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재료 잡담

[베르뭇] 마르티니 비앙코 (Martini Bianco), Extra Dry

전에 스위트 베르뭇으로 친자노의 로소를 소개했으니 이번에는 드라이 베르뭇 쪽입니다.
제가 늘 쓰고 있는 상표로, 이탈리아 마르티니(Martini)社의 상품인 마르티니 비앙코(Bianco)와 엑스트라 드라이(Extra Dry)입니다. 영어식으로 "마티니"라고도 읽기도 하며 동명의 칵테일인 마티니는 칵테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왕"으로 유명하군요.

둘 다 동일하게 용량 750ml이지만 알코올 도수는 비앙코는 16도, 엑스트라 드라이는 18도로군요.
이 둘도 사실 그리 사용량 자체는 많지 않기 때문에 처음 구입한 이후 2년 가량 계속해서 쓰고 있군요. 그래도 아직 비앙코는 1/3, 엑스트라 드라이는 반 병 가량이 남아있습니다.

베르뭇은 강화 와인의 한 종류로 이 둘은 이탈리아의 단맛이 적은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각종 허브, 향신료 등을 가하고 알코올을 첨가해 발효를 멈춘 와인입니다. 전에 소개한 친자노사와 비슷하게 마르티니사도 1863년 이래 스위트 베르뭇인 마르티니 로소(Rosso)를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로 현재에는 다양한 종류의 베르뭇과 리큐르들 만들고 있는 회사로군요. 특히 이 마르티니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세계 스피릿 시장에서 꽤 영향력 있는 회사라고도 합니다. 아직 저는 이 회사의 로소는 마셔본 적 없지만 친자노의 것을 다 마시면 이쪽을 구입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마르티니의 홈페이지에 가보니 재미있는 사진을 하나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1863년 시작이래 병의 변화 모습이로군요.

<사진 출처 - 마르티니 홈페이지(http://www.martini.com/)>

이것으로 미루어 제가 가진 병은 1997년도 병의 형태로군요. 사실 구입한 건 오래된 동네 주류 매장이었는데 제법 그 가게에 오래 있던 것이라 싸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뭐, 맛의 변화는 거의 없는 강화 와인인데다 개봉한 것도 아니었으니 오래 되었다고 문제될 건 없고 오히려 지금 와선 희귀한 느낌도 드는군요. 그나저나 이렇게 병의 변화 모습을 주욱 놓고 보니 갈수록 시장의 입맛에 맞게 형태가 변화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이 비앙코와 엑스트라 드라이는 흔히 "드라이 베르뭇"으로 구분되는 종류입니다. 사실 비앙코는 엑스트라 드라이에 비해 약간 달콤한 맛이 있고 둘의 향도 꽤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베이스가 드라이 화이트 와인인데다 다른 베르뭇들에 비해 훨씬 단맛이 적기에 편의상 똑같은 드라이 베르뭇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군요.

여담으로 이 마르티니에서 만들고 있는 베르뭇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역시 마르티니 홈페이지에 있던 사진들이로군요.
왼쪽부터 오늘 소개하는 비앙코와 엑스트라 드라이, 그리고 로소(Rosso)와 도로(D'Oro), 피에로(Fiero), 로사토(Rosato)입니다. 이 병들이 현재 판매되는 새로운 형태인데 이들은 병도 잘록해지고 큼지막한 전면 라벨이 작아져서 훨씬 깨끗하게 보이는군요. 각각에 대해 조금씩 설명을 덧붙이면...

로소는 영어로 "Red"로 이 회사에서 가장 오래된 상품이로군요. 레드 와인을 기초로 만든 스위트 베르뭇입니다.

비앙코는 영어로 "White"... 로소와 더불어 표준적인 드라이 베르뭇입니다. 약간의 단맛이 있군요.

엑스트라 드라이는 그 이름대로 극히 단맛이 없습니다. 또한 마티니와 같은 무거운 칵테일에 쓰이기 가장 좋은 형태로군요.

도로는 영어로는 "Gold", 즉 금색이라는 뜻이로군요. 비앙코와 같이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만든 것으로 1998년 스위스, 독일, 덴마크에 소개되었고 감귤과 같은 맛과 여러 향신료의 향이 난다고 합니다.

피에로는 약간 해석이 애매하군요. 영어로는 "proud" 또는 "boastful", 즉 "자랑스러운, 자랑할만한" 등의 의미라 합니다. 그 이름대로 시트러스,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 등의 과일 풍미가 언제나 기분을 만족스럽게 한다 합니다. 

