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리큐르

[리큐르] 서던 컴포트 (Southern Comfort)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요즘은 외박을 나오면 자잘한 개인 용무라거나 친구들과의 약속, 선배의 결혼식, 취침(..) 등 무엇인가 한 가지만 해도 시간이 흘러버리니 이렇게 차분히 글을 쓸 시간이 없었군요.

그나저나 최근은 국내외적으로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뉴스를 볼 때 뿐 아니라 밖에 나와서 돌아다니면서도 여러 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당장 우리나라 역사에 한 획을 그으신 한 분이 서거하셨고 외적으로는 북한의 핵 도발이 계속되고 있군요. 거기다 신종 인플루엔자 등 세계적으로 들썩이는 분위기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현재 입장상 저~기 북쪽에 계신 양반들이 좀 조용히 지내주면 좋겠군요;

뭐... 이런 이야기는 접어두고 오늘은 리큐르 하나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서던 컴포트(Southern Comfort)로군요.

알코올 도수 35도, 용량 700ml입니다.

Southern Comfort... 이름에서부터 "남부의 평온함"이라는 따뜻하면서도 온화한 느낌이 드는 술입니다. 버번 위스키를 베이스로 복숭아, 오렌지, 망고, 포도 등의 과일과 바닐라와 계피향 등을 첨가하여 만든 리큐르로, 그 이름에 어울리게 풍부한 과일향이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듯 합니다. 다양한 과일향이 느껴지지만 그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복숭아 향이기에 흔히 서던 컴포트는 복숭아 리큐르라고도 불립니다.

복숭아 리큐르라면 당장 떠오르는 것은 피치 트리(Peach Tree)를 비롯한 시냅스 계열과 여러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피치 브랜디 등이 떠오르기 마련이군요. 이들은 기본적으로 복숭아 그 자체를 중시하여 주정에 복숭아 향과 맛, 그리고 당분 등을 첨가하여 만들기에 알코올 도수는 20도 내외, 맛은 꽤 달콤한 편입니다. 반면 이 서던 컴포트는 본래 버번 위스키를 베이스로 여러 재료를 첨가하여 만든 것이기에 기본 알코올 도수부터 35도로 높은 편이고, 맛 역시 단맛이 어느 정도 있긴 하지만 다양한 과일과 향신료의 향이 섞인 부드러운 버번의 맛입니다.

이 서던 컴포트는 "Southern"이라는 이름과 버번 위스키라는 재료에서 추측 가능하듯 미국에서 생산되는 리큐르입니다. 약 1874년에 처음 만들어진 꽤 오랜 역사를 가진 술이군요. 처음 이 리큐르가 만들어진 곳은 뉴올리언스(New Orleans)의 유명한 거리인 프렌치 쿼터(French Quarter), 만든 사람은 마틴 윌키스 헤론(Martin Wilkes Heron)이라는 아일랜드계 미국인 바텐더라 합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버번 위스키를 꽤 많이 마시고 있었으나 그 품질이 다소 고르지 못했다고 하는군요. 어떤 때는 마실만했으나 어떤 때는 도저히 마실 수 없을 정도로 그 질이 조악했던 때도 있었다 합니다. 그래서 헤론 씨는 이 버번 위스키를 베이스로 좀 더 품질이 고르고 마시기 좋은 술을 만들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 그는 이 버번에 다양한 과일과 향신료를 써서 맛을 내는 방식을 생각해냅니다. 뉴올리언스라는 곳은 번화한 항구 도시였기에 그는 다양한 재료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다채로운 과일들과 아프리카 모로코의 계피, 멕시코의 바닐라 등의 다양한 향신료를 이용해서 이를 버번 위스키와 여러 가지로 조합하여 처음 만들어진 술에 그는 "Southern Comfort"라 이름 붙였습니다.

