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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글렌리벳 12년 (The Glenlivet 12 Year old)

제 블로그만 그런건지 몰라도 요즘 블로그 자체가 여러 모로 꽤나 불안정합니다.
덧글을 입력하면 예전같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덧글이 나타났으나 요즘은 새로고침을 해야 제대로 뜨고, 답글의 경우에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잘 되는가 싶다가 또 안 되는군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조언을 주셨던 것처럼 스킨을 신나게 뜯어고쳐보고 아예 새로운 2.0스킨으로 바꿔보기도 했는데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이번에 새로 바뀐 스킨은 제게 있어선 꽤나 편집이 불편했고 마음에 드는 대로 바꾸기 힘들어 그냥 다시 예전 스킨으로 돌아왔습니다.

덕분에 많은 분들이 달아주신 덧글에 답글들을 달아드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군요. 성격상 답글이 안 달린 덧글을 그냥 못 보기에 요즘 좀 아쉽습니다;

그나저나 앞으로 한동안은 제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기에 블로그 관리는 물론 웹 서핑도 못할 것 같습니다. 대략 2월 중순까진 자리를 비우게 되겠습니다. 그동안은 새로운 글은 쓰지 못하겠군요.

뭐... 오늘은 서두가 길었군요.
저번 주에 이어 오늘도 싱글 몰트 상표 하나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요즘은 어쩐지 싱글 몰트 쪽에 관심이 생겨 하나 둘 모으기 시작했고 최근엔 아드벡(Ardbeg), 라프로익(Laphroaig) 등 독특한 향과 맛으로 유명한 아일레이(Islay)의 몰트들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어 꽤나 다양한 종류의 몰트들을 접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것은 글렌리벳(The Glenlivet)으로 저번에 이야기한 맥켈런(The Macallan)과 더불어 스코틀랜드 하이랜드(Highland)의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을 대표하는 몰트 중 하나로군요. 

그 중 12년산인 글렌리벳 12년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표준적인 40도, 용량은 700ml입니다.

The Glenlivet. 예전에 글렌모렌지(The Glenmorangie)를 소개할 때 했었던 이야기입니다만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의 수많은 증류소들은 이렇게 "Glen-"으로 시작하는 이름이 많습니다. 대중적인 싱글 몰트이자 세계적으로 최다 몰트 판매량을 자랑하는 글렌피딕(Glenfiddich)을 비롯하여 글렌모렌지, 오늘 이야기할 글렌리벳, 글렌파클라스(Glenfarclas) 등 이 "Glen"이라는 말은 켈트어로 "좁은 산골짜기, 좁은 계곡"이라는 뜻이라 합니다. 

위스키를 만드는 재료는 원료가 되는 몰트 및 옥수수 등의 곡물, 완성한 술을 숙성시키는 나무통, 그리고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물입니다. 모든 술이 그렇지만 술의 큰 비율을 차지하는 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재료라 볼 수도 있군요.  즉, 이러한 중요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야말로 위스키를 만드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의미로 많은 증류소가 이러한 이름을 붙인다고 하는군요.

"글렌리벳"이라는 이름은 "리벳 강(River Livet)이 흐르는 계곡(glen)"이라는 뜻이라 하며  바로 이 글렌리벳 증류소가 위치한 환경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리벳 강은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를 따라 흐르는 큰 강인 스페이 강(River Spey)에서 갈라진 한 지류(支流)입니다. 이 스페이 강은 예로부터 스코틀랜드의 수많은 위스키 제조에 큰 역할을 해온 강이자 송어 낚시 등으로 유명하다 하는군요.

오늘날의 글렌리벳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싱글 몰트이며 세계적으로는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라 합니다. 세계 판매 1위는 글렌피딕이라 하는군요. 그러나 "싱글 몰트 위스키는 글렌리벳에서 시작되었다."라고도 할 정도로 글렌리벳은 역사 깊은 증류소 중 하나로 1824년 최초로 "허가받은 증류소"라는 점으로 또 유명합니다. 또한 오래된 만큼 이런저런 우여곡절도 많았고 얽힌 이야기도 참 많은 증류소라 하겠습니다.