로사토는 즉 "Rosé", 이탈리아의 로제 와인을 뜻하는 말이군요. 그 이름대로 화이트와 레드 와인을 블렌드하여 만든 베르뭇으로 강한 향과 맛이 특징이라 합니다.

뭐...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처음 세 가지인 비앙코, 로소, 엑스트라 드라이 정도로 나머지 3가지는 해외에나 나가야 구할 수 있겠군요. 밑의 세 가지의 설명은 저 사이트에서의 설명을 참고한 것입니다. 직접 마셔보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사진과 설명을 나란히 두고 읽어보니 어쩐지 맛이 상상이 가는 것 같아서 즐거운 기분이 드는군요. 언젠가 직접 구해 마셔볼 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가 약간 빗나갔습니다만 비앙코와 엑스트라 드라이 두 가지를 잔에 따랐습니다. 왼쪽이 비앙코, 오른쪽이 엑스트라 드라이입니다. 둘 다 샛노란 빛을 띤 화이트 와인 색상으로 사진상으론 구분이 힘듭니다만 비앙코 쪽이 색상이 약간 진합니다.

먼저 비앙코는 향부터가 달콤하고 향기롭습니다. 제대로 형용하긴 힘듭니다만 마치 산뜻한 과일향과도 같은, 그리고 화이트 와인의 향도 살짝 느껴지고 맛은 약간 달착지근한 맛이 있지만 꽤 부드럽습니다. 전에 소개한 친자노 로소에 비하면 단맛과 향이 약간 약해서인지 훨씬 마시기 쉬운 맛이로군요. 이 비앙코는 식전주의 하나로 그냥 마시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저는 주로 칵테일에 이용하고 있는데, 드라이 베르뭇이지만 단맛이 있기 때문에 브롱크스(Bronx), 파리지앵(Parisien),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와 같은 달콤한 칵테일엔 이 베르뭇이 특히 어울린다 생각합니다.

반면 엑스트라 드라이는 비앙코에 비해 풍기는 향은 조금 약한 느낌입니다. 향에서부터 특유의 과일향과 같은 느낌이 희미하고 달콤한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군요. 한 모금 입에 머금으면 약간 씁쓸한 가운데 미묘한 단맛이 있는데 이는 알코올에 의한 단맛과 비슷하고 풍미는 꼭 단맛을 빼버린 사과 주스를 마셨을 때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뒷맛이 마치 셰리를 마신 것처럼 약간의 고소함이 밀려오는 것이 묘하게 식욕을 자극하는 맛입니다. 역시 식전주의 하나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엑스트라 드라이는 칵테일에 이용하자면 마티니와 같은 극히 단맛이 없는 칵테일에 잘 어울립니다.

이 마르티니도 시중에서 약 12000~18000원 사이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이들도 베르뭇인만큼 이 맛에 익숙하지 않은 분에게는 쉽게 권하기 힘들군요. 사실 저도 옛날 처음 마셨을 때는 지금은 달콤하다 표현하는 비앙코의 맛도 입에 묘한 시큼함이 퍼지는 느낌이라 썩 마시기 좋은 맛이 아니었으나, 계속해서 그냥도 마시고 칵테일에 섞어서도 마시고 하다보니 이 맛이 친숙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모든 술이 그렇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이 베르뭇도 마셔갈수록 맛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 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by NeoType | 2008/08/02 16:30 | 재료 잡담 | 트랙백 | 덧글(4)

[베르뭇] 친자노 로소 (Cinzano Rosso)

Vermouth 또는 Vermuth... 저는 항상 "베르뭇"이라 읽고 있는 종류의 술이로군요. 이 종류는 리큐르의 하나로 취급되기도 합니다만 정확히는 포트 와인, 셰리 등과 마찬가지로 강화 와인(fortified wine)으로 분류됩니다. 대표적인 식전주임과 동시에 마티니를 비롯한 여러 클래식한 칵테일에 쓰이는 재료이기도 하군요.

그러한 베르뭇들 중 이탈리아 상표 중 하나인 친자노(Cinzano), 그 중 스위트 타입 베르뭇인 친자노 로소(Cinzano Rosso)입니다. 알코올 도수 15도 용량 750ml로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종류의 와인입니다. 꽤나 예전부터 쓰던 녀석이라 이제 1/3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군요.