그는 이 술을 뉴올리언스에 있는 그의 가게인 "McCauley's Tavern"에서 판매했는데 병에 "None Genuine But Mine"라는 문구를 붙였다 합니다. 그대로 해석하자면 "오직 내 것이 진품"이라 할 수 있겠군요. 이후 서던 컴포트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게 되었고 1904년에는 미주리(Missouri) 주의 세인트 루이스(St. Louis)에서 열린 주류 월드 페어에서 그 맛과 향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미국 켄터키 주의 루이빌(Louisville)에서 생산된다 하는군요. 자세한 제법은 비밀이라 하며 다양한 알코올 도수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있는 이 서던 컴포트는 70프루프(US Proof), 즉 35도이며 이밖에도 100프루프, 80프루스, 42프루프 등의 상품이 있다 합니다. 미국의 프루프 단위는 딱 절반으로 나누면 알코올 도수가 됩니다.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이제 잔에 한 잔...
처음 제가 이 서던 컴포트를 복숭아 리큐르라 말씀드리긴 했습니다만 실제로 향을 맡아보면 복숭아 외에도 상당히 다양한 향이 섞여있습니다. 높은 도수 덕분에 달콤한 과일향이 강렬하게 퍼지고 그 향이 매우 향기로워 맛도 꽤 달콤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한 모금 머금으면 생각 외로 단맛이 적고 맛 역시 제법 무겁고 강해서 은근히 놀라게 됩니다. 베이스가 버번 위스키인만큼 마신 후 과일향과 함께 특유의 나무 풍미가 느껴지는군요. 일단 "리큐르"이긴 합니다만 그냥 이 자체를 단독으로 즐겨도 충분히 맛있게 마실 수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나 온더락으로 마셔도 맛이 좋고 저 자신도 몇 번 마셔보니 이 맛이 꽤 마음에 들어서 그냥 스트레이트로 많이 마시다보니 술이 금방 줄어들더군요;

이 서던 컴포트는 그냥 마셔도 좋지만 칵테일로도 꽤 많이 이용됩니다. 이 술을 사용한 칵테일 중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위의 두 가지로군요. 왼쪽은 스칼렛 오하라(Scarlett O'Hara), 오른쪽은 시칠리안 키스(Sicilian Kiss)입니다. 둘 다 예전에 이곳에서 포스트를 쓴 적이 있는 칵테일들입니다.

먼저 스칼렛 오하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사실 제가 처음 이 서던 컴포트라는 리큐르를 들여오게 된 계기는 어딘가에서 한 잔 마셔본 "스칼렛 오하라"라는 칵테일 맛이 꽤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피치 트리 등의 달달한 복숭아 리큐르의 맛 밖에 모르던 때 이 칵테일에서 느껴지는 어딘가 달콤하면서도 진한 향, 그리고 독특한 복숭아 풍미가 마음에 들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바로 이 서던 컴포트라는 리큐르가 쓰인 것이었습니다. 그 후 이 서던 컴포트를 한 병 구해 한 잔 맛을 보고 그때 느꼈던 그 맛이 확실하다고 확신했고 여러 가지 칵테일로 시도해 볼수록 이 독특한 리큐르의 맛이 상당히 마음에 들게 되었습니다.

칵테일 스칼렛 오하라는 서던 컴포트와 크랜베리, 라임 주스만으로 만드는 심플한 칵테일이지만 가장 서던 컴포트의 맛을 잘 살린 한 잔이라 생각합니다. 자체의 다양한 과일향에 크랜베리와 라임이 섞여 새콤한 맛이 술 전체의 맛을 끌어내는 듯한 느낌을 주는군요. 그리고 시칠리안 키스는 서던 컴포트와 아몬드 향 리큐르 아마레또 두 가지만으로 만드는 칵테일로, 아마레또의 달콤함과 진한 향으로 서던 컴포트 본래의 버번의 향을 끌어내어 살짝 무거우면서도 향기롭게 즐길 수 있는 한 잔입니다.

가격대는 약 28000원 내외 정도에 구하실 수 있습니다.
독특한 맛을 원하시는 분, 달콤하지만 은근히 무거운 맛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마셔보셔도 후회 없으실 술이라 생각합니다.

by NeoType | 2009/05/31 09:22 | 재료 잡담 | 트랙백 | 덧글(24)

[리큐르] 미도리 (Midori Melon Liqueur)

요즘은 매일매일이 모임과 약속, 알코올의 연속이다보니 집에서 칵테일을 즐기는 일이 조금 적어졌습니다. 대신 집에 돌아오면 다양한 위스키들을 가볍게 한 잔씩 즐기게 되는군요.

그나저나 이제 며칠 남지 않아서인지 그런만큼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라거나 "이대로 가기는 아깝다."라는 등 어딘지 초조하다고 해야 할지 가만히 있기가 힘들군요. 그래서 일단 바깥에 나가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다니거나 집에서 인터넷을 켜놓고 있더라도 그리 마음이 편치 않군요. 이렇게 있다보니 그나마 제가 지금 해놓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저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밖에 없다, 라는 어딘가 묘한 기분이 듭니다;

그런 이유로... 오늘은 하나의 리큐르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유명한 메론 리큐르인 미도리(Midori)로군요.

