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만히 방에만 있어도 뭐라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덥군요.
안 그래도 습기가 많은 방인데 요즘은 훨씬 충만해져서 방에 물먹는 하마를 3개나 두고 지내고 있습니다만, 뭔가 찝찝한 기분은 가시질 않는군요.
오늘은 예전에 어떤 책에서 한 번 보고
"그것 참 괴이한 레시피구만..."이라 생각했던 칵테일을 하나 만들어봅니다.
칵테일 멕시칸 불독(Mexican Bulldo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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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 빌드
데킬라 - 30ml
깔루아 - 30ml
크림 - 30ml
콜라 - 적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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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킬라에 깔루아...까지만 해도, 아니 크림까지만 해도 나름 괜찮아 보이는데... 문제는 역시
콜라로군요. 저는 여지껏 콜라가 쓰이는 칵테일은 많이 봤습니다만 여기에 무려
크림이 들어가는 것은 생각도 못 해봤습니다;
만약 데킬라와 깔루아만을 섞는다면 전에 소개한 적이 있었던 브레이브 불(Brave Bull)이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크림이 들어가면 브라운 불(Brown Bull)이 되는데, 마치 블랙 러시안과 화이트 러시안의 데킬라 버전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콜라를 부어서 롱 드링크로 만들면 바로 이 멕시칸 불독이 됩니다만... 당시 이 레시피를 봤을 때는 콜라와 크림이 과연 섞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상속의 완성품은
콜라에 둥둥 떠있는 묘한 크림 덩어리였군요;
뭐... 어쨌거나 오늘은 마침 재료가 갖춰져 있어서 한 번 만들어봤습니다.
데킬라로 호세 꾸엘보, 깔루아와 크림, 콜라 하나입니다.
잔은 적당한 하이볼로... 그리고 방식은 빌드로 만들어도 잘만 섞으면 상관 없습니다만, 저는 크림이 들어가는만큼 콜라를 제외한 셰이크로 만들어봤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데킬라 베이스 칵테일은 마르가리타 외에는 거의 만들지 않는 편이로군요. 항상 데킬라는 그냥 마시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칵테일로 만들기 전에 그냥 입에 흘려 넣습니다;
우선 잔에 얼음을 적당히 채운 후 데킬라, 깔루아, 크림을 잘 섞어 따라냅니다.
여기까진 제법 먹음직스런 형상이었습니다만...
여기에 콜라를 주르륵... 그리고 잘 저어서 섞어줍니다.
뭔가 크림과 탄산이 섞인 묘한 거품층이 꽤 두텁게 생겼습니다.
마무리로 코코아 가루를 약간...
이걸로 칵테일 멕시칸 불독이 나왔습니다. 왠지 칵테일로서는 생소한 생김새입니다;
일단 만들었으니 맛을 봤습니다.
그런데 이거... 생각 외로
맛있습니다. 뭔가 괴이한 맛이 날 것이라 생각했던 제 예상을 뒤엎고 제법 맛이 괜찮은 녀석이 튀어나왔군요; 달콤한 깔루아의 커피와 초콜릿과도 같은 풍미가 크림과 콜라와 섞여 꽤나 부드러운 크림 소다가 되었습니다. 콜라의 맛이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 독특한 매력이 있군요. 단, 데킬라 자체의 풍미는 다른 재료에 가려져 거의 느껴지지 않는군요.
오늘은 솔직히 반 장난삼아 만들어본 칵테일입니다만... 예상 외로 꽤 괜찮은 녀석이 나와서 저도 놀랐습니다;
데킬라는 그렇다쳐도 깔루아와 크림과 콜라라...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었으나 제법 멋지게 어울립니다.
그런데 제 생각으론 만약 크림 대신 우유를 쓰면 꽤 묽어져서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크림만큼의 진한 맛이 사라지고 칵테일 자체도 묽어져서 제가 처음 생각했던
괴이한 맛이 날지도 모르겠군요;