베르뭇이라는 술은 와인에 향쑥을 비롯한 각종 향이 독특한 허브들과 향신료 등을 넣어 향을 줌과 동시에 알코올을 첨가하여 도수를 끌어올려 더 이상의 발효와 숙성이 일어나지 않게끔 만든 와인의 한 종류입니다. 다양한 향신료를 쓴 만큼 당연히 일반 와인에 비해 화려한 향이 인상적이고 이 향의 밸런스와 특징은 상표마다 다르다 합니다만 제가 접해본 상표는 아직 그리 많지 않군요. 또한 달콤한 스위트 타입부터 단맛이 없는 드라이 타입, 그리고 극도로 단맛이 없는 엑스트라 드라이 타입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베르뭇은 뭐라 읽어야 할 지 처음에 가장 혼란스러웠던 술 중 하나였군요. 영어식으로 읽자면 "버무스"가 가장 흔하고, 독일식으로는 "베르무트"로 읽히고, 거기다 일본어로 표기하면 ベルモット... 즉,  "베르모트" 또는 "벨모트"라는 듣도 보도 못한 것이 튀어나옵니다. 아마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꽤 유명한 만화인 "바텐더"에서 처음 1~5권까지는 이것을 "벨모트"라 표기해서 약간의 마찰이 있기도 했었습니다. 덕분에 6권부터는 "베르무트"라고 정리되어 마음에 들더군요.

여담으로 이와 비슷하게 보드카 역시 일본어로 표기하면 ウォッカ, "왓카", 즉 "워커"가 됩니다. 덕분에(?) 바텐더 1~5권까지는 보드카 역시 "워커"라 표기되어 있어서 지금도 보면 꽤나 눈에 걸리는군요. 이것 역시 6권부턴 수정되어서 다행입니다.

어쨌거나... 저는 이 "Vermouth"라는 술을 "베르뭇"이라고 읽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표기된 책도 있긴 합니다만 처음 이 술은 독일어로 "향쑥(Wermut)"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된 독일 와인의 한 종류였습니다. 이 "Wermut"는 여러 허브를 첨가하여 향을 준 와인으로, 그러한 향쑥 중 하나인 웜우드(wormwood)를 이용해서 향을 낸 독일의 와인이 한 이탈리아인의 마음에 들게 되었고, 이러한 와인과 비슷하게 자신이 조합한 향이 있는 와인을 "Wermut"에서 이름을 따서 "Vermouth"라고 부르게 된 것이 현재의 베르뭇의 시작이라 합니다. 여담으로 저 웜우드라는 향쑥은 특히 압상트(Absinthe)에 많이 쓰이는 것이라 하는군요.

이 "Vermouth"은 이탈리아식으로 발음하면 "버머스(vз:m)"에 가깝고 독일식으로는 "베르무트(ve:rmu:t)"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 "베르무트"의 마지막 "트"는 발음상 묻혀지는 경우가 많으므로("베르무-ㅌ"정도로) 아예 그냥 끊어서 "베르뭇"이라 읽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에 저는 이렇게 읽고 있군요. 뭐, 사실 "베르무트"나 "베르뭇"이나 "버무스"나 거의 혼용해서 쓰는 판이니 마음에 드는 대로 부르시면 되겠군요;

<사진 출처 - 친자노 홈페이지(http://www.cinzano.com/)>

다른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이 친자노는 현재 베르뭇은 총 4가지 상품이 있습니다. 오른쪽부터 로소(Rosso), 로제(Rosé), 엑스트라 드라이(Extra dry), 비앙코(Bianco)로군요. 가장 오리지널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오늘 소개하는 로소이고 색상은 레드 와인과 같은 붉은색에 단맛이 특히 두드러지는 스위트 타입입니다. 또 색이 없는 화이트 베르뭇이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비앙코, 다른 하나는 엑스트라 드라이입니다. 그리고 저 로제 타입은 아직 실제로 본 적이 없습니다만 마치 로제 와인과 같은 색상에 약간 단맛이 있는 종류라 하는군요.

흔히 베르뭇은 색이 있는 레드 베르뭇을 "스위트 베르뭇", 그리고 색이 없는 화이트 베르뭇을 "드라이 베르뭇"이라 구분합니다. 일반적으로 색이 있는 베르뭇일수록 단맛이 강하기 때문인데 사실 화이트 베르뭇, 즉 드라이 베르뭇이라도 몇몇 종류는 어느 정도는 단맛이 있습니다. 이 친자노의 화이트 베르뭇 중 비앙코만 해도 로소에 비해 단맛이 적을 뿐 분명히 단맛이 있습니다. 반면 엑스트라 드라이 타입은 단맛이 전혀 없고 오히려 씁쓸하게 느껴질만큼 향만 두드러지는군요. 즉, 엄밀히 말하면 비앙코 역시 스위트 베르뭇이라 구분하고 엑스트라 드라이만 드라이 베르뭇이라 해야겠습니다만, 비앙코는 상대적으로 단맛이 적고 구분이 쉽기에 편의상 드라이 베르뭇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색이 있는 레드 베르뭇을 이탈리안 베르뭇(Italian Vermouth), 색이 없는 화이트 베르뭇을 프렌치 베르뭇(French Vermouth)이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사실 이런 구분은 당장 이 친자노만을 봐도 무의미한 구분이라 할 수 있군요.