19세기 초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는 수많은 증류소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증류소들은 특별한 허가를 받지 않고 예전부터 계속해서 영업을 해오던 증류소들로 1823년도에 새로운 면허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위스키를 제조해서 판매하였다 합니다. 그러나 1823년 이후로는 허가를 받지 않은 증류소는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증류업자들은 이러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허가를 받지 않고 계속해서 영업을 해나갔고 이중에는 글렌리벳 증류소도 있었습니다.

최초 글렌리벳 증류소는 조지 스미스(George Smith)라는 사람이 세운 증류소로, 다른 많은 증류소들이 위스키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수원(水原)에서 가깝고 상품을 쉽게 옮기기 위해 도로나 철도 부근에 세워진 것에 반해 글렌리벳은 케언곰 산맥(Cairngorms)의 험준한 산기슭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러한 외지고 험난한 지형 때문에 당시 비인가로 운영되던 글렌리벳 증류소였으나 세금 징수원들도 좀처럼 들르지 못했다고 하는군요. 거기다 밀수업자들도 증류소에서 위스키를 구입해서 가는 것도 큰 고생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위스키를 마셔본 귀족들이 이 맛과 부드러움에 심취하여 크게 인기를 끌고 위스키에 대한 찬사를 하여 글렌리벳은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합니다.

글렌리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예는 1822년 잉글랜드의 왕 조지 4세(King George Ⅳ)의 스코틀랜드 방문 환영식에서 있었다 합니다. 당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간의 화해를 위해 방문한 조지 4세를 환영하기 위해 에딘버러(Edinburgh)의 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환영 행렬이 있었다 하며, 이때 환영 행사에서 조지 4세는 문득 글렌리벳을 한 잔 달라고 했다 합니다. 주변은 깜짝 놀랐고 급히 그들이 늘 마시던 위스키인 글렌리벳을 가져와서 조지 4세에게 한 잔 대접했습니다. 이를 한 잔 마셔본 왕은 위스키에 대해 큰 찬사를 했으며 한 잔을 더 줄 것을 원했다 합니다.

그렇게 1823년이 되어 새로운 면허법이 제정되었고 허가를 받지 않은 증류소들은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증류소들은 계속해서 몰래 영업을 계속했으나 글렌리벳은 바로 이 새로운 면허법을 받아들여 최초로 허가를 받은 증류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새로운 법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많은 증류업자와 밀수업자들은 허가를 받은 글렌리벳 증류소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고, 거기다 글렌리벳의 위스키를 마셔보고는 이대로는 자신들이 사업에서 밀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글렌리벳 증류소는 방화, 살해위협 등으로 창업자인 조지 스미스 씨는 이러한 사람들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느끼게 되었고, 거기다 글렌리벳 증류소의 험준한 지형으로 인해 그 주변은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 합니다. 이에 아벨라워(Aberlour)의 지주는 허가받은 증류소 주인인 조지 스미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에게 한 쌍의 권총을 선사했고 조지 스미스 씨는 이 두 자루를 항시 몸에 소지하고 다녔다 합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과 증류소를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고 싸우기도 했고 결국 방해하던 사람들도 더 이상의 위협을 그만두게 되었다 합니다.

오늘은 꽤 이야기가 길었군요. 대체 얼마나 대단한 술이기에 이토록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마셔보는 것. 잔에 한 잔 따랐습니다.

스르르 피어오르는 향을 가만히 맡고만 있어도 꽤 만족스러운 느낌이 드는군요. 마치 사과 종류같은 산뜻한 과일과도 비슷한 향이 강렬하다기보단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주변으로 스르르 퍼져가는 느낌입니다. 입에 조금 머금으면 혀에서 미끄러지는 듯한 부드러운 촉감과 마치 생크림을 조금 핥은 듯한 질감이 입 안 가득 느껴집니다. 그렇게 조금 입에서 굴리며 목구멍을 꿀꺽 넘기면 그제서야 견과류와도 같은 나무향이 짜릿하게 퍼지고 마치 바삭하게 구운 토스트와도 비슷한 고소한 느낌이 코와 입 안에서 맴돌아서 아주 만족스러운 맛이 납니다. 그야말로 금방 구운 빵을 한 입 베어 문 듯한 만족감과도 비슷한 느낌이라 하겠습니다.