알코올 도수 20도, 용량 750ml인 리큐르입니다.
"녹색"이라는 의미의 "미도리(綠, みどり)"라는 이름답게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진 리큐르로, 메론 리큐르라는 범주로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상품입니다. 웬만한 칵테일 서적에서도 "메론 리큐르" 대신 "미도리"라 표기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이름 그 자체로 유명한 리큐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바에서도 많은 칵테일에 이용되고 이것이 갖춰지지 않은 바가 드물기도 한 만큼 우리나라에서의 인지도도 상당한 술입니다.

이 미도리는 일본의 산토리(サントリー, Suntory)라는 주류 회사에서 1978년 처음 만들어졌지만 1987년 이후로 멕시코에 생산 공장이 만들어져 지금은 그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하는군요.

미도리는 처음 만들어진 후 세계 시장 진출의 그 첫 번째로 미국 뉴욕의 유명 극장 겸 나이트 클럽인 Studio 54라는 곳에서 런칭 파티를 개최했다 합니다. 또한 미국 바텐더들 뿐 아니라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들이 모이는 창작 칵테일 대회인 "The Universe"라는 대회에서 미도리는 다양한 칵테일로 만들어져 상당한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하는군요.

이러한 미국에서의 성공 이후 미도리는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여 오늘날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합니다.

지금은 그냥 "미도리"라 부르면 바로 이 메론 리큐르를 떠올릴 정도로 인지도가 상당한 리큐르로군요. 병의 생김새도 독특하고 색도 특색 있는 녹색이기에 다양한 칵테일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바에서도 꽤 유명하여 많은 분들이 즐기시는 칵테일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재료의 한 가지이기도 합니다.

항상 이 미도리를 보면 떠오르는 것으로, 우리나라도 이러한 미도리처럼 세계적인 상품을 개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러한 상품을 개발하여 세계적으로 광고를 하는 일본의 전략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더블 스트레이트에 한 잔... 선명하고 밝은 녹색이 꽤 예쁘군요.
이렇게 잔에 따라두면 마치 사탕처럼 달콤한 향이 스르르 피어오릅니다. 맛 역시 이러한 향에 어울리는 부드럽고 달콤한 메론 맛이 퍼지고 알코올 도수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군요. 그야말로 "무난하게 맛있는" 느낌인 만큼 거의 누구나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는 느낌입니다.

사실 미도리는 이렇게 단독으로 마실 수도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 칵테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군요. 특히 칵테일로 쓰일 경우 다른 과실계 리큐르들이 많아봐야 약 30~45ml 정도씩 쓰이는 반면, 이 미도리는 거의 이렇게 60ml 이상씩 쓰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칵테일을 고작 한두 잔 만들었을 뿐인데 상당히 줄어있는 병을 볼 수 있군요. 그러나 칵테일로 쓰여도 마치 말리부(Malibu) 코코넛 럼과 비슷하게 그 향이 매우 특색있게 두드러지는 만큼 이것이 쓰인 칵테일을 한두 종류 마셔보면 비슷한 인상을 가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미도리가 쓰이는 대표적인 칵테일이자 우리나라 바에서도 특히 유명한 것은 위의 두 가지로군요.
미도리와 레몬, 사이다 등으로 만드는 미도리 사워(Midori Sour)와 미도리에 바나나, 파인애플 등을 넣어 만드는 준 벅(June Bug)입니다. 둘 다 새콤달콤하게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맛으로 인기 있는 칵테일들입니다.

이밖에도 간단히 오렌지 주스만을 섞는 "미도리 오렌지(Midori Orange)"를 비롯한 다양한 미도리 칵테일이 있는데, 이 리큐르는 워낙 칵테일 전용으로 만들어진 술이라는 느낌이라 미도리의 공식 홈페이지(http://www.midori-world.com/)에서도 다양한 칵테일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실만 합니다.