리큐르 잔에 한 잔... 왠지 이 베르뭇은 와인잔이나 셰리잔만한 크기의 잔에 따르기보단 이렇게 소량만을 따르는 것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향은 약간 시큼한 것도 같은, 그리고 코를 꿰뚫듯이 싸~한 것이 독특한 느낌입니다. 맛 역시 일반 와인에 비교하면 달콤함과 동시에 여러 허브 등에 의한 묘한 "약 같은" 풍미가 있습니다. 사실 이 베르뭇은 약간 익숙한 분이 아니라면 처음 마셔본 사람은 대부분 기묘한 표정을 짓게 되는 맛이 있군요; 그러나 셰리와 더불어 대표적인 식전 와인의 하나인 만큼 맛이 익숙해질수록 왠지 이 맛에서 매력이 느껴집니다. 단맛 속에 든 약간 신맛과 허브향이 입 안에 자극을 주어 침이 돌게 하는 느낌이로군요. 그리고 향 역시 점차 기분 좋게 느껴지게 됩니다.

사실 평소엔 이 베르뭇들은 그냥 마시기보단 칵테일에 대부분 쓰고 있습니다. 약간만 들어가도 제법 개성이 강한 편이라 확연히 맛이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군요. 특히 이 스위트 베르뭇은 대표적인 고전적인 칵테일인 맨해튼과 롭 로이 등에서는 빠질 수 없는 재료로군요.

이 친자노의 로소와 비앙코, 엑스트라 드라이는 시중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격대는 대략 12000~18000원 사이로군요.

칵테일에 꽤나 많이 쓰이는 종류이긴 합니다만 솔직히... 저는 이 베르뭇이라는 종류를 다른 사람에게 쉽게 권하지 못하겠더군요. 처음 마시는 경우라면 향과 맛이 독특해서 꽤 취향 탈법한 느낌이기도 하거니와 이 베르뭇이 쓰이는 칵테일은 당장 마티니, 맨해튼 등만 봐도 맛이 독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거기다 흔히 요즘 취향의 가볍게 마시기 좋은 칵테일들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것이 바로 이 베르뭇이기도 하기 때문이로군요.

그러나 만약 뭔가 "고전적인 맛", 그리고 뭔가 독하지만 익숙해질수록 매력적인 맛을 가진 칵테일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꼭 시도해볼만한 술이 이 베르뭇이라 생각합니다.

by NeoType | 2008/07/27 13:16 | 재료 잡담 | 트랙백 | 덧글(5)

[메즈칼] 몬테 알반 (Monte Alban with Agave Worm)

오늘 소개할 술은 멕시코의 술 중 메즈칼(Mezcal)이란 종류의 하나입니다.
몬테 알반(Monte Alban)입니다.

멕시코의 술로 가장 유명한 것이라면 단연 데킬라입니다. 데킬라는 흔히 알려져 있기를 용설란(龍舌蘭, agave)으로 만든 술을 증류, 숙성시킨 술인데, 이 용설란이라는 것은 마치 잎의 모양이 용의 혓바닥과 닮았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하는군요. 또한 이 용설란은 그 종류가 다양한데 각각의 용설란으로 만든 술은 당연히 전부 맛과 풍미가 다르다 합니다. 그리고 이 용설란을 수확하여 술을 만들고 이를 증류한 후 숙성시킨 술을 메즈칼(Mezcal)이라 부른다 하는군요.

<그림 출처 - 위키페디아>

흔히 "데킬라"라고 알려져 있는 것은 멕시코 중남부에 위치한 하리스코(Jalisco)와 과나후안토(Guanajuato)주에서 만들어지는 술입니다. 이 데킬라라는 이름은 하리스코주에 위치한 데킬라(Tequila)라는 지역의 이름을 딴 것이라 합니다. "데킬라"라는 술은 용설란 중에서도 이 하리스코와 과나후안토 일대에서 주로 자라는 종인 블루 어게이브(Blue agave), 또는 데킬라 어게이브(Tequila agave)라고도 부르는 종으로 만든다 하는군요. 즉, 넓은 의미에서 모든 데킬라는 메즈칼의 한 종류이지만 모든 메즈칼은 데킬라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데킬라를 제외한 메즈칼은 주로 멕시코 남부의 오악사카(Oaxaca, 오사카 아님;)주에서 만들어진다 하는군요. 오늘 소개하는 메즈칼 몬테 알반 역시 이 오악사카에 위치한 증류소에서 만들어지는 술의 하나입니다.