가격대는 보통 70000~90000원대에 구하실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베스트셀러 싱글 몰트"라는 이름에 부족함이 없는 위스키라 하겠습니다. 위스키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 술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누가 마셔도 "맛있다."라는 느낌이 들게 되는 술이군요.

여러 이야기가 얽혀있는 역사 있는 술이라는 점도 한몫해서인지 그 맛이 한층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글렌리벳의 12년 이상의 술들도 접해보고 싶군요.

by NeoType | 2009/12/22 20:37 | 재료 잡담 | 트랙백 | 덧글(6)

[위스키] 맥켈런 18년 (The Macallan 18 years old Sherry Oak)

오늘은 일요일. 그야말로 굉장히 오랜만에 맞는 평온한 날입니다.
최근은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평일은 말할 것도 없고 주말에도 바쁘게 뛰어다녔는데 오늘은 정말 최근들어 가장 평온한 날이라 이렇게 느긋히 글을 쓸 여유가 생겼군요.

오늘 이야기할 술은 스카치 몰트, 그중에서도 제가 아주 좋아하는 상표인 맥켈런(The Macallan)입니다.
맥켈런 중에서도 셰리 오크(Sherry Oak) 18년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맥켈런 12년이 40도이지만 18년은 조금 높은 43도이고 용량은 700ml입니다.

The Macallan... 어쩐지 이 상표는 제게 있어 여러 가지로 특별한 느낌이 드는군요. 처음으로 제가 접한 싱글 몰트 위스키이기도 하고 대학 때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큰 마음 먹고 구입한 녀석이기도 합니다. 거기다 "위스키"라는 술에 대한 제 이미지를 뿌리부터 뒤흔들어 놓은 술이기도 하기 때문이군요.

무엇보다 맥켈런이라는 상표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그 맛에 있습니다. 세계적인 위스키 테이스터들이 "싱글 몰트의 롤스로이스(The Rolls-Royce of Single Malts)"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 부드러움과 맛은 오늘날의 맥켈런이라는 명성을 얻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술이든 맛이 중요하지만 이 맥켈런만큼 한 번 마셔보면 그 맛에 매료되는 술도 드문 것 같습니다.

이 맥켈런은 그 이름대로 스코틀랜드 하이랜드(Highland)의 스페이사이드(Speyside)에 위치한 크레이갈라치(Craigellachie)의 맥켈런 증류소(Macallan Distillery)에서 만들어집니다. 맥켈런은 스페이사이드의 오래된 증류소 중 하나로 글렌리벳(The Glenlivet)과 더불어 최초로 위스키 제조 허가를 받은 증류소라 합니다. 본래 이 증류소에서는 허가를 받기 전부터 위스키를 제조해왔지만 정식 허가를 받은 1824년을 맥켈런의 시작의 해로 삼았다고 하는군요.

맥켈런 공식 홈페이지에 의하면 오늘날의 맥켈런의 명성은 이러한 6가지 요소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는군요.

1. The Spiritual Home - 정신적인 고향. 1700년도에 세워진 맥켈런 증류소 인근의 이스터 엘치스 하우스(Easter Elchies House)와 그 주변의 산과 들, 강이 맥켈런을 만드는 환경이라 합니다.

2. Curiously Small Stills - 작은 증류기. 스페이사이드의 증류소들 중 맥켈런의 증류기는 그 크기가 가장 작은데 이로 인해 훨씬 풍부하고 묵직한 질감의 위스키가 만들어진다 합니다.

3. Finest Cut - 최적의 "Cut". 여기서 "Cut"이란 위스키를 증류하고 그 증류기에서 술을 숙성시킬 통으로 옮기는 양, 즉 "잘라내는 양"을 말합니다. 위스키는 최초 맥아로 만든 원주(原酒)를 증류시켜 이를 나무통으로 옮겨 숙성시키는데 증류시킨 술 전체를 통에 나눠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증류되어 나오는 술의 적절량씩 통에 담아 숙성시킨다 합니다. 모든 술을 통에 담아 숙성시키는 것이 아닌 선별적으로 좋은 술을 받아 숙성시키는 것인 만큼 맥켈런 증류소에서 증류되는 위스키 원주의 약 16% 정도만이 통에 담겨 위스키로 만들어진다 하는군요. 이러한 "Cut" 기술은 스코틀랜드의 수많은 증류소 중에서도 맥켈런 증류소가 단연 최고 수준이라 하는군요.