이 750ml 병은 약 28000~38000원 내외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특히 가벼운 칵테일로 즐기기 좋은 리큐르인 만큼 집에서 가볍게 한 잔 하거나 접대용으로도 쓸모 많은 리큐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단지 사용량이 의외로 많다보니 자주 사용하면 금방 바닥을 보이게 되는 리큐르이기도 하군요;

by NeoType | 2009/02/16 11:30 | 재료 잡담 | 트랙백 | 덧글(26)

[리큐르] 피치 트리 (Peach Tree), 피치 브랜디 (Peach Brandy)

최근은 국내 바에서 유명한 칵테일을 소개하면서 꼭 빠지지 않았던 리큐르는 코코넛 럼인 말리부(Malibu)와 피치 트리(Peach Tree)였군요. 말리부에 대해서는 예전에 조금 정리해본 적이 있었으니 오늘은 피치 트리에 대해 조금 정리를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복숭아 리큐르에는 크게 두 가지 범주가 있다 할 수 있는데, 바로 피치 시냅스(Peach Schnapps)와 피치 브랜디(Peach Brandy)입니다. 단순히 이야기하면 피치 시냅스란 복숭아의 향료와 성분 등을 추출한 증류액을 주정에 섞어 만드는 술이고 피치 브랜디란 복숭아를 주정과 함께 증류하여 만든 술이니 둘 다 어떤 의미로는 비슷한 것이라 할 수 있군요.

오늘 소개하는 리큐르로 피치 시냅스는 그 중 가장 유명하다 할 수 있는 피치 트리, 피치 브랜디는 일반적인 리큐르 상표인 마리 브리자드입니다.

둘 다 용량은 동일하게 700ml, 알코올 도수는 피치 트리는 20도, 마리 브리자드의 피치 브랜디는 18도입니다.
이제까지 피치 트리는 꽤 사용량이 많아서 몇 병째 쓰고 있습니다만 피치 브랜디는 이보다는 사용량이 적어서 예전부터 쓰던 것이 아직 1/4 정도가 남아있군요.

최근 국내 바에서 유명한 몇 가지 칵테일을 소개하면서 피치 트리가 꽤 많이 등장했는데 오늘은 바로 이 피치 트리와 이와 비슷한 복숭아 리큐르인 피치 브랜디 두 가지에 대해 조금 정리해봅니다.

먼저 피치 트리를...
유명한 리큐르 회사인 네덜란드의 드 퀴페(De Kuyper)에서 생산하는 복숭아 리큐르로, "Peach Tree"란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피치 시냅스의 상품명이로군요. 그러나 이 피치 트리가 워낙에 유명해지다보니 그냥 피치 시냅스를 총칭하여 "피치 트리"라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다른 회사에서 생산하는 피치 시냅스는 "피치 트리"가 아닌 그냥 "피치 시냅스"라 부르지요.

자세한 제법은 알 수 없습니다만 "Schnapps"인 만큼 일반적인 제법이라면 복숭아의 원액에서 추출한 엣센스 등을 증류하여 이것을 주정에 첨가하여 만드는 리큐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달콤한 맛과 향, 가벼운 질감과 풍부한 복숭아의 풍미 등을 특징으로 하는 리큐르로, 몇몇 달콤한 칵테일에서는 빠지지 않는 리큐르 중 하나로군요. 또한 웬만한 바에는 꼭 갖춰져 있는 리큐르로 꽤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술입니다.

사실 이 피치 트리는 단순히 오렌지 주스만을 섞더라도 꽤 맛있는 칵테일이 되기에 접대용으로도 유용하고 가볍게 즐기기에도 좋은 리큐르입니다. 그렇기에 저도 이제까지 피치 브랜디는 한 병을 사서 꽤 오랫동안 쓰고 있습니다만 피치 트리는 이걸로 4병째 쓰고 있군요.

다음으로 피치 브랜디를...
"Brandy"라면 과일의 원액을 증류한 독한 술이라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 피치 브랜디는 전에 이야기한 체리 브랜디와 마찬가지로 "가미한 브랜디(Flavored Brandy)"입니다.

즉, 순수하게 증류만으로 만든 술이 아닌 주정에 복숭아에서 추출한 성분을 가미하여 만든 것인만큼 사실 이것도 피치 시냅스의 일종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상표에 따라 그 제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기본은 주정에 복숭아 성분과 당분 등을 첨가시킨 달콤한 리큐르로, 피치 시냅스와의 차이점이라면 시냅스가 색이 없는 투명한 색상이라면 이 브랜디는 색이 있다는 점 정도로군요.

