적당량씩 재료를 준비합니다.


다음으로 레몬... 이 쿠키에 들어가는 것은 레몬 껍질이므로 이 레몬 자체를 특히 잘 씻어줍니다.
그리고 껍질을 벗겨내는데...


홀라당~ (..)
레몬 겉의 노란 껍질 부분만을 아주 얇게 벗겨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흰 부분은 쓴 맛이 있으니 상큼하고 향기로운 겉 껍질만을 벗겨내는 것이지요.

그리고 신나게 난도질(..)...
아~주 자잘하게 될 때까지 다져줍니다.

홀딱 벗겨진 레몬은 그냥 랩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뒀습니다. 나중에 칵테일에나 써볼까나...;


이것으로 재료 준비 끝.
모든 작업은 이렇게 필요한 재료를 전부 준비한 다음에 시작하는 것이 편합니다. 이것저것 가지러 왔다갔다하지 않고 한 자리에서 후다닥~ 해치울 수 있군요.

필요한 연장(?)은 거품기와 고무 주걱뿐입니다.

여담으로 이 거품기... 꽤나 크고 아름다운데, 이른바 "업소용" 거품기라더군요;

일반적으로 쓰는 거품기에 비해 월등히 크고 튼튼하고 촘촘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간단한 것이라면 작은 것을 쓰지만, 오늘처럼 쿠키나 케이크를 만들 때는 큰 녀석을 써주는군요.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인 작업 시작...


버터에 설탕을 조금씩 넣어가며 거품기로 휘저어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휘저을수록 버터가 크림처럼 되고 설탕과 섞여 마치 마요네즈처럼 부드러워집니다.


설탕을 전부 섞고 휘저어줬더니 아주 부드러워졌군요.
여기에 계란 노른자와 레몬 껍질을 넣고 다시 한 번 휘저어 잘 섞어줍니다.


노른자와 레몬이 잘 섞였으면 이제 고무 주걱으로 연장 교환...(..)
밀가루를 섞어줄 차례입니다.


언젠가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밀가루를 치대고 거칠게 반죽하면 "글루텐"이 형성되어 찰기있는 반죽이 됩니다.
과자나 케이크에서는 이렇게 찰기가 강한 반죽이 나오면 퍽퍽해지니 밀가루를 섞을 때는 치대거나 휘젓지 말아야 합니다.

사진만으론 표현 불가능하지만, 저렇게 고무 주걱을 세로로 세워서 마치 "버터를 가르듯" 일자로만 움직이며 조금씩 섞어줍니다.

조금씩 밀가루를 넣으며 칼질하듯 천천히 섞어줍니다.

이것으로 반죽 완성.
보슬보슬하게 잘 뭉쳐졌군요.


식탁에 랩을 넓게 펴둡니다.
반죽을 길쭉한 "봉" 형태로 만들기 위함이군요.


적당히 반죽을 잘 펴서 놓고...


랩을 앞뒤로 움직여가며 슬슬 반죽을 둥글게 말아줍니다.
이 때 손등으로 살살 눌러주는 것이 좋은데, 손바닥이 닿지 않게 주의합니다.
아무래도 손바닥은 체온이 높으니 버터가 녹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군요.


이렇게해서 두 개의 봉이 완성...
이걸 냉동실에 넣고 2~3시간쯤 굳혀둡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버터 쿠키류는 여기까지만 만들어서 냉동실에 보관해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바로 구워서 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보관성이나 만드는 방식이 그리 까다롭지 않은 것이군요.

오랫동안 보관해도 큰 변화가 없는데, 사실 그래도 1주일 이상은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구워봅시다...

우선 오븐 팬과 도마를 준비...


냉장고에서 막 꺼낸 봉...
...훌륭한 둔기입니다;


노른자 1개에 물을 약간 타서 적당히 묽힌 후 붓으로 전체에 계란물을 바릅니다.


그리고 설탕을 뿌려주고 잘 굴려서 전체에 묻혀줍니다.
개인적으론 이 과정이 제일 번거롭더군요.


약 8~10mm 정도의 두께로 균등하게 썰어줍니다.
꽤나 단단하니 손목이 꽤 아플때도 있습니다;


오븐 팬에 주르르...
이대로 구우면 됩니다.


오븐으로...
170도 정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약 15~18분 정도 구워줍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오븐에 비친 모습이 찍혔군요; ...이거 원 귀신(..)도 아니고;

약 17분 정도 구운 후 꺼냈습니다.
잘 부풀어올랐군요.


식힌 후 밀폐용기에 담아 뒀습니다.
...가족들이 지나다니며 하나씩 먹으면 금방 없어질 듯;


이상... 엄청 길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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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쿠키는 개인적으로도 꽤나 달달하면서도 레몬 껍질 덕분에 상큼한 맛이 나서 아주 마음에 듭니다.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양도 꽤나 대량이니 효율성(?) 있는 쿠키라 할 수 있겠군요.

일단 오늘 만든 것은 "내수용"이고, "수출품"은 따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해보니 간만에 기분전환이 되는군요. 가끔씩 다른 것들도 해 볼까나...


덧글

  • 굇수한아 2007/11/10 14:36 # 답글

    내수용과 수출품이 따로있군요...ㄷㄷㄷ
  • 와달이 2007/11/10 16:48 # 답글

    오호~ 설탕과 레몬을 유자차(매장용..)로 대체하면 유자향과 상큼함을 동시에 ㅎ
    아아 역시 네타님 블로그는 군인인 저에게 강한 유혹입니다. 아아아아 먹고 싶어라
  • MerLyn 2007/11/10 22:06 # 답글

    내수용이든 수출용이든 먹고 싶어집니다 ;ㅅ;!!!! 꺄아!!
  • 스콜라 2007/11/10 22:19 # 답글

    감동적이랄까요...?ㅎㅎ
  • 성정 2007/11/11 00:05 # 답글

    오오.. 멋진데요?!
  • 역설 2007/11/11 00:38 # 답글

    아 길다.... 내수용 수출용 이거 언제부터 구분하기 시작한게냐

    그나저나 배고프네..
  • 핀치히터 2007/11/11 01:47 # 답글

    상큼해 보이는게 먹고 싶네요. ㅠㅠ
  • NeoType 2007/11/11 08:41 # 답글

    굇수한아 님... ...보통 수출품은 내수품보다 공을 들이는 것이 인지상정...;

    와달이 님... 유자차... 그것도 왠지 그럴싸하군요~ 왠지 약간 끈적~할 듯한 느낌입니다만...;

    MerLyn 님... 시중품과 맛 차이가 어떨진 몰라도 어디까지나 이건 "가정의 맛"인지라...; 자랑할 만한 맛은 못 됩니다;

    스콜라 양... 훗~ (..)

    성정 님... 간만에 해 본 것이니 많이 부족합니다;

    역설... ...항상 선물용으로 만들 때는 철저히 내수품과 수출품 구분을 했다;

    핀치히터 님... 역시 전 레몬이 좋아서 칵테일도 레몬을 왕창 쓰고... 이런 곳에서도 레몬을 자주 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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