4. Exceptional Oak Casks - 선별한 오크통. 일일이 손으로 제조한 오크통을 선별하여 이를 이용해 위스키를 만든다 합니다.

5. Natural Color - 자연적인 색. 착색을 하지 않은 오직 나무통과 원주만으로 만든다 합니다.

6. Peerless Spirit - 완벽한 원주.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위스키를 위해 모든 통들을 주의깊게 살펴 통에서 꺼내 병입할 적절한 시기를 찾는다 합니다.

오늘날 맥켈런은 크게 두 가지 종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맥켈런의 고전적인 스타일인 셰리통을 이용해 숙성시킨 "셰리 오크(Sherry Oak)", 다른 하나는 2004년도부터 판매를 시작한 "파인 오크(Fine Oak)"입니다.

먼저 셰리 오크는 전통적인 맥켈런 제조 방법으로 만들어 온 상품으로 오늘 이야기하는 맥켈런 18년 역시 셰리 오크 숙성입니다. 셰리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강화 와인(fortified wine)으로 식전주로 유명한데 맥켈런 셰리 오크는 바로 이런 셰리를 숙성시켰던 통을 스페인에서 가져와서 여기에 위스키 원주를 담아 숙성시킨 것입니다. 이때의 셰리통은 내부를 한차례 그을린 오크통이었고 셰리 와인 특유의 풍미가 배어있어 셰리 오크 맥켈런은 진한 호박색을 띠고 마치 초콜릿과도 비슷한 달콤한 향과 오렌지와 같은 산뜻한 과일향을 갖게 됩니다.

< 사진 출처 - 맥켈런 홈페이지 (http://www.themacallan.com/) >

파인 오크는 셰리를 숙성시켰던 스페인 오크통, 셰리를 숙성시켰던 미국 오크통, 마지막으로 버번을 숙성시켰던 오크통을 이용해 세 차례 숙성시킨 독특한 상품입니다. 기존의 셰리 오크와는 다른 부드러운 맛을 특징으로 하는데 요즘은 이러한 파인 오크 상품을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셰리 오크 맥켈런과는 달리 같은 숙성년도라도 색상의 훨씬 옅습니다. 저는 아직 이러한 파인 오크 맥켈런은 제대로 마셔본 적이 없으니 이에 대해선 언젠가 마셔본 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또한 맥켈런은 블렌디드(blended) 스카치 위스키인 페이머스 그라우스(The Famous Grouse)의 원료 중 하나로 쓰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군요.

예전에 이 페이머스 그라우스에 대해 길게 이야기해 본 적이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합니다. 어쨌거나 이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맥켈런을 비롯한 몇 개의 증류소의 위스키 원주를 이용해 독자적인 비율로 블렌드하여 숙성시킨 상품으로 블렌디드 스카치지만 맥켈런과 상당히 비슷한 인상이 있습니다. 특히 12년은 "스코틀랜드의 실크(Silk of Scotland)"라는 별명도 있는 만큼 꼭 마셔볼만한 가치가 있는 술이라 생각합니다.

모처럼이니 두고두고 아끼는 녀석인 12년을 잠깐 꺼내봅니다. 이것도 셰리 오크 숙성품이군요. 한 병을 사서 두고두고 아껴 마시고 있는데 이제 약 1/5 정도만이 남아있습니다.

이 맥켈런은 제가 처음으로 접해본 싱글 몰트 위스키인데 그전까지는 조니 워커, 커티 샥, J&B 등의 블렌디드 스카치만을 마셔봤었군요. 그때의 스카치 위스키에 대한 제 이미지는 "나무향 같은 것이 나는 짜릿하니 강렬한 술"이라는 단순하기 그지 없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중 큰 마음을 먹고 구한 이 맥켈런을 잔에 따라 한 모금 마셔본 순간, "위스키라는 것이 이렇게나 부드러울 수 있구나!"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군요. 처음으로 마셔보는 부드럽고 향긋한 맛, 달콤한 풍미 등 가히 새로운 세계를 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스카치에 대한 이미지가 확 바뀌었고 어째서 몰트 위스키를 최고로 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18년을 잔에 한 잔...
잔에 따라두면 강렬히 퍼지는 달콤한 향... 이제까지 자주 즐기던 12년과 비슷한 느낌이군요.