제가 가진 피치 브랜디는 마리 브리자드 사의 것입니다만 웨네커(Wenneker), 볼스(Bols) 등의 피치 브랜디 역시 시중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 이 피치 브랜디는 달콤한 복숭아 향과 맛, 낮은 알코올 도수 등 피치 시냅스인 피치 트리와 크게 두드러지는 차이점이라곤 색 뿐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칵테일에서는 피치 브랜디 대신 피치 트리가 쓰이는 경우가 많기에 상대적으로 이 브랜디는 용도가 그리 다양하지 않은 편이군요.

그러나 아무리 비슷해도 다른 술인만큼 막상 마셔보면 그 맛의 차이는 제법 두드러지는 편입니다.

먼저 피치 트리를 한 잔... 투명한 색상입니다.
향은 마치 달콤하고 살짝 무른 복숭아를 자른 단면에서 나는 듯한 향... 좀 더 친숙하게 표현하자면 복숭아 통조림, 그것도 백도 통조림과 비슷한 달콤한 향입니다.(..) 분명히 알코올 음료이지만 "이건 술이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맛있는 향이라 할 수 있군요.

맛 역시 그러한 향에 어울리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입니다. 복숭아 향이 진하게 퍼지고 씁쓸한 느낌도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술을 마신다기보다는 진한 복숭아향 시럽을 맛보는 느낌이로군요.

다음으로 피치 브랜디를...
이 피치 브랜디는 피치 트리와는 달리 색이 있지요. 금색이라 하기엔 진한, 밝은 황갈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피치 브랜디는 여러 리큐르 회사에서 만들고 있고 상표마다 맛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이 마리 브리자드 피치 브랜디의 경우에는 피치 트리에 비해 우선 향부터 다릅니다. 피치 트리가 달콤한 복숭아 통조림과 비슷한 향이라면 이 브랜디 역시 달콤한 복숭아향이 퍼지긴 합니다만 거기에 무엇인가 씁쓸한 것 같은, 마치 큐라소에서 느껴지는 오렌지와도 비슷한 독특한 향이 섞여있군요.

맛 역시 피치 트리와 제법 차이가 있는데, 단순히 단맛만으로 비교하면 둘 다 비슷합니다만 입에서 느껴지는 맛은 피치 브랜디 쪽이 약간 씁쓸한 향이 섞여있어서인지 조금 덜 달게 느껴집니다. 피치 트리는 이러한 씁쓸함이 없이 순수하게 달콤한 복숭아의 향이 두드러지는만큼, 두 리큐르를 그대로 마셔보면 은근히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편입니다.

그러나 두 리큐르의 맛의 차이가 있더라도 이러한 복숭아 리큐르가 쓰이는 칵테일은 롱 드링크가 많은 편입니다. 그렇기에 술보다 훨씬 많은 양의 다른 재료가 들어가는 이러한 칵테일의 특성상 술 본래의 맛은 크게 느껴지지 않게 되는군요. 예를 들면 피치 트리 또는 피치 브랜디와 오렌지를 섞고 때로는 사이다를 섞기도 하는 칵테일 퍼지 네이블(Fuzzy Navel)과 같이 술 자체의 색마저 가려지는 경우라면 두 리큐르 중 아무 거나 이용해도 무방합니다.

단, 슈터 칵테일인 뇌출혈(Brain Hemorrhage), 블루 스카이(Blue Sky), 우우(Woo Woo)와 같이 색상이 중요한 칵테일에서는 반드시 피치 트리를 이용해야 보기 좋게 완성되는군요. 그러나 우우의 경우에는 저렇게 슈터 스타일로 만들면 색이 두드러지기에 반드시 피치 트리를 써야 하지만, 크랜베리의 양을 늘려 롱 드링크로 만든다면 피치 브랜디로 대체하더라도 색이 크랜베리 색에 묻히기 때문에 그럴 경우에는 둘 다 이용 가능합니다.

한 마디로 이 두 가지 리큐르는 기본적으로 각자의 용도가 있습니다만 칵테일에서는, 그것도 롱 드링크의 경우에는 적당히 두 가지를 혼용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피치 트리와 피치 브랜디... 가격대는 피치 트리는 18000~28000원선, 피치 브랜디의 경우는 이보다 1천원에서 2천원 정도 저렴한 편이군요.

이러한 복숭아 리큐르는 가볍게 마실만한 칵테일에는 꽤 광범위하게 들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디저트 용으로 한 잔 맛있게 마실만한 술이기에 둘 중 하나라도 갖춰두면 쓸모가 많은 리큐르라 할 수 있습니다.

by NeoType | 2009/02/03 15:27 | 재료 잡담 | 트랙백 | 덧글(27)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