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요일... 이번 주만 지나면 이제 시험도 끝나고 학기가 종료되는군요. 뭐, 마지막 시험이 토요일에 있으니 이번 주까지는 그리 여유가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학기니 적어도 당당히 졸업할만한 점수를 따둬야 하겠군요.
오늘은 과실계 리큐르의 하나인 체리 브랜디(Cherry Brandy)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꽤나 다양한 종류의 상표가 존재하나 제가 가진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알코올 도수 24도에 용량 700ml입니다. 리큐르 회사의 하나인 드 퀴페(De Kuyper)... 발음에 따라선 "드 카이퍼" 등으로도 읽을 수 있지만 저는 퀴페 쪽이 마음에 들기에 이렇게 읽고 있습니다.
이 체리 브랜디라는 리큐르는 이밖에도 많은 리큐르 회사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드 퀴페 외에도 볼스, 마리 브리자드, 웨네커 등등의 것을 구할 수 있습니다만 회사에 따라 조금씩 도수의 차이와 맛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굳이 이 드 퀴페의 것을 구한 이유는 병이 마음에 들어서였군요. 유일하게 이것만 일반 플라스틱 마개가 아닌 코르크란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흔히 보이는 "체리 브랜디"는 엄밀히 말하면 그냥 "Brandy"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브랜디"라는 것은 흔히 포도주를 증류하여 숙성시킨 고급주가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리큐르 종류에서 "체리 브랜디", "애프리컷 브랜디", "피치 브랜디" 등은 물론 진짜 과실주를 증류해서 만든 종류도 있긴 합니다만 그것들은 고급으로 분류되고 독자적인 상표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흔한 "체리 브랜디"는 그냥 브랜디가 아닌 "플레이버드 브랜디(Flavored Brandy)", 즉 "가미한 브랜디"라 부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즉, 주정에 당분을 비롯하여 체리 원액과 몇몇 재료들을 넣어 만드는 것으로, 회사에 따라서는 이를 몇 개월에서 몇 년간 숙성시키는 경우도 있다 합니다. 순수하게 증류로 만든 "브랜디"가 아니기에 달콤한 맛과 과일 특유의 맛과 향이 나는 것이라 할 수 있군요.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소주 등에 포도와 설탕을 담가 만드는 달콤한 포도주도 이와 같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리큐르는 흔히 칵테일에 주로 쓰이고 때로는 디저트 용으로 작은 잔으로 한 잔씩 마실 수 있군요.
진짜 체리 "브랜디"라 부를 수 있는 상표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독일의 키르쉬바서(Kirschwasser)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체리 브랜디와는 달리 체리를 증류하여 만들었기에 알코올 도수는 40도에 색상은 투명합니다. 저는 실제로 마셔본 적이 없습니다만 당연히 달지 않다고 하는군요. 식전주로 그냥 마실수도 있고 칵테일 레시피에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술입니다만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운 술이로군요.
뭐, 다른 이야기가 길었습니다만 이 체리 브랜디를 잔에 한 잔...
붉으스름한, 어찌 보면 적갈색에 가까울 정도로 색상이 꽤나 진합니다. 처음 병을 봤을 때는 왠지 체리 주스와도 비슷한 색이 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막상 잔에 따라보고는 예상과는 다른 모습에 조금 의외라는 느낌이 들었었군요.
이러한 강렬한 색 뿐 아니라 향 역시 그에 지지 않게 달콤하면서도 강한 체리 향이 퍼지는군요. 그러나 막상 마셔보면 분명 달콤하긴 합니다만 약간의 신맛과 더불어 조금 씁쓰름한 듯한, 어쩐지 "약 같은" 향이 나는 느낌입니다.
물론 회사에 따라 맛의 차이는 있겠군요. 그리고 대부분의 이러한 과실계 리큐르가 그렇습니다만 그냥 마실 경우엔 딱 한 잔만, 그 외의 경우라면 칵테일로 마시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그런데 생각 외로 이 체리 브랜디가 쓰이는 칵테일은 막상 찾아보면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주로 고전적인 칵테일이 많고 위의 사진과 같은 체리 럼 콕(Cherry Rum Coke) 등을 비롯하여 가벼운 음료에 타서 마시는 경우가 훨씬 많은 편이로군요.
그러나 저는 이 체리 브랜디를 들여온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데, 바로 이 녀석 때문입니다.
바로 싱가포르 슬링! 그 중에서도 래플스 스타일(Raffles)은 가히 칵테일 중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라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독특한 붉은색과 체리의 맛과 향을 비롯하여 다양한 과일이 복합적으로 산뜻하게 퍼지는 맛과 셰이크로 인한 부드러운 거품의 질감 등 무엇 하나 빼놓을 것 없는 칵테일의 명작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 한 잔을 만들자면 체리 브랜디를 비롯, 이하 등등의 쟁쟁한 재료들이 들어가는 것이 최대 문제라 할 수 있군요; 싱가포르 슬링의 맛은 주로 체리 브랜디의 맛이 두드러지는 느낌인데, 정작 체리 브랜디보다 베네딕틴 등의 다른 술들이 더 눈에 띄는 편이긴 합니다.
여담으로 이 싱가포르 슬링 래플스에 쓰이는 진은 비피터, 체리 브랜디 상표는 본래 헤링(Heering) 사의 것이라 합니다만 저 상표는 국내에선 구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체리 브랜디는 상표가 다양하나 시중에서 흔히 15000~20000원 선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칵테일에서의 용도는 그리 다양한 편은 아닙니다만 이것이 들어가는 몇몇 칵테일은 꽤나 훌륭한 맛을 내기에 그 맛에 매료되신다면 결코 아깝지 않은 리큐르라 할 수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