잠시 비교를 위해 두 잔을 따랐습니다. 왼쪽이 12년, 오른쪽이 18년입니다.
사실 이 둘은 얼핏 봐선 색으로 구분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나란히 놓고 자세히 들여다봐도 어느 쪽이 18년인지 알 수 없군요. 물론 확실한 방법이라면 직접 향을 맡고 마셔보는 것입니다.

먼저 12년을 코앞으로 가져가면 특유의 달콤한, 마치 초콜릿이나 바닐라와 같은 향이 퍼지고 신선한 과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잔을 기울여 조금 입에 머금고 굴리면 40도의 술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부드러운 촉감과 산뜻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분 좋은 맛입니다. 질감은 12년이라는 숙성기간이 일반적인 스카치들이 딱 마시기 좋은 기간임을 생각하면 여타 상표들에 비해 묵직하게 혀에 감기는 편입니다. 맛, 향, 질감에 있어서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만족감이 느껴지는군요.

다음으로 18년을... 이쪽은 당연히 숙성기간이 긴 만큼 12년에 비해 다른 맛이 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단 이러한 선입견을 버리고 향을 맡아보면 12년과는 인상이 사뭇 다릅니다. 이쪽은 향에서부터 달콤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12년에 비해 느껴지는 인상이 강렬하군요. 특유의 달콤하고 과일과도 같은 신선함은 분명 12년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숙성기간에서 오는 진한 나무향과 스모키함 덕분에 한층 복잡한 향이 나는군요.

한 모금 가볍게 머금고 굴려보면 이러한 강렬한 인상이 더욱 확실히 느껴집니다. 부드러움과 달콤한 풍미에 진한 나무향이 더해져 12년에 비해 훨씬 복잡한 맛이 나는군요. 어떻게 보면 가볍게 마시기 좋은 부드러운 맛이 취향인 사람이라면 12년쪽이 더 마시기 좋을 수도 있습니다. 18년은 좀 더 맛이 강해 술쪽에서 먼저 이쪽으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군요. 18년이 이 정도라면 이보다 더 숙성이 된 25년 이상의 맥켈런들은 어떤 맛이 날지 참 궁금해집니다.

시중에서 12년의 가격대는 약 6~8만원 내외, 그리고 18년은 이번에 13만원 정도에 구입했군요.

부드러운 맛과 향, 마신 후 남는 만족감으로 가히 이 자체를 "명품"이라 부르고 싶은 술입니다. 싱글 몰트의 첫 입문뿐 아니라 평생을 두고 즐겨도 후회가 없을 술이라는 느낌이군요.

by NeoType | 2009/12/13 15:23 | 재료 잡담 | 트랙백(1) | 덧글(12)

[칵테일] 카우보이 (Cowboy)

안녕하십니까,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 NeoType입니다. 바로 요전 글을 썼던 시기가 8월 28일이었으니 그야말로 3개월만에 쓰는 새로운 글이로군요.

글은 뜸하고 덧글에 대한 답글을 다는 것도 매우 뜸합니다만... 어쨌든 저는 아직 잘 살아 있습니다.(..) 단지 여기서의 일과가 매우 바쁘고 바깥에 나가서 근무를 하게 되면 7주 이상 인터넷과도 끊긴 생활을 하게 되니 꽤나 세상 돌아가는 것에도 뒤쳐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 많은 분들이 덧글을 달아주셨지만 제가 인터넷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답글을 다는 것이 매우 늦어지는 것이군요.

이렇게 글을 쓰는 오늘은 3개월만의 휴가로 집에 갔다가 오늘 복귀해서 조금 시간이 남은 덕분입니다. 모처럼 정신 없는 일정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편히 쉬고 돌아오니 그야말로 되살아난 느낌이군요. 이제 내일부터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칵테일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오늘 이야기할 칵테일은 매우 심플한 칵테일로 이름은 카우보이(Cowbo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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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빌드

버번 위스키 - 30ml
우유 - 적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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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버번 위스키에 우유만을 섞어주는 매우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다른 이름으론 단순히 "버번 밀크(Bourbon & Milk)"라 부를 수도 있는 칵테일이고 스카치를 사용할 경우 "스카치 밀크" 등이라 부를 수도 있지만 버번을 사용할 경우엔 "카우보이"가 됩니다.