그러고보니 멕시코의 오악사카에 "몬테 알반"이라는 광대한 면적에 피라미드와 같은 구조물 등이 세워져 있는 유적지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 상표는 아무래도 그것에서 따온 것이겠군요.

또한 이 몬테 알반 뿐 아니라 대부분의 오악사카주에서 만들어지는 메즈칼은 "벌레"가 들어있습니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희멀건~한 자태;
길이는 대략 3cm 내외로, 용설란 표면에 붙어 사는 나방 유충의 일종입니다. 벌레의 색상이 붉은색이기에 "레드 웜(Red worm)"이라고도 부르고 또는 용설란에 붙어 살기에 "어게이브 웜(Agave worm)"이라고도 부르지만, 원래는 구사노 로호(Gusano rojo)라 부른다는군요. 또한 메즈칼 상표 중에서도 이 이름을 딴 "구사노 로호"라는 상표도 존재합니다.

이 벌레가 들어가는 메즈칼은 "con gusano(with worm)"라는 말이 붙습니다. 이 몬테 알반의 라벨에서도 "Mezcal con Gusano"라는 문구가 적혀있군요. 물론 이 벌레는 먹는 것입니다. 아직 저는 벌레는 먹어보지 못했으니 나중에 이 한 병을 다 마실 때 쯤에야 먹을 수 있겠군요.

이 메즈칼에 든 벌레에 대해서는 미신이랄까, 많은 사람들이 믿는 이야기가 있군요. 이 벌레는 하나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 합니다. 그리고 그 "열쇠"는 이 벌레를 먹는 사람에게 전해지고, 그 사람의 앞길에 있는 넓은 세상을 막고 있는 "문"을 열어준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문"이 열린 사람은 앞으로 다양하고 더 넓은 멋진 경험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로군요. 말하자면 이 벌레는 운이 따르는 "행운의 증표"라 볼 수 있겠습니다. ...저도 나중에 이 벌레를 삼키면 좋은 일이 따르려나요;

뭐, 오늘은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역시 술은 마셔야 맛이지요. 잔에 한 잔 따랐습니다. 더블 스트레이트니 두 잔 분량이로군요.

이제까지 저는 호세 꾸엘보, 페페로페즈, 사우자 등등의 데킬라만 마셨는데 이 몬테 알반은 느낌이 색다르군요. 색상은 일반 골드 데킬라보다 약간 연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풍기는 향은 엄청나군요. 코를 확~ 찌르는 강렬한 나무향과도 같은, 그리고 마치 휘발유향(..)과도 같은 찌릿~한 향이 퍼져갑니다. 입에 머금고 굴리자 맛 역시 그러한 향에 어울리는 독하면서도 약간 시큼한 것도 같은, 그리고 씁쓸한 것도 같지만 입에 착 달라붙는 짜릿한 맛... 이제까지 마셔온 데킬라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역시 데킬라든 메즈칼이든 제대로 즐기려면 레몬이나 라임 같은 것과 소금이 필요하지요. 늘상 마시던대로 레몬 한 조각에 소금을 찍어 크게 베어물고 한 잔을 쭈욱 들이켰습니다. 그냥 마실 때와 비교해 강렬한 신맛의 레몬과 강렬한 짠맛의 소금, 강렬한 휘발유향(..)의 메즈칼이 입에서 섞여 아주 난리가 나는군요.(..) 물론 좋은 의미로 멋지게 섞여들어가는 느낌입니다. 독한 술이 아주 술술 넘어가니 2잔을 연거푸 마셔도 감탄사가 나오는 멋진 맛이로군요. 처음에는 이 한 병을 사면서 다소 비싼 가격에 후덜덜~ 하면서 다 마시는 것은 한참 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빨리 줄어들 것 같은 맛입니다;

가격은 대략 40000~50000원대입니다. 평소 자주 마시는 호세 꾸엘보가 한 병에 23000~35000원 사이의 가격인데 반해 이건 제법 높은 편이라 자주 사지는 못할 것 같군요. 그래도 만약 데킬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꽤나 멋진 맛에 매료될만하다 생각합니다.

by NeoType | 2008/07/23 21:07 | 재료 잡담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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