사실 이 칵테일은 특별히 기원이라 할 만한 이야기도 없고 다양한 변형이 있어서 한 마디로 "이 칵테일은 이것이다."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제가 만든 방식처럼 빌드로 숏 글라스에 버번과 우유를 거의 동량으로 섞어서 만들 수도 있고 긴 하이볼 글라스에 우유의 양을 버번의 2~3배 정도로 늘려서 만들 수도 있고, 우유 대신 크림을 이용하여 셰이크해서 칵테일 글라스에 담아 완성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변형이 있지만 기본은 "버번+우유"라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카우보이"하면 떠오르는 것은 청바지에 징 박힌 장화, 멜빵을 맨 체크무늬 셔츠에 조끼를 입고 리볼버 권총을 찬 미국인이겠군요. 낮에는 넓고 한적한 목장에서 소떼를 몰고 때때로 술집의 미닫이 문을 밀고 들어가 한가롭게 위스키 잔을 기울이는 이미지를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이 칵테일 카우보이는 소떼를 모는 카우보이가 자신의 잔에 버번을 따르고 목장에서 금방 가져온 우유를 섞어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고보니 조금 다른 이야기로 오랜만에 한 애니메이션을 재감상하며 눈에 띈 장면이 하나 떠오르는군요.

< 카우보이 비밥 12화 中 >

등장인물 "제트"가 술집에 들어오며 바텐더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제트 - "카우보이다."
바텐더 - "여기는 현상범 따위 없어."
제트 - "버번에 밀크 섞은 거."
바텐더 - "아, 그 카우보이구만. 현상금 사냥꾼일 리 없나."

이 애니 세계에서 "카우보이"란 현상금이 걸린 범죄자를 전문으로 잡는 "현상금 사냥꾼"이기에 이러한 대담이 오간 것이군요. 예전에 처음 이 애니를 볼 때는 몰랐지만 칵테일에 대해 알고 나서 다시 이 장면을 보니 금방 이해가 되고 왠지 친숙함에 반가운 기분이 들더군요.

이런저런 이야기가 길었지만 가볍게 한 잔 만들어 봅니다.

버번으로 짐 빔 블랙, 그리고 우유입니다.
잔은 적당한 숏 글라스로 준비했습니다.

얼음이 든 잔에 버번과 우유를 붓고 가볍게 섞어서 완성입니다.

이번에 제가 만든 방식은 버번 30ml에 우유 45ml로 조금 강하게 만들어본 것이군요.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우유의 비율을 더 높게 잡아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지만 제가 조금 강한 맛을 좋아하는 편이기에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술에 우유를 섞었으니 왠지 느끼할 것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잔을 입에 가져가면 향부터가 우유에 섞여 매우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나고 맛 역시 상당히 담백하고 부드럽게 퍼지는군요. 강렬한 버번의 맛이 부드러운 촉감의 우유로 날카로운 인상이 누그러져 꽤 맛있게 마실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이 칵테일 카우보이의 변형으로 이렇게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버번에 섞는 우유를 따뜻한 우유로 바꾼 "핫 카우보이(Hot Cowboy)"입니다. 요즘 같이 바깥 날씨가 쌀쌀한 시기에 딱 맞는 따뜻한 칵테일이군요. 버번에 데운 우유를 섞고 취향에 따라 육두구 가루를 조금 뿌려서 완성입니다.

따뜻한 우유에 좀 더 맛과 도수가 강한 버번인 메이커스 마크를 섞으니 우유의 양은 더 많지만 맛은 더욱 술의 맛이 확실하군요. 약간 매콤한 육두구 가루 덕분에 조금 느끼할 수도 있는 따뜻한 우유의 맛이 정리되어 제법 멋진 맛이 납니다.

이제 슬슬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려는 시기이니 가볍게 시도해보기 좋은 한 잔인 것 같습니다.

칵테일 카우보이.
단순한 칵테일이지만 그만큼 술 본연의 맛을 우유로 좀 더 독특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입니다. 만들기도 간단하고 다양한 변형이 있는 칵테일인만큼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한 잔을 만들어 보실 수도 있습니다.

by NeoType | 2009/11/29 21:59 | 주류 잡담 | 트랙백 | 